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red_flag_2
대구고등법원 2010. 8. 19. 선고 2010노261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조종태

변 호 인

변호사 박재현(국선)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운영하는 식당에 국밥을 먹기 위해 들어간 것이지 물건을 훔치러 들어간 것이 아니다. 또한, 피해자의 가방에 손을 댄 사실이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법리오해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특가법’이라 한다.) 제5조의4 제1항 은 ‘상습으로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 의 죄 또는 그 미수죄를 범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그 미수범 자체가 범죄구성요건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형법 제25조 제2항 에 의한 미수감경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특가법 제5조의4 제6항 , 제1항 에 대하여 미수감경을 한 것은 특가법상의 미수감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충분히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당시 공소외 1은 식당 내에 있는 방에서 컴퓨터로 스포츠 관련 기사를 검색하고 있었고, 가게 구조상 문을 세게 열고 들어오거나 들어와서 말을 하면 식당 안에 있는 방에서 그 소리를 전부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피고인이 들어오는 소리나 국밥을 파느냐는 말을 전혀 듣지 못하였다.

2) 그러다 인기척을 느낀 공소외 1이 방문을 열어보니, 피고인이 그곳 식탁 위에 놓여 있던 공소외 1의 처 피해자 공소외 2의 가방에 손을 대고 있다가 떼는 모습을 목격하다. 이에 왜 가방에 손을 대느냐고 하자 피고인은 말을 더듬으며 국밥집이 아니냐고 하기에 공소외 1이 간판에 ‘아구찜’으로 되어 있는데 무슨 국밥집이냐고 하자 피고인은 국밥을 먹으러 왔다, 물을 마시러 왔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하였다.

3) 공소외 1은 처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가방을 가게에 갖다 놓으라는 부탁을 받고 지퍼를 닫은 상태로 식탁 위에 올려두었던 것인데, 피고인이 가방에서 손을 떼는 것을 보고 가방을 확인하니 가방의 지퍼가 열려 있었다.

4) 위 아귀찜 가게의 유리는 허리 아래쪽으로만 시트 지가 붙여져 있고, 그 윗부분은 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밖에서도 가게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가방이 있던 위치는 가장 안쪽 벽에 있는 탁자였다.

5) 피고인은 특가법 위반(절도)죄 등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 대부분의 범행이 이 사건과 유사하게 주인이 자리를 비운 틈에 가게 등에 들어가 물건을 절취한 범행이었다.

6)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에 점심으로 국밥을 먹기 위하여 아귀찜 가게에 들어가서 국밥을 파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이 없어 1~2분간 가게 안쪽에서 서성이고 있었던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명은 믿기 어렵다.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쟁점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의 쟁점은 특가법 제5조의4 제6항 , 제1항 에 해당하는 죄가 형법 제329조 의 미수범인 경우 형법 제25조 제2항 에 의한 미수감경이 가능한지 여부에 있다. 그런데 특가법 제5조의4 제6항 같은 조 제1항 의 규정을 위임받고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위반죄에 대하여 위와 같은 미수감경이 가능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나. 대법원 판례 및 하급심 판결례의 태도

1) 대법원 판례의 태도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위반죄에 대하여 장애미수에 관한 형법 제25조 가 적용되는가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위반죄에 있어 중지미수에 관한 형법 제26조 의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있다.

즉, 대법원 1986. 3. 11. 선고 85도2831 판결 에 따르면, ‘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은 상습으로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 의 죄 또는 그 미수죄를 범한 자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절도, 야간주거침입절도, 특수절도 및 그 미수죄의 상습범행을 형법각칙이 정하는 형보다 무겁게 가중처벌하고자 함에 그 입법목적이 있을 뿐 달리 형법총칙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이유가 없는 것이므로 중지미수에 관한 형법 제26조 의 적용을 배제하는 명문규정이 없는 한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위반의 죄에 위 형법규정의 적용이 없다고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2) 하급심 판결례의 태도

가) 미수감경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예

서울고등법원 2008. 2. 15. 선고 2007노2781 판결 , 2010. 6. 11. 선고 2010노1094 판결 , 대구고등법원 1987. 1. 27. 선고 86노1588 판결 , 부산고등법원 2006. 10. 11. 선고 2006노500 판결 등이 있다. 위 판결들은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의 규정형식이 절도의 미수행위 그 자체를 범죄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어 형법 제25조 제2항 에 의한 미수감경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된 논지로 삼고 있다.

나) 미수감경이 허용된다고 한 예

다. 판단

1) 이 사건 쟁점에 관하여 하급심 판결례가 엇갈리는 등 그 해석에 의문이 생기는 이유는, 특가법 제5조 제1항 의 규정형식이 ‘상습으로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 의 죄 또는 그 미수죄를 범한 자’로 되어 있어 다른 형법 및 특별법상의 미수범 처벌규정과 그 형식을 달리하고(대부분 ‘OO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라는 규정형식을 취하고 있다.) 있는 데에 있다.

2) 살피건대, 특가법 제5조 제1항 의 규정형식이 미수범 자체를 범죄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가법에 별도로 그 미수범에 대한 감경규정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위반죄에 관하여 형법 제25조 제2항 에 따른 미수감경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있다.

3) 그러나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은 상습으로 절도, 야간주거침입절도, 특수절도 및 그 미수죄를 저지른 자를 형법각칙이 정하는 형보다 무겁게 가중처벌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을 뿐이고, 위 조항의 규정형식이 다른 미수범 처벌규정과 형식을 다소 달리한다고 하여 형법총칙의 규정이 배제된다고 해석할 필연적인 이유가 없다. 앞서 본 대법원 판례가 비록 형법총칙상의 중지미수 규정의 적용 여부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취지에서 중지미수 규정이 적용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적용 여부에 있어 중지미수와 장애미수를 구별하여 이를 달리 취급할 특별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4) 또한,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 이 신설될 당시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보고서(1980년 11월)에 나타난 위 조항의 입법취지를 보더라도, 그 입법취지가 상습적인 절도죄 등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되어 있을 뿐, 달리 형법총칙상의 미수감경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5) 따라서 이에 관한 직접적인 대법원 판례가 없고, 각급법원의 판결례 또한 서로 엇갈리고 있어 그에 관한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할 수 없다는 죄형법정주의의 일반원칙에 따라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과 같이 특가법 제5조의4 제6항 , 제1항 에 해당하는 죄에 대하여 그 범행이 미수범인 경우는 형법 제25조 제2항 에 의한 미수감경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6)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특가법 제5조의4 제6항 , 제1항 에 해당하는 형법 제329조 의 미수범에 대해서 형법 제25조 제2항 에 따른 미수감경을 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이 특가법상의 미수감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절도, 주거침입절도, 상습절도 등으로 13회나 되는 실형과 집행유예 전과가 있는데도, 그 누범 기간 중에 자숙하지 아니하고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고 재범의 위험성 또한 상당히 높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쳐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의 요소들을 두루 참작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볍다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근(재판장) 차경환 강경호

arrow
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2010.6.11.선고 2010고합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