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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8. 28. 선고 88다카17839 판결
[손해배상(기)][1990.10.15.(882),2009]
판시사항

가. 액화석유가스를 인수함에 있어 종업원의 중과실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사례

나. 상법 제811조 의 단기소멸시효 규정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액화석유가스를 인수함에 있어 종업원의 중과실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사례

나. 상법 제811조 의 단기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은 운송계약에 관련한 채권에만 적용되고 민법상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원고, 피상고인

제일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한각

피고, 상고인

금호석유화학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동진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소외 한국케미칼해운주식회사(이하 한국케미칼해운이라 한다)는 합병전 한국합성고무주식회사(이하 한국합성고무라고 한다)와 체결한 항해용선계약에 따라 여수시 소재 삼일항에서 그 소유의 액화가스 운반 전용선인 제21케미캐리호에 액화부타디엔가스를 싣고 이를 울산항까지 운송하여 1985.5.13. 10:50경 울산항 제3부두에서 위 액화부타디엔가스를 액화가스 송출용 고무호스를 통하여 한국합성고무의 지상 액화가스 저장탱크로 송출하게 된 사실, 한국케미칼해운과 한국합성고무는 위 용선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합성고무가 액화가스 송출용 고무호스를 준비하여 이를 선박의 액화가스 송출용 고정호스가 끝나는 부분에 연결함으로써 액화가스를 인도받고,이때 위 액화가스는 한국케미칼해운의 비용과 위험부담으로 위 선박 밖으로 송출하되 위 고무호스와 선박의 고정호스의 연결점까지만 한국케미칼해운이 위험을 부담하고, 위 연결점 이후부터는 한국합성고무가 위험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한국합성고무 측에서 길이 5미터, 직경4인치 정도 되는 고압가스용 고무호스 2개를 호스 양 끝에 붙어 있는 연결용 철제 플랜지(flange)를 이용하여 연결한 다음, 그 한쪽 끝을 위 선박의 액화가스 송출용 고정호스가 끝나는 부분에 연결하고 다른 한쪽 끝은 위 선박에서 2 내지 3미터 가량 떨어진 곳으로부터 시작되는 지하에 매설된 액화가스 운송관의 연결점에 연결시켰고, 위 호스연결작업이 끝나자 위 선박측에서 위 선박 내의 액화가스를 위 고무호스를 통하여 송출하기 시작한 지 약 2분이 경과하였을 때 위 2개의 호스를 서로 연결하여 주고 있던 플랜지중 선박 쪽으로 향하고 있던 플랜지 위에 감겨진 스테인레스 강철밴드가 위 액화가스의 송출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고무호스와 플랜지를 완벽하게 조여주지 못하여 고무호스가 플랜지에서 빠지면서 기화된 부타디엔가스가 분출된 후 위 선박의 주위로 확산되어 위 선박의 굴뚝으로 배출되고 있던 배기가스에 인화되어 폭발함과 동시에 원판시와 같이 그 후 계속 분출되고 있던 부타디엔가스에도 인화된 후 그로 인하여 위 선박의 선체외관 등이 불에 타서 손괴된 사실, 위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었던 고무호스는 설계압력이 1평방센티미터당 23킬로그램이고 시험압력이 같은 단위당 35킬로그램으로 표시되어 있었고 또 위 하역작업의 7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위 고무호스가 적어도 그 설계압력으로 표시된 1평방센티미터당 23킬로그램의 압력까지는 견딜 수 있는 제품인지의 여부를 확인하여 위 고무호스의 사용가능성 여부를 판정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합성고무가 납품받을 당시 동 회사 검사담당 직원들이 위 선박의 통상적인 송출압력인 1평방센티미터당 7킬로그램의 압력을 기준으로 하여 위 고무호스가 1평방센티미터당 10킬로그램의 압력하에서 10분간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자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은 액화부타디엔가스의 하역작업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판정한 사실, 그런데 위 고무호스는 플랜지에 고무호스가 끼워진 부분을 조여주고 있는 스테인레스 강철밴드가 완전하지 못한 것 등이 원인이 되어 위와 같이 이 사건 가스의 송출압력에 견디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위 화재사고는 한국합성고무의 검수담당직원들이 위 고무호스를 검사함에 있어 설계도면상의 설계압력까지 시험하였거나 앞서 본 바와 같은 10분이상의 시험을 실시하였더라면 손쉽게 위 고무호스의 사용부적합성을 발견해낼 수 있었을 것인데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이를 발견해내지 못한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 이라고 판단하는 한편, 위에 든 증거들에 의하여 위 선박에는 원격조작식 비상용폐쇄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위 선박의 선장인 소외 임윤세 등은 위험성이 큰 이 사건 가스의 양륙작업을 하면서 위 선박의 긴급 차단밸브와 액화가스 송출용 밸브 부근에 사고발생 즉시 밸브를 작동시킬 수 있는 인원을 배치하지 아니하는 등 비상시에 대비한 인원배치나 긴급연락 방법을 강구하지 아니한 사실, 위 펌프실에서 액화가스 송출용펌프를 작동시키던 위 갑판장 김유형은 위 펌프실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가스분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위 펌프실을 나오다가 당황한 나머지 펌프실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여 위 펌프 또는 바로 그 옆에 설치되어 있는 긴급차단밸브를 작동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함으로써 위 가스가 계속 분출된 사실을 인정하고 위와 같은 한국케미칼해운 직원들의 과실 및 위 선박 자체의 원격조작식 비상폐쇄장치의 흠결 등은 위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하여 한국케미칼해운의 과실비율을 35퍼센트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이를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나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사고가 한국합성고무의 피용자들의 판시와 같은 사무집행상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 이상 한국합성고무는 사용자로서 그로 인하여 한국케미칼해운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것이고, 이 사건 액화 부타디엔가스의 양하 및 양륙이 해상운송계약상 운송인인 한국케미칼해운이 실행하여야 할 작업의무범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한국합성고무의 사용자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할 것 이므로, 설령 원심의 판단에 소론과 같은 상법 제778조 제1항 제790조 의 해석·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한국합성고무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어 파기사유가 되지 아니한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상법 제811조 의 단기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은 당해 운송계약에 관련한 채권에만 적용되고 민법상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라 할 것 인바, 원고가 한국케미칼해운의 한국합성고무에 대한 이 사건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였음을 근거로 한국합성고무를 흡수합병한 피고에 대하여 그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선박소유자인 한국케미칼해운이 용선자인 한국합성고무에 대하여 구하고 있는 위 손해배상청구권에는 상법 제811조 에 정한 1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이와 다른 견해에 서서 원심의 조치를 탓하는 논지는 이를 채용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이회창 김상원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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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8.5.11.선고 88나8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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