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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9. 9. 선고 93도1571 판결
[사기][공1994.10.15.(978),2672]
판시사항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증인들의 진술만으로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를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증인들의 진술만으로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를 이유로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정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원심공동피고인 과 염거래관계로 알고 지내던 중 원심공동피고인은 자금을 투자하고, 피고인은 망초 등 제조에 관한 특허와 기술을 제공하되 지분은 55:45로 분배하는 조건으로 망초 등 제조공장을 동업하기로 약정하고, 그 약정에 따라 공소외 1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1988.4.1. 그 회사설립등기를 마치고 공장건설에 착수하여 그로부터 약 1년 6개월 후인 1989.10.9.경 망초 등 제조공장을 완공하고 시험가동하였으나 기술부족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가동되지 아니하여 위 공장을 제대로 가동시킬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투자로 인한 자금압박으로 조속한 제품생산을 고대하는 원심공동피고인측의 궁박한 심리상태를 이용하여 금원을 편취할 것을 마음먹고, (가) 1989.12.19.11:00경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있는 사랑방 다방에서 원심공동피고인의 처 공소외 2에게 '특허권이 법인 앞으로 이전되지 않아 공장가동이 어렵다. 특허권만 이전되면 공장은 바로 돌아갈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동녀로부터 특허권이전명목으로 즉석에서 금 10,000,000원을 교부받고, 동월 23. 서울 영등포로타리에 있는 상호불상의 지하다방에서 동녀로부터 같은 명목으로 금 10,000,000원을 교부받아 합계 금 20,000,000원을 편취하고, (나) 1989.12.26.17:00경 서울 영등포로타리에 있는 상호불상의 커피숍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들어주었음에도 공장가동이 되지 않는 이유를 따지며 공장가동이 될 수 있도록 공장일에 전념해 줄 것을 애원하는 공소외 2에게 변제의 의사나 능력도 없이 '요즘 돈 문제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라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동녀로부터 즉석에서 차용금 명목으로 금 5,0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것이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가. 먼저 위 (가)항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검찰이래 원심공판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소유하고 있던 위 특허권을 양도하고 그 정당한 대금으로 위 금 20,000,000원을 지급받은 것이지 공소외 2 등을 속인 적이 없다며 위 공소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고,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원심공동피고인, 공소외 2 및 최인극의 공판정에서의 증언과 검찰에서의 진술을 들고 있는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들 증거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여 관련증거들을 살펴보면, 먼저 공소외 2는 검찰 및 제1,2심공판정에서, 자신이 남편이자 위 회사의 대표이사인 원심공동피고인과 상의없이 일처리를 하다가 피고인이 당초 동업투자조건으로 망초등제작특허권을 공소외 1 주식회사에 투자하기로 한 것을 모르고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과 같은 경위로 그 금액을 편취당한 것이라고 하면서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위 회사 대표이사 원심공동피고인과 피고인 사이에 위 특허권을 20,000,000원에 양도 양수하기로 하고 특허권명의이전서를 1989.12.19.자로 작성하여 그 다음날 공증하였던 것을 알 수 있는바(소송기록 178 - 184면), 당시 위 회사의 대표이사인 원심공동피고인의 위임을 받아 위 특허권명의이전서에 관한 공증사무를 처리한 공소외 3( 원심공동피고인의 동서로서 당시 위 회사의 이사이다)은 제1심공판정에서 원심공동피고인으로부터 회사직인을 교부받아 위 특허권이전명의서에 회사직인을 찍었다고 증언하고 있고(소송기록 207면), 또 위 약정서의 단서에 동업에 관련된 사항으로 공소외 2 단독으로 삽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현 보유주식과는 무관함"이라는 조항이 기재되어 있으며 위 특허권이 위 회사의 1989.12.31.자 대차대조표상에 무형고정자산으로 계상되어 있고(소송기록 283면) 위 양수시 피고인이 영수증(소송기록 97면)을 작성하여 주면서 공소외 1 주식회사 대표이사 원심공동피고인 귀하라고 하였음에도 공소외 2가 아무런 이의 없이 이를 교부받아 보관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과 위 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으면서 위 회사의 자금관계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던 공소외 2가 위와 같이 중요한 일을 위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자신의 남편이던 원심공동피고인과 상의하지 않았고 또한 원심공동피고인이 이를 몰랐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시공한 공장이 당시 정상적으로 가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공소외 2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원심공동피고인(피고인에 대한 고소인이기도 하다) 역시 검찰 및 1,2심공판정에서, 위 동업약정시 피고인은 위 특허의 소유권도 투자하기로 하고서도 이를 모르는 공소외 2 로부터 공소사실과 같이 금원을 편취한 것이고, 자신은 이를 사후에 알았다고 하면서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위에서 본 사정과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대로라면 위 특허권이전등록이 위 회사설립시나 그 무렵에 되어 있어야 하는데 위 양도양수약정 이후인 1989.12.27.에야 마쳐졌고(수사기록 79면) 그와 같이 늦어진 것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 역시 그 신빙성이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최인극의 증언(소송기록 477면 내지 486면)은 피고인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하다가 피고인이 제품생산기술이 없는 것으로 믿었다는 내용으로서 그 진술이 막연하거나 일관성이 없어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없거나 그 신빙성에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밖에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공동피고인, 공소외 2 및 최인극의 각 진술 이외에는 달리 피고인이 기술부족으로 말미암아 공장을 제대로 가동시킬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공소사실과 같은 방법으로 금원을 편취하였다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를 찾아보기 어렵다.

나. 다음으로 위 (나)항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검찰이래 원심공판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위 금 5,000,000원을 후에 동업결산시 자신이 받을 돈에서 변제하려고 차용한 것이지 공소외 2를 속인 적이 없다며 위 공소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고, 기록을 살펴보면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위 공소외 2,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이 있을 뿐인바 공소외 2,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신빙성이 의심스러운데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2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돈이 좀 복잡해서 그렇다"면서 빨리 돈 정리가 되어야 공장에 내려가 일을 할 수가 있다며 "500만원만 빌려달라 .1년 후에 갚겠다. 매월 1부 이자를 드리겠다"고 하여 공소외 2가 피고인으로부터 차용증을 받고 위 돈을 빌려주었다는 것이고(수사기록 211,212면),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은 공소외 2로부터 위와 같은 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것인바, 공소외 2의 진술이 사실이고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당초 말하였던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공소외 2 부부와 동업으로 위 회사를 운영하기로 하여 동업에 의한 생산활동이 이루어지면 상당액의 보수를 받게 되어 있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과 공소외 2 부부의 관계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2나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금원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공소외 2를 속여 이를 편취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결국 피고인에 대한 위 각 사기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한 것은 증거가치에 대한 판단을 그르쳤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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