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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1. 12. 2. 선고 2011누18962 판결
[상속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임수혁)

피고, 피항소인

구로세무서장

변론종결

2011. 10. 14.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취소를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9. 11. 5. 원고들에게 한 2007년 귀속 상속세 357,046,190원의 부과처분 중 214,171,295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9. 11. 5. 원고들에게 한 2007년 귀속 상속세 357,046,190원의 부과처분 중 203,311,195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의 아버지 소외 1은 2005. 10. 31. 당시 배우자였던 소외 2에게 토지매입자금으로 469,200,000원을 증여(이하 ‘이 사건 증여’라 한다)하였고, 소외 2는 이에 대하여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7. 12. 31. 법률 제88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53조 제1항 제1호 의 규정에 따라 위 증여액에서 배우자증여공제액인 3억 원을 공제한 169,200,000원을 증여세 과세표준으로 하여 그에 따른 증여세 23,840,000원을 납부하였다.

나. 이후 소외 1과 소외 2는 2006. 11. 16. 협의이혼 하였다.

다. 소외 1이 2007. 8. 13. 사망하여 원고들이 소외 1의 재산을 상속하였고, 원고들은 2008. 2. 13. 피고에게 상속세 과세가액 2,325,467,244원, 납부세액 470,606,321원으로 하여 상속세를 자진 신고·납부하였다.

라. 피고는 2009. 10.경 원고들에 대하여 상속세 조사를 한 후, 이 사건 증여는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이루어진 증여라는 이유로 위 토지매입자금 전체인 469,200,000원을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하고, 상속재산 중 서울 서초구 신원동 (지번 생략) 답 853㎡의 상속가액을 원고들의 신고금액인 공시지가 202,161,000원이 아닌 피상속인 소외 1의 취득가액 510,000,000원으로 평가하여 그 차액인 307,839,000원을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하여, 위 각 증가된 상속재산가액에 대한 상속세 및 가산세 합계 357,046,190원을 2009. 11. 5. 원고들에게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10. 1. 29.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위 심판청구는 2010. 10. 28.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음, 갑 제1, 2, 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증여의 재산가액 중 3억 원에 대한 상속세 부과처분은, 구 상증세법 제53조 에 의한 배우자증여공제를 받아 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었던 부분에 대하여 추가로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구 상증세법 제13조 의 입법취지나 제53조 에 명문으로 반하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위 3억 원을 제외하고 계산한 상속세 203,311,195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실질과세의 원칙 등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제1목록의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 단

1)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나아가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81254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해석에 관한 법리에 따라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구 상증세법 제13조 에 규정된 '증여한 재산가액'이란 배우자에 대한 증여 당시의 전체 증여재산가액에서 이미 증여세 납부시에 반영된 배우자증여공제액 3억 원을 공제한 나머지 증여재산가액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에 반하여 피고가 상속 당시에는 배우자 관계가 해소되었다는 이유로 증여 당시 증여세 계산의 기초로 삼지 않았던 배우자증여공제액 3억 원까지도 당시 배우자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에 포함b하여 추가 상속세액을 산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구 상증세법 제13조 의 입법취지는 생전 분산증여를 통한 상속세 누진세율의 적용회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분산 증여시와 합산 상속시의 누진세율의 차(차)에 상당하는 세액이 과세되도록 하는 데 있는 것이지 상속세 과세대상가액을 증액시키거나 적용되었던 공제액을 축소시킴으로써 상속세를 추가로 부과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상속 당시에는 배우자 관계가 해소되었다는 이유로 증여 당시에는 적법하였던 배우자증여공제액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상속재산가액에 추가로 가산하는 것은, 단순히 분산증여를 통해 누락된 상속세 누진세율액만큼의 상속세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3억 원의 추가 과세대상가액만큼의 상속세를 더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는 구 상증세법 제13조 의 입법취지를 넘어서는 것이다.

나) 구 상증세법 제13조 의 형식적 문언에 따라 이 사건 증여 당시 증여재산 가액 전부, 즉 배우자증여공제액 3억 원을 포함한 토지매입자금 469,200,000원을 상속재산가액에 더하는 경우, 위 배우자증여공제액 부분에 대하여는 증여세 납부 당시 적법하게 과세하지 않았던 세액을 뒤늦게 상속세로 내는 꼴이 되어 사실상 소급과세의 효과를 가져 온다.

다) 원래 증여재산의 가액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되면 그 생전증여로 인하여 납부한 증여세 상당액은 이중과세의 방지를 위하여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된다( 구 상증세법 제28조 제1항 참조). 그런데, 위 배우자증여공제액에 대하여는 피상속인이 그에 상응하는 증여세를 납부한 바 없어서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할 수도 없게 되는바, 결국 상속인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증여받거나 상속받은 바도 없는 재산에 대하여 아무런 세제상의 혜택도 없이 상속세만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이는 실질적으로 소득이 귀속되는 자에게 과세하여야 한다는 실질과세의 원칙이나 실제 소득이 증가하여 담세능력을 가지는 자에게 과세하여야 한다는 응능부담의 원칙에 반한다.

라) 헌법재판소는 상속재산에 가산할 증여가액은 증여 당시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고 상속 당시의 현황에 의하여 평가하는 것은 증여시점부터 상속시점까지의 증여재산의 가치상승분에 대한 추가과세가 발생하게 되어 과잉입법금지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 1997. 12. 24.자 96헌가19 결정 참조).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이 사건 증여 당시를 기준으로 상속재산에 가산할 증여가액을 평가할 경우, 증여 당시에 소외 1과 소외 2는 배우자 사이여서 당연히 배우자증여공제를 받을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에서 상속재산에 가산할 증여가액은 실제로 피상속인이 증여한 토지매입자금 중 배우자증여공제 3억 원을 공제한 액수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는 반대로 상속 당시를 기준으로 볼 때 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았던 배우자가 그 사이에 이혼하여 배우자 관계가 해소되었다고 하여 이미 배우자증여공제를 받았던 증여재산가액에 다시 3억 원을 뒤늦게 추가한다면, 이는 이 사건 증여재산을 상속시점에서 판단하여 새로이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반하는 해석이 된다.

마) 이혼 직전에 배우자 사이에 이루어진 증여는 원래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위자료 또는 재산분할에 해당될 여지가 크다. 이런 경우에 법률의 무지 등으로 증여세신고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오히려 더 불리한 처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증여의 경우 이혼하기 약 1년 전에 이루어진 증여로서 원고들은 재산분할에 갈음하여 이루어진 증여라고 주장하고 있고, 그렇게 볼 여지도 있다.

바) 구 상증세법 제13조 를 이 법원과 같이 해석하면 상속인들이 증여세액과 상속세액을 모두 잠탈하기 위하여 증여 이후 가장이혼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즉 피상속인이 배우자에 대한 증여 이후 가장이혼을 하게 되면 3억 원만큼은 배우자증여공제의 혜택을 받게 되고, 이러한 세제상의 혜택은 소급적으로 박탈당하지 아니하며, 이후 피상속인이 증여 시점으로부터 5년 이후에 사망할 경우에는 위 증여재산가액은 상속재산의 가액에도 가산되지 아니하므로(배우자가 상속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상속개시일전 5년의 기한 제한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피상속인으로서는 자신의 재산을 그대로 남겨두었더라면 상속인들이 부담했을 상속세를 상당히 감면받게 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 해당 배우자는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상속 자체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머지 상속인들의 경우도 배우자상속공제나 이미 낸 증여세액을 공제받지 못하게 되므로 상속인들이나 가장이혼한 배우자에게 그다지 큰 이득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상속인이 증여 당시 자신의 사망 시점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위와 같은 세제상의 혜택을 보기 위해 가장이혼을 택할 지도 의문이다. 나아가 위와 같은 세액의 잠탈가능성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증여와 상속 사이에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가 이혼하게 된 상속인들에게만 불리한 해석을 할 수는 없으므로, 위와 같은 반론은 앞서와 같은 판단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라. 정당한 세액의 계산

한편, 앞서와 같은 판단에 따라 이 사건 증여 재산가액 중 배우자증여공제액 3억 원을 제외한 169,200,000원만을 추가 상속재산가액으로 인정하여 이에 대한 상속세 및 가산세를 다시 계산해 보면, 별지 제2목록의 세액계산표 중 정당한 세액 항목의 총 결정세액란 기재와 같이 그 액수가 214,171,295원이 된다. 결국 이 사건 처분 중 위 세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여 이를 취소하여야 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다.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일부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 중 위 패소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을 취소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인욱(재판장) 박범석 김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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