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누1305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공1995.6.1.(993),1987]
판시사항

가. 단체협약에서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함과 동시에 그 징계의 종류로 견책을 나열하면서 “시말서를 3회 제출시”라고 병기한 경우, 그 병기 부분의 해석 여하

나. ‘가’항의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를 사유로 한 징계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

다. 1년도 안된 근무기간 동안 5차례 걸쳐 시말서 제출의 제재처분을 받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를 징계권 남용·일탈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단체협약에서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시말서를 제출하거나 시말서제출의 제재처분을 받은 횟수가 연 5회 미만인 경우에는 그 해당자에 대하여 그 사유만으로는 징계회부를 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임에도, 같은 단체협약에서 그 소정의 징계사유에 따른 징계의 종류로 견책을 규정하면서 견책처분은 “시말서 3회 제출시”에 하도록 규정하였다면 서로 상충되는 것으로, 이와 같이 단체협약상의 상충하는 규정을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합리적으로 해석하려면 결국 징계의 종류를 규정하면서 그 하나로 열거하고 있는 견책처분에 병기한 “시말서 3회 제출시”라는 기재를 무의미한 것으로 보는 수밖에 없다.

나. 단체협약 소정의 징계사유인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를 이유로 이루어진 징계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징계대상자의 비위사실이 단순히 형식적으로 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가에 의할 것이 아니라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하거나 시말서 제출의 제재처분을 연 5회 이상 받은 사실”을 통해서 사회통념상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와 근로계약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판단을 하려면 징계대상자가 시말서 제출의 제재처분을 받게된 경위, 그 처분을 받게 된 비위사실의 구체적인 내용과 정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케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징계대상자가 그 제재처분에 따라 시말서를 제출하는 등으로 자신의 비위사실에 대하여 반성하고 있는지의 여부, 과거의 근무태도, 기업질서위반으로 다른 징계처분 등을 받은 전력이 있는지의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다. 1년도 안된 근무기간 동안 5차례 걸쳐 시말서 제출의 제재처분을 받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를 징계권 남용·일탈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홍종 외 2인

피고, 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주식회사 삼보인쇄지기공업사 소송대리인 미래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병재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의 증거들을 들어 원고가 그 판시와 같은 비위사실로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로부터 5차례에 걸쳐서 시말서제출이라는 제재처분을 받고도 매번 시말서의 제출을 거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그와 같은 행위는 단체협약 제24조 제5호 소정의 징계사유인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에 해당한다고 하면서도, 원고의 각 시말서 제출사유가 그렇게 무거워 보이지 않는 점, 단체협약에서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를 바로 징계해고사유로 정한 것이 아니고 단지 징계사유로 정한 것에 불과하며, 징계의 종류를 경고, 견책, 감봉, 출근정지 및 징계해고로 나누어 두었고, “시말서 3회 제출”을 징계해고보다 현저히 가벼운 견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들어 이 사건 해고가 그 징계사유에 비하여 너무 과중하여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그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한 해고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징계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가.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24조는 “회사는 조합원 중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5호에서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를 들고 있고, 제25조는 징계의 종류로서 경고, 견책, 감봉, 출근정지 및 징계해고를 규정하면서 견책처분은 “시말서 3회 제출시”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단체협약에서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시말서를 제출하거나 시말서제출의 제재처분을 받은 횟수가 연 5회 미만인 경우에는 그 해당자에 대하여 그 사유만으로는 징계회부를 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임에도 같은 단체협약에서 그 소정의 징계사유에 따른 징계의 종류로 견책을 규정하면서 견책처분은 “시말서 3회 제출시”에 하도록 규정한 것은 서로 상충되는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이 단체협약상의 상충하는 규정을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합리적으로 해석하려면 결국 징계의 종류를 규정하면서 그 하나로 열거하고 있는 견책처분에 병기한 “시말서 3회 제출시”라는 기재를 무의미한 것으로 보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원심이 위 단체협약 소정의 “시말서 3회 제출시”가 견책사유로만 규정되어 있다고 보고 이를 토대로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나.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소정의 징계사유인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한 때”를 이유로 이루어진 징계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징계대상자의 비위사실이 단순히 형식적으로 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가에 의할 것이 아니라 “시말서를 연 5회 이상 제출하거나 시말서제출의 제재처분을 연 5회 이상 받은 사실”을 통해서 사회통념상 사용자가 당해근로자와 근로계약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판단을 하려면 징계대상자가 시말서제출의 제재처분을 받게 된 경위, 그 처분을 받게 된 비위사실의 구체적인 내용과 정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케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징계대상자가 그 제재처분에 따라 시말서를 제출하는 등으로 자신의 비위사실에 대하여 반성하고 있는지의 여부, 과거의 근무태도, 기업질서위반으로 다른 징계처분 등을 받은 전력이 있는지의 여부 등 여러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1991.10.15.부터 1년도 안된 기간 동안 5차례에 걸쳐 참가인 회사로부터 시말서제출의 제재처분을 받은 경위가 원심 판시와 같고, 그 처분을 받게 된 원고의 구체적인 비위사실 중 일부는 원래 취업규칙 소정의 시말서제출의 제재처분보다 무거운 출근정지의 제재처분을 하도록 규정된 비위사실에 해당할 뿐 아니라 그 중에는 상사의 정당한 업무명령에 불복종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그 비위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이와 같은 근로자의 행태를 방치한다면 기업내의 위계질서가 크게 문란케 될 위험성이 있는 점, 더욱이 원고가 그 제재처분에 따른 시말서를 한번도 제출하지 아니함으로써 자신의 비위사실에 대하여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할 뿐 아니라 오히려 원고의 위 각 비위사실에 대한 참가인 회사의 징계권행사를 부정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점, 원고의 과거의 근무태도, 원고가 노사협의내용에 따르지 아니하고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다른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거부하도록 선동하는 등의 불법쟁의행위를 한 사실로 1990.8.14.경에도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향후 그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아니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하였던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한 해고라고 한 것은 결국 징계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고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다투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 이돈희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9.16.선고 92구19912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