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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2004. 4. 22. 선고 2003가합6980 판결
[해고무효확인] 항소[각공2004.6.10.(10),764]
판시사항

[1]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비등기이사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사 또는 감사라는 임원의 직함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2] 회사의 조직체계, 이사로 승진하고 해임된 경위, 담당업무 등을 고려하면 이사 또는 이사대우라는 지위는 형식적·명목적인 것으로서 실제로는 그 승진 당시 전후를 통하여 업무의 변화 없이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자신이 맡은 부서의 업무를 계속 처리하는 관계에 있었고, 그에 대한 대가로 매월 정액의 월급여와 상여금 등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이러한 비등기이사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황경웅)

피고

한국아이시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미래 담당변호사 양미원 외 1인)

변론종결

2004. 3. 25.

주문

1. 피고가 2003. 3.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03. 4.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금 5,450,833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중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03. 4.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금 5,909,75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4, 12호증, 을 제2, 7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8, 을 제9호증의 1 내지 7, 을 제14호증의 1, 2, 을 제31호증의 1 내지 6, 을 제34호증의 1, 2, 을 제35호증의 각 기재, 증인 박규선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 한국아이시스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한국아이비엠 주식회사(이하 '한국아이비엠'이라 한다)로부터 1992. 11. 2. 분리되어 컴퓨터시스템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한글화작업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회사이다.

(2) 원고는 한국아이비엠에 근무하다가 피고 회사 설립에 참가하여 PC software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1994. 1. 1. 차장으로, 1995. 1. 1. 부장으로, 1997. 1. 1. 이사대우로, 1999. 4. 1. 이사로 각 승진되어 아래 다.항 기재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피고 회사의 조직체계

(1) 피고 회사는 대표이사 사장 산하에 1996. 11. 1. 현재 기획관리본부, 한글화사업본부, 솔루션사업본부를, 1997. 1. 1. 현재 관리사업부, 서비스영업 1부 내지 3부를, 1999. 1. 1.부터 2001. 1. 30.까지 관리사업부, 한글화사업부, 솔루션사업부, 개발부를 두는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었는데, 2001. 2. 1. 조직개편을 단행하여 한국아이비엠의 주문을 받아서 소프트웨어의 한글화 작업을 하는 부서인 한글화사업부(LSB : Localization Service Business)와 별도로 한국아이비엠 이외의 소프트웨어 회사의 주문을 받아 한글화작업을 하기 위한 한글화영업부(LSM : Localization Service Marketing)를 신설했다.

(2) 피고 회사의 정관 및 이사회 의사록에 의하면, ㉠ 피고 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출하는 이사 3인(법인등기부에 등재되는 이사이다. 이하 '등기이사'라 한다)을 두기로 되어 있고, 이사 3인은 대표이사 사장, 전무이사, 이사로 구성되며, 그 중 전무이사 아닌 이사는 한국아이비엠의 이사가 겸임하는 비상근 이사이고, ㉡ 이사회는 등기 이사로만 구성되며, 개회시 의사록을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3) 한편, 피고 회사에는 등기이사 외의 이사(이하 '비등기이사'라 한다)로서 원고, 박규선 등이 있으며, 피고 회사의 임원회의 내지 관리자회의는 비등기이사를 포함한 부서장 내지 팀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4) 피고 회사 발행 주식 분포를 보면, 1992. 11. 2. 설립 당시 함안민 대표이사 사장이 34%, 한국아이비엠이 33.33%, 원고가 5%, 나머지는 당시 피고 회사의 직원들이 출자하였는데, 2000. 12. 29. 현재는 최종진 대표이사 사장이 34%, 한국아이비엠이 33.33%, 신재호 전무가 23.67%, 원고가 7%, 박규선이 2%씩 소유하고 있다.

다. 피고 회사에서 원고의 담당업무

원고는 위 나.항 조직개편에 따라 1996. 11. 1. 현재 한글화사업본부의 부서장 업무를, 1997. 1. 1. 현재 서비스영업 2부의 부서장 업무를 각 담당하다가, 1999. 1. 1.부터 2001. 1. 31.까지 한글화사업부의 부서장 업무를 맡아 47여 명의 소속 직원을 두면서 신입직원의 면접을 하거나 포상을 추천하는 등 대표이사의 인사권을 보좌하여 왔으며 그 후 2001. 2. 1. 위 조직개편에 따라 한글화영업부의 부서장 업무를 담당하면서부터는 2명의 소속 직원을 두게 되었다.

라. 원고에 대한 해임의 경위

(1) 피고 회사는 2003. 3. 14. 주주총회를 열었는데 그 주주총회 의사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 주주들은 비등기이사인 원고의 해임·선임건은 주주총회의 안건이 아니며 대표이사에게 일임된 것이므로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2) 피고 회사는 2003. 3. 17. 원고에게 2003. 3. 31. 임기 만료를 이유로 해임을 통보하였다.

2. 해고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는, 원고가 이사라는 직함을 사용하긴 했으나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거나 법인등기부에 등재된 바 없으며 이사로 승진한 후에도 여전히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에 대한 보수를 받아왔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그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주주로서 법인등기부에 등재된 이사는 아니었으나, 주주전원의 찬성으로 선임되어 이사라는 직함을 사용하면서 등기이사와 동일한 처우를 받았고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아 상당한 재량권을 행사하며 담당업무를 처리해 왔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것인바, 2003. 3. 31. 한 해임통보는 해고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 판 단

(가) 피고 회사가 2003. 3. 17. 원고에게 한 해임통보가 근로기준법 제30조의 '해고'에 해당하려면 우선 원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이어야 할 것인바, 그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사 또는 감사라는 임원의 직함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나)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피고 회사의 조직체계, 원고가 이사로 승진하고 해임된 경위(피고는, 원고가 이사대우 및 이사로 승진할 당시 주주총회의 결의 또는 이에 갈음하는 주주 전원의 동의절차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박규선의 증언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담당업무 등을 고려해 보면, 원고의 이사 또는 이사대우라는 지위는 형식적·명목적인 것으로서 실제로는 그 승진 당시 전후를 통하여 업무의 변화 없이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자신이 맡은 부서의 업무를 계속 처리하는 관계에 있었고, 그에 대한 대가로 매월 정액의 월급여와 상여금 등 일정한 보수를 지급 받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 주장과 같은 원고에 대한 처우 및 재량권의 부여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2003. 3.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통보는 해고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그에 관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위 해고처분은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

(1) 피고는 위 해임통보가 해고처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로서의 요건과 절차를 모두 갖추어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을 제35호증의 기재, 증인 박규선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2000년의 경우 547,970,160원에서 2001년의 경우 218,796,699원으로 줄어드는 등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조직개편을 단행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정리해고의 요건과 절차에 해당하는 피고 회사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거나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거나 또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밟았다거나 원고가 그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1999. 4. 1.과 2001. 4. 1. 각 2년의 기간 동안 계약직 고위직원으로 일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그 계약기간이 만료되었거나 설사 그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와의 관계는 위임 또는 위임과 유사한 관계로서 그 해지가 자유롭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을 제35, 46호증의 기재 및 증인 박규선의 증언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결국, 이 사건 해고처분은 달리 정당한 이유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3. 임금청구에 대한 판단

가.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위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은 원고에 대한 해고 이후에도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고, 사용자인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근로제공을 하지 못하였다 할 것인바, 피고 회사는 원고의 근로제공 여부에 관계없이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을 임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회사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액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전 피고 회사로부터 금 65,410,000원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03. 4.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금 5,450,833원(65,410,000원 × 1/12)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원고는 2003. 4.부터 피고 회사의 최소 기준 임금 인상율이 5%로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청구취지 기재 금액의 지급을 구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실업급여의 공제 여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후 지급받은 실업급여는 해고 기간 동안의 중간수입이므로 위에서 인정한 임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고용보험법상의 실업급여는 해고의 효력을 다투어 향후 부당해고로 결정되는 경우에는 그 수급자격이 인정되지 않게 되는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서 공제할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규(재판장) 이호재 이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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