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제주)2012노79 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나. 공무집행방해
피고인
1.가. A
2.나. B
항소인
검사
검사
박현준(기소), 이제관(공판)
변호인
변호사 D(피고인들을 위한 국선)
판결선고
2013. 4. 24.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이 사건 당시 제주시청 공무원들은 불법으로 설치된 천막 등을 자진 철거할 것을 수회 구두로 요청하면서 원상회복명령을 내렸는바, 이는 도로법 제83조 제1호에 기한 철거 등 명령에 해당하므로, 이로써 피고인들을 비롯한 천막 설치자들의 도로법 제45조에 따른 부작위의무는 대체적 작위의무로 전환되어 위 공무원들이 후속조치로서 행한 천막 철거집행 역시 도로법 제65조에 기한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게 되었음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위 공무원들의 철거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검사의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11행 내지 14행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피고인들에 대한 심판대상이 달라지게 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음]
이에 제주시청 건설교통국 소속 공무원들은 인도에 천막이 설치되면 보행자의 안전에 위험이 발생하고 교통소통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수회에 걸쳐 자진 철거할 것을 명하였으나, 피고인들은 위 명령에 불응하였다. 그러자 위 공무원들은 도로법에 근거하여 피고인들이 설치하려던 천막을 철거하려 하였고, 피고인들은 이를 제지하기 위하여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원심 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E 제주도연합회 제주시지부 회장이고, 피고인 B은 전 F 제주도연맹 의장으로 2012. 4. 11. 제주도 G 지역 도의원 보궐선거에 입후보하여 당선된 자이다. 피고인들은 2011. 10, 25, 10:00경 제주시 연동 제주특별자치도청 앞 도로(인도)에서,F 제주도연맹과 E 제주도연합이 개최한 '한미FTA 국회비준 저지 농성돌입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같은 날 10:25경 H단체 회원들과 함께 제주특별자치도청 정문 맞은편 보도로 이동하여 농성용 천막을 설치하려고 하였다.
이에 제주시청 건설교통국 소속 공무원들은 인도에 천막이 설치되면 보행자의 안전에 위험이 발생하고 교통소통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수회에 걸쳐 자진 철거할 것을 명하였으나, 피고인들은 위 명령에 불응하였다. 그러자 위 공무원들은 도로법에 근거하여 피고인들이 설치하려던 천막을 철거하려 하였고, 피고인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가. 피고인 A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피고인 A는 2011. 10. 25. 10:37경 위 제주특별자치도청 맞은 편 인도에서 위험한 물건인 천막설치용 사각 쇠파이프(길이 2미터)를 양손에 들고 위 도로 위에 불법으로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는 공무원들을 향해 수차례 휘둘러 피고인 뒤에 있던 제주시청 건설교통국 소속 공무원인 J가 위 쇠파이프에 입술을 맞아 왼쪽 윗입술 부위가 약 3센티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이로써 피고인 A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천막 철거를 하는 공무원을 폭행하여 J 및 제주시청 공무원들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J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입술부 위 열상을 입게 하였다.
나. 피고인 B의 공무집행방해
피고인 B은 2011. 10. 25. 10:35경 위와 같은 장소에서, 불법 설치된 천막 철거 작업을 하던 제주시청 K 소속 무기계약직 L을 뒤에서 손으로 잡아끌어낸 후 "너네가 뭔데 이새끼야"라고 하며 양손으로 멱살을 잡아 흔들어 폭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B은 천막 철거를 하는 공무원을 폭행하여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2. 판단
검사는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는바,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당시 천막 철거의 공무집행이 그 법률적인 근거와 요건 및 절차를 모두 구비함으로써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그 철거집행직무를 행하는 공무원들에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하였더라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내지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가. 비록 이 사건 당시 제주시청 공무원들이 천막 철거 집행에 돌입하기에 앞서 천막을 자진철거할 것을 수회 구두 요청하였다고는 하나, 이를 도로법 제83조 제1호에 근거한 철거 등 명령으로 보기 위해서는 위 자진철거 요청이 도로법상 처분권한을 지닌 관리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행정절차법이 규정하는 제반 절차와 방식(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및 제24조, 제26조에 의하면, 행정청으로서는 공공의 안전을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처분을 하기에 앞서 사전통지 의절차를 거치고, 문서로써 처분을 하여야 하며, 당해 처분에 대한 불복방법 등을 당사자에게 고지하여야 한다)을 준수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당시 제주시청 공무원들이 한 철거요청이 도로법 내지 행정절차법의 각 규정에 따른 적법한 처분임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 더욱이 이 사건 당시 천막의 철거집행에 참여한 제주시청 공무원 M는 수사기관에서 위 철거집행은 도로법 제63조에 근거한 것일 뿐, 도로법 제65조에 규정된 행정대집행의 특례에 따라 철거집행을 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천막의 철거집행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도로법 제83조 제1호에 근거한 철거 등 명령을 내린다거나 그 불이행에 따른 행정대집행을 실시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아울러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성백현
판사전보성
판사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