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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 2006. 7. 21. 선고 2005가합1407 판결
[손해배상(기)] 항소〈한강조망권 사건〉[각공2006.10.10.(38),2035]
판시사항

[1] 조망이익이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되기 위한 요건

[2] 고층 아파트의 신축으로 기존 아파트의 한강 조망도와 천공률이 감소한 경우에 기존 아파트가 누리던 한강의 조망이익이 법적 보호의 가치가 없다고 본 사례

[3] 고층 아파트의 신축으로 인한 기존 아파트의 사생활 침해 정도가 수인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이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바, 이와 같은 조망이익은 원칙적으로 특정 장소가 그 장소로부터 외부를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조망이익의 향유를 하나의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그 장소에 건물이 건축된 경우와 같이 당해 건물의 소유자나 점유자가 그 건물로부터 향유하는 조망이익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된다.

[2] 고층 아파트의 신축으로 기존 아파트의 한강 조망도와 천공률(거실창 면적에서 하늘이 보이는 면적 비율)이 감소하였으나, 주거지역에서 주택을 짓고 누리는 조망은 인근에 건축물이 축조될 경우 그 제한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는 점, 기존 아파트도 그 신축 당시 주변의 다른 세대의 한강 조망을 감소 또는 상실시키면서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 점, 기존 아파트가 주거지역에 건축된 주거용 건물일 뿐, 특별히 조망이익의 향유를 목적으로 건축되고 그 경관이나 조망이 객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등의 장소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기존 아파트가 누리던 한강의 조망이익이 법적 보호의 가치가 없다고 본 사례.

[3] 고층 아파트의 신축으로 기존 아파트의 사생활 침해 정도가 증가하였으나, 대도시 인구의 과밀화와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건물의 고층화 경향을 고려하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에 사회공동생활상 어느 정도의 사생활 침해를 감수하여야 하고, 커튼 등으로 차단함으로써 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사생활 침해 정도가 수인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본 사례.

원고

우재옥외 29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술외 1인)

피고

주식회사 부곡레저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태연외 2인)

변론종결

2006. 4. 14.

주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별지 제1일람표 중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9, 갑 제10호증, 갑 제13호증, 갑 제16호증, 을가 제4호증 내지 을가 제7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우성아파트 현장검증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아파트의 신축과 위치

(1) 피고 주식회사 부곡레저는 2003. 6.경 용산구청장으로부터 서울 용산구 청암동 64-5 외 126필지 대 15,639.90㎡ 지상에 지하 3층, 지상 12 내지 15층의 엘지청암자이아파트(이하 ‘자이아파트’라 한다)를 신축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2002. 12.경에는 서울 용산구 청암동 64-5 외 93필지 대 12,630,88㎡에 관하여, 2003. 4.경에는 서울 용산구 청암동 64-5 외 113필지 대 15,637,60㎡에 관하여 각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후 위와 같이 대지 면적을 확장하여 변경승인을 받은 것이다).

(2) 한편, 피고 주식회사 부곡레저는 2003. 6. 3.경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와 사이에 자이아파트의 신축공사를 공사대금 60,723,227,500원에 도급을 주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는 2004. 2. 27.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시작하여 2005. 2. 24. 조적공사까지 완료하는 등 101동에서 105동까지 5개동의 아파트를 신축하였다.

(3) 자이아파트는 동쪽의 101동을 시작으로 서쪽으로 나머지 4개동이 순차로 위치해 있고, 101동(15층), 102동(12층), 104동(15층), 105동(15층)은 ‘ㅡ’자 모양으로, 가운데의 103동은 ‘Y’자 모양으로 건축되어 있으며, 아파트 5개동의 남쪽으로 한강이 위치하고 있다.

(4) 원고들은 서울 마포구 도화동 82 외 3필지 지상 도화3지구 우성아파트(34평형, 1991. 7. 준공됨) 3동 5층 내지 11층에 거주하고 있는 별지 제1일람표 중 동·호수란 기재 각 아파트의 구분소유자들이다.

(5) 우성아파트 3동은 ‘ㄱ’자 형으로 건축되어 단지 내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1 내지 5호 라인은 남향으로, 6 내지 9호 라인은 서향으로 건축되어 있다. 자이아파트 103동, 104동, 105동은 우성아파트 1 내지 5호 라인의 정남쪽에, 101, 102동은 동남쪽에 각 위치하고 있다.

나. 아파트의 신축으로 인한 결과

(1) 원고들을 포함한 우성아파트 1 내지 5호 라인의 세대는 자이아파트가 건축되기 이전에는 남쪽으로 한강이 바라보이는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2) 자이아파트가 신축됨에 따라, 원고들의 아파트에서는 한강을 전혀 바라볼 수 없거나, 자이아파트 및 인근아파트의 좁은 틈 사이로 겨우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2. 원고들의 주장과 그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자이아파트로 인하여 종래 누려오던 한강 조망권이 침해되고 천공률(압박감의 대표 인자로, 거실창 면적에서 하늘이 보이는 면적 비율)이 감소하였고, 사생활이 침해되었으며 자이아파트의 공사기간 동안 발생한 소음, 진동, 분진으로 인하여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등의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주장하면서, 조망권 등의 침해에 따른 원고들 세대의 시가 하락액 상당의 재산적 손해(각 별지 제1일람표 시가하락분란 기재와 같음)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각 별지 제1일람표 위자료란 기재와 같음)로 각 별지 제1일람표 청구금액란 기재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나. 조망권, 천공권의 침해에 관한 판단

(1) 자이아파트의 건축으로 인하여 원고들 아파트에서는 한강을 바라볼 수 없거나 자이아파트와 인근아파트의 틈 사이로 겨우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한강 조망도와 천공률의 감소 정도를 수치로 환산하면 별지 제2일람표 조망 감소정도란과 천공률 감소정도란의 각 기재와 같음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갑 제13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우성아파트 현장검증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2) 우선, 한강 조망권이 법적 보호 대상이 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이 그에게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바, 이와 같은 조망이익은 원칙적으로 특정 장소가 그 장소로부터 외부를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조망이익의 향유를 하나의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그 장소에 건물이 건축된 경우와 같이 당해 건물의 소유자나 점유자가 그 건물로부터 향유하는 조망이익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가 제1호증 내지 을가 제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 아파트를 포함한 그 주변 일대는 주거지역으로, 1996.경 소외 벽산건설 주식회사가 자이아파트 신축부지에 관하여 지하 2층, 지상 18층의 아파트 건축허가를 받은 후 공사가 중단된 사실, 2002. 6.경 소외 주식회사 케이케이건설이 주식회사 포스코개발을 시공사로 하여 위 부지에 관하여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주거지역에서 주택을 짓고 누리는 조망은 인근에 건축물이 축조될 경우 그 제한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고, 특히 원고들 아파트 앞의 자이아파트 신축부지에는 언제든지 고층 건물이 신축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점, ② 원고들 아파트 역시 그 신축 당시에는 주변 다른 세대의 한강 조망을 감소 내지 상실시키면서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들 조망의 보존 및 유지라는 목적도 주위 토지의 이용 상황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한계를 내재하고 있는 점, ④ 원고들 아파트는 주거지역에 건축된 주거용 주택일 뿐, 경승지나 휴양지에 위치한 영업용 건물이나 휴양시설과 같이 특별히 조망이익의 향유를 목적으로 건축되고 그 경관이나 조망이 객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등의 장소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현실적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가에 따라 아파트 가격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향유하던 한강의 조망이익이 특별히 법적인 보호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는 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또한, 위 (2)항에서 본 각 사정에 일반적인 의미의 조망, 즉 개방감은 시야를 상하, 좌우로 이동함으로써 보다 나은 상태를 창출할 수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자이아파트 신축으로 인하여 원고들 아파트의 조망 정도나 천공률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정도로 감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다. 사생활 침해에 관한 판단

(1) 갑 제13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우성아파트 현장검증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자이아파트 신축으로 인하여 위 아파트에서 원고들 아파트의 거실 등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한 사생활의 침해 정도를 수치로 환산하면 별지 제2일람표 사생활 침해율란 각 기재와 같음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대도시 인구의 과밀화와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건물의 고층화 경향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사회공동생활상 어느 정도의 사생활 침해는 감수하는 것이 불가피한 점, 사생활 침해는 커튼 등으로 이를 차단함으로써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본 사생활 침해 정도의 증가만으로는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침해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소음, 진동, 분진으로 인한 침해에 관한 판단

(1) 갑 제7호증의 1 내지 5, 23, 갑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우성아파트 주민들이 자이아파트 신축으로 인한 소음 등에 대하여 용산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사실, 우성아파트 주민들에 의하여 선정된 용역기관이 자이아파트가 신축 중이던 2004. 8. 21.부터 같은 달 25.까지 공사로 인한 소음을 각 매일 두 차례로 시간대를 나누어 50회씩 측정하여 그 상위 10회의 평균 수치를 구하여 본 결과, 몇 차례 소음진동규제법에 정한 생활소음 규제기준인 65dB 내지 70dB보다 4dB에서 13dB 정도 초과하는 것으로 측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위 각 증거에 의하면, 용산구청이 직접 소음 정도를 측정하여 본 결과, 대체로 생활소음 규제기준 내에 해당한 점, 피고 지에스건설 주식회사는 소음의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방음벽 등을 적정하게 설치하고 저소음 굴삭기를 사용하여 작업하였으며, 물차 및 고압살수기를 활용하여 분진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조치한 점, 우성아파트 주민들의 용역기관이 생활소음 규제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측정한 수치는 각 50회 측정 결과 중 상위 10회의 결과만을 평균한 것이고, 이 또한 주간에 특정공사의 사전신고대상 기계·장비를 사용하는 경우(소음진동규제법 시행규칙 [별표 7]의 2, 작업시간이 1일 2시간 이하일 때는 +10㏈을, 2시간 초과 4시간 이하일 때는 +5㏈을 규제기준치에 보정하고 있다.)에는 그 규제기준이 완화되므로 완화된 기준에 따르면 대체로 그 기준 내에 해당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소음, 진동, 분진이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협(재판장) 하홍영 정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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