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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4. 7. 선고 94다43054 판결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공1995.5.15.(992),1824]
판시사항

석명권 행사를 통하여 당사자의 주장의 취지를 밝히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석명권 행사를 통하여 당사자의 주장의 취지를 밝히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진탁

피고, 상고인

동일방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연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소외인이 태신상사라는 상호로 의류제조업을 운영하면서 피고와의 원사 외상거래 등으로 부담하게 되는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신의 소유이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에게 채무자를 위 소외인으로 한 채권최고액 금 10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거래를 하여 오던 중, 1991.7.31. 위 태신상사를 폐업하고 다음날 동종의 영업을 하는 주식회사 태신상역(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을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피고와의 사이에 물품거래를 계속하여 왔는데, 위 소외인의 법인설립 당시까지의 채무 금 141,928,259원은 소외 회사가 이를 인수하여 전액 변제하였으나, 법인설립 이후에 발생한 소외 회사의 채무로 물품대금 79,894,328원 및 약속어음금 80,919,118원이 남아 있는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 소송대리인이 주장한 바의 취지를 소외 회사가 설립된 후에 위 근저당권으로 장래 소외 회사가 부담하게 되는 채무까지 담보하기로 하는 이른바 등기유용의 합의가 위 소외인과 피고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으로만 받아들여 그 주장을 배척하고, 위 근저당권으로 담보한 채권은 모두 소멸하였다고 하여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였다.

2. 그러나 피고 소송대리인이 변론기일에 진술한 각 준비서면(기록 73쪽, 262쪽, 278쪽) 등의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 소송대리인은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유용을 합의하였다는 주장 외에도 근저당권설정계약서(갑 제3호증)를 인용하면서 위 소외인은 본건 근저당권설정시 과거, 현재 및 장래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로 하였으므로 위 채무도 근저당권의 담보범위 안에 들어감이 당연하다고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그 주장의 취지는 비록 명확하지는 못하지만, 원심에 이르기까지 피고 소송대리인이 제출한 사실관계의 주장과 증거의 내용 즉, 위 근저당권설정시 위 소외인이 피고에게 물품대금의 견질담보용으로 발행한 액면 금 100,000,000원의 약속어음 1장(을 제4호증)을 소외 회사 설립 이후에도 피고가 계속 보관하였으며 그 반환을 요구받은 바 없고, 위 소외인이 피고의 실무담당자에게 소외 회사의 채무연체시 위 약속어음으로 경매신청을 하면 된다고 하여 근정당권설정등기의 채무자명의를 법인으로 바꾸지 않은 채 외상거래를 계속하였고,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서(갑 제3호증)의 제1조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대하여 기왕, 현재 및 장래에 부담하는 단독, 연대채무와 보증인으로서의 채무 또는 상거래로 인하여 생긴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주장은 위 소외인이 소외 회사의 위 채무에 대하여 보증한 것이고, 그 보증채무가 위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다는 취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석명권 행사를 통하여 피고가 과연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인지를 밝히고 만약 피고의 주장취지가 위와 같은 것이라면 그 점에 관하여 심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피고의 주장을 단지 위와 같은 취지로만 속단하여 이를 배척하고 만 것은 석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아니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범한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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