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업무수행성의 의미
나. 통근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
다. 중기를 그 조종자와 함께 임차·사용하는 자의 그 조종자에 대한 지위
라. 퇴근중의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업무수행성이라 함은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이루어지는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나. 출·퇴근중의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고, 단순한 출·퇴근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야 한다.
다. 갑 회사가 을 회사로부터 중기 조종자인 병과 함께 중기를 임차하여 갑 회사의 현장감독하에 작업을 하게 하였다면 병은 갑 회사의 직접적인 피용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갑 회사는 을 회사를 갈음하여 병을 감독하는 자의 위치에 있다.
라. ‘다’항의 경우에 있어 중기 작업시간 이후에 병이 갑 회사로부터 아무런 지시가 없었고, 운전면허도 소지하고 있지 않음에도 갑 회사 소유의 차량을 운전하여 공사현장의 인부들과 함께 목욕을 한 후 현장숙소로 돌아왔다가 다시 병 개인의 숙소로 가는 도중에 발생한 재해는, 이를 을 회사를 갈음한 갑 회사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갑 회사에 의하여 제공된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퇴근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업무상의 재해라고 인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 가사 병이 현장 작업반장 등의 지시에 의하여 그 차량을 운전하여 공사현장 인부들의 공사현장과 식당 사이의 출·퇴근을 하도록 하여 주고, 병 자신의 출·퇴근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병의 편의적 행위로서 자의적 또는 사적인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업무상의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가.나.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다. 민법 제756조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서울남부지방노동사무소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가. 원고는 1992.10.10.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7가 94의 78 소재 소외 한양건기주식회사(중기임대업체로서 서울남부 9899호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였다. 이하 소외 한양건기라 한다) 소속의 지입차주 소외 1에게 (차량번호 1 생략) 굴삭기의 운전기사로 채용되었는데, 같은 해 11.23.부터 소외 신정개발주식회사(이하 소외 신정개발이라 한다)가 하도급 시공하는 안성공업단지조성 공사현장에 파견되어 근무하여 오던 중 같은 해 12.24. 20:45경 소외 신정개발 소유의 (차량번호 2 생략) 포터더블캡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을 운전하여 가다가 경기 안성군 아양동 38 소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위 차량으로 도로변에 정차하여 있던 (차량번호 3 생략) 8톤 화물트럭의 좌측 뒷부분을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중증뇌좌상, 두개골 골절상 등의 상해를 입게 된 사실
나. 소외 신정개발은 1992.9.4. 소외 경향건설주식회사로부터 안성공업단지조성공사 중 상수도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면서 위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는 인부들을 위하여 그 곳에서 약 3.5킬로미터 떨어진 동네 마을에 식당 및 숙소를 제공하여 주고, 자재운반 및 현장숙소에서 현장까지 인부들을 운반하는 차량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차량 등 차량 2대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차량에는 따로 전담 운전기사가 없어 그 차량관리를 현장 작업반장인 소외 2가 담당한 사실
다. 원고는 소외 신정개발이 1992.11.23. 소외 한양건기로부터 굴삭기 및 그 운전기사를 시간당 금 19,000원에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됨에 따라 같은 달 28.부터 위 공사현장에서 위 소외 2의 작업지시에 따라 굴삭기를 이용한 땅파기 및 되메우기 작업을 하고, 임금은 지입차주인 소외 1로부터 월 금 1,300,000원을 지급받았던 사실
라. 원고는 위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소외 1로부터 금 100,000원을 지급받아 위 현장으로부터 약 9.5킬로미터 떨어진 안성읍 소재 ○○○여관에 숙소를 정하여 그 곳에서 출·퇴근을 하면서 특수운전면허 이외에 보통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차량을 출·퇴근용으로 가끔 이용하였으며, 공사현장 및 식당을 왕복할 때에도 가끔 위 차량을 운전한 사실
마. 원고는 1992.12.24.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마치고(위 공사현장의 겨울철 작업시간은 07:30부터 17:30까지이다) 식당에서 소외 2 및 인부 2명과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위 소외 2의 제의에 의하여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안성읍 소재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후 그 부근의 호프집에서 맥주 4병을 4명이 분음하고서 21:00경 위 소외 2 등을 공사현장 숙소로 데려다 주고서, 다시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안성읍내 소재 ○○○여관으로 가다가 이 사건 사고로 위 인정과 같은 상해를 입은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업무수행성이라 함은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이루어지는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을 의미하며 , 따라서 출·퇴근 중의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고, 단순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야 할 것인바 (당원 1993.1.19. 선고 92누13073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소외 신정개발이 소외 한양건기로부터 굴삭기 조종자인 원고와 함께 임차하여 소외 신정개발의 현장감독하에 작업을 하게 하였으므로 원고가 소외 신정개발의 직접적인 피용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소외 한양건기를 갈음하여 원고를 감독하는 자의 위치에 있다 고 할 것이나(당원 1980.8.19. 선고 80다708 판결 참조), 원고의 이 사건 재해는 굴삭기 작업시간 이후에 원고가 소외 신정개발로부터 아무런 지시가 없었고, 운전면허도 소지하고 있지 않음에도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위 공사현장의 인부들과 함께 안성읍에 가서 목욕을 한 후 현장숙소로 돌아왔다가 다시 원고 개인의 숙소인 ○○○여관으로 가는 도중에 발생한 것이므로, 이를 소외 한양건기를 갈음한 소외 신정개발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소외 신정개발에 의하여 제공된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퇴근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업무상의 재해라고 인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 가사 원고가 위 소외 2등의 지시에 의하여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위 공사현장 인부들의 공사현장과 식당 사이의 출·퇴근을 하도록 하여 주고, 원고 자신의 출·퇴근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편의적 행위로서 자의적 또는 사적인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재해를 업무상의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관계증거 및 기록과 관계법령의 규정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및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