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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5. 4. 21. 선고 2004구합35356 판결
[노동조합설립신고필증교부처분취소] 항소[각공2005.6.10.(22),985]
판시사항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가 노동조합의 실질적 성립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설립신고라는 형식적인 요건만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 그 법적 지위 및 임시총회의 소집절차에 노동조합의 임시총회 등의 소집에 관한 규정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8조 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가 설립신고라는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요건을 갖춘 이상 적어도 산별노조 자체의 규약상 요건과 절차에 합치하는 위임이나 규약의 규정에 의한 권한부여가 있는 범위 내에서는 법외노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법외노조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 제7조 제1항 ),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 제7조 제3항 )를 제외하고는 같은 법의 적용을 받는다 할 것이므로, 임시총회의 소집절차에서도 같은 법 제18조 가 적용된다.

원고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백승헌 외 2인)

피고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창문 외 1인)

피고보조참가인

한국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 (소송대리인 세계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임성 외 3인)

변론종결

2005. 3. 17.

주문

1. 피고가 2004. 9. 17. 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증교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는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이하 '원고 과기노조'라고 한다)은 과학기술계통의 정부출연기관 및 공공ㆍ공익기관의 종사자들로 구성된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원고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이하 '원고 평가원지부'라고 한다)는 원고 과기노조의 하부조직으로서 산업자원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인 소외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하 '평가원'이라고 한다)의 연구원과 일반 직원 등 103명을 조합원으로 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여 구성된 단체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 노조(이하 '참가인 노조'라고 한다)는 원고 평가원지부의 조합원들 중 일부가 2004. 9. 14.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단위노조로 조직변경 결의를 함에 따라 결성된 후 2004. 9. 14.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고, 참가인은 2004. 9. 17. 피고로부터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이하 피고의 노동조합설립신고증교부를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참가인 노조는,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인 아닌 제3자로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 단

그러나 이 사건에 있어서 참가인 노조가 원고 평가원지부를 단위노조로 조직변경함에 따라 결성된 이상 노동조합의 재산관계 및 단체협약의 주체로서의 지위 면에서 원고 과기노조와 원고 평가원지부와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그 설립신고의 적법성 여부는 원고 과기노조와 원고 평가원지부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원고 과기노조와 원고 평가원지부는 참가인 노조에 대한 피고의 노동조합설립신고증교부행위의 적법성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반하는 참가인 노조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18조 제2 , 3항 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임시총회는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소집하여야 하고,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회의의 소집을 고의로 기피하거나 이를 해태한 경우에는 조합원 또는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행정관청에 대하여 소집권자의 지명을 요청하여야 하는 등 노동조합법에 임시총회의 소집에 관한 절차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원고 평가원지부의 조합원들 중 일부가 원고 평가원지부의 대표자에게 임시총회의 소집을 요구하였다가 대표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자 노동조합법 제18조 제3항 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임의로 2004. 9. 14.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단위노조인 참가인 노조로 조직변경결의를 하였으므로, 2004. 9. 14.자 임시총회는 그 소집절차에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따라서 무효인 결의에 따라 이루어진 참가인 노조의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수리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또한, 원고 평가원지부의 운영규정에 의하면, 임시총회의 소집공고는 대회일로부터 적어도 3일 전에 장소 및 회의에 부의할 목적사항을 공시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제15조 제2호), 2004. 9. 14.자 임시총회는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당일 조합원들이 모여 개최한 것으로 그 소집절차에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이 점에서도 위법하다.

(3) 참가인 노조는 그 구성원들 중에 실장인 장세찬, 이호 등이 있는데, 그들은 평가원 원장을 대리하여 직원들에 대한 인사평가권한을 가진 자들로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가)목 소정의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 , 제2조 제4호 (가)목 에 위반되는 점에서도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1.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3, 갑 제6, 7호증,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갑 제11, 12, 13호증, 갑 제14, 15호증의 각 1, 2, 갑 제16 내지 25호증, 갑 제26호증의 1, 2, 을나 제1호증의 1 내지 4, 을나 제2, 3호증, 을나 제4호증의 1 내지 4, 을나 제5, 6호증, 을나 제7호증의 1 내지 6, 을나 제8호증의 1, 2, 을나 제9호증의 1 내지 6, 을나 제10호증의 1, 2, 을나 제11호증의 1 내지 5, 을나 제12호증, 을나 제13호증의 1, 2, 을나 제14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강정원, 장세찬의 각 증언과 원고 평가원지부 대표자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 평가원지부는 평가원 소속의 연구원과 일반 직원 등 103명을 조합원으로 하여 구성된 원고 과기노조 산하 지부로서 1995. 12. 27. 제정되어 1999. 4. 13. 및 2002. 7. 24. 개정된 운영규정과 총회, 대의원대회 및 지부장 등의 집행기관을 두고 있고, 원고 과기노조가 위임한 범위 내에서 단체교섭이나 노사협의 등을 하게 되어 있다.

(2) 그런데 평가원은 2003년 7월말 원고 과기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종전의 단체협약 중 16개 조항을 개정하기로 잠정적인 합의를 하였다가 2003년 8월경 다시 22개 조항의 개정을 요구하였다.

(3) 그런 과정에서 평가원은 구조조정을 이유로 원고 평가원지부의 조합원들 중 일부를 해고, 명령휴직 또는 대기발령 등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원고 평가원지부의 조합원들 중 70여명은 평가원에 대한 원고들의 대처가 미약하다는 등의 이유로 2003. 10. 22. 원고들로부터 탈퇴하였다.

(4) 그런데 위 탈퇴한 조합원들은 다시 2004. 9. 6.에서 2004. 9. 8.까지 사흘에 걸쳐 집단으로 원고들에게 노조재가입신청을 함과 아울러 기업별노조로의 조직변경, 조직변경에 따른 신규규약제정 및 집행부 선출 등을 위한 임시총회를 2004. 9. 10. 소집할 것을 원고 평가원지부의 지부장인 안형수에게 요구하였다.

(5) 그렇지만 안형수는 탈퇴한 조합원들의 노조재가입신청은 원고 평가원지부의 집행부와 원고 평가원지부 자체를 와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아 2004. 9. 7.과 9. 8. 이틀에 걸쳐 그 중 50명의 재가입신청을 반려하는 한편, 2004. 9. 10.자 임시총회 소집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6) 이에 위 조합원들은 2004. 9. 10. 안형수에게 2004. 9. 14. 09:30을 지정하여 임시총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2004. 9. 14. 개최요구 장소에서 임시총회의 개최를 기다렸으나 안형수는 여전히 위 임시총회 소집요구에 불응하였다.

(7) 그러자 위 조합원들은 그 장소에서 즉시 임시의장을 선출하고 2004. 9. 14. 10:30경 임시총회를 소집ㆍ개최하였고(이하 '이 사건 임시총회'라고 한다), 이 임시총회에는 조합원들 75명이 참석하였다.

(8)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는 원고 과기노조를 탈퇴하고, 원고 평가원지부를 단위노조인 참가인 노조로 하는 조직변경과 조직변경에 따른 규약제정 및 소외 장세찬을 참가인 노조의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등의 결의를 한 후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는 2004. 9. 17. 참가인 노조에게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9) 한편, 원고 과기노조는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한 반면, 원고 평가원지부는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지 아니한 상태였다.

(10) 이 사건과 관련된 원고 평가원지부의 운영규정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라. 판 단

(1) 이 사건에 있어서의 첫 번째 쟁점은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지 아니한 상태인 원고 평가원지부의 법적지위와 관련하여, 대표자가 임시총회의 소집을 기피하거나 해태하는 경우의 임시총회 소집방법과 관련하여 노동조합법 제18조 제3항 이 적용되는지 아니면 조합원 다수의 임의참석에 의한 임시총회가 가능한지 여부이므로 우선,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에서 정의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실질적 성립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설립신고의 형식적 요건만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법적지위 등과 관련하여 살펴본다.

(2) 노동조합의 설립요건

(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기타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노동조합은 주체성ㆍ자주성ㆍ목적성 및 단체성이라는 실질적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 또한,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조합으로 설립되기 위해서는 설립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노동부장관 또는 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도지사 등 행정관청에게 이를 제출한 후( 제10조 제1항 ), 행정관청으로부터 신고증을 교부받아야만 하고( 제12조 제1항 ), 노동조합이 위와 같이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에 설립된 것으로 보게 된다( 제12조 제4항 ). 따라서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조합은 일단 앞서 본 바와 같은 실질적 요건과 설립신고라는 형식적 요건을 갖추어야만 유효하게 설립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다) 그런데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설립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의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제5조 ) 위와 같이 신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취지는 소관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대한 효율적인 조직체계의 정비ㆍ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보호ㆍ육성하고 그 지도ㆍ감독에 철저를 기하게 하기 위한 노동정책적인 고려에서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누9829 판결 참조).

(3) 설립신고의 심사

(가)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서를 제출받은 행정관청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 및 단서 각 목에 정한 노동조합의 적극ㆍ소극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설립신고서 또는 규약이 기재사항의 누락 등으로 보완이 필요한지 여부 등을 심사하여, 노동조합으로서의 적법 요건을 갖추고 있는 경우에는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고, 설립신고서 또는 규약의 기재사항의 누락 등으로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는 2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보완을 요구하며, 이러한 보완요구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기간 내에 보완을 하지 아니하거나 노동조합으로서의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2조 제1 , 2 , 3항 ).

(나) 행정관청이 설립신고의 적법 여부를 심사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하여 그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소정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인정하고 있는 이상 행정관청은 그에게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에 의한 합리적인 판단에 의하여 그 해당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하여 상당한 정도의 실질적인 심사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79. 12. 11. 선고 76누189 판결 참조).

(4)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

(가) 한편,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기타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제2조 제4호 ), 이러한 노동조합의 설립ㆍ관리ㆍ해산 등에 관하여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는 외에( 제13조 내지 제31조 ), 노동조합법에 의한 실질적ㆍ형식적 요건을 갖추어 설립된 노동조합(이를 '법내노조'라고 한다)에 대하여 헌법상 단결권의 향유주체로서 당연히 인정되는 법적 보호 이외에도 행정관청에 의한 일정한 급부의 대상으로 삼기 위하여 특별한 보호를 인정하는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나) 즉, 노동조합법은 법내노조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일정한 사항을 규정하면서 법내노조를 특히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러한 법내노조에 한하여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 제7조 제1항 ),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으며( 제7조 제3항 ),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세의 면제 혜택을 받도록 한 것( 제8조 , 지방세법 제290조 ) 등이 그것이다( 헌법재판소 1993. 3. 11. 선고 92헌바33 결정 참조).

(5) 법내노조가 아닌 근로자단체의 법적 지위

(가) 반면 어떠한 근로자단체가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신고된 법내노조가 아니라 하더라도, 헌법 제33조 제1항 ,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근로자단체로서의 주체성ㆍ자주성ㆍ목적성 및 단체성을 갖추고 있다면(이하 '법외노조'라고 한다), 그 자체로서 헌법상 단결권 등 근로3권의 보장에 의한 법적보호를 받게 되므로, 개별적인 하위 법률규정의 유무에 불구하고 그러한 근로자단체의 정당한 결성ㆍ활동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그러한 권리행사에 대하여는 민ㆍ형사상의 면책효과가 생기며, 그러한 단결체의 정당한 결성ㆍ활동 등의 권리에 대한 침해는 위법성이 있는 불법행위 등을 구성하여 사법적인 구제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

(나) 그리하여 법외노조는 근로3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가짐과 아울러 노동조합법이 법내노조에 한하여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항이 아니라면 노동조합의 설립ㆍ관리ㆍ해산 등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고 있는 관련 규정( 제13조 내지 31조 )의 적용도 받게 된다고 할 것이다. 이는 노동조합법 제2조 에서 노동조합의 정의규정을 두면서 그 자체에서는 노동조합의 설립에 관한 형식적 요건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법내노조에 한하여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제7조 제1항 ), 이것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 제2호 제5호 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의 보호를 부인하는 취지로 해석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규정( 제7조 제2항 )을 두고 있는 점에서 뒷받침된다고 할 수 있다.

(다) 한편,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된 조직체로서 활동을 하는 경우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이는 분회나 지부가 노동조합법시행령 제7조 의 규정에 따라 그 설립신고를 하였는지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할 것인데(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299 판결 ,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 역시 설립신고라는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요건을 갖춘 이상 적어도 산별노조 자체의 규약상 요건과 절차에 합치하는 위임이나 규약의 규정에 의한 권한부여가 있는 범위 내에서는 법외노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라) 따라서 법외노조는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 제7조 제1항 ),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 제7조 제3항 )를 제외하고는 노동조합법의 적용을 받는다 할 것이므로, 임시총회의 소집절차에서도 노동조합법 제18조 가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6) 이 사건에 있어서의 적용

(가)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평가원지부는 근로자인 평가원의 직원들이 주체가 된 노동조합으로서 자주성ㆍ목적성 및 단체성 등 노동조합 설립의 실질적 요건과 독립된 규약과 집행기관을 모두 갖추고 있으나 원고 과기노조가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함에 따라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뿐인 한편, 원고 평가원지부의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탈퇴를 한 후 다시 재가입신청을 함과 아울러 원고 평가원지부의 지부장에게 2회에 걸쳐 임시총회의 개최를 요구하였다가 원고 평가원지부의 지부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자 위 조합원들이 자신들 임의로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참가인 노조로 조직변경결의 등을 한 것인바, 이러한 사실관계하에서는 원고 평가원지부는 법외노조에 해당하고, 원고 평가원지부장이 임시총회 소집을 하지 아니한 것은 고의로 임시총회의 소집을 기피한 것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법 제18조 제3항 의 규정에 따라 조합원 또는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행정관청에 소집권자의 지명을 요구하고, 이에 대하여 행정관청은 15일 이내에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요청하여 노동위원회의 의결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회의의 소집권자를 지명하여야 하며, 그에 따른 소집권자가 임시총회를 소집하여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할 것이다.

(나) 그런데 이 사건 임시총회는 행정관청이 지명한 소집권자에 의하여 소집된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임의로 선출한 소집권한 없는 자가 소집ㆍ개최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임시총회 소집절차와 관련하여 노동조합법 제18조 제3항 에 위반되었고 이와 같은 하자는 소집절차에 있어서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무효인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 조직변경 결의되어 결성된 참가인 노조로부터의 노동조합 설립신고에 대하여 이를 반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살필 필요도 없이 위법하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박순영 신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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