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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방법원 2005. 4. 28. 선고 2004노908 판결
[부정수표단속법위반·무고][미간행]
피 고 인

김진성

항 소 인

검사

검사

윤종성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가.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이유

비록 피고인이 직접 수사기관에 고발장이나 진정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은 자신이 정상적으로 발행한 수표의 지급을 회피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금융기관에 위 피해자가 수표를 위조하였다고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면서 담당자인 공소외인에게 위 피해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하여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후 위 공소외인이 피고인의 요구와 달리 성명불상자를 피고발자로 하여 수사기관에 고발을 하자, 위 고발사건의 참고인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위 피해자가 수표를 위조하였다고 진술하여 최초 의도한 무고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였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양형부당의 주장

피고인은 수표금의 지급을 회피할 목적으로 단순히 분실신고를 한 경우와는 달리, 특정인을 수표위조자로 지목하여 위조신고를 하여 그 죄질이 불량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벌금 80만원)은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자신이 발행한 수표를 피해자가 위조하여 사용한 것으로 은행에 사고신고를 할 경우, 은행에서는 위 피해자를 직접 피고발자로 하여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성명불상자 또는 피고인을 피고발자로 하여 수사기관에 고발하여, 어떠한 경우든 은행에 수표위조사실을 신고한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게 될 것을 예상하고, 그 기회를 이용하여 위 피해자를 수표위조 혐의자로 특정하여 수표위조 사실이 없는 피해자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2003. 6. 20.경 서울 중랑구 중화동 소재 조흥은행 중화동지점에서 공소외인에게 허위사실을 신고하면서 피해자가 수표를 위조하여 사용한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하여 고발조치하여 달라고 요구하여, 그 정을 모르는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같은 달 27.부터 30.까지 피고발자를 성명불상자로 하고, 수표 6장이 위조되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작성하여 중랑경찰서에 고발하게 하고, 같은 해 7. 4. 중랑경찰서에 위 고발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를 수표위조 혐의자로 특정하는 방법으로 수사기관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여 피해자를 무고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금융기관에 피해자가 수표를 위조하였다고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면서 담당자인 공소외인에게 위 피해자를 고발하여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위 공소외인은 스스로의 판단 하에 성명불상자를 피고발자로 하여 고발장을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위 공소외인을 도구로 이용하여 위 피해자를 무고하였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이 위 고발사건의 참고인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기관의 질문에 위 피해자가 수표를 위조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이를 자진하여 사실을 고지한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증거들 및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수사기록에 편철된 각 고발장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2003. 1. 21.경 서울 (상세 주소 생략) 소재 (건물명, 방실호수 생략) 사무실에서 피고인이 정상적으로 발행한 가계수표 6장(수표번호 : 아가 09830865호 내지 아가 09830868호, 아가 09830871호, 아가 09830872호, 액면 합계 금 3,000만원, 이하 ‘이 사건 수표’라고 한다)을 피해자에게 견질용으로 교부하였다.

② 피고인은 위 피해자가 위와 같이 견질용으로 교부받은 이 사건 수표를 임의로 사용하자 이 사건 수표의 지급을 면할 목적으로, 2003. 6. 20.경 서울 중랑구 중화동 소재 조흥은행 중화동지점에서 이를 알지 못하는 담당자 공소외인에게 “내가 가계수표를 발행일, 액면금을 기재하지 않은 채 견질용으로 피해자에게 보관시켰는데, 피해자가 박행일, 액면금을 임의로 기재하여 유통시켰다”는 내용의 허위신고를 하였다.

③ 피고인이 위 피해자가 이 사건 수표를 위조하였다고 신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공소외인은 2003. 6. 27. 피고발자를 피고인으로 하여 이 사건 수표 중 일부가 위조되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작성하여 2003. 7. 1. 중랑경찰서에 제출하였고, 2003. 7. 4. 중랑경찰서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위 고발장에 피고발자를 피고인으로 기재한 것은 착오이고, 이 사건 수표는 액면금 및 발행일 각 백지인 상태에서 위 피해자에 의하여 견질용으로 보관되고 있던 중 성명불상자에 의하여 위 백지부분이 위조되었으므로 피고발자를 성명불상자로 정정한다고 진술하였고, 또한 2003. 6. 30. 피고발자를 성명불상자로 하여 이 사건 수표 중 일부가 위조되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작성하여 2003. 7. 10. 중랑경찰서에 제출하였다.

④ 피고인은 2003. 7. 4. 중랑경찰서에서 위 고발사건의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위 고발사건에 대하여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느냐는 수사기관의 추문에 대하여 위 피해자가 의심이 간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⑤ 이후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수표를 정상적으로 발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나) 먼저 피고인이 무고죄의 간접정범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본다.

피고인이 위 피해자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그 정을 알지 못하는 위 공소외인을 도구로 이용하려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공소외인은 피고인의 허위신고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피고발자를 성명불상자로 하여 수사기관에 고발을 하였으므로, 위 공소외인이 피고인의 도구로 이용되었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인이 무고죄의 간접정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가사 위 공소외인이 피고인의 도구로 이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피해자를 무고하려던 피고인의 시도는 위 공소외인이 피고발자를 성명불상자로 하여 수사기관에 고발을 함으로써 미수에 그쳤다고 할 것이고, 형법은 무고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을 무고죄의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도 없다.

(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중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위 피해자를 수표위조 혐의자로 지목한 것이 무고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본다.

살피건대, 무고죄는 수사기관의 추문을 받음이 없이 자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비록 피고인이 2003. 7. 4. 중랑경찰서에서 위 고발사건의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위 고발사건에 대하여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느냐는 수사기관의 추문에 대하여 위 피해자가 의심이 간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진술이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라) 그렇다면, 피고인의 행위가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위 피해자를 무고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검사의 항소논지는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의 점

살피건대, 비록 피고인이 금융기관에 허위신고를 하기는 하였으나, 위 피해자가 견질용으로 교부하였던 수표를 임의로 사용하자 그 지급을 피하기 위하여 다급한 마음에 허위신고를 하였으므로 그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있는 점, 피고인에게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가지 사항들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적절하고, 그와 달리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우진(재판장) 김삼범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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