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소송사건번호
서울고등법원2007누17160 (2007.12.05)
제목
탈세제보가 구체적이라는 사정만으로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
요지
탈세제보가 있더라도 그 탈세제보가 객관성과 합리성 있는 자료로 뒷받침되어 그것에 의하여 조세탈루의 개연성이 상당한 정도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제보내용이 구체적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재조사가 허용되는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
사건
2008두1146법인세 등 부과처분취소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
피고, 피상고인
○○세무서장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2007. 12. 5. 선고 2007누17160 판결
판결선고
2011. 5. 26.
주문
원심판결 중 2002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및 2002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각 부과처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국세기본법(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은 "납세의무자가 세법에 의하여 장부를 비치・기장하고 있는 때에는 당해 국세의 과세표준의 조사와 결정은 그 비치・기장한 장부와 이에 관계되는 증빙자료에 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국세를 조사・결정함에 있어서 기장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기장에 누락된 것이 있는 때에는 그 부분에 한하여 정부가 조사한 사실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전산자료는 중부지방국세청장이 원고에 대하여 2003년 1월경부터 같은 해 3월경까지 2001 사업연도 및 2002 사업연도에 대한 최초 세무조사를 할 당시 원고의 공동대표이사인 김AA의 위임에 의하여 세무사 강BB이 원고 직원인 장CC로부터 넘겨받은 분양가액 관련 자료를 이용하여 원고의 공동대표이사인 양DD이 있는 자리에서 작성한 것인 점, 피고가 이 사건 전산자료에 의하여 수분양자들에게 직접 분양가액을 확인한 93개 호실 중 87개 호실의 분양가는 이 사건 전산자료와 일치하였고, 5개 호실의 분양가는 오히려 이 사건 전산자료보다 높았던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가 수분양자들에게 직접 분양가액을 확인하지 못한 나머지 54개 호실에 관하여도 이 사건 전산자료는 구 국세기본법 제16조 제1항의 '증빙자료'가 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부과처분이 근거과세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규정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원고가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근거과세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구 국세기본법(2006. 12. 30. 법률 제81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1조의3 제1항은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의 실현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세무조사를 행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세무공무원은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거래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2 이상의 사업연도와 관련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기타 이와 유사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하여 재조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세목 및 과세기간에 대한 재조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이러한 규정 등과 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3 제2항에서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는 조세탈루의 개연성이 객관성과 합리성 있는 자료에 의하여 상당한 정도로 인정되는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두10461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두6083 판결 등 참조).따라서 세무공무원에게 탈세제보가 있더라도 그 탈세제보가 객관성과 합리성 있는 자료로 뒷받침되어 그것에 의하여 조세탈루의 개연성이 상당한 정도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제보내용이 구체적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재조사가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가 2001. 9.경부터 2003. 10.경까지 이 사건 상가들을 구EE 등에게 분양한 후 피고에게 그에 대한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신고를 한 사실, 중부지방국세청장이 2003. 1.경부터 같은 해 3.경까지 원고의 2001 사업연도 및 2002 사업연도 법인제세에 대한 최초 세무조사를 실시한 사실, 그런데 중부지방국세청장은 2004. 3.경 성명불상의 제보자로부터 이 사건 상가들의 분양계약자, 분양가액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원고의 탈세사실에 관한 자료를 제공받고서, 원고에 대하여 2004. 5. 3.부터 같은 해 7. 27.까지 2002 사업연도 및 2003 사업연도에 대한 법인제세 통합조사(이하 '이 사건 세무조사'라고 한다)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실제 분양가가 기재된 이 사건 전산자료를 통하여 원고가 이 사건 상가들의 분양수입금액 중 7,613,508,000원을 신고 누락한 사실을 적발하여 피고에게 과세자료로 통보한 사실, 이에 피고는 2004. 10. 1.경 원고에게 2002 사업연도 법인세 2,911,459,110원, 2002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822,866,060원, 2003 사업연도 법인세 101,800,400원을 각 경정・고지하는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세무조사는 성명불상자의 탈세제보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그 제공한 자료에는 이 사건 상가들의 분양에 관하여 각 분양계약자 및 분양가액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 사건 세무조사 결과 이 사건 상가들에 대한 분양수익금액 중 상당 부분이 신고 누락된 사실이 발견된 점 등에 비추어 탈세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2002 사업연도에 대한 이 사건 세무조사는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3 제2항에 의하여 허용되는 재조사에 해당하여 적법하고, 이를 기초로 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의 2002 사업연도에 대한 최초 세무조사에서 이미 이 사건 상가 분양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탈세제보가 원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분양대행사인 △△개발에 대한 것인 점, 위 탈세제보에 첨부된 자료의 출처가 어디인지 그 객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없고 위 탈세제보의 진실성을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탈세제보에 첨부된 자료에 이 사건 상가들의 분양계약자, 분양가액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중부지방국세청장이 이 사건 탈세제보를 받은 것이 원고의 조세탈루의 개연성이 객관성과 합리성 있는 자료에 의하여 상당한 정도로 인정되는 경우로서 재조사가 허용되는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따라서 이 사건 세무조사 중 2002 사업연도에 대한 부분은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3 제2항에서 허용되는 재조사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위법하고, 이 사건 부과처분 중 위와 같은 위법한 재조사를 기초로 한 2002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및 2002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각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중부지방국세청장이 이 사건 탈세제보를 받은 것이 재조사가 허용되는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2 사업연도에 대한 이 사건 세무조사 및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재조사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피고가 최초 세무조사 당시 이 사건 전산자료를 획득하였는데도 원심이 이 사건 세무조사에서 이 사건 전산자료를 획득한 것으로 사실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는 것이나, 이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02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및 2002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각 부과처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