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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2. 7. 5. 선고 2011누23025 판결
[시정조치등취소청구][미간행]
원고

에스케이텔레콤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임병일 외 2인)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임형민 외 1인)

변론종결

2012. 5. 24.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1. 6. 10. 원고들에 대하여 의결 제2011-069호로 한 별지 기재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및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가. 온라인 음악서비스를 위한 요건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온라인 음악서비스를 하려면 음원권리자들 모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아야 한다. 저작권법상 음원권리자에는 저작권자[작사·작곡자(편곡자도 포함)], 저작인접권자(실연자, 음반제작자)가 있다. 작사·작곡자, 실연자, 음반제작자는 저작권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하 ‘문화부 장관’이라 한다)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신탁관리단체에게 권리를 신탁할 수 있고, 이 경우 사업자는 신탁관리단체의 이용허락을 받으면 된다.

음원과 관련하여 문화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신탁관리단체로는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이라 한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연’이라 한다), 사단법인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이라 한다)가 있다(이하 위 3단체를 ‘신탁 3단체’라 한다). 음저협은 대한민국에서 유통되는 음악 중 약 97% 이상에 대한 작사·작곡자의 권리를, 음실연은 대한민국에서 유통되는 음악 중 약 70%(외국곡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에 대한 실연자의 권리를, 음제협은 대한민국에서 유통되는 음악 중 약 3~5%(매출액 기준)에 대한 음반제작자의 권리를 각 신탁 받아 관리한다.

권리를 신탁하지 않은 음반제작자(이하 ‘비신탁 음반제작자’라 한다)는 직접 권리를 행사하거나 음원유통사업자, 음원대리중개사업자에게 권리를 대행하게 한다. 음실연에 권리를 신탁하지 않은 외국곡 실연자의 권리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주식회사, 주식회사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코리아 주식회사 등 외국음반유통사가 포괄하여 행사한다.

작사·작곡자, 실연자, 음반제작자는 음원 이용에 대한 대가로 사용료를 받는다. 신탁 3단체는 저작권법에 따라 문화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사용료를 정하여야 하는데, 각 단체별로 문화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징수규정을 두고 있다. 징수규정이 개정되면 신탁 3단체는 징수규정에 따라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신탁 3단체의 사용료 징수규정은 비신탁 음반제작자 또는 이들의 권리를 위탁받아 행사하는 음원유통사업자가 음악서비스사업자와 음원의 사용료 수준을 정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그러나 비신탁 음반제작자 등은 위 신탁 3단체의 징수규정을 따를 의무는 없다.

나.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별 시장점유율

2008년 기준으로, 원고들을 비롯한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은 다음 표와 같다. 원고들을 비롯한 6개 대규모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94.6%에 달하고, 기타 160여개 사업자들이 나머지 5.4%를 차지한다.

본문내 포함된 표
(단위 : 백만 원, %)
사업자명 사이트명 스트리밍 단품 다운로드 MR Non-DRM 정액제 합계 점유율(%)
SKT(현 로엔) 멜론 3,055 4,638 35,420 2,592 45,705 39.1
엠넷 (현 씨제이이앤엠) 엠넷 7,926 705 431 2,286 11,348 9.7
아인스디지탈 (현 네오위즈인터넷) 벅스+쥬크온 5,234 3,527 860 3,344 12,965 11.1
KTF (현 KT) 도시락 625 905 10,920 520 12,970 11.1
소리바다 소리바다 22,064 22,064 18.9
KTF뮤직 (현 KT뮤직) 뮤즈 2,005 1,590 1,432 498 5,525 4.7

다. 징수규정의 개정

신탁 3단체의 징수규정이 2008. 2. 28. 문화부 장관의 승인으로 개정되어 2008. 5. 1.부터 시행되게 되었다. 개정된 징수규정은 Non-DRM(DRM은 Digital Rights Management의 약자로서 디지털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을 총칭한다)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를 전면 허용하고 월정액 다운로드 상품의 경우 곡수 제한(120곡 이하) 또는 무제한으로 Non-DRM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위와 같은 신탁 3단체 징수규정의 개정으로 시장 환경이 변화하자, 원고들을 비롯한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은 Non-DRM 무제한 월정액 서비스 출시 여부, Non-DRM 상품의 곡수·가격 수준 등을 새로이 정하고 이에 따라 기존 MR(Monthly Rental, DRM 조치가 되어 있다) 상품 등의 가격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라. 이 사건 합의의 성립

1) 원고 에스케이텔레콤 주식회사[이하 ’원고 SKT'라 한다. 원고 SKT의 자회사인 원고 주식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원고 로엔’이라 한다)는 2008. 12. 31. 원고 SKT로부터 음악관련 사업을 양도받아 비로소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되었다]는 2008. 4. 1. 주식회사 케이티프리텔[이하 'KTF'라 한다. KTF는 2009. 3. 31. 음악관련 사업을 그 자회사인 주식회사 KTF뮤직(이하 ‘KTF뮤직’이라 한다)에게 양도하였다.], 주식회사 아인스디지탈(이하 ’아인스디지탈‘이라 한다. 2009. 3. 3. 주식회사 네오위즈벅스로 상호를 변경하였다가 2010. 4. 16. 주식회사 네오위즈인터넷을 흡수합병하면서 상호를 주식회사 네오위즈인터넷으로 변경하였다.), 엠넷미디어 주식회사(이하 ’엠넷‘이라 한다. 2011. 3. 3. 씨제이이앤엠 주식회사에 합병되었다.)와 실무자 회의, 2008. 4. 8. KTF, 엠넷과 3개사 대표자 회의를 각각 가졌고, 2008. 4. 11. 이후 원고 SKT와 KTF, 엠넷, 아인스디지털은 수회의 실무자회의를 통해 Non-DRM 음원의 출시 여부, 가격·곡수 제한 등에 관하여 계속 협의하였다.

2) 원고들은 2008. 5. 28. KTF, KTF뮤직, 엠넷, 아인스디지탈과 함께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이하 원고들 및 위 4개 사업자를 합하여 ‘원고들 등’이라 한다).

㉠ Non-DRM 월정액 다운로드상품의 경우, 곡수 무제한 상품은 허용하지 않고, 곡수 제한 상품만 출시하되 40곡은 5,000원, 150곡은 9,000원으로 함

㉡ 복합상품의 경우, Non-DRM 상품은 스트리밍 부분 가격을 1,000원으로 하고, MR 상품의 가격은 기존 5,000원을 유지함

㉢ 곡수 제한 상품에 대하여 DRM을 적용할 경우, Non-DRM상품의 가격에서 20% 할인하여 가격을 정함

㉣ 단품 다운로드 상품의 경우, Non-DRM 음원과 DRM 음원 사이에 가격 차이를 두고 그 차이는 100원 정도로 함

㉤ 40곡 5,000원 상품과 150곡 9,000원 상품 이외에 중간 변칙 상품(예: 70곡 7,000원)은 출시하지 않음

㉥ 신규 상품에 대하여는 무료 이벤트 등 체험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음

㉦ 신규 상품에 대하여는 자동연장결제 할인을 하지 않고, 기존 상품에 대하여는 자동연장결제 할인을 그대로 유지함

3) 원고 로엔은 2008. 12. 5.부터 KTF, KTF뮤직, 엠넷, 아인스디지탈과 Non-DRM 복합상품(40곡+스트리밍 상품, 150곡+스트리밍 상품)의 가격을 협의하였고, 2009. 1. 6.자로 1,000원씩 인상하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위 2008. 5. 28.자 합의와 2008. 12.말경 합의를 합하여 ‘이 사건 합의’라 한다).

마. 이 사건 처분의 경위

피고는 2011. 6. 10. 의결 제2011-069호로, “원고들(영업양도로 인하여 원고 SKT는 2008. 12. 31.까지 책임을 부담하고, 원고 로엔은 2009. 1. 1.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되어 그때부터 책임을 부담한다)이 다른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인 KTF, KTF뮤직, 엠넷, 아인스디지탈과 함께 이 사건 합의를 한 것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의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제1호 ) 및 ‘상품 또는 용역의 생산·거래 시에 그 상품 또는 용역의 종류·규격을 제한하는 행위’( 제6호 )를 합의한 것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별지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이하 원고들에 대한 각 명령을 모두 합하여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 1~13, 19~58, 65~80, 83~8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로엔의 가담 여부

1) 원고 로엔의 주장

원고 로엔은 2008. 5. 28. 합의 당시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았고, 음악서비스 사업자에게 음원사용을 허락하는 음원권자의 지위에서 회의에 참여하였을 뿐이다. 한편, 원고 로엔이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을 인수한 2009. 1. 1.경에는 이미 Non-DRM 상품이 출시된 상태에 있었고 이에 따라 위 원고로서는 기존 상품을 계속 판매한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공동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판단

가) 부당한 공동행위가 이루어지는 영업을 양수한 경우, 양수인이 양도인의 담합과 그에 따른 실행으로 공동행위가 이루어지는 사실을 알면서 영업을 양수하고 그 이후에도 양수인의 이전 공동행위를 그대로 따랐다면, 양수인이 이전의 담합을 받아들여 그에 가담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영업양수 이후의 공동행위에 관하여 부당 공동행위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마땅하다.

나) 앞서 본 증거와 갑 제3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 로엔은 2008. 5. 28. 원고 SKT와 함께 회의에 참석하여 Non-DRM 상품의 출시 가격 및 곡수, 복합상품의 가격 및 곡수, 기존 상품인 MR 상품의 가격 유지, 자동연장 결제 할인 관련 신규 상품 및 기존 MR 상품 적용 여부, 무료체험 허용 여부 등에 관하여 적극적인 논의를 한 사실, ② 원고 로엔은 2008. 10. 23. 이사회에서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의 양수를 결정하였고, 2008. 12. 10. 주주총회에서 위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2008. 12. 11. Non-DRM 복합상품의 가격을 협의하는 회의에 원고 SKT의 참석 없이 단독으로 참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영업양도의 경우 통상적으로 양도회사와 양수회사 사이에 수개월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치고 그 기간 동안 양도대상이 되는 사업에 관한 전반적인 인수인계가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해보면, 원고 로엔은 영업양수 이전부터 이 사건 담합에 가담하였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 로엔이 영업양수 이후인 2009. 1. 1.부터 한 공동행위에 대하여 부당 공동행위의 성립을 인정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

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고들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들의 행위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① 이 사건 공동행위는 망라적인 음원 구성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상품 출시 지연을 막기 위한 문화부의 요청에 따라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들과 음원권자들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상품 규격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었을 뿐이다.

② Non-DRM 상품의 규격 표준화로 음원권자와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 사이의 개별적 협의에 따른 거래비용과 다양한 상품난립에 소용되는 사회적 비용 절감, 불법음악시장의 양성화를 통한 합법음악시장의 규모 확대 및 거래 활성화, 소비자들의 불편 및 비용절감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 증대, 음악저작권 보호로 인한 음악시장의 창작 및 투자활성화 효과 등 경쟁 제한적 효과보다 효율성 증진 효과가 매우 크므로 원고들의 행위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③ 이 사건 공동행위는 문화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2) 판단

가) 원고들의 협의가 상품 규격 도출을 위한 것이었는지 여부(위 ①주장)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의 협의가 단순히 상품 규격을 논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가격, 상품의 종류 및 구성 등에 관한 협의였음이 명백하다.

① 원고들이 2008. 5. 28. 다른 사업자들과 논의한 사항은 Non-DRM 상품의 가격 및 곡수, 복합상품의 가격, 변칙상품 출시 금지(특히 을 제38호증 6항) 및 신규 업체의 출시에 대한 대응, 신규상품의 출시일정, 체험 프로모션의 금지 등이었다. 이는 단순히 상품 규격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가격을 결정 또는 유지하고 상품의 종류 와 구성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협의에 해당한다.

② 원고들은 신탁 3단체의 징수규정에 사실상 소비자 가격이 상정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징수규정은 다운로드 곡당 또는 가입자수당 일정금액(음제협의 경우 곡당 다운로드 200원, 월정액 다운로드의 경우 2,000원 또는 4,050원)과 매출액의 일정 비율(매출액의 40%) 중 많은 금액을 사용료로 정하고 있어, 사실상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상품 가격을 특정금액(위의 사례에서 500원, 5,000원 또는 9,000원)으로 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위 징수규정과 다르게 소비자 가격을 정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고, 이윤극대화에 비추어 보면 사업자가 앞서 본 특정금액을 하회하는 가격으로 소비자가격을 정하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이 있으나 소비자가격이 위 금액을 넘어서는 경우 그러한 부담이 없으므로,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이 위 징수규정과 다르게 소비자 가격을 책정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③ 각 음원유통사는 보유하고 있는 음원 규모, 선호 음원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에 따라 거래상 지위에 많은 차이가 있고, 각기 보유음원을 최대한 가장 좋은 조건으로 서비스사업자에게 판매하고자 하기 때문에 서로 공개 하에 계약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음원 공급계약은 결국 1 대 1로 체결되므로(을 제88~91호증), 다른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들과 합의 없이 각 사업자 단독으로도 음원권자들과 협의하여 망라적 음원을 구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원고 로엔과 KTF, 엠넷의 직원도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음원유통사업자와 계약조건만 맞는다면 개별적으로 신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을 제14~18호증), 음저협의 전송팀장도 사업자들이 Non-DRM 신규상품에 대한 곡수를 정할 때 관여하지 않았고 신탁3단체가 상품 구성이나 가격 등에 관여할 이유도 없다고 진술하였다(을 제12호증)]. 이는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와 음원권자의 지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업자들이 있기 때문에 상호 허락이 필요한 상황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을 제15, 17, 18호증).

④ 징수규정이 개정되어 Non-DRM 상품의 출시가 가능해졌고, 원고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문화부에서 Non-DRM 상품의 출시를 독려하고 있었다는 것이며, 원고들과 KTF뮤직, 엠넷, 아인스디지털은 음원권자이자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의 지위에 있어 음악서비스 사업을 위해서는 서로 음원을 공급해주어야 하는 입장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음원권자들과 개별적으로 협상하여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불가능 내지 현저히 곤란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⑤ KTF뮤직, 엠넷, 디지털아인스는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와 음원권자의 지위를 겸유하고 있고, 한편 원고들과 KTF, KTF뮤직은 각각 구분 없이 양자의 지위를 함께 가지고 있는 하나의 법인처럼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이는데(원고들 및 KTF, KTF뮤직은 각기 별도의 법인이나 ㈀ 서로 모자회사 관계에 있고, ㈁ 음원권자인 원고 로엔과 KTF뮤직이 원고 SKT와 KTF의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을 양수하였으며, ㈂ 원고들, KTF, KTF뮤직, 엠넷, 디지털아인스도 2008. 5. 28. 모임을 4사 실무자 회의로 표현하고 있고, ㈃ 이 사건 합의와 관련하여 원고들과 KTF, KTF뮤직은 그 구별 없이 SKT, KTF로만 표현되고 있다), 위와 같은 원고들 등의 지위를 고려하면서 이 사건 합의의 내용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사건 합의는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와 음원권자가 음원사용에 관하여 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협상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온라인 음악서비스의 소비자에 대한 관계에서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이자 음원권자인 원고들과 KTF, KTF뮤직, 엠넷, 디지털아인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논의로 해석된다.

⑥ 온라인 음악서비스의 특성상 대체구입에 따르는 비용이 거의 없으므로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있는 경우 소비자들이 다른 사업자의 상품은 구입하지 않게 되는데, 원고들은 상품 규격보다는 위와 같은 이유에서 야기될 수 있는 경쟁의 격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동행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나) 경쟁 제한적 효과보다 효율성 증대 효과가 더 컸는지 여부(위 ②주장)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공동행위는 경쟁을 제한하거나 제한할 우려가 있음이 명백하고, 이와 달리 경쟁 제한적 효과보다 효율성 증대 효과가 더 크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36호증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달리 원고들의 위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하거나 변경하는 행위는 그 범위 내에서 가격경쟁을 감소시킴으로써 그들의 의사에 따라 어느 정도 자유로이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 상태를 초래하게 되므로 원칙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것인데, 이 사건 공동행위에 가담한 원고들 등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7%에 달하여 그 영향력이 상당히 크고(위 사업자들과 소리바다를 제외한 나머지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의 경우 그 수가 160여개나 되는데도 그 점유율 합계는 약 5.4%에 지나지 않는다), 합의의 대상이 상품의 구성 및 가격, 무료이벤트 등 주요 거래조건에 관한 것이었다.

② 원고들이 주장하는 효율성 증진 효과 중 불법음악시장의 양성화를 통한 합법음악시장의 규모 확대 및 거래 활성화, 음악저작권 보호로 인한 음악시장의 창작 및 투자활성화 효과는 원고들의 공동행위 때문이라기보다는 Non-DRM 상품의 도입 자체에 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소비자들의 불편 및 비용절감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 역시 Non-DRM 상품이 망라적으로 구성된 것에 기인한다고 봄이 옳다.

③ 한편, 원고들은 다양한 상품난립에 소용되는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었다고 주장하나, 다양한 상품이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원고들의 공동행위로 인하여 예컨대 70곡 상품 등의 이른바 변종 Non-DRM 상품이나 무제한 Non-DRM 상품이 출시되지 못하여 소비자후생이 감소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이 모든 음원을 망라하지 못한 상품의 난립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상품의 망라적 구성에 기인한 것이지 원고들의 공동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④ 다만, 원고들의 공동행위로 인하여 음원권자와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 사이에서 음원 공급계약의 체결이 보다 빨라져 결과적으로 Non-DRM 상품의 출시가 앞당겨졌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원고들이 주장하는 규격표준화는 음원 공급계약 중 일부의 조건에 불과하므로 그로 인하여 음원 공급계약의 조기 타결, 나아가 Non-DRM 상품의 출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단정할 수 없고, 이에 더하여 위 가)의 ④항을 함께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⑤ 원고들은 자신들의 공동행위로 효율성이 증대되었다는 자료로 갑 제36호증을 제출하고 있는데, 위 자료에 의하면 경제학 전문가는 원고들의 이 사건 공동행위로 인하여 2008년~2010년 3개년 동안 증가한 소비자 후생이 112억 원~1,029억 원 또는 49억 원~32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분석은 그 본질상 가치중립적이고 매우 제한된 가정 하에서 제한된 자료를 통하여 확인한 결과에 불과하여 특정 사실의 존부를 판단하기 위한 보조자료에 불과할 뿐이지 결코 법관의 자유심증에 의한 규범적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 위 분석은 원고들의 협의가 가격담합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징수규정의 개정에 따른 Non-DRM 상품의 조기 출시를 위한 음원유통사업자와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 사이의 협상으로서 제품규격에 대한 일종의 표준화 과정이고, 음원유통사업자들이 Non-DRM 다운로드 서비스에 대해 40곡 5,000원 및 150곡 9,000원이외의 제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에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이 규격에 대한 담합을 하거나 심지어 독자적으로도 선택할 여지가 없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바, 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부당하다. 또한 위 분석은 원고들의 공동행위가 없었다면 Non-DRM 상품이 출시가 1, 2년씩 지연되거나 아예 무산되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그에 따라 분석을 전개하고 있는데, 위 ④에서 보는 바와 같이 조기 출시의 정도를 단정할 수 없으므로 결국 원고들이 주장하는 Non-DRM 상품의 조기 출시로 인한 소비자 후생의 증가효과는 가정적 추정치에 불과하다. 한편, 위 분석에는 이 사건 공동행위가 2008. 5. 28.부터 2011. 2. 23.까지 상당 기간 지속됨으로써 야기된 경쟁 제한적 효과는 고려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볼 때 갑 제36호증만으로 원고들의 효율성 증대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문화부의 요청에 따른 행위였는지 여부

갑 제33, 34, 38, 39, 4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문화부가 원고들을 비롯한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에게 개정된 징수규정에 따라 Non-DRM 상품의 출시를 요청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만으로는 그에서 더 나아가 문화부가 Non-DRM 상품의 구성이나 가격 등에 관하여도 협의하여 이를 공동으로 정할 것을 요청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다. MR 상품의 합의 대상 여부

원고들은 가사 원고들의 행위가 부당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MR 상품에 대하여는 합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은 Non-DRM 상품의 출시와 징수규정의 개정(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의 분리 정산)에 따른 MR 상품 등 기존 상품의 가격조정의 필요성과 소외 1, 2, 3 등 관련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당시에 한 진술(을 제1~5, 7~10호증) 등을 종합하면, MR 상품도 합의의 대상이 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과징금 산정의 위법 여부

1) 관련매출액 산정

가) 원고들의 주장

MR 상품, Non-DRM 월정액 다운로드 상품에 DRM 조치를 한 상품, 곡당 다운로드 상품(Non-DRM, DRM)(이하 통칭하여 ‘MR 상품 등’이라 한다)은 이 사건 공동행위 관련 합의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MR 상품 등의 매출액도 관련매출액에 포함시켜 과징금을 산정한 것은 부당하다.

나) 판단

① MR 상품 등(Non-DRM 곡당 다운로드 상품 제외)은 Non-DRM 상품 및 복합상품에 비하여 일정한 제한이 있기는 하나, 위 상품들은 모두 음악감상을 위한 디지털 파일로서 품질, 기능 등이 동일하여 서로 대체재인 점, ② Non-DRM 상품에 관하여 구성, 가격 등 판매조건이 정해지면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는 MR 상품 등은 그 가격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점, ③ 신탁 3단체 징수규정은 Non-DRM 상품을 기준으로 DRM 상품의 사용료를 할인하도록 하고 있어 가격이 연동될 가능성이 큰 점, ④ Non-DRM 월정액 상품의 가격을 정함에 있어 기존 DRM 상품의 경쟁력 유지도 고려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Non-DRM 월정액 상품과 Non-DRM 곡당 다운로드 상품 사이에는 다량 구매 여부 외에는 아무런 차이를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MR 상품 등의 매출액도 관련매출액에 포함된다.

2) 과징금 산정상 재량권의 일탈·남용

가) 원고들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의 과징금 사정시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

① 당시 이 사건 공동행위는 불가피하게 이루어졌고 부당이득도 없거나 미미한 점, 위반행위로 인한 경쟁질서의 저해 정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공동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보아 그에 따른 부과기준율을 적용한 것은 위법하다.

②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이하 ‘과징금 고시’라 한다) 중 의무적 조정과징금의 산정과 관련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공동행위로 얻은 부당이득이 없거나 극히 미미한 수준이므로 과징금 고시 Ⅳ. 2. 다. ⑵ 부당이득에 의한 조정규정에 따라 과징금이 조정되어야 한다.

③ 원고들의 공동행위는 정부의 시책에 따른 행위이므로 임의적 조정과징금의 산정단계에서 이 점이 감안되어야 한다.

④ 원고들은 이 사건 공동행위의 위법성에 대하여 인식이 낮았고, 이 사건 협의로 인하여 음반시장 또는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또는 재정적 이익이 발생되었다는 점, Non-DRM 월정액 다운로드 상품의 도입으로 인해 음반시장의 사정 또는 여건이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되었다는 점 등의 사정이 부과과징금의 결정시 반영되어야 한다.

나) 판단

① 원고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공동행위에 가담한 자들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7%에 이르고 특히 2008년 기준 원고들의 점유율은 39.1%로 가장 높은 점, 합의의 대상에 가격과 상품의 구성 등이 포함되었던 점, 이 사건 공동행위의 특성상 파급효과가 전국적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공동행위를 ‘매우 중대한 행위’ 해당한다고 본 것은 정당하다. 한편, 피고는 한국 음악산업의 영세성 등을 고려하여 매우 중대한 행위의 부과기준율 범위(7~10%) 내에서 가장 낮은 7%를 부과기준율로 적용한 점과 ④에서 보는 온라인 음악서비스 시장의 매출액 추이를 고려하면, 이 사건 공동행위로 인한 원고들의 부당이득액도 고려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과징금 고시 Ⅳ. 2. 다. 부당이득에 의한 조정 규정은 당해 공동행위로 인하여 산정된 부당이득의 전부 또는 일부가 기본과징금에 위반행위의 기간, 횟수에 의한 조정을 거친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 그 부당이득 금액을 의무적 조정과징금으로 한다는 규정으로서 부당이득액에 따라 과징금을 증액하는 규정이지 원고의 주장과 같이 부당이득액이 없거나 적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감액하는 규정이 아니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문화부는 원고들을 비롯한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에게 개정된 징수규정에 따라 Non-DRM 상품의 출시를 요청하였을 뿐이므로, 정부의 시책을 이유로 임의적 과징금 산정단계에서 감경되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④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동행위의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동행위로 인하여 소비자 후생이 증가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한편, 온라인 음악서비스 시장 매출액 추이는 아래 표와 같은 바(갑 제1호증의 2), 이에 따르면 Non-DRM 상품을 도입한 2008년 이후 MR 상품의 매출은 감소하였으나 Non-DRM과 스트리밍 상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Non-DRM 월정액 다운로드 상품의 도입으로 인해 음반시장의 사정 또는 여건이 급격한 변화를 맞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음악사업을 영위하게 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본문내 포함된 표
(단위 : 백만 원)
스트리밍 곡당 다운로드 정액제 다운로드 MR BGM 합계
2006년 21,556 9,881 7,802 56,691 34,755 130,685
2007년 22,337 11,978 25,786 58,908 38,063 157,072
2008년 19,700 13,000 32,910 51,120 41,008 157,738
2009년 23,876 17,878 65,958 41,938 40,473 190,123

⑤ 결국 과징금 산정에 있어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별지 생략]

판사 조용호(재판장) ㅊ이원신 신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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