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85662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확정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법행위가 되기 위한 요건

[2] 확정판결에 기한 집행이 권리남용이 되는 경우, 청구이의의 소에 의하여 그 집행을 배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는 확정판결에 기한 집행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 경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동언)

피고, 상고인

피고 1 새마을금고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용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되면 기판력에 의하여 대상이 된 청구권의 존재가 확정되고 그 내용에 따라 집행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에 따른 집행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기 위하여는 소송당사자가 상대방의 권리를 해할 의사로 상대방의 소송 관여를 방해하거나 허위의 주장으로 법원을 기망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실체의 권리관계와 다른 내용의 확정판결을 취득하여 집행을 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와 같은 사정이 없이 확정판결의 내용이 단순히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어 부당하고 또한 확정판결에 기한 집행채권자가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집행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으며, 편취된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법행위로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법적 안정성을 위해 확정판결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나 확정판결의 효력을 배제하기 위하여는 그 확정판결에 재심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 재심의 소에 의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것이 원칙적인 방법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성립을 쉽게 인정하여서는 아니되고, 확정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법행위로 되는 것은 당사자의 절차적 기본권이 근본적으로 침해된 상태에서 판결이 선고되었거나 확정판결에 재심사유가 존재하는 등 확정판결의 효력을 존중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이를 묵과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하여야 하지만 ( 대법원 1995. 12. 5. 선고 95다21808 판결 참조), 확정판결에 의한 권리라 하더라도 신의에 좇아 성실히 행사되어야 하고 그 판결에 기한 집행이 권리남용이 되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집행피고는 청구이의의 소에 의하여 그 집행의 배제를 구할 수 있는바, 확정판결의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는 경우 그 판결에 의하여 집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정된 권리의 성질과 그 내용, 판결의 성립 경위 및 판결성립 후 집행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그 집행이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그 확정판결에 기한 집행이 현저히 부당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집행을 수인하도록 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집행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 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다4862 판결 , 2001. 11. 13. 선고 99다3289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는 2000. 6. 30. 피고 금고로부터 금 2,000만 원(이하 ‘이 사건 대출금’이라 한다)을 대출기간만료일을 2002. 6. 30.까지로 정하여 마이너스통장 대출 방식으로 대출받고, 소외 1과 소외 2(이하 ‘연대보증인들’이라고 한다)는 원고의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연대보증한 사실, 피고 금고가 2001. 6. 7. 위 대출금의 이자가 연체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와 연대보증인들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01가단9331호 로 대여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는 소장을 받고 피고 금고에 위 소송에 대하여 응소하여야 하는지를 문의하였는데, 피고 금고의 직원으로부터 위 소송은 내부감사용이고 강제집행용이 아니므로 응소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응소를 하지 않아 위 소송은 2001. 7. 3. 변론 종결된 후 2001. 7. 20. 의제자백으로 원고 패소 판결이 선고되어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한편 원고는 소외 3이 1997. 10. 14. 피고 금고로부터 1,500만 원을 대출 받음에 있어 연대보증을 하였는데 소외 3이 이를 변제하지 않아 일부씩 상환하다가 2001. 7. 4. 피고 금고와 사이에 그 때까지의 소외 3의 잔존채무액 1,000만 원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 금고에게 400만 원을 변제하고 나머지는 면제받기로 합의한 후 원고가 위 연대보증 채무의 변제와 이 사건 대출금의 연체를 해결하기 위하여 피고 금고로부터 1,000만 원을 대출받아 새로이 통장을 만든 후 그 통장에서 400만 원을 인출하여 피고 금고에게 변제하고, 원고의 마이너스통장에 5,636,278원을 입금한 사실, 피고 금고의 상무인 피고 2가 2001. 7. 12. 원고의 허락 없이 원고의 마이너스통장에서 4,105,693원을 인출하여 소외 3의 계좌에 대체 입금시켜 피고 금고로 하여금 소외 3에 대한 대출금 채권을 변제받게 한 사실, 원고가 2001. 7. 26. 피고 2를 횡령혐의로 고소하자, 피고 2는 원고의 고소에 대응하기 위하여 피고 금고가 원고의 이 사건 대출금에 대한 확정판결이 있음을 이용하여 원고 및 연대보증인들을 압박하여 고소취소 등을 받을 목적으로 2001. 8. 21.부터 같은 달 29.까지 원고와 연대보증인들의 가재도구 및 원고 경영의 천안시 입장면 하장리 소재 (상호 생략) 상사에 있는 원고 소유의 오토바이 등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고, 연대보증인들의 부동산에 대하여 2001. 8. 24. 부동산강제경매 개시결정을 받은 사실, 피고 금고는 연대보증인들에게 이 사건 대출금의 원리금 및 비용 등으로 일방적으로 계산한 2,400만 원을 변제할 것을 요구하였고, 연대보증인들은 재산이 강제집행될 위기에 처하자 2001. 10. 18.까지 합계 2,400만 원을 연대보증인 소외 2의 피고 금고 계좌에 입금한 사실, 피고 금고의 직원인 피고 3은 연대보증인들을 통하여 원고에게 피고 2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절하자 2001. 10. 20.경 연대보증인들에게 피고 금고 계좌에 입금한 2,400만 원 중 금 100만 원을 찾아가도록 하면서 이 사건 대출원금 1,900만 원, 이자 679,572원, 비용 3,330,030원 합계 23,009,602원을 변제받아 대출금 잔액이 100만 원이 남아 있다는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 금고는 원고에 대하여 고의적으로 남겨둔 채권 100만 원의 집행을 위하여 2001. 10. 25. 피고 금고의 대리인으로서 피고 4, 참여자로서 피고 2, 3이 참석한 가운데 원고 소유의 오토바이 등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를 실시하여 피고 금고가 입찰가 2,740,000원으로 위 유체동산을 경락받으면서 경락대금으로 이 사건 대출금 채무와 상계처리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이 소송당사자인 피고 금고가 그 직원으로 하여금 상대방인 원고에 대하여 강제집행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여 원고로 하여금 응소할 기회를 놓치게 하고, 피고 금고 상무이사인 피고 2는 위 소송 도중 임의로 원고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여 다른 사람의 계좌로 대체입금하고, 피고 3은 연대보증인들로부터 피고 금고가 일방적으로 계산한 이 사건 대출금의 채무원리금과 비용을 모두 변제받을 수 있음에도 원고 소유의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할 목적으로 위 금원 중 100만 원을 되돌려 준 후, 피고 2, 3, 4가 위 대출금 채무는 실제로는 모두 소멸하였음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원고가 피고 2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채무명의를 가지고 있음을 기화로 원고의 영업장소에서 원고의 유체동산에 대하여 강제집행하는 것은 피고 2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지 않는 원고에게 고통을 주려는 가해행위로 정의관념에 반하고,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것이어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강제집행의 위법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는바(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3165 판결 , 2005. 1. 28. 선고 2004다5833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피고 금고가 원고를 상대로 대여금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 강제집행에 이르게 된 경위, 부당한 강제집행의 대상이 된 원고 소유의 오토바이 등 유체동산의 현실적 가치 및 위 강제집행이 원고의 영업에 미친 영향, 원고가 피고들과 사이의 분쟁이 지속된 기간 및 그 분쟁 과정에서 영업의 기초가 되는 물품을 상실함으로써 입은 정신적 충격, 피고 금고가 신뢰를 받는 금융기관이라는 점을 악용하여 원고를 괴롭힌 점, 원고가 피고 금고의 강제집행으로 인하여 신용에 타격을 받아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없는 불이익을 입은 점 등 이 사건의 경위와 결과,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 지급의무의 발생과 그 수액을 확정하고 있는바, 관련 증거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고, 위자료 지급의무 발생 사유와 그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 2, 3, 4는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금고는 위 피고들의 사용자로서 각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단한 조치는 옳고, 공동불법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주심) 김황식 안대희

arrow
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2006.11.22.선고 2004나6816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