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325 판결
[가등기말소][집35(3)민,242;공1988.1.1.(815),90]
판시사항

가. 부가 해외취업 중 공장경영위임을 받은 처에게 금원차용을 위한 담보설정에 대하여 표현대리를 인정한 사례

나. 표현대리의 상대방이 본인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음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기준

판결요지

가. 처 을이 부 병의 해외취업 중 병으로부터 경영권을 위임받아 공장을 경영하면서 공장운영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금원을 차용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가등기를 경료함에 있어 채권자 갑이 을로부터 병명의의 가등기설정용 인감증명서를 교부받고, 을이 병의 인감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면 갑이 을에게 병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음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일반적으로 표현대리의 경우 상대방이 본인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당시의 사정으로부터 객관적으로 거래의 관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바, 표현대리인이 대여받은 금원을 차용용도에 따라 사용하였는지의 여부가 밝혀지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표현대리인에게 본인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음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라고는 볼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경석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원중, 백승헌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처였던 소외 1이 피고로부터 금 5,000,000원을 차용함에 있어 해외취업 중인 원고로부터 승낙을 받지 아니한 채 원고의 인감과 인감증명서 등을 소지하고 원고의 대리인 양 행세하여 위 차용금의 담보로 피고 앞으로 원고소유인 이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보전의 가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으므로 위 소외 1의 가등기경료행위는 원고의 승낙없이 이루어진 무권대리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한 다음, 나아가 위 소외 1의 행위가 권한을 넘는 표현대리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그 거시의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1978.12.경부터 2회에 걸쳐 쿠웨이트 등에서 해외취업을 하다가 1984.7.경 귀국한 후 곧 서울 중구 중림동 소재 폐업 중인 나염공장을 인수하여 경영하다가 같은해 9.경 다시 해외취업차 출국하면서 처인 위 소외 1과 원고의 동생인 소외 2에게 위 공장의 운영을 맡기므로서 그후 위 소외 1은 위 공장을 운영하고 가계를 꾸려가면서 소외 3으로부터 위 공장의 운영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차용하여 온 사실, 피고는 같은 해 12.12.경 소외 4의 소개로 위 소외 1을 만나 동인으로부터 원고의 승낙을 받았으니 위 공장운영자금으로 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과 함께 원고명의의 가등기설정용 인감증명서를 교부받고, 또 위 소외 1이 원고의 인감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위 소외 1이 적법하게 원고를 대리하여 돈을 빌리려는 것으로 믿은 나머지 위 소외 1에게 돈 5,000,000원을 대여하면서 그 담보 목적으로 피고명의의 매매예약을 체결하여 그 가등기를 경료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위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1이 남편인 원고의 해외취업 중 남편으로부터 경영권을 위임받아 공장을 경영하면서 공장운영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금원을 차용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가등기를 경료함에 있어 피고가 위 소외 1에게 원고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 피고의 표현대리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는 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나, 일반적으로 표현대리의 경우 상대방이 본인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거래당시의 사정으로부터 객관적으로 거래의 관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바, 이 사건의 경우 소외 1이 원고를 대리하여 나염공장을 운영하는 것임을 알고 있는 피고가 그 운영자금에 쓰기 위한 것이라고 하여 금원의 차용을 부탁하는 소외 1의 말을 믿고 이를 차용하여 준 이상, 원심판시와 같이 그 후 위 소외 1이 실지로 위 대여받은 금원을 공장운영자금으로 썼는지의 여부가 밝혀지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소외인에게 원고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음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라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 이유모순 내지 법리오해 등의 위법사유가 있다 할 수 없다.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명희(재판장) 정기승 윤관

arrow
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87.4.24.선고 86나2136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