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2] 정리해고에 관한 노사분쟁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 쟁의행위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3] 정리해고 철폐 등 고용안정이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되는지 여부(적극)
[4]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 제2항 소정의 조정전치주의에 위반한 사실만으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되는지 여부(소극)
[5]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쟁의행위를 제외한 단체행동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6] 노동법개정투쟁을 위한 파업이 헌법 제33조 제1항 소정의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범주 내에서 행해진 경우, 정당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근로자의 쟁의권행사는 그것이 정당할 때에 한하여 형법상 위법성이 부정되어 처벌되지 않는 것인바, 쟁의행위의 정당성은, 첫째로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에 의하여 행해진 것이어야 하고, 둘째로 노사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개선에 관한 구체적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에 개시하고, 넷째로 쟁의권의 행사방법은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는 것이어야 함은 물론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야 할 것임은 노사관계의 신의칙상 당연하며, 사용자의 기업시설에 대한 소유권 기타의 재산권과도 조화를 기해야 하고, 폭력의 행사는 신체의 자유, 안전이라는 법질서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고, 특히 쟁의권이 노동력의 집단적 거래로서의 측면을 갖는 단체교섭에 있어서 그것을 집단적으로 이용시키지 않게 함으로써 경제적 압력을 넣는 권리이고, 또한 이러한 경제적 압력을 유지, 강화시키기 위하여 사용자가 다른 노동력을 사용하거나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을 방해하는 권리인 것이므로 쟁의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행위로서의 ‘쟁의행위’는 근로자 집단이 그 주장의 시위나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완전 또는 불완전하게 정지하거나, 또한 필요에 따라 이 근로정지를 유지하기 위한 피켓팅이나 사용자와의 거래를 거부하라고 호소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2]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5호 에서는 ‘해고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를 노동쟁의의 정의로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는 해고에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도 포함되는 점,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에 있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유무는 사용자가 우선 판단할 사항이나 경영사항이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은 단체협약의 대상사항이 되는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데다가 실업자인 근로자는 근로제공을 전제로 한 임금을 받을 수 없고 근로제공을 통하여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사용자와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종업원인 근로자에 비하여 실업자인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열악하다 할 것이어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에 관한 사항은 단체협약의 대상이 되는 점,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이외에도 해고회피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기준 및 대상자 선정, 해고회피노력에 있어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하여야 하는바 해고회피방법과 해고대상자 선정 등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인 점, 사용자가 해고회피노력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노사간의 의견이 볼일치하는 경우 노동조합은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해석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리해고에 관한 노사분쟁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 쟁의행위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
[3] 정리해고철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부정하는 점에서 일응 과도한 주장이라고 불 수 있으나 이는 단체교섭과정에서 근로시간 단축 등 해고회피절차의 이행 또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대상자의 축소 등 노동조합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쟁의전술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노동조합이 정리해고불실시 등 만도기계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단체교섭의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이지 노동조합측으로부터 과다한 요구가 있었다고 하여 막바로 그 쟁의행위의 목적이 부당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정리해고철폐는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한편 해고회피노력의 강화·해고기준 및 해고대상자 선정 등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관한 기타 사항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 또한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 할 것이어서, 결국 정리해고 등 고용안정은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4]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 제2항 은 조정(조정)전치주의를 선언하고, 같은 법 제91조 제1호 는 이를 위반한 경우의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조정(조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노동관계 당사자 간에 노동관계에 관한 주장이 일치하지 아니할 경우에 노동관계 당사자가 이를 자주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조력함으로써 쟁의행위를 가능한 한 예방하고 노동쟁의를 신속·공정하게 해결하기 위한 행정서비스인 점(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9조 ),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도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조정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가능한 점, 위와 같은 조정전치제도의 취지는 구 노동쟁의조정법(1997. 3. 13. 법를 제5306호로 폐지된 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14조 에 규정된 냉각기간제도의 취지와 같이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여 쟁의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고 또 쟁의발생을 사전예고케 하여 손해방지조치의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으며 쟁의행위 자체를 적극적으로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조정전치규정에 위반함으로써 벌칙적용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 이것만으로 바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된다고 볼 것이 아니라 그 위반행위로 말미암아 국민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는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 지의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살펴서 그 정당성 유무를 가려야 할 것이다.
[5]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쟁의행위를 제외한 단체행동은 그것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 형법 제20조 에 의하여 그 위법성이 부인되는 것인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쟁의행위를 제외한 단체행동이 정당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또는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또는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및 단체행동의 필요성·조합원수·단체행동의 성질·단체행동의 시간대 및 사용시간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그 적정성이 인정되는 경우 이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사업장내의 조합활동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6] 노동법개정투쟁을 위한 파업은 사용자를 상대로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한 노동쟁의는 아니고 국회 내지 국가기관을 상대로 노동법 등의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일종의 정치적인 목적의 단체행동이라 할 것이나, 노동법 개정 등은 근로자 내지 노동조합의 경제적·사회적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므로 노동법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기본권의 행사의 일종인 순수한 정치적 목적의 쟁의행위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근로자나 노동조합의 경제적·사회적 이익과 관련된 단체행동으로 보아야만 할 것이고, 따라서 위 단체행동이 헌법 제33조 제1항 소정의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범주 내에서 행해진 것이라면 이는 위 헌법 조항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소정의 '기타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여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참조조문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 , 제37조 , 제41조 , 제42조 [2]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5호 , 제6호 [3]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5호 [4]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 제45조 제2항 , 제49조 , 제91조 제1호 , 구 노동쟁의조정법(1997. 3. 13. 법률 제5306호로 폐지된 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14조 [5]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 제4조 , 형법 제20조 , 헌법 제33조 제1항 [6]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 제4조 , 형법 제20조 , 헌법 제33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0. 5. 15. 선고 90도357 판결 (공1990, 1306) 대법원 1991. 5. 24. 선고 91도324 판결 (공1991, 1817)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1959 판결 (공1996상, 839) [2]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34523 판결 (공1992, 1839) 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공1996상, 1552) [3]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공1992, 927) [4] 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누4006 판결 (공1991, 1654) [5]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도613 판결 (공1994상, 1137)
피 고 인
피고인 1외 7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및 검사
검사
신호철
주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2.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3. 원심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피고인 1, 2, 3, 4에 대하여 각 50일씩을, 피고인 5, 6, 7에 대하여는 각 40일씩을, 피고인 8에 대하여는 27일을 위 각 형에 각 산입한다.
4.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5.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제3의 가.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 2, 3, 4에 대한 판시 제1의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1, 5, 8, 6, 7에 대한 판시 제2의 업무방해의 점은 각 무죄
6.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가.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의 단체행동 및 쟁의행위는 목적, 절차, 수단,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정당성이 인정되므로 각 업무방해의 점은 각 무죄를, 정당한 파업을 행하고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무리한 경찰권의 행사는 위법하므로 이를 저지하기 위한 피고인들에 대한 각 특수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각 무죄를 각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하고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에는 단체행동, 쟁의행위의 정당성, 공무집행의 정당성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이 ‘노동법개정’ 등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하여 파업을 강행한 점, 폭력적이고 위력적인 수단을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판단
가. 검사의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은 만도기계주식회사 노동조합 문막지부의 조합원으로서 위 노동조합은 1987. 8. 14. 결성되어 민주노총 계열의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에 가입되어 있는 노조로서 아산시 탕정면 소재 아산사업본부에 본조를 두고 원주시 등 7개 사업장에 7개 지부를 두고 있으며 그 중 문막지부는 조합원이 942명인바,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데 있어야 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쟁의행위를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 결정 및 노동쟁의발생신고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한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고 비폭력적일 것 등 목적, 절차, 수단이 정당할 것을 요함에도, 위 노동조합은 1997. 11. 일자불상경부터 민주노총 및 금속연맹의 지침에 따라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과 관련 없는 ‘정리해고 철폐, 노동법개정’ 등 정부노동정책에 대하여 파업을 하였고, 위 회사가 1997. 12. 6. 최종 부도처리된 후에는 고용조정 및 체불임금 청산문제로 노사간 갈등을 빚어 오다가 1998. 2. 23. 노사간에 ‘회사와 조합은 노사간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고용안정을 도모하며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기본원칙 아래 ‘회사는 인위적인 인원감축을 실시하지 않는다. 조합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며 회사와 조합은 회사 조기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 추진한다’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으나, 그 후에도 극심한 불황이 계속되면서 회사에서는 3회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한편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 방침을 세우고, 노조에서는 ‘정리해고철회, 임금 감소 없는 근로시간 단축’ 등을 내세워 양측이 대립양상을 보여 왔고,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1998년도 임금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금속연맹에 위임하였고, 교섭권을 위임받은 금속연맹은 1998년도 임금협약안 외에 고용협약안 등을 제시하면서 중앙교섭을 요구하였으나 회사측은 내부현안문제를 임금에 관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할 수 없고, 금속연맹에 대한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와 총회 의결 없는 교섭대표자의 체결권 행사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며 교섭에 차질이 생기자, 금속연맹은 1998. 4. 28. 회사측의 교섭불응을 이유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양측의 교섭미진을 이유로 조정안 제시 등 실질적인 조정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하고 노사 양측에 자주적인 교섭을 충분히 가질 것을 권고하면서 조정종결결정을 하여 사실상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상태여서, 쟁의행위의 정당성과 적법성을 인정할 수 없음에도, 피고인들은 민주노총 및 금속연맹의 파업지침에 따라 노조원들로 하여금 파업에 돌입하도록 조합원들을 적극 선동할 것을 결의하는 한편, 본조의 파업지침에 적극 동참하면서 조합원들을 선동하기로 결의하고,
1. 피고인 2, 3, 4는 별지 일람표 (1) 기재와 같이,
2. 피고인 1, 5, 8, 6, 7은 별지 일람표 (2) 기재와 같이,
3. 가. 피고인들은 1998. 9. 12. 18:00경부터
각 조업을 거부하여 위력으로써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으로,그 요지는 피고인들이 행한 일련의 행위는 노동법개정, 정리해고( 근로기준법 제31조 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이 정리해고라는 용어를 일관하여 사용해 온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행위를 설시하는 부분에서는 위 법규정에 불구하고 정리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의 철폐 등으로서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하고, 조정절차를 사실상 거치지 아니하여 쟁의행위에 관한 절차 또한 정당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피고인들의 단체행동은 정당성이 결여되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점에 있다.
나. 당원이 인정하는 사실관계
원심이 적법하게 거시한 증거에 기록에 첨부된 자료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들은 만도기계주식회사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 문막지부의 조합원들인데 위 노동조합은 1987. 8. 14. 결성되어 민주노총 계열의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금속연맹이라 한다)에 가입되어 있는 노조로서 아산시 탕정면 소재 아산사업본부에 본조를 두고 원주시 등 7개 사업장에 7개 지부를 두고 있으며 그 중 문막지부는 조합원이 약 940여명이다.
(2) 만도기계주식회사(이하 만도기계라 한다)는 원래 1962. 10. 1. 주식회사 현대양행이라는 상호로 자본금 5,000,000원에 설립되어 1980. 2. 28. 현재 상호로 상호변경이 되었고, 현재 자본금은 금 40,750,000,000원, 1996년도 매출액은 금 1,250,000,000,000원 상당으로 공조기기, 공작기계, 제동장치, 조향장치 등을 제조하는 한라그룹계열의 회사로서, 1997년도에는 3/4분기까지 약 900억원의 경상이익을 내었으나, 한라중공업 등 계열회사에 대하여 금 3,530,000,000,000여원의 지급보증을 하는 바람에 1997. 12. 6. 부도처리되었고(한라그룹 전체부도금액 약 6조원 중 만도기계주식회사는 금 1,360,000,000,000여원의 부도가 남), 그 후 정상적 경영 불가능·매출감소 등으로 인하여 1997년도 12월분 상여금 100%, 1998년도 설 상여금 100% 등 임금을 체불하였으며, 수원지방법원은 만도기계에 대하여 1998. 4. 15. 화의개시를, 같은 해 10. 16. 화의인가를 각 결정하였다.
(3) 노동조합은 1998. 1. 7. 사용자인 만도기계에 대하여 정리해고철폐·해고회피조치강화 등 고용안정과 체불임금 청산을 주장하면서 이를 위한 특별보충교섭을 요구하여 같은 달 12. 노사간에 1차 교섭이 이루어졌고, 만도기계는 체불상여금의 지급기유예, 기존상여금의 포기, 체불임금 일부의 자진반납 등을 요구하여 주장이 일치되지 아니하자 노동조합은 1998. 1. 15.부터 같은 해 2. 23.까지 부분파업을 실시하였으며 {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2 내지 6}, 만도기계와 노동조합은 1998. 2. 23. 회사의 인위적인 인원감축 미실시, 회사의 합병·분할·매각 등 중대한 경영상의 결정사항이 발생할 경우 고용승계 및 단체협약 승계 보장, 노동조합의 회사 정상화를 위한 협력, 회사와 노동조합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방안의 모색·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해 3. 3. 생산계획 격감으로 인한 순환휴무실시, 휴무기간 중 통상임금 70% 지급, 관리직의 생산현장 미투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고용관련부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4) 그후 1998. 3. 23.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규약 제37조의 규정에 따라 대의원대회를 통하여 임금협상에 관한 교섭권을 금속연맹에 위임하기로 하여 위 금속연맹은 같은 달 30. 1998년도 임금인상 요구안을 만도기계에 통지하였고, 같은 달 31. 중소기업회관에서 1차 중앙교섭을 시도하는 등 1998. 4. 21.까지 4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시도하였으나, 만도기계는 내부현안문제를 임금에 관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할 수 없고, 금속연맹에 대한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와 총회의결 없는 교섭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 행사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며 교섭장소에 불참하는 등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여 중앙교섭이 결렬되었다.
(5) 노동조합은 1998. 4. 17. 주 4일 근무 등 근로시간단축, 월 1일의 무급휴가부여, 토요일에 한하여 반일휴가제를 도입하고 이를 월차휴가로 대체, 복리후생비 축소, 체불상여금의 청산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고용안정과 생활안정 및 회사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제출하였으나, 만도기계는 같은 달 21. 노동조합에 대하여 희망퇴직실시, 연월차휴가의 적극사용, 경영정상화까지 필수항목 제외한 복리후생지원의 중단, 임금 5%삭감, 체불상여금 100%반납 등 임금 삭감 등을 내용으로 하는 회사조기정상화와 고용안정방안을 제출하는 등 고용안정방안에 관한 노사간의 주장이 일치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노동조합은 1998. 4. 28.부터 같은 해 9. 3.까지 부분파업 또는 전면파업을 실시하였다{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8 내지 14, 16 내지 22, 24 내지 41, 별지 일람표 (2) 기재 1 내지 15, 원심판시 제3의 가.}.
(6) 노동조합은 1998. 4. 23., 금속연맹은 같은 달 28. 각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조합에 대하여는 1998. 4. 30. 98조정18호로, 금속연맹에 대하여는 1998. 5. 8. 98조정19. 20. 22, 23호로 노사 양측의 교섭미진으로 인하여 당사자간 쟁점사항에 대하여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합의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없어 이를 노동쟁의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조정안 제시 등 실질적인 조정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하고 노사 양측에 자주적인 교섭을 충분히 가질 것을 권고하면서 조정종결결정을 하였다.
(7) 그후 만도기계는 위 고용안정협약 체결에도 불구하고 1998. 7. 23. 노동조합에 대하여 고용조정방침을 통보하고, 같은 해 8. 23.에는 1,163명을 고용조정할 것을 통보하였다.
(8) 그동안 만도기계는 계열사(KAMCO) 보유지분 매각, 해외자본 유치 등을 추진하고, 1998. 5.에 1차 333명, 같은 해 7.에 2차 96명, 같은 해 9. 3차 329명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퇴직희망제를 실시하는 등 해고회피노력을 하였다.
(9) 피고인들은 정리해고철폐 등 노동법개정투쟁을 위한 조합원찬반투표를 위한 총회개최{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1}, 정리해고철폐 등 고용안정을 위한 쟁의의 개시에 관한 조합원찬반투표를 위한 총회개최{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15, 23}, 고용안정쟁취, 감원계획철회, 강제퇴직반대 등 고용안정 및 체불임금의 청산을 위한 파업{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2 내지 6}, 노동조합이 1998. 2. 23. 만도기계와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한 후 조합원 설명회를 위한 총회개최{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7}, 정리해고 철폐 등 고용안정, 고용합의서 이행촉구, 부실경영진 퇴진 등의 목적을 위한 파업{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8 내지 14, 16 내지 22, 24 내지 41, 별지 일람표 (2) 기재 1 내지 15, 원심판시 제3의 가.} 등을 행하는 과정에서 집단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
다. 판단
(1) 단체행동과 쟁의행위의 관계
헌법 제33조 제1항 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조 제6호 는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노조법 제3조 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노조법 제4조 본문은 형법 제20조 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 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을 종합하여 검토하면, 헌법이 규정하는 단체행동에는 노조법 제2조 6호 소정의 요건을 구비한 쟁의행위(이하 노조법상 쟁의행위라 한다) 및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근로자 단체의 행위 중 노조법상 쟁의행위를 제외한 단체행동(이하 협의의 단체행동이라 한다)이 있고( 대법원 1990. 5. 15. 90도357 판결 참조), 노조법상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는 노조법 제37조 , 제41조 , 제42조 등 노조법 소정의 규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되는 반면, 협의의 단체행동의 정당성 유무는 헌법 제33조 제1항 , 노조법 제1조 , 제4조 의 규정을 기초로 결정되는 점에서 그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나누어서 살펴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정리해고철폐 등 노동법개정투쟁을 위한 조합원찬반투표를 위한 총회개최{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1}, 정리해고철폐 등 고용안정을 위한 쟁의개시여부에 관한 조합원찬반투표를 위한 총회개최{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15, 23}, 노동조합이 1998. 2. 23. 만도기계와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한 후 조합원 설명회를 위한 총회개최{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7, 다만 이러한 행위는 쟁의행위의 일부 목표인 고용안정부분에 대하여만 협약이 체결되었고 나머지 임금부분에 대하여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쟁의행위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그 주된 목적이 이미 체결된 협약을 조합원에게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어서 협의의 단체행동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노동쟁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행위가 아닌 점, 그 목적이 정치파업, 쟁의행위 개시 또는 종료에 관한 노동조합의 민주적인 의사를 형성하기 위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각 협의의 단체행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도613 판결 참조), 그 나머지인 고용안정쟁취, 감원계획철회, 강제퇴직반대 등 고용안정 및 체불임금의 청산을 위한 파업{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2 내지 6} 및 정리해고 철폐 등 고용안정, 고용합의서 이행촉구, 부실경영진 퇴진 등의 목적을 위한 파업{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8 내지 14, 16 내지 22, 24 내지 41, 별지 일람표 (2) 기재 1 내지 15, 원심판시 제3의 가.}은 목적, 수단 등에 비추어 보면 노조법상 쟁의행위로 판단된다.
이하에서는 노조법상 쟁의행위와 협의의 단체행동을 나누어서 그 정당성 유무를 살펴보기로 한다.
(2) 노조법상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에 대한 판단
(가) 근로자의 쟁의권행사는 그것이 정당할 때에 한하여 형법상 위법성이 부정되어 처벌되지 않는 것인바, 쟁의행위의 정당성은, 첫째로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에 의하여 행해진 것이어야 하고, 둘째로 노사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개선에 관한 구체적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에 개시하고, 넷째로 쟁의권의 행사방법은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는 것이어야 함은 물론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야 할 것임은 노사관계의 신의칙상 당연하며, 사용자의 기업시설에 대한 소유권 기타의 재산권과도 조화를 기해야 하고, 폭력의 행사는 신체의 자유, 안전이라는 법질서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고, 특히 쟁의권이 노동력의 집단적 거래로서의 측면을 갖는 단체교섭에 있어서 그것을 집단적으로 이용시키지 않게 함으로써 경제적 압력을 넣는 권리이고, 또한 이러한 경제적 압력을 유지, 강화시키기 위하여 사용자가 다른 노동력을 사용하거나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을 방해하는 권리인 것이므로 쟁의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행위로서의 '쟁의행위'는 근로자 집단이 그 주장의 시위나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완전 또는 불완전하게 정지하거나, 또한 필요에 따라 이 근로정지를 유지하기 위한 피켓팅이나 사용자와의 거래를 거부하라고 호소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인바( 대법원 1990. 5. 15. 선고 90도357 판결 참조), 이하에서는 이 사건 각 노조법상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다만, 검사는 공소사실 중 모두사실에서 “노동쟁의발생신고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이라고 하여 마치 노동쟁의발생신고절차가 쟁의행위의 절차적 요건의 일부라고 본 듯 하나, 노동쟁의발생신고절차는 구 노동쟁의조정법(1997. 3. 13. 법률 제5306호로 폐지된 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16조 에 규정된 것이었으나 현행 노조법에서는 그 규정이 없어졌으므로 노동관계당사자의 노동쟁의발생신고의무는 없다 할 것이다].
(나) 목적의 정당성 유무
노동조합이 위 각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내세운 것은 임금 인상(1998. 4. 23. 이후 쟁의행위), 정리해고 철폐·감원계획 철회·강제퇴직 반대 등 고용안정 쟁취, 체불임금 청산, 고용안정협약의 이행 촉구, 부실경영인 퇴진 등이지만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그 주된 목적은 임금인상 또는 고용안정쟁취로 볼 수 있다.
우선 임금인상이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되는 것은 헌법 제33조 제1항 , 노조법 제1조 , 제2조 5호 , 6호 의 각 규정에 비추어 명백하므로, 다른 주된 목적인 고용안정이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정리해고 등 고용안정에 관한 노사분쟁이 쟁의행위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면, 노조법 제2조 5호 에서는 ‘해고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를 노동쟁의의 정의로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는 해고에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도 포함되는 점,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에 있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유무는 사용자가 우선 판단할 사항이나 경영사항이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은 단체협약의 대상사항이 되는바(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34523 판결 참조),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데다가 실업자인 근로자는 근로제공을 전제로 한 임금을 받을 수 없고 근로제공을 통하여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참조) 사용자와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종업원인 근로자에 비하여 실업자인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열악하다 할 것이어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에 관한 사항은 단체협약의 대상이 되는 점,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이외에도 해고회피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기준 및 대상자 선정, 해고회피노력에 있어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하여야 하는바 해고회피방법(이 사건에서 노동조합은 휴무제, 상여금삭감 등 임금, 근로시간에 관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과 해고대상자 선정 등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인 점, 사용자가 해고회피노력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노사간의 의견이 불일치하는 경우 노동조합은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해석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리해고에 관한 노사분쟁은 노조법상 쟁의행위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정리해고철폐 등 고용안정이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우선 정리해고철폐(이 사건에서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의 불실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부정하는 점에서 일응 과도한 주장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는 단체교섭과정에서 근로시간 단축 등 해고회피절차의 이행 또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대상자의 축소 등 노동조합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쟁의전술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노동조합이 정리해고불실시 등 만도기계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단체교섭의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이지 노동조합측으로부터 과다한 요구가 있었다고 하여 막바로 그 쟁의행위의 목적이 부당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점(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정리해고철폐는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한편 해고회피노력의 강화·해고기준 및 해고대상자 선정 등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관한 기타 사항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 또한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 할 것이어서, 결국 정리해고 등 고용안정은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또한 하나의 쟁의행위에서 추구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행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34523 판결 참조),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도 쟁의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참조), 이 사건 각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인 임금인상, 고용안정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각 쟁의행위의 목적의 정당성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가 없다 할 것이지만 이하에서는 부가적으로 부차적인 쟁의행위의 목적의 정당성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이 사건 쟁의행위의 부차적 목적인 체불임금청산에 관하여 보면, 미지급임금의 액수나 이행기는 이미 과거에 결정된 것이어서 체불임금의 액수에 관한 분쟁은 기존에 형성된 권리의 실행으로 노조법 제2조 5호 소정의 근로조건의 결정은 아니고 따라서 노동쟁의에 해당하지 아니하나(다만 조합원인 근로자들이 쌍무계약인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불이행에 대한 동시이행의 항변권 행사로써 근로제공을 거부하였다면 이는 그 자체로 정당하다 할 것이나 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고인들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이 사건에서는 만도기계는 기존상여금의 포기, 체불임금 일부의 자진반납 등을 요구한 반면 노동조합은 만도기계에 대하여 체불임금의 즉시 지급을 요구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경우 체불임금청산에 관한 분쟁에는 임금액, 지급기의 유예, 지연손해금의 포기 등 이행기가 도래한 임금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도 포함된다 할 것이어서 노동쟁의에 해당하고 따라서 체불임금청산도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된다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에서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부실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부차적인 것이고 주된 목적은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고서도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실시하려는 사용자에 대하여 이의 철회를 구하는 것이고, 결국 그 뜻은 조합원의 고용안정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면 이는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목적 또한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위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여 볼 때 임금인상, 고용안정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위 각 쟁의행위는 그 목적에 있어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다) 절차의 정당성 유무
먼저 조정절차와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하여 본다.
노조법 제45조 제2항 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의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 다만 제54조 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 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조정(조정)전치주의를 선언하고, 제91조 제1호 는 위 규정을 위반한 경우의 벌칙을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조정(조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노동관계 당사자간에 노동관계에 관한 주장이 일치하지 아니할 경우에 노동관계 당사자가 이를 자주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조력함으로써 쟁의행위를 가능한 한 예방하고 노동쟁의를 신속·공정하게 해결하기 위한 행정서비스인 점( 노조법 제49조 ),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도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조정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가능한 점, 위와 같은 조정전치제도의 취지는 구 노동쟁의조정법(1997. 3. 13. 법률 제5306호로 폐지된 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14조 에 규정된 냉각기간제도의 취지와 같이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여 쟁의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고 또 쟁의발생을 사전예고케 하여 손해방지조치의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으며 쟁의행위 자체를 적극적으로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조정전치규정에 위반함으로써 벌칙적용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 이것만으로 바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된다고 볼 것이 아니라 그 위반행위로 말미암아 국민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는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 지의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살펴서 그 정당성유무를 가려야 할 것인바( 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누400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노동조합은 1998. 4. 28. 이전에는 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별지 일람표 (1)기재 순번 2 내지 6, 8의 각 쟁의행위는 조정(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졌으나,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은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목적과 뒤에서 이 법원이 인정하는 바와 같은 쟁의행위의 결정방법·시간·장소·수단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고려해 볼 때 피고인들이 노조법 제91조 제1호 의 규정에 따라 처벌을 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노동조합이 위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조정(조정)을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특히 이 사건에 있어서 노동조합은 노조법 제29조 , 노동조합규약 제37조의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상급단체인 금속연맹에게 1998년도 임금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위임하였고 이에 따라 금속연맹이 만도기계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음에도 만도기계는 사용자들의 자주적인 의사에 따른 교섭단이 구성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단체교섭을 거부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당사자간 쟁점사항에 대하여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합의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노동쟁의가 아니라는 결정을 하였는바, 살피건대, 성실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단체교섭응락의무를 위반하여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한 이상 단체교섭의 전제가 되는 단체교섭의 당사자 내지 담당자, 교섭사항 등에 대한 노사간의 주장이 불일치하여 노동쟁의 상태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조정전치를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요건으로 파악하게 되면 이 사건과 같이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의 성실교섭의무위반으로 노사간의 실질적인 교섭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노동쟁의가 아니라고 결정하여 조정종결결정을 하거나 조정신청서를 반려하게 되면 조정은 성립할 수 없으며 결국 당사자는 조정전치의 요건을 충족할 수 없어 노동조합은 정당한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어 노동조합의 쟁의권이 부당하게 침해된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종결결정 이후에 이루어진 각 쟁의행위{별지 일람표 (1)기재 순번 9 내지 14, 16 내지 22, 24 내지 41, 별지 일람표 (2) 기재 1 내지 15의 각 쟁의행위 및 제3의 가.의 쟁의행위}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자주적인 교섭권고를 이유로 조정종결결정을 하였으나 조정(조정)은 당사자 사이의 자주적인 해결에 노동위원회가 조력하는 제도인 점, 노조법 제45조 , 제54조 의 규정의 해석상 조정종결원인과 관계 없이 조정이 종료되었다면 노조법 제5장 제2절의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종결결정 이후에 이루어진 위 각 쟁의행위는 노조법 제45조 소정의 규정에 따라 조정절차를 거친 이후에 이루어진 쟁의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이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은 당연히 인정된다 할 것이다.
(라) 기타 정당성 유무
위 각 쟁의행위는 노동조합원들의 비밀·무기명 투표 절차를 거쳐 만도기계와 단체교섭이 개시된 이후에 이루어진 점, 쟁의행위가 이루어진 장소는 문막사업본부 내의 구내식당·분임토의실·조향광장·교육장, 문막사업장 이외의 원주시, 대전광역시 소재 대전지부·대전역 등으로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이나 이에 준하는 시설 및 직장의 전면적·배타적 점거가 아닌 부분적·병존적으로 이루어진 점, 쟁의행위과정에서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지 아니한 점(다만 기록에 의하면 일부 조합원들이 희망퇴직실시에 관한 만도기계의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 사건 심판대상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한 만도기계의 생산활동에 관한 업무방해의 점에 한정되므로 이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희망퇴직실시에 관한 업무방해의 점은 판단을 하지 아니한다), 파업이 부분파업 또는 전면파업으로 쟁의권의 행사방법이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쟁의행위의 주체, 방법, 수단은 각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마)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쟁의행위는 모두 정당하다 할 것이고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인들의 각 업무방해의 점은 위법성이 조각되어 죄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3) 협의의 단체행동의 정당성 유무에 대한 판단
(가) 협의의 단체행동(조합활동을 포함한다)은 그것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조법 제4조 , 형법 제20조 에 의하여 그 위법성이 부인되는 것인바, 협의의 단체행동이 정당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또는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또는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및 단체행동의 필요성·조합원수·단체행동의 성질·단체행동의 시간대 및 사용시간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그 적정성이 인정되는 경우 이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사업장내의 조합활동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도613 판결 참조).
(나) 우선 정리해고철폐 등 노동법개정투쟁을 위한 조합원찬반투표를 위한 총회개최{별지 일람표 (1) 기재 순번 1}의 정당성에 관하여 본다.
먼저 노동법개정투쟁이 정당한 단체행동의 목적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면, 노동법개정투쟁을 위한 파업은 사용자를 상대로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한 노동쟁의는 아니고 국회 내지 국가기관을 상대로 노동법 등의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일종의 정치적인 목적의 단체행동이라 할 것이나, 노동법 개정 등은 근로자 내지 노동조합의 경제적·사회적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므로 노동법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기본권의 행사의 일종인 순수한 정치적 목적의 쟁의행위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근로자나 노동조합의 경제적·사회적 이익과 관련된 단체행동으로 보아야만 할 것이고, 따라서 위 단체행동이 헌법 제33조 제1항 소정의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범주 내에서 행해진 것이라면 이는 위 헌법 조항 및 노조법 제4조 소정의 ‘기타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여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노동조합은 정리해고에 관한 노동법개정투쟁을 단체행동의 목적으로 하였고,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규정한 법률은 근로기준법(1997. 3. 13. 법률 제5309호로 제정되고, 1997. 12. 24. 법률 제5473호로 1차 개정되고, 1998. 2. 20. 법률 제5510호로 개정된 것)인바, 위 법에서 정한 기준은 최저기준으로서( 위 법 제2조 ) 위 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취업규칙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가 되는 점( 위 법 제22조 제1항 , 제100조 ), 사용자의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고( 위 법 제30조 제1항 ) 이를 위반한 사용자에게 벌칙이 부과되는 점( 위 법 110조 ),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의 경우 제31조 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등 일정한 요건을 구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위 법이 제정될 때부터 노동조합이 노동법개정투쟁을 전개하기로 한 때까지 위 법 부칙 제1조 단서에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에 관한 제31조 의 규정은 공포일 (1997. 3. 13.)로부터 2년이 경과한 날로부터 시행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던 점(다만 위 부칙 단서는 1998. 2. 20. 제2차 개정 때 삭제되었다),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점, 실업자인 근로자는 근로제공을 전제로 한 임금을 받을 수 없고 근로제공을 통하여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참조) 사용자와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종업원인 근로자에 비하여 실업자인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열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리해고철폐 등 노동법개정을 위한 단체행동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유지와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한 행위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과 같이 피고인들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정당성이 인정된 노동법개정에 관한 단체행동을 위한 찬반투표를 위하여 조합원총회를 개최한 행위 또한 노동법개정투쟁여부에 관한 노동조합 의사의 민주적 형성을 위한 것이어서 그 목적에 있어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노동조합에 의하여 이 사건 조합원총회가 개최된 점, 위 총회개최장소가 문막사업본부 내에 있는 구내식당인 점, 총회개최시간도 1997. 11. 4. 21:00부터 24:00까지 및 같은 해 11. 5. 13:30부터 17:30으로서 조합원 수가 940여명에 달하고, 조합원이 주간 및 야간근무조로 나누어져 있으며 노동법개정을 위한 단체행동에 들어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의견교환 등이 필요하였을 것이라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위 총회가 근무시간 중에 열렸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야간 3시간 및 주간 4시간이 필요 이상의 시간이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위 행위는 정당하다 할 것이다.
(다) 다음으로 노동조합이 1998. 2. 23. 만도기계와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한 후 조합원 설명회를 위한 총회를 개최한 행위{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7}의 정당성에 관하여 본다.
먼저 노동조합은 1998. 2. 23. 만도기계와 임금부분을 제외한 고용부분에 대한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조합원설명회를 개최하였는바, 이는 쟁의행위의 목표 일부를 달성한 후 나머지 목표달성을 위하여 쟁의계속 여부를 결정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위 설명회가 끝난 후 쟁의행위를 종료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결국 위 행위는 쟁의종료의사의 민주적 형성을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노동조합에 의하여 이 사건 조합원설명회가 개최된 점, 위 설명회개최장소가 문막사업본부 내에 있는 구내식당인 점, 설명회개최시간도 1998. 2. 23. 08:30부터 10:00까지로서 조합원 수가 940여명에 달하고, 쟁의행위를 계속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의견교환 등이 필요하였을 것이라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위 설명회가 근무시간 중에 열렸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1시간 30분이 필요 이상의 시간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쟁의행위의 일부 사항인 고용안정부분에 대하여만 협약이 체결되었고 나머지 임금부분에 대하여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쟁의행위의 성질을 일부 포함하고 있는 점, 쟁의행위의 종료를 결정하기 위한 조합활동은 쟁의실행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단결권 실현을 위한 일반적인 조합활동보다 정당성의 인정영역이 넓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위 행위는 정당하다 할 것이다.
(라) 마지막으로 쟁의개시여부에 관한 조합원찬반투표를 위한 총회개최행위{별지 일람표 (1) 기재 순위 15, 23}의 정당성에 관하여 본다.
먼저 정리해고철폐 등 고용안정 쟁취, 체불임금 청산, 부실경영진 퇴진 등의 쟁의행위의 목적은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정당하고 이러한 쟁의행위 개시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조합원찬반투표를 위한 총회를 개최하는 행위 또한 쟁의행위개시여부에 관한 노동조합 의사의 민주적 형성을 위한 것이라는 점, 위 총회가 노조법상 쟁의행위를 하기 위한 요건인 점( 노조법 제41조 제1항 ) 등을 종합하면 그 목적에 있어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노동조합에 의하여 이 사건 조합원총회가 개최된 점, 위 총회개최장소가 문막사업본부 내에 있는 구내식당 또는 조향광장인 점, 총회개최시간도 1998. 5. 13. 08:30부터 17:30까지, 같은 해 8. 10. 10:00부터 17:30 및 같은 날 21:00부터 다음날인 8. 11. 06:00까지로서 조합원 수가 940여명에 달하고, 조합원이 주간 및 야간근무조로 나누어져 있으며 쟁의행위를 개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의견교환 등이 필요하였을 것이라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위 총회가 근무시간 중에 열렸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위 소요 시간이 필요이상의 시간이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쟁의형성행위는 쟁의실행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단결권 실현을 위한 일반적인 조합활동보다 정당성의 인정영역이 넓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위 행위는 정당하다 할 것이다.
(마) 그렇다면 노동조합이 행한 일련의 위 단체행동은 모두 정당하므로 위 단체행동에 따른 피고인들의 행위 또한 정당하여 업무방해의 점은 위법성이 조각된다 할 것이다.
라.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제3의 가.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 2, 3, 4에 대한 판시 제1의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1, 5, 8, 6, 7에 대한 판시 제2의 업무방해의 점은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의 정당한 노조법상 쟁의행위 및 협의의 단체행동에 따른 피고인들의 각 행위가 정당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결국 죄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니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다.
3.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1998. 9. 3. 06:00경 피고인 2, 3, 4에 대하여 기히 발부된 체포영장의 집행을 위하여 원주경찰서장이 농성중인 노조원들에게 체포영장의 발부 및 집행사실을 통보한 다음 위 공장 정문을 통하여 전투경찰대원 및 경찰관 등 2,000여명이 위 공장에 진입하여 불법파업을 진압하려 하자, 피고인 1 등은 선두에서 바리케이트 등에 올라가 노동가와 구호를 제창하고, 피고인 7은 바리케이트 위에서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를 소지한 채 농성중인 노조원들을 선동하여, 진압경찰관 등을 향하여 위험한 물건인 돌을 던지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폭행하여 다중의 위력으로써 경찰관의 체포영장 등의 집행 및 시위진압과 관련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은 피고인들이 행한 일련의 파업은 모두 정당하므로 이를 불법파업이라는 이유로 발부된 위 체포영장의 집행을 위한 경찰의 직무집행은 위법하고 따라서 이를 저지하여 파업권을 보호하려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방위로써 정당하다는 것이다.
다. 당원이 인정하는 사실관계
기록에 첨부된 자료를 종합하여 검토하면, 만도기계의 위임을 받은 전기온은 1998. 5. 28. 원주경찰서에 피고인 4, 3, 2를 별지 일람표 (1)의 1 내지 16의 행위에 대하여 업무방해로 고소하였고, 이에 위 경찰서 사법경찰관 김호영은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1차 (1998. 5. 29.), 2차 (1998. 6. 5.), 3차 (1998. 6. 8.), 4차 (1998. 7. 3.), 5차 (1998. 7. 25.)에 걸쳐 원주경찰서에 출석하도록 출석요구서를 발송하였으나 위 피고인들은 노사간의 긴장상태가 해소된 이후에 출석하겠다는 내용증명우편을 수 회 보냈을 뿐 원주경찰서에 전혀 출석하지 아니한 사실, 위 피고인들이 3차례의 출석요구에 불응하자 경찰은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판사가 1998. 6. 12. 발부한 각 체포영장을 집행하고자 하였으나 유효기간인 같은 달 30.까지 위 피고인들을 체포하지 못하여 위 각 체포영장이 실효된 사실, 이에 경찰은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판사가 1998. 7. 1. 발부한 각 체포영장(유효기간 1998. 9. 30., 이하 ‘이 사건 각 체포영장’이라 한다)을 집행하고자 한 사실, 위 각 체포영장의 범죄사실은 위 피고인들이 별지 일람표 (1)의 1 내지 16과 같이 회사의 생산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라. 판단
살피건대, 체포영장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발부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 이 사건과 같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혐의사실이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그 정당성이 인정되어 죄가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판사가 이 사건 각 체포영장을 발부할 당시에는 위 피고인들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위 피고인들이 위 체포영장발부 당시까지 모두 3회에 걸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각 체포영장을 발부하였고 경찰이 체포영장의 발부 및 집행사실을 통보한 다음 이를 집행하려고 하였다면 그 직무집행은 정당하다 할 것이고, 피고인들이 경찰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저지하기 위하여 경찰관 등을 향하여 위험한 물건인 돌을 던지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폭행하였다면, 피고인들의 위 행위는 위법을 면하지 못한다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다.
4. 검사의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들이 쟁의행위 및 단체행동에 관하여 행한 일련의 행위가 정당한 점, 그 동기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한 것인 점, 만도기계 또한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 등을 참작하면, 원심이 피고인 1, 5, 8, 6, 7에 대하여 선고한 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각 형 및 피고인 2, 3, 4에 대하여 선고한 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각 형은 모두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제3의 가.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 2, 3, 4에 대한 판시 제1의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1, 5, 8, 6, 7에 대한 판시 제2의 업무방해의 점은 위법성이 조각되어 죄가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하고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업무방해의 점에 해당하는 부분은 모두 파기를 면치 못한다고 할 것이고, 이 파기되는 부분은 나머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과 사이에 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모두사실 및 제1, 2, 제3의 가.부분을 삭제하는 이외에는 모두 원심판결의 그것과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 제2조 제1항 , 형법 제260조 제1항 (폭행의 점), 형법 제144조 제1항 , 제136조 제1항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
2. 상상적 경합 (피고인들)
형법 제40조 , 제50조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상호간 : 형이 더 무거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3. 작량감경 (피고인들)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위 파기사유에서 설시한 정상을 각 참작)
4. 미결구금일수 산입 (피고인들)
5. 집행유예 (피고인들)
형법 제62조 제1항 (위 파기사유에서 설시한 정상을 참작)
무죄부분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제3의 가.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 2, 3, 4에 대한 판시 제1의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1, 5, 8, 6, 7에 대한 판시 제2의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은 이 판결 제2의 가. 공소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바,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의 정당한 노조법상 쟁의행위 및 협의의 단체행동에 따른 피고인들의 각 행위는 정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결국 죄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각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각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