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20도15812 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
나. 상해
다. 모욕
피고인
B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한병곤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26. 선고 2020노1825 판결
판결선고
2021. 5. 7.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어떠한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 하므로, 위법하지 않은 정당한 침해에 대한 정당방위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때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인지는 침해행위로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 방위행위로 침해될 법익의 종류와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도2168 판결 참조).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를 한 경우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 행위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22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뿌리쳐 상해를 입혔고, 그러한 행위는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싸움 과정에서 일어난 공격 행위로서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상해 행위가 있기 직전 피고인은 피해자의 모자 창을 쳐 모자를 벗기거나 뒷목을 잡아당기거나 멱살을 잡아 벽에 밀치는 등 상당 시간 동안 다툼을 벌이며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나. 위와 같이 다툼이 있은 후 피해자는 자리를 피하려는 피고인 일행을 따라가 '도망가지 말라'는 말을 하며 계단에서 여러 차례 피고인을 붙잡았고, 실랑이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거세게 뿌리치는 바람에 피해자가 넘어졌다.
다. 피해자가 피고인을 붙잡으면서 밑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무게 중심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이 피해자의 손을 힘껏 뿌리칠 경우 피해자가 뒤로 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상해의 고의, 정당방위, 과잉방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이동원
주심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노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