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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7. 21. 선고 87므24 판결
[이혼및위자료][공1987.9.15.(808),1393]
판시사항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의 의미와 그 판단기준

판결요지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라 함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하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파탄의 정도, 혼인계속의사의 유무, 파탄의 원인에 관한 당사자의 책임유무, 혼인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후의 생활보장 기타 혼인관계의 제반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

청 구 인, 상 고 인

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봉세

피청구인, 피상고인

피청구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청구인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86.2.15경 우연히 만나게 되어 교제끝에 같은 해 4.20 결혼식을 올리고 같은해 5.1 그 혼인신고를 마쳤던 바, 피청구인은 혼담이 오가는 과정에서 자신은 광주시 소재 금호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건업주식회사에 건축기사로 재직중이며, 월급은 금 550,000원이며, 빨리 결혼을 하여야 자신의 형편에 유리하다고 말하여 청구인은 그 말을 믿고 서둘러 결혼을 하였는데 사실은 피청구인은 중졸의 학력으로 한국건업주식회사에 토공으로 취업하여 사우디아라비아국에 파견근무중 부상으로 2년전 퇴직하였을 뿐 결혼당시에는 무직으로 있었으며, 또 피청구인은 같은 해 5.19.12:00경 술에 취해 귀가하여 청구인으로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고 하루를 살더라도 진실하게 생활하라는 말을 듣자 주먹과 발로 청구인의 머리와 얼굴을 때리고 하체를 차서 청구인에게 약 2주일간 누워 복약할 정도의 상해를 입혔고, 청구인은 그후 친정에 와 두사람은 현재까지 별거중에 있고, 피청구인에게는 시가 2,000만원 이상의 연립주택 1세대분과 기백만원의 적금채권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청구인이 자신의 학력, 직업, 수입등에 관하여 거짓말을 하고 한차례 폭행을 자행하기는 하였으나 혼인생활의 경제적 기반이 전무한 것은 아니고 또 위 폭행이 술김에 청구인의 질책을 받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 저지른 소위라고 보여져 위 사실만으로는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거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여 청구인의 이 사건 이혼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살피건대,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때라 함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파탄의 정도, 혼인계속의 의사유무, 파탄의 원인에 관한 당사자의 책임유무, 혼인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후의 생활보장 기타 혼인관계의 제반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은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청구인과의 혼인을 함에 있어서 처음부터 원심판시와 같이 여러가지 점에 관하여 청구인을 속이는 등으로 그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였을 뿐 아니라, 그 혼인후에도 애정과 신뢰를 쌓을 노력은 전혀 하지 아니한 채 근무하지도 아니하는 회사에 출근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등의 행위로 계속 청구인을 속여오다가 청구인이 나중에야 이를 알고 진실하게 생활하라고 충고하자 피청구인은 자신이 청구인을 속인 사실을 알게되어 적지 아니한 충격을 받았을 청구인에게 도리어 원심판시와 같이 청구인을 구타하여 판시 상해까지 입게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요양한다는 이유로 집을 나가 친정으로 간 이래 현재까지 두사람은 별거하고 있는 실정이고, 따라서 두사람간의 동거생활도 불과 1개월정도에 지나지 아니하고 또 그 사이에 자녀도 없는 사정을 엿볼수 있는 바, 만약 이와 같은 사실관계가 전제가 된다면 이 사건 혼인은 피청구인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인하여 그 요소인 애정과 신뢰가 결핍된 상태에 이르렀고, 그 위에 피청구인으로부터 앞서본 바와 같은 폭행을 받아 상해까지 입은 끝에 청구인이 집을 나와 별거상태가 계속됨으로써 부부간의 공동생활관계는 이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위와 같은 사항을 좀더 심리하여 보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혼인이 파탄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였은 즉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 점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소치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결국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더 심리판단케 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윤일영 최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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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7.3.23선고 86르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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