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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15. 7. 3. 선고 2015누20312 판결
[관세등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에이엠엘코리아리미티드 유한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강찬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부산세관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인 담당변호사 이학수 외 1인)

변론종결

2015. 6. 12.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3. 6. 22. 원고에 대하여 한 관세 31,551,600원, 부가가치세 149,601,940원, 가산세 44,928,030원 합계 226,081,570원의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제1주장(원고가 실제 구매자인지 아니면 AML홍콩의 판매대리인인지 여부)

원고는 단순히 AML홍콩의 판매대리인으로서의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물품의 수입거래 및 국내 판매거래의 독립된 당사자로서 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그에 따른 이윤을 취득하는 독립적인 구매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고가 AML홍콩의 판매대리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제2주장(이 사건 물품의 수입에 관한 납세의무자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를 이 사건 물품의 실질적인 수입거래 당사자가 아니라 판매대리인에 불과하다고 하면서도, 원고를 이 사건 물품의 수입에 관한 관세 등의 납세의무자로 삼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관세 등의 납세의무자를 잘못 선정한 위법이 있다.

3) 제3주장( 관세법 제30조 제1항 적용 가부에 관하여)

이 사건 물품은 관세법 제30조 제1항 ,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제3호 의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관세법 제30조 제1항 에 따라 과세가격을 결정할 수 없으므로, 관세법 제31조 내지 35조 가 순차적으로 적용된다고 할 것인데, 관세법 제31 , 32조 에 부합하는 이 사건 물품과 동종·동질물품, 유사물품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이 사건 물품의 과세가격은 관세법 제33조 에 따라 정하여져야 한다. 그럼에도 관세법 제30조 제1항 을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4) 제4주장(과세가격 결정 방법에 관하여)

WTO 관세평가협정 권고의견 1.1 중 Ⅲ은 ‘공급자와 최종 구매자 간에(때로는 명목상 대리인과 최종 구매자간에) 이미 체결된 판매계약에 따라서 이루어진 분배목적의 대행수입은 협정 제1조(즉, 거래가격을 기초로 한 과세가격)에 따라 평가될 수 있는 거래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의하면 판매대리인에 의한 수입 거래의 경우 이미 체결된 판매가격에 따른 거래(원고와 국내 구매자들 사이의 거래)가 아니라 분배목적의 대행수입거래(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거래)를 기초로 과세가격이 결정되어야 함이 해석상 분명하므로,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거래금액(수입가격)을 관세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실제지급금액으로 보아 이를 과세가격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국내 구매자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구입대금을 관세법 제30조 제1항 의 실제지급금액으로 보아 과세가격을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AML홍콩과 원고의 회사 현황 및 관계

가) AML홍콩은 철강 원부자재인 합금철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회사로, 전 세계에 원고를 포함한 10개 지사가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망간 광산 개발권을 획득하여 현재 개발 중에 있다.

나) 원고의 주요 수입물품은 전기로에 의한 제강과정에서 불순물 제거를 위한 탈산제 또는 합금성분 첨가제 즉, 페로실리코 망간 및 페로망간인데, 원고는 2009년 이후 현재까지 AML홍콩을 통하여만 위 물품을 전량 수입하여 이를 현대제철, 동국제강, YK스틸 등 국내 제강업체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다) AML홍콩은 2013. 8. 현재 원고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원고와 AML홍콩의 대표는 ‘소외인’으로 동일인이다.

라)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이전가격 검토자료(AML Korea Limited Transfer Pricing Documentation, 이하 ‘T/P 검토 자료’라고 한다)의 2.2 원고의 기업 개요 항목에는 ‘원고는 한국 시장에서의 망간 관련 제품의 분배(distribution)에 주로 관여하고, AML홍콩에 판매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AML그룹의 한국 내 주요 고객은 현대철강, 동국제강, YH스틸, 대한철강 등이다. AML홍콩은 2012. 5. 31.까지 국내에 3명을 고용하였고, 이들은 이 사건 물품에 대한 판매, 판촉,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책임진다.’고 기재되어 있고, 3.1.6. 운영과 재정, 법규, 인사관리 항목에는 ‘원고는 지역의 일반적 운영과 인력관리를 담당하고, AML홍콩은 원고의 인재채용에 관여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마) 또한 위 T/P 검토 자료에 의하면,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총 3가지 거래유형을 예정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① AML홍콩의 판매 : 원고의 판매 지원 서비스, ② AML홍콩의 판매 : Buy-sell transactions, ③ AML홍콩의 구매 : 원고의 구매 지원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위 자료에는 ‘원고는 자금조달, 판매계약의 시기와 지불방법 등 다양한 사실관계에 따라 고객에게 ① 또는 ② 2가지 방법으로 제품을 판매한다’고 규정하면서, 한국 시장으로의 간접적인 판매(원고를 통한 수출)의 경우(②의 판매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한국 내 고객이 외국통화 결제를 적용하지 않는 경우 또는 한국 내 고객이 수입통관을 위한 노력을 절감하기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발생하는 거래형태에 불과하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실제 원고와 AML홍콩 사이에는 위 ②의 방식으로 대부분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2) 원고의 이 사건 물품에 대한 수입신고 가격 및 국내 구매자들에 대한 판매가격 결정 과정

가) 현대제철, 동국제강, YK 스틸 등 국내 구매자들은 이 사건 물품의 공급과 관련하여 원고를 비롯한 국내외 여러 공급자들에게 경쟁입찰 참가를 위한 입찰초청공문을 발송한다.

나) 이에 국내 구매자들은 이 사건 물품을 구매하기 위하여 원고를 비롯한 수개의 공급자로부터 경쟁입찰방식에 따라 입찰가격을 제안받은 후 최저 입찰가를 제시한 공급자와 계약을 체결하게 되고, 원고가 위 경쟁입찰에 참가하여 최저 입찰가로 낙찰을 받게 되면, 원고는 AML홍콩으로부터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하여 국내 구매자에게 공급하게 된다.

다) 국내 구매자들과의 판매계약 상의 인도조건은 주1) DDP 지정장소(국내 구매자들 공장의 원료 하치장) 인도조건으로 결정되고, 그 판매가격은 이 사건 물품의 국제광물 거래시장 가격인 주2) CRU 가격에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과 관세 등 수입비용 및 운반비 등의 부대비용을 가산하여 결정되므로, 경쟁입찰에서 판매자로 낙찰받기 위하여는 위 CRU 가격 대비 할인율을 경쟁업체에 비하여 높게 책정하여야 한다.

라) 한편, 원고는 국내 구매자들과의 경쟁입찰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가격을 결정함에 있어 AML홍콩의 지시를 받고 있고, 피고가 확보한 AML홍콩이 원고에게 발송한 국내제강업체 입찰 가격 결정 관련 이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일부 기재되어 있다.

본문내 포함된 표
○ 먼저 톤당 원화 1,180,000원에서 시작하십시오.
○ 이후에 우리측(AML홍콩)에서 원고와 얼마에 가격을 매길지 결정할 것이다.
○ 1% 할인에서 시작하여, 나중에 1.5%, 최하 2.0%까지 가격할인을 시도하세요.
○ (생략) ~ 한 방식으로 한국철강과 협상에 임하십시오.

마)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낙찰가격(원고와 국내 구매자 사이의 매매대금)이 결정되면 위 낙찰가격에서 원고의 마진(1~2%), 관세 등 수입항 도착 후 제비용 등을 제외한 가격이 원고와 AML홍콩의 수입가격(CIF 조건)으로 책정된다.

3)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매매(수입)계약 내용

가) 원고와 AML홍콩 사이에 체결된 매매(수입)계약서 제11, 12항에 의하면, 도착항에서의 품질검사는 원고가 아닌 최종구매자인 실수요자가 실시하도록 하고 있고, 선적지에서의 수출시 실시한 검사결과와 실수요자의 검사결과가 다르게 나올 경우에는 실수요자가 실시한 검사결과를 수용하되, 수출자가 실수요자의 검사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제3자에 의하여 검사를 실시하고 그 비용은 수출자인 AML홍콩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으며, 중량검사 항목에서 중량도 수입지의 독립된 감독관(surveyor)에 의하되, 관련 비용은 수출자인 AML홍콩이 부담하도록 기재되어 있다.

나) 또한 위 계약서 제13항에 의하면, AML홍콩이 지정된 납기일에 납품하지 못한 경우 일주일마다 지체상금율(구매자와 최종수요자간에 계약된 계약 수량 × 구매자와 최종수요자간의 계약단가의 1/100)을 현금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원고와 국내 구매자 사이에 체결한 판매계약서 상의 지체배상 조항과 그 내용이 완전히 동일하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 을 제3호증, 을 제6호증, 을 제8호증, 을 제9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제1주장에 대하여

가) 관세법 제30조 제1항 은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대하여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가격을 기초로 정하고 있는데, 위 과세가격을 결정함에 있어 핵심적인 대상인 구매자와 판매자에 대한 정의는 관세법 상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수입거래에 있어서 판매자와 구매자란 실질적으로 자신의 계산과 위험 부담 하에 수입거래를 하는 자들을 의미하는바, 구매자는 수입거래에 있어 스스로 수입물품의 품질·수량·가격 등을 결정하고, 하자·수량부족·사고·불량채권 등에 위험을 부담하는 자를 말한다. 즉 구매자로 볼 수 있으려면, 원하는 가격으로 물품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어야 하고, 스스로 고객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수출자(판매자)와 협의 없이도 고객과 독자적으로 가격 기타 판매조건 등을 협상할 수 있어야 하고, 재고 발생 등의 손실 위험 등을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전형적인 수입거래에 있어서는 물품의 수입자가 구매자가 되지만, 위와 같은 결정권한이나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 판매대리인 혹은 수입대행자는 구매자가 아니다. 특히 WTO 관세평가협정에서도 판매대리인에 대하여 ‘판매자의 계산으로 활동하는 자로 고객을 물색하고 주문을 받으며 어떤 경우에는 물품에 대한 보관 및 운송을 주선할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위 법리 및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물품의 실질적 구매자인지 아니면 AML홍콩의 판매대리인에 불과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AML홍콩의 자회사로서 대표가 동일하고, 인사 및 조직관리 역시 AML홍콩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등 AML홍콩의 사실상 지배하에 있는 점, ②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총괄적 계약관계를 규정한 T/P 검토 자료에는 원고를 ‘한국 시장에서의 망간 관련 제품의 분배에 관여하고, AML홍콩에 판매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라고 명시하고 하고 있고, 원고가 실질적인 구매자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드는 buy-sell 거래유형이 이루어지는 이유가 한국 내 고객이 수입통관을 위한 노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된 역할은 AML홍콩의 판매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 점, ③ 만일 원고가 이 사건 물품의 수입거래에 있어 판매자 겸 수출자인 AML홍콩에 대응하는 독자적인 구매자라면, 원고는 당연히 구매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판매 대상인 국내 구매자들과 사이에 독자적인 가격협상의 과정을 거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이나, 실제 원고는 국내 구매자들과의 입찰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독자적으로 입찰가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AML홍콩으로부터 가격협상에 관한 구체적인 전략 등을 지시받은 후 그 지시에 따라 입찰 가격을 조정하는 등 가격결정에 있어 수동적인 위치에 있었던 점, ④ 원고는 AML홍콩 사이에 수입가격을 결정함에 있어서도, 구매자로서 독자적인 가격 협상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라, 앞선 과정에 따라 원고와 국내 구매자들 사이에 입찰 가격이 확정되면, 위 입찰가격에서 원고의 마진(1~2%)과 수입항 도착 후 발생하는 운송비, 관세 등을 제외한 금액을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수입가격으로 기계적으로 산출하고 있는 점, ⑤ 원고는 AML홍콩의 지시 아래 AML홍콩의 재고 유무에 따라 이 사건 물품에 대한 실수요자들인 국내 구매자들의 입찰에 응하고 있는 등 이 사건 물품에 대한 수입신고를 할 당시 이미 실수요자들이 확정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원고가 실질적으로 재고 관리에 대한 위험을 직접적으로 부담하는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⑥ 원고는 국내 구매자들과 사이에서 이 사건 물품의 판매계약에 따른 지연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기는 하나,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수입계약에서 원고의 국내 구매자들에 대한 지연손해배상책임과 완전히 동일한 범위에서 AML홍콩이 원고에 대하여 지연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원고는 이 사건 물품의 납품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 점, ⑦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수입물품 대금결제방식에 나타난 바와 같이 원고가 국내 구매자들로부터 물품대금을 수령한 후 3일 이내에 AML홍콩으로 수입대금을 송금하도록 하고 있어 이 사건 물품에 대한 대금결제에 따른 위험 부담이 전혀 없는 점, ⑧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수입계약 상에는 도착항에서의 품질 검사를 원고가 아닌 실수요자인 국내 구매자들이 하도록 하고 있는 점 등 비추어 보면, 원고는 수출입거래의 구매자가 아니라 AML홍콩의 국내 판매지원을 위한 법인으로서 국내 구매자들의 수입통관 상의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하여 이 사건 물품을 AML홍콩으로부터 수입하여 국내 구매자들에게 전달하여 주는 ‘판매대리인’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제1주장은 이유 없다.

2) 제2주장에 대하여

가) 관세법 제19조 제1항 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관세의 납세의무자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1호 에서 ‘수입신고를 한 물품인 경우에는 그 물품을 수입한 화주’를 규정하고 있고, 다만 그 화주가 불분명할 경우에 한하여 ‘가. 수입을 위탁받아 수입업체가 대행수입한 물품인 경우 : 그 물품의 수입을 위탁한 자, 나. 수입을 위탁받아 수입업체가 대행수입한 물품이 아닌 경우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업서류에 적힌 수하인(수하인), 다. 수입물품을 수입신고 전에 양도한 경우 : 그 양수인’을 납세의무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말하는 ‘물품을 수입한 화주’라 함은 그 물품을 수입한 실제 소유자를 의미하고, 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수출자와의 교섭, 신용장의 개설, 대금의 결제 등 수입절차의 관여 방법, 수입화물의 국내에서의 처분·판매 방법의 실태, 수입으로 인한 이익의 귀속관계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두8442 판결 ).

나)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물품에 대한 선하증권 및 수입 관련 서류에는 모두 원고가 화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원고는 신용장의 개설, 대금의 결제 등 수입절차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였고, 판매대리인으로서 마진(수입가격의 1~2%)까지 취득한 점, ③ AML홍콩의 판매대리인인 원고는 무역거래상 독립적 수입거래의 주체로서 스스로 수입신고를 하고, 그에 대한 관세를 납부한 점, ④ 납세의무자에 대한 규정은 아래에서 볼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규정과 다른 차원의 문제인 점, ⑤ 국내 구매자들은 원고에 의하여 통관된 이 사건 물품을 일반 구매계약에 따라 구매하는 자로서, 관세법 등에서 규정하는 수출입 무역거래의 주체가 아닐뿐더러 국내구매자들은 이미 관세 등을 포함한 이 사건 물품에 대한 대금을 모두 원고에게 지급한 점, ⑥ 달리 이 사건의 경우 화주가 불분명하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물품의 수입화주로 관세의 납세의무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따라서 원고의 제2주장도 이유 없다.

3) 제3주장에 대하여

가) 과세가격 결정 방법을 규정한 관세법 제30조 내지 35조 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이하 “WTO”라고 한다)의 관세평가협정 제1조 내지 제8조를,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는 WTO 관세평가협정 권고의견 1.1을 그대로 국내법으로 수용한 것이다. 따라서 관세법 제30조 내지 35조 ,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WTO가 WTO 관세평가협정의 해석기준으로 제시한 WTO 관세평가협정 권고의견이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관세법 제30조 제1항 (WTO 관세평가협정 제1조와 같다)은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대하여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가격에 구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와 중개료(다만, 구매수수료는 제외한다) 등의 금액을 더하여 조정한 거래가격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관세법 제30조 제1항 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해당하여야 할 것인데,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WTO 관세평가협정 권고의견 1.1과 같다)는 ‘수출자의 책임으로 국내에서 판매하기 위하여 수입하는 물품( 3호 )’의 경우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하는 물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WTO 관세평가협정 권고의견 1.1.Ⅲ ‘물품을 구매하지 않고 수입 후 판매하는 중개인에 의해 수입된 물품’ 규정은 ‘공급자와 고객사이(때로는 명목상 대리인과 고객 사이)에 이미 체결된 판매계약에 따라서 이루어진 분배목적의 대행수입은 WTO 관세평가협정 제1조에서 정하는 평가기초로 사용될 수 있는 거래를 구성한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으므로, 관세법 제30조 제1항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제3호 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WTO 관세평가협정 권고의견 1.1.Ⅲ을 참조하여 ‘수출자의 책임으로 국내에서 판매하기 위하여 수입하는 물품’이더라도 공급자와 고객사이(때로는 명목상 대리인과 고객 사이)에 이미 체결된 판매계약에 따라서 이루어진 분배목적의 대행수입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보아 관세법 제30조 제1항 을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따라서 원고의 제3주장도 이유 없다.

4) 제4주장에 대하여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물품은 실제 구매자가 아닌 판매대리인의 지위에 있는 원고와 국내 구매자 사이에 이미 판매계약이 체결되어 있었으므로,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관세법 제30조 제1항 에 따라 국내 구매자가 실제 지급한 가격, 즉 원고와 국내 구매자 사이에 체결된 판매계약에 따른 거래금액이 과세가격의 기초가 된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WTO 관세평가협정 권고의견 1.1.Ⅲ에 의하면, 원고와 AML홍콩 사이의 수입거래가 관세법 제30조 제1항 에 따라 평가될 수 있는 거래를 구성하므로, 원고가 AML홍콩에 지급한 수입가격을 과세가격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만일 원고의 주장처럼 AML홍콩과 판매대리인인 원고 사이의 수입가격을 과세가격의 기초로 본다면, 실제 ‘구매자’가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가격을 기초로 과세가격을 산정하고자 하는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관세법의 기본 입법취지에 반하게 되는 점, ②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거래금액을 기초로 과세가격을 산정함이 관세법 제30조 제1항 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것인데, 이에 따를 경우 중간에 수출자인 판매자를 위한 판매대리인이 있는 경우 구매자가 판매대리인에게 지급한 수수료는 위 과세가격에 포함되어야 하는 점, ③ WTO 관세평가협정 해설 2.1 ‘협정 제8조의 규정에 의한 수수료 및 중개료’ 8.에 의하면, ‘판매대리인을 통하여 제시된 주문에 따라 외국의 공급자가 물품을 인도하고 대리인의 역무에 대한 대가를 공급자 자신이 지급하고 이를 포함한 가격을 구매자(고객)에게 지급토록 요구한 경우에는 대리인의 역무를 고려하기 위하여 송장금액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없으나, 판매조건으로 구매자로 하여금 송장가격에 추가해야 할 수수료를 직접 중간역할을 한 자에게 지급토록 하는 경우에는 이 수수료는 제1조에 따라 거래가격 결정시 가산되어야 하는 것이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판매조건으로 구매자로 하여금 송장가격에 추가해야 할 판매수수료(즉, 원고의 판매마진)를 판매대리인인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한 이 사건의 경우 역시 원고의 판매마진을 거래가격 결정시 가산함이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따라서 원고의 제4주장도 이유 없다.

5) 소결론

그러므로 원고를 AML홍콩의 판매대리인으로 보고, 국내 구매자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구입대금을 관세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이 사건 물품에 대한 실제지급금액으로 하여 이 사건 물품이 수입항에 도착한 후에 발생한 국내 운송비용, 관세 등 공제요소를 공제한 금액을 과세가격으로 결정하여 이를 기초로 수입 화주인 원고에게 관세, 부가가치세, 가산세 등을 경정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박효관(재판장) 이봉수 이상완

주1) Deliverde Duty Paid의 약자로, 지정목적지에 도착하여 매수인의 지배영역에 놓이는 때에 매도인의 인도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보는 조건이다.

주2) 광업, 금속, 비료 등의 시장가격을 분석하여 제공하는 컨설팅 회사로서, 일반적으로 각국의 철강회사 등은 광업, 금속 등을 구매시 CRU가 조사한 시장가격을 기초로 구매가격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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