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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4900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5.10.15.(1002),3375]
판시사항

가. 종중규약의 일부 조항이 종중의 본질에 반한다 하여 그 종중이 고유 의미의 종중이 아니라고 추단할 수 있는지 여부

나. 고유 의미의 종중의 의의 및 그 판단 기준

다. 원고 종중이 이전부터 내려오던 종중을 조직화한 것이라는 주장을 배척하고 종중 유사의 단체라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고유 의미의 종중이라면 일부 종원의 자격을 임의로 제한한 종중규약은 종중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종중규약의 일부 조항이 종중의 본질에 반한다 하여 그 종중이 고유 의미의 종중이 아니라고 추단할 수는 없다.

나. 일반적으로 고유 의미의 종중이란 공동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 및 종원 상호간의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하여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이상의 남자를 종원으로 구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집단체를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고유 의미의 종중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종중의 목적, 그 성립과 조직의 경위, 구성원의 범위와 자격 기준, 종중규약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 원고 종중이 이전부터 내려오던 종중을 조직화한 것이라는 주장을 배척하고 종중 유사의 단체라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담양전씨 경은파 맹련공 유곡종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재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도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담양전씨 경은파 맹련공의 자손으로서 점촌시 및 근방에 본적을 둔 호주인 사람들의 일부인 소외인 외 13인이 1992.7.26. 선조의 분묘 수호, 종원 상호간의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하여 맹련공의 자손 중 점촌시 및 근방에 본적을 둔 호주를 구성원으로 한 단체를 새로 조직하기로 결의하여 종중규약을 마련하고 전도진을 대표자로 선출하고, 위 맹련공의 자손 중 연고 항존자인 소외인(족보상 성명 ○○○)이 1993.4. 다시 위 맹련공의 후손 중 연락이 가능한 성년남자들에게 종중총회 소집통지를 하여 1993.4.25. 통지를 받은 자 중 38명(원심의 28명은 오기로 보인다)이 모여서 위 1992.7.26.에 합의한 내용을 추인함과 동시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로 결의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종중은 위 맹련공의 후손 중 성년 남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한 자연발생적인 종족단체로서의 종중은 아니고 위 맹련공의 후손 중 점촌시와 그 근방에 본적을 둔 호주인 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인위적으로 창설·조직된 종중에 유사한 단체라고 판단하고, 원고 종중이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하여 그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명의신탁에 의하여 경료되었다고 주장하는 소유권이전등기는 원고 종중이 비로소 조직·결성된 1992.7.26.보다 훨씬 전에 이루어졌음에 비추어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계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 종중은 고유 의미의 종중은 아니고 위와 같이 인위적으로 창설·조직된 종중에 유사한 단체라고 판단한 것은, 종중규약(갑 제5호증) 제3조가 "본 종중은 담양전씨 경은파 맹련공의 자손으로서 점촌시 및 근방에 본적을 둔 호주로 구성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공동선조의 후손 중 종원의 자격을 임의로 제한한 것을 그 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듯하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 종중을 조직함에 있어 위 맹련공의 후손들 중 통지 가능한 성년 남자 53명 전원에게 종중총회 소집통지를 하였다는 것이고, 맹련공의 후손인 성년 남자 중 종중규약 제3조에 의하여 종원 자격을 제한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점에 비추어 위 종중규약이 종원 자격을 임의로 제한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약 원고 종중이 고유 의미의 종중이라면 일부 종원의 자격을 임의로 제한한 종중규약은 종중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2.9.22. 선고 92다15048판결 참조), 종중규약 제3조가 종중의 본질에 반한다 하여 원고 종중이 고유 의미의 종중이 아니라고 추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유 의미의 종중이란 공동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 및 종원 상호간의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하여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이상의 남자를 종원으로 구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집단체를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 종중이 고유 의미의 종중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원고중중의 목적, 그 성립과 조직의 경위, 구성원의 범위와 자격기준, 종중규약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이 사건에 있어서,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점촌시 유곡동에 처음 입향한 선조인 위 맹련공을 공동선조로 한 후손들 사이에 이전부터 종중 재산을 보유하고 선조들의 분묘를 설치, 관리하며 제사와 시제를 지내오는 증 종중이 성립하여 있었으며 이 종중을 담양전씨 경은파 종중으로 불러왔는데, 종중의 부동산을 명의신탁받은 피고가 그 반환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이를 조직화할 필요성이 생겨 종중총회를 거쳐 명칭을 변경하고 성문의 규약을 제정한 것이 원고 종중이라고 주장하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서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들을 제출하고 있으므로, 이에 의하면 원고 종중은 이전부터 내려오던 종중을 조직화한 고유 의미의 종중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 종중의 실체에 관하여 더 심리하여 이를 밝힌 다음 이 사건 부동산의 명의신탁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고 종중이 새로이 창설된 종중 유사의 단체라고 속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만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종중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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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1994.9.16.선고 93나16992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