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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1다92497 판결
[부당이득금][미간행]
판시사항

지방자치단체가 설립·경영하는 학교의 부지 확보, 부지의 사용료 지급 등의 사무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인 자치사무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국가의 재정 지원범위를 벗어나 지방자치단체가 국유재산을 학교부지로 임의 사용하는 경우, 민법상 부당이득이 성립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참조판례

헌법재판소 2005. 12. 22. 선고 2004헌라3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11, 80)

원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석현)

피고, 상고인

부산광역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진병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3점에 대하여

헌법 제31조 제2항 은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항 은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 제4항 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6항 은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 제31조 제2항 , 제3항 으로부터 직접 의무교육 경비를 국가가 부담하여야 한다는 결론은 도출되지 않으며, 의무교육의 성질상 국가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헌법 제31조 제4항 , 제6항 은 교육제도와 교육재정제도의 형성에 관하여 헌법이 직접 규정한 사항 외에는 입법자에게 위임하고 있으므로, 입법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상황, 의무교육의 수준 등의 여러 가지 요소와 사정을 감안하여 교육 및 교육재정의 충실을 위한 여러 정책적 방안들을 구상하고 그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 2005. 12. 22. 선고 2004헌라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한편 지방자치법은 교육·체육·문화·예술의 진흥에 관한 사무를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로 정하면서 구체적으로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등의 설치·운영·지도를 규정하고 있고[ 제9조 제2항 제5호 (가)목 ], 초·중등 교육법은 국가는 의무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시설의 확보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의무교육대상자 전원을 취학시키는 데 필요한 초등학교 및 중학교를 설립·경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2조 제1항 , 제2항 ). 또한 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06. 12. 20. 법률 제806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의무교육경비에 관하여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토록 하였으며( 제39조 제1항 ), 교육·학예에 관한 경비를 따로 경리하기 위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교육비특별회계를 두고( 제40조 ), 국가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시·도의 교육비를 보조토록 규정하고 있고( 제41조 제1항 ), 교육기본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의 자주성 및 전문성을 보장하여야 하며, 지역의 실정에 맞는 교육의 실시를 위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하고( 제5조 제1항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7조 제1항 ),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경영함에 필요한 재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가 교부하여 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마련된 법률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있다.

앞서 본 헌법 규정과 위 각 법률의 관련 규정들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지방자치단체가 설립·경영하는 학교의 부지 확보, 부지의 사용료 지급 등의 사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방교육자치의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인 자치사무라 할 것이고, 국가는 법률과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방교육자치를 실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게 재정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국가의 지원범위를 벗어나 지방자치단체가 법률상 원인 없이 국유재산을 학교부지로 임의 사용하는 경우에는 민법상 부당이득이 성립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원고로부터 사용승인을 받거나 대부계약을 체결함이 없이 학교부지로 점유·사용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고 그 소유자인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한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권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재원 지원 의무 등은 동일한 법률관계에서 발생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서로 대응하는 권리·의무가 아닌 전혀 별개의 권리·의무라고 할 것이므로, 양자가 모두 원고에게 귀속되었다고 하여 혼동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보아 피고의 혼동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혼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5, 6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부당한 권리행사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권리남용이나 실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7점에 대하여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고가 국유재산의 총괄청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를 학교부지 또는 교육용 재산으로 관리·사용해 왔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점유가 위임에 따른 정당한 점유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위임이나 점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5. 결론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고영한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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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2011.10.5.선고 2010나7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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