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1외 6인
항 소 인
피고인들
검사
박용기
변 호 인
변호사 노인수외 4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2를 벌금 500만원에, 피고인 3을 벌금 700만원에 각 처한다.
위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1, 4, 5, 6, 7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⑴ 피고인 1
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무면허의료행위의 점은 원심공동피고인 1이 모발을 뽑아주고 이를 잡아당겨서 이식된 모발이 치켜 올려 보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피고인의 속눈썹모발이식시술을 보조하였을 뿐이고, 모발의 방향을 수정하는 방법으로 속눈썹모발이식시술을 주도한 사실이 결코 없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저질렀다.
⑵ 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1은 위 피고인이 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전혀 관여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저질렀다.
⑶ 피고인 3
원심공동피고인 1은 위 피고인이 공소외인에 대한 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그 수술이 거의 끝나갈 무렵 잠시 쉬러 나간 사이에 공소외인의 부탁에 따라 위 피고인의 승낙도 받지 아니하고 임의로 식모기를 이용한 수여부 모발삽입행위를 일부 하였을 뿐임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저질렀다.
⑷ 피고인 6, 7
원심공동피고인 1은 위 피고인들이 환자들에 대한 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위 피고인들을 보조하여 위 피고인들이 채취한 두피에서 모근을 한 올씩 분리하여 식모기에 넣어주는 행위만을 하였을 뿐임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저질렀다.
나. 법리오해
⑴ 무면허의료행위에 관한 법리오해(피고인들)
피고인 1이 속눈썹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간호조무사인 원심공동피고인 1이 환자의 뒷머리 부분에서 떼어낸 모발을 속눈썹시술용 바늘(안과용 각침)에 일정한 각도로 끼운 다음 바늘을 뽑아낸 뒤 이식된 모발이 위쪽을 향하도록 모발의 방향을 수정하거나, 피고인 2, 3, 4, 5, 6, 7이 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위 원심공동피고인 1이 식모기를 환자의 머리부위 진피층까지 찔러 넣는 방법으로는 수여부에 모발을 삽입한 것은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하여 무면허의료행위로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무면허의료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무면허의료행위의 점 및 피고인 2, 3, 4, 5, 6, 7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저질렀다.
⑵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피고인 5)
모발이식 중 이식행위의 위험성이 크지 아니한 점, 위 피고인이 간호조무사인 원심공동피고인 1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은 모발이식술의 경우 의사 혼자서 모든 과정을 진행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과중한 업무이므로 숙달된 간호조무사의 도움을 받아 더욱 완벽한 시술을 위한 동기와 목적에 의한 것인 점, 위 피고인의 지휘 감독하에서 위 피고인이 힘들어질 때 일부의 이식행위만을 시킨 점, 시술한 위 원심공동피고인 1이 간호조무사이기는 하나 실제 모발이식에 대한 많은 전문지식이 있고 식모에 관하여는 의사들보다도 경험이 풍부하고 기술이 뛰어난 점, 시술행위로 인한 부작용 내지 위험 발생의 가능성이 낮고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어떠한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됨에도, 원심은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저질렀다.
다. 양형부당(피고인들)
피고인들에 대한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할 때 원심의 형량(피고인 1 벌금 2,000만원; 피고인 2 벌금 500만원; 피고인 3 벌금 700만원; 피고인 4 벌금 1,200만원; 피고인 5, 6 각 벌금 1,000만원; 피고인 7 벌금 500만원)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⑴ 피고인 1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피고인이 환자를 수술대에 눕혀놓고 속눈썹시술용 바늘(안과용 각침)을 환자의 눈꺼풀 진피층에 찌르면, 원심공동피고인 1은 환자의 뒷머리부분에서 떼어낸 모발을 위 바늘에 일정한 각도로 끼운 다음 바늘을 뽑아낸 뒤 이식된 모발이 위쪽을 향하도록 모발의 방향을 수정하는 방법으로 속눈썹모발이식시술을 시행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논지는 이유 없다.
⑵ 피고인 2, 3, 6, 7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이 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원심공동피고인 1이 위 피고인들의 승낙 내지는 묵인하에 그 정도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식모기를 환자의 머리부위 진피층까지 찔러 넣는 방법으로는 수여부에 모발을 삽입하는 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항소논지는 이유 없다.
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⑴ 피고인들
㈎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의 범위
의료법 제58조 제2항 은 “간호조무사는 제25조 의 규정에 불구하고 간호보조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령인 간호조무사및의료유사업자에관한규칙 제2조 제1항 은 “간호조무사는 다음 각 호의 업무를 행한다. 1. 간호업무의 보조에 관한 업무 2. 진료의 보조에 관한 업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진료의 보조’라 함은 어디까지나 의사가 주체로 되어 진료행위를 하는 데 있어서 그 지시에 따라 옆에서 보조함을 말하는 것으로서, 진찰 또는 시술의 준비나 정리, 진찰 또는 시술중의 순수한 조력행위, 근육주사를 놓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하는바(이 경우에도 간호조무사와 간호사가 할 수 있는 행위의 정도에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다), 의사의 현장입회 여부를 불문하고 의사는 구두지시와 설명만을 하고 실제의 진료행위는 간호조무사가 한다면 이는 진료의 보조가 아니라 진료행위 자체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간호조무사의 행위는 자격의 범위를 넘는 의료행위로서 의료법 제25조 위반이 된다.
㈏ 의료법 제25조 제1항 소정의 의료행위 해당 여부
의료행위는 반드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이라도 의학상의 기능과 지식을 가진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일절의 행위가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도3219 판결 ;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등 참조), 질병의 치료와 관계가 없는 미용성형수술 등도 의료행위에 포함된다.
따라서, 피고인 1이 속눈썹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간호조무사인 원심공동피고인 1이 환자의 뒷머리 부분에서 떼어낸 모발을 속눈썹시술용 바늘(안과용 각침)에 일정한 각도로 끼운 다음 바늘을 뽑아낸 뒤 이식된 모발이 위쪽을 향하도록 모발의 방향을 수정하는 행위나, 피고인 2, 3, 4, 5, 6, 7이 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위 원심공동피고인 1이 식모기를 환자의 머리부위 진피층까지 찔러 넣는 방법으로는 수여부에 모발을 삽입하는 행위는 당연히 의료행위성이 인정된다.
㈐ 소결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간호조무사인 원심공동피고인 1은 의사인 피고인들의 지도 여부에 불구하고 진료보조행위의 범위를 벗어나는 의료행위인 환자의 뒷머리부분에서 떼어낸 모발을 속눈썹시술용 바늘(안과용 각침)에 일정한 각도로 끼운 다음 바늘을 뽑아낸 뒤 이식된 모발이 위쪽을 향하도록 모발의 방향을 수정하는 행위(속눈썹모발이식시술의 경우)나 식모기를 환자의 머리부위 진피층까지 찔러 넣는 방법으로 수여부에 모발을 삽입하는 행위(모발이식시술의 경우)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의료행위 중 일부인 위와 같은 행위를 간호조무사인 위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시킨 이상 무면허의료행위의 공범이 되고, 비록 의료행위 중 일부만을 간호조무사에게 맡긴 것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행위 자체를 의료행위로 보는 한 속눈썹모발이식시술이나 모발이식시술 중 그 이외의 과정에는 의사인 피고인들이 직접 개입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해당 부분의 위법성은 유지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항소논지도 이유 없다.
⑵ 피고인 5
살피건대,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간호조무사에 불과한 원심공동피고인 1이 모발이식시술에 관하여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의료 전반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못한 사실, 위 피고인은 모발이식시술을 행함에 있어 식모기를 환자의 머리부위 진피층까지 찔러 넣는 방법으로는 수여부에 모발을 삽입하는 행위 자체 중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위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만 맡겨둔 채 별반 관여를 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위 피고인의 행위는 의료법을 포함한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위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논지 또한 이유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1, 4, 5, 6, 7)
살피건대, 피고인 4, 6은 동종 범죄전력이 전혀 없는 점, 위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한 환자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기는 하나, 한편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그 죄질과 범정이 결코 가볍지 아니한 이 사건 범행에 관하여 이미 벌금형을 선고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을 비롯하여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는 빛이 별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의사 아닌 사람에게 이 사건 범행과 같은 시술행위를 방치한다면 그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일반 보건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료법의 입법목적을 위 피고인들에게 다시 한 번 주지시킬 필요가 있는 점, 기타 기록에 나타난 형법 제51조 에 정해진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항소논지 역시 이유 없다.
라. 직권판단
피고인 2, 3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아래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달라졌으므로 당초의 공소제기를 전제로 하는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은 이 점에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결론
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피고인 1, 4, 5, 6, 7의 항소를 각 기각하고, 같은 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며,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3) 순번 2 기재 수술부위란에서 “속눈썹”을 삭제하고, 별지 범죄일람표(4) 순번 1, 2 기재 각 범죄사실을 삭제하며, 증거의 요지란 2행 “1. 증인 원심공동피고인 1의 법정진술”을 “1. 증인 원심공동피고인 1의 원심 및 당심 법정진술”로 정정하는 외에는 모두 원심판결 해당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 각 의료법 제66조 제3호 , 제25조 제1항 , 형법 제30조 (각 벌금형 선택)
1. 노역장 유치
양형이유(피고인 2, 3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 2는 초범이고, 피고인 3은 동종 범죄전력이 없는 점, 위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한 환자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기는 하나, 한편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그 죄질과 범정이 결코 가볍지 아니한 이 사건 범행에 관하여 이미 벌금형을 선고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을 비롯하여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는 빛이 별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의사 아닌 사람에게 이 사건 범행과 같은 시술행위를 방치한다면 그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일반 보건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료법의 입법목적을 위 피고인들에게 다시 한 번 주지시킬 필요가 있는 점, 기타 기록에 나타난 형법 제51조 에 정해진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원심의 형량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