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구지법 2006. 12. 13. 선고 2005가합8006 판결
[보증채무금] 항소[각공2007.2.10.(42),345]
판시사항

[1] 예금자가 신용협동조합의 지배인에게 정기예탁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돈을 교부하였는데 지배인이 그 돈을 개인적으로 소비한 경우, 예금자와 신용협동조합 사이에 정기예탁계약이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2] 신용협동조합의 저축 원리금에 대하여 ‘신용협동조합과 안전기금이 지급능력 부족시 개인 자격으로 책임지고 지급할 것을 포괄연대보증한다’는 취지의 연대보증약정의 해석방법

판결요지

[1] 예금자가 금융기관의 업무를 총괄하고 중요 예탁금의 입출금을 담당한 신용협동조합의 지배인에게 정기예탁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돈을 교부하여 지배인이 이를 수령한 이상, 지배인이 그 돈을 신용협동조합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소비하고 위조 통장을 예금자에게 교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예금자와 신용협동조합 사이에 정기예탁계약은 유효하게 성립한다.

[2] 신용협동조합 이사장이 ‘조합원이 신용협동조합에 저축하고 있는 모든 거래에 대한 저축 원금과 이자에 관하여 신용협동조합과 안전기금이 지급능력 부족시에는 개인 자격으로 책임지고 지급할 것을 포괄연대보증하며 그 부족금에 관하여 연대보증인의 어느 재산이라도 법적 처리(압류, 경매)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확약하고 포괄연대보증한다’고 약정한 경우, 위 연대보증약정은 통상의 연대보증채무의 성질을 변경하여 보충성을 인정함으로써 주채무자와 동등한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예금주가 주채무자인 신용협동조합이나 안전기금으로부터 우선 변제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최종적으로 이를 변제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연대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할 책임을 지기로 하는 약정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원고

대한예수교장로회 동일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은집)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동락)

변론종결

2006. 11. 2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2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2003. 1. 27. 신천신용협동조합(이하 ‘신천신협’이라 한다)의 지배인으로서 신천신협의 업무를 총괄하고 중요 예탁금의 입출금을 담당하였던 소외 1에게 원고의 대표자인 소외 2 명의 계좌에서 4억 5,000만 원을 인출하여 원고 명의로 1년간 정기예탁하여 달라고 의뢰하였는데, 소외 1은 소외 2 명의 계좌에서 4억 5,000만 원을 인출한 후 이를 원고 명의 계좌로 정기예탁하지 않고 4억 5,000만 원을 1년간 정기예탁한다는 내용의 정기예탁금 통장을 임의로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뒤 위 4억 5,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소비하였고, 그로부터 1년 뒤 원고로부터 위 4억 5,000만 원을 다시 정기예탁해달라는 의뢰를 받자 위 통장에 4억 5,000만 원을 1년간 이율 5%로 정기예탁한다는 내용을 임의로 기재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나. 원고는 2004. 10. 25. 만기 도래한 정기예탁금 3억 원을 다시 1년간 정기예탁해달라고 의뢰하였는데, 소외 1은 3억 원을 인출하여 이를 원고 명의 계좌로 정기예탁하지 않고, 3억 원을 1년간 이율 4.6%로 정기예탁한다는 내용의 통장을 임의로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뒤 위 3억 원을 개인적으로 소비하였다.

다. 소외 1은 2004. 10. 25. 원고의 재정부장인 신명석에게 “나의 돈을 원고 명의로 예탁하여 둔 것이 있는데, 그것을 담보로 대출받으려면 원고 명의의 대출신청서와 청구서가 필요하다.”는 거짓말을 하여 신명석으로부터 원고의 대출신청서와 청구서를 교부받아 이를 이용하여 원고가 2004. 5. 21. 정기예탁한 2억 원을 담보로 1억 8,000만 원을 대출받아 사용하였고, 원고가 2004. 11. 24. 만기된 위 정기예탁금 2억 원과 소외 2 명의 계좌에 있는 1억 원을 인출하여 3억 원을 새로이 정기예탁할 것을 의뢰하자 3억 원을 1년간 이율 4.6%로 정기예탁한다는 내용을 위 나.항 기재 통장에 기재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뒤, 만기된 위 정기예탁금으로 대출금 1억 8,000만 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2,000만 원 및 소외 2 명의 계좌에서 인출한 1억 원은 개인적으로 소비하였다.

라. 소외 1은 2004. 9. 20. 위 다.항과 같은 방법으로 원고가 2003. 11. 28. 정기예탁한 2억 원을 담보로 1억 8,000만 원을 대출받아 자신이 사용한 후 원고가 2004. 11. 29. 만기된 위 정기예탁금을 다시 1년간 정기예탁할 것을 의뢰하자 2억 원을 1년간 이율 4.6%로 정기예탁한다는 내용을 위 나.항 기재 통장에 기재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뒤, 만기된 위 정기예탁금으로 대출금 1억 8,000만 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2,000만 원은 인출하여 개인적으로 소비하였다.

마. 원고는 2004. 12. 15. 신천신협에 위 각 정기예탁금의 반환을 청구함으로써 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예탁금반환을 청구하였으나 신천신협은 원고가 제시한 정기예탁금 통장들이 위조된 것이라는 이유로 예탁금반환을 거부하였다.

바. 1994년경 신천신협의 설립시부터 현재까지 신천신협의 이사장에 재직하고 있는 피고는 1997. 7. 15.경 소외 1, 3, 4와 함께 “조합원 동일교회가 신천3동 신용협동조합에 저축하고 있는 모든 거래에 대한 저축 원금과 이자에 대하여 신천3동 신용협동조합과 안전기금이 지급능력 부족시에는 개인 자격으로 책임지고 지급할 것을 포괄연대보증하며 그 부족금에 대하여 연대보증인의 어느 재산이라도 법적 처리(압류, 경매)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확약하고 포괄연대보증”한다고 약정하였다.

사. 원고는 금융기관의 휴무일인 일요일에 들어오는 헌금을 손쉽게 금융기관에 예치하기 위하여 원고의 신도이자 장로인 소외 1이 지배인으로 있는 신천신협에 소외 2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여 두고 수시로 헌금을 입금하였다가 그 후 일정 금액의 목돈이 되면 원고 명의로 정기예탁하였는데, 신천신협이 설립된 1994년경부터 2004. 11.경까지 정기예탁 거래만 약 51회에 이르고, 위 연대보증약정 당시인 1997. 7. 15. 기준으로 신천신협에 5억 원을 정기예탁(예탁일자 1997. 1. 24. 예탁원금 5억 원, 이율 연 12.9%, 해지일 1998. 4. 15.)하고 있는 상태였다.

아. 관련 법 조항

제83조의22 (안전기금의 설치)

제1항 조합원이 조합에 납입한 예탁금 및 적금에 대한 환급을 보장하여 조합원의 재산을 보호하고 조합의 건전한 육성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중앙회에 안전기금을 설치·운영한다.

제2항 안전기금의 조성, 운영, 관리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중앙회 규약으로 정한다.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안전기금관리규약(1996. 2. 28. 개정된 것)

제2조(용어의 정의) 이 규약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제4호 “대위변제”라 함은 조합이 조합원의 예탁금·적금을 환급해 주지 못하게 된 경우 그 조합에 대하여 중앙회가 변제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제21조(대위변제의 기준)

제1항 대위변제 대상은 대위변제 사유가 발생한 날 현재 조합원의 예탁금 및 적금 중 원금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한다. 다만, 국가 공공단체 및 금융기관의 대리업무와 관련된 공공예탁금과 학생저축인 장학적금은 대위변제 대상에 포함한다.

제2항 제1항에 의한 대위변제시 동일인에게 지급할 수 있는 최고한도는 1,000만 원으로 하되, 공공예탁금은 예외로 한다.

제3항 대위변제를 받을 조합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 있는 경우에는 제1항의 원금에서 이를 뺀 금액을 제1항의 원금으로 본다.

1. 당해 조합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채무액

2. 제3자의 대출을 위하여 당해 조합에 그 예탁금 및 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담보로 제공되어 있는 예탁금 및 적금액

제4항 제1항의 대위변제 사유가 발생한 날이라 함은 조합이 해산키로 결의한 날 전일을 말한다.

제5항 해산총회가 구성되지 아니할 때에는 위원회가 지정한 날을 대위변제 기준일로 한다.

[인정 근거] 갑1호증의 1, 2, 갑2호증의 1 내지 4, 갑4호증의 1 내지 4, 갑6호증(연대보증서, 피고의 인영 부분에 다툼이 없어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피고는 이 문서가 위조된 것이라고 항변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갑9호증의 13, 14, 16, 갑11호증, 을1호증의 2, 을2호증의 1, 을68호증의 9, 을69호증의 39, 40, 41, 43, 50, 5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신천신협의 원고에 대한 주채무의 성립

예금계약은 예금자가 예금의 의사를 표시하면서 금융기관에 돈을 제공하고 금융기관이 그 의사에 따라 그 돈을 받아 확인을 하면 그로써 성립하며, 금융기관의 직원이 그 받은 돈을 금융기관에 실제로 입금하였는지 여부는 예금계약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3다30159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신천신협의 지배인으로서 신천신협의 업무를 총괄하고 중요 예탁금의 입출금을 담당하였던 소외 1에게 금원을 정기예탁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교부하여 소외 1이 이를 수령한 이상, 소외 1이 그 금원을 신천신협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소비하고 위조 통장을 원고에게 교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신천신협 사이에 각 정기예탁계약은 유효하게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위 각 정기예탁금의 반환을 청구함으로써 정기예탁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신천신협은 원고에게 정기예탁금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3. 피고의 연대보증책임에 대한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신천신협이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모든 예금 채무에 대하여 피고가 포괄연대보증하였고, 연대보증서상의 “신천3동 신용협동조합과 안전기금이 지급능력 부족시에는”이라는 것은 연대채무 발생의 요건이 아니고 강제집행에 관한 합의일 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각 정기예탁금 및 약정 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하여, 피고는 신천신협과 안전기금의 지급능력이 부족할 때에만 피고가 책임지기로 약정한 것인데 신천신협의 지급능력이 충분하므로 피고에게는 원고에게 연대채무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 단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처분문서는 그 진정 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처분문서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다5087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연대보증약정의 문언상 신천신협과 안전기금이 지급능력이 부족할 때에 피고가 개인적으로 지급할 것을 포괄연대보증하는 것으로 명백히 기재되어 있는 점, 위 연대보증약정 체결 당시 원고의 정기예탁금은 5억 원 상당에 지나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융기관인 주채무자 신천신협이 이를 지급할 능력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가능하며,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라 조성된 안전기금에 의하여 원고의 채권이 일정 금액 보장되는 점, 피고의 아들이자 신천신협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던 소외 1이 오랜 기간 동안 원고의 신도였고 원고의 장로로 재직하고 있다는 개인적인 친분 관계로 인하여 원고가 신천신협과 지속적으로 거래하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연대보증약정을 연대보증인이 주채무자와 동일한 책임을 지는 통상의 연대보증약정으로 볼 수는 없고, 피고가 부담하는 연대보증채무의 성질을 변경하여 보충성을 인정함으로써 주채무자와 동등한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원고가 주채무자인 신천신협이나 안전기금으로부터 우선 변제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신천신협이나 안전기금으로부터 최종적으로 변제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정되는 경우에는 그때에야 비로소 피고가 보증채무를 이행할 책임을 지기로 하는 약정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갑11호증, 을7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06. 11. 15. 기준으로 신천신협의 예탁금 잔액은 총 5,617,074,461원이고, 그 중 질권이 설정되어 있는 금액은 1,514,000,000원에 지나지 않는 사실, 원고는 신천신협을 상대로 예탁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06. 10. 31. 신천신협은 원고에게 위 각 예탁금 합계 12억 5,000만 원 및 약정이자를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아 현재 항소심에 계류중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처럼 신천신협이 원고의 채권액을 훨씬 상회하는 예탁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위 예탁금에 대한 강제집행이 곤란하다고 할 수 없는 이상 원고로서는 피고에게 바로 연대보증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승(재판장) 임재화 김수영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