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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19. 11. 21. 선고 2019구합53341 판결
[귀화허가취소처분취소의소] 항소[각공2020상,53]
판시사항

방글라데시 국적 외국인 갑이 대한민국 국민 을과 결혼한 후 간이귀화허가를 신청함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귀화요건의 사실관계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갑에 대한 귀화를 허가하였는데, 갑이 중혼관계에 있었음에도 이러한 사정이 누락된 서류를 제출하여 귀화허가를 받아 위계로써 귀화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형사처벌을 받자, 갑이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귀화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갑에 대한 귀화허가를 취소한 사안에서, 갑은 ‘귀화허가 판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법령이 정한 귀화허가 취소사유가 존재하므로 처분사유가 인정되고, 처분이 비례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방글라데시 국적 외국인 갑이 대한민국 국민 을과 결혼한 후 간이귀화허가를 신청함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귀화요건의 사실관계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구 국적법(2017. 12. 19. 법률 제152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2항 제1호 에 따라 갑에 대한 귀화를 허가하였는데, 갑이 중혼관계에 있었음에도 이러한 사정이 누락된 서류를 제출하여 귀화허가를 받아 위계로써 귀화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형사처벌을 받자, 갑이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귀화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구 국적법 제21조 에 근거하여 갑에 대한 귀화허가를 취소한 사안이다.

헌법이 규정하는 혼인제도의 규범과 중혼을 금지하는 민법 규정에 비추어 중혼은 대한민국 법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인 점, 후혼(후혼)이 사실혼이더라도 이는 법무부장관이 당사자의 귀화허가 여부에 관한 재량권 행사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사정인 점, 실제로 법무부장관이 위 신청을 심사하면서 갑의 중혼 여부를 조사하였고 그 확인을 위하여 갑에게 방글라데시 관계기관이 발급한 가족관계 서류 등을 추가로 제출하도록 하는 등 갑의 중혼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였던 점, 관련 형사판결에서 갑이 위계로써 귀화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위계공무집행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하였고 그 판결이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갑은 ‘귀화허가 판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법령이 정한 귀화허가 취소사유가 존재하므로 처분사유가 인정되고, 위 처분으로 입는 갑의 불이익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처분이 비례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이다.

원고

원고(영문 성명 1 생략)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귀남 외 1인)

피고

법무부장관

변론종결

2019. 10. 17.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9. 1. 18. 원고에게 한 귀화허가취소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방글라데시 국적의 외국인이었는데, 2004. 9. 27. 대한민국 국민인 소외 1과 결혼하여 2004. 10. 11. 혼인신고를 마쳤다.

나. 원고는 2011. 3. 17. ‘대한민국 국민인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대한민국에 2년 이상 계속하여 주소가 있음’을 이유로 간이귀화허가를 신청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청’).

다. 이에 피고는 2013. 4. 25. 원고로부터 방글라데시에서의 혼인 여부와 관련된 서류를 제출받는 등 귀화요건의 사실관계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이하 ‘이 사건 실태조사’), 2014. 7. 18. 원고가 ‘배우자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외국인’으로서 간이귀화 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구 국적법(2017. 12. 19. 법률 제152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2항 제1호 에 따라 귀화를 허가하였다.

라. 한편 원고는 2009. 4. 24. 방글라데시에서 방글라데시 국민인 소외 2(영문 성명 2 생략)와 혼인하였고, 2013. 2. 2. 그 사이에서 자녀 소외 3(영문 성명 3 생략)을 출산하였다. 원고와 소외 1은 2015. 12. 21. 협의이혼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18. 10. 25.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2018고정173호 로 아래와 같이 귀화허가를 받는 과정의 행위에 관하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판결’).

본문내 포함된 표
■ 원고의 범죄사실
피고인은 소외 2와 중혼관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1. 3. 17. 대한민국 국민과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음을 이유로 하는 귀화 신청을 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2013. 4.경 창원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국적신청자 실태조사를 담당하는 위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조사관에게 방글라데시에서 결혼한 아내 소외 2와 자녀 소외 3이 등재되어 있지 않은 방글라데시 현지 호적부 등 서류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2014. 7. 18. ‘국민의 외국인 배우자’로서 혼인귀화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계로써 귀화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바. 피고는 2019. 1. 18. 원고가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귀화허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구 국적법 제21조 에 근거하여 원고에 대한 귀화허가를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인정 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절차적 하자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기 전 원고에게 구 국적법 제21조 제2항 , 국적법 시행령 제27조 제2항 에 따른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위법하다.

2) 처분사유 부존재

구 국적법 제21조 , 국적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 제1호 , 제4호 에 의하면, 피고는 ‘귀화허가 판정을 받을 목적으로 신분관계 증명서류를 위조·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명서류를 제출하여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 ‘그 밖에 귀화허가 판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사람’ 등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귀화허가를 받은 자에 대하여 그 허가 또는 판정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런데 방글라데시의 혼인관계 법령에 따르면, 혼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신고가 없으면 호적부에 혼인 사실이 기재되지 않는다. 원고는 소외 2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방글라데시 호적부에 혼인 사실이 기재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신청이나 이 사건 실태조사 과정에 소외 2와의 혼인 사실이 기재되지 않은 서류를 제출한 것이 증명서류의 위·변조에 해당하거나 위·변조 증명서류의 제출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는 소외 1과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하였고, 일반귀화 요건인 구 국적법 제5조 제2호 내지 제5호 소정의 요건도 모두 갖추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실태조사에서 소외 2와 혼인하여 자녀를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 귀화허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중혼은 혼인 무효 사유가 아닌 취소 사유에 불과하고, 배우자 소외 1은 원고와 사이에 자녀가 없자 원고가 방글라데시에서 소외 2와 혼인하는 것에 동의하였으므로, 원고가 이러한 사실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 대한민국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없는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귀화허가를 받은 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는 소외 2와 법률혼을 한 것이 아니므로 엄밀히 말하여 민법에서 금지하는 ‘중혼’을 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원고의 사실혼은 배우자 소외 1의 동의가 있었고, 현행 국적법이 귀화요건으로 정하는 ‘품행 단정’과는 무관하다. 원고의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위법성이 크지 않다. 원고는 이 사건 신청 및 피고의 귀화허가 무렵 소외 1과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밖에 원고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16년간 생활하여 왔고 생활기반도 국내에 있는 점, 원고는 대한민국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소위 ‘3D 업종’에 종사하면서 성실히 생활하고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훨씬 중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하므로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1972년생, 소외 1은 1958년생이다.

나) 원고는 1996. 11.경 ‘산업연수생’의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불법으로 체류하다가 적발되었고 2003. 11.경 강제퇴거 명령을 받고 출국하였다. 원고는 2004. 9. 27. 소외 1과 혼인한 후 2006. 2. 9. ‘국민의 배우자’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외국인 등록을 마치고 2011. 3. 17. 이 사건 신청을 하였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신청에 대한 심사과정에서 원고의 중혼 여부를 의심하고, 이 사건 실태조사 과정에서 2013. 4. 25.경 원고로부터 방글라데시 관계기관이 발급한 혼인관계, 가족관계 서류를 제출받았다. 해당 서류에는 소외 2에 관한 정보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않고, ‘원고에게 무슬림법에 의하여 허용되는 또 다른 배우자가 있는지 여부’를 묻는 문항에 대하여 원고가 ‘NOT’으로 답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라) 앞서 보았듯이 원고는 2014. 7. 18. 귀화허가를 받고, 2015. 12. 21. 소외 1과 협의이혼을 하였으며, 2016. 11. 4. 국내 관할청에 소외 2와의 혼인 사실을 신고하였다. 그 이후 원고는 주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배우자 소외 2와 자녀 소외 3이 ‘주재 국민의 배우자와 딸’로서 대한민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사증(단기방문 C-3) 발급신청 절차를 진행하면서 그들에 대한 초청장을 작성·제출하였다.

마) 주 방글라데시 영사는 2017. 12.경 ‘원고가 국내에 정착한 후 상당 기간이 지난 시점에 방글라데시 국적인 가족의 국내 이주를 시도하는 것으로 장래 가족들도 국적 취득을 통해 정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취지의 이유로 사증발급을 불허하고, 2017. 12. 28. 피고에게 이러한 상황을 알리며 적절한 조치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바) 피고는 이를 계기로 원고가 이 사건 신청 무렵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방글라데시 국적의 소외 2와 혼인하였음에도, 피고에게 이러한 사정이 누락된 서류를 제출하였음을 의심하고, 피고 산하 창원출입국관리사무소 담당 직원을 통하여 2018. 1. 23.경 원고에 대해 관련 부정 혐의를 조사하였다. 원고는 신뢰관계인으로서 원고가 근무하는 ‘○○○○’ 대표 소외 4 등과 함께 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출석하여 조사에 응하였고, ‘귀화허가를 받은 자로서 (날짜 미상) 귀화허가 취소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합니다.’라고 기재된 자필 소명서를 작성하던 중 중단하였으며, 2018. 2. 1. 법률대리인(변호사 소외 5)을 통하여 ‘한국귀화허가 적법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절차적 위법 여부

가) 구 국적법 제21조 제2항 , 국적법 시행령 제27조 제2항 에 의하면, 피고는 구 국적법 제21조 제1항 에 따라 귀화허가를 취소하려면 당사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취지는 귀화허가 취소처분을 하기 전에 당사자에게 취소사유를 알리고 취소사유에 대해 변명을 하거나 유리한 사정을 제출할 기회를 보장하려는 것이므로, 당사자에게 그러한 취지의 소명기회가 부여되었다면, 위 규정의 위반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조사에 응하는 형식이기는 하나 구술로 이 사건 신청에 관련된 자신의 처지를 소명하여 해당 내용이 조서에 기재되었다. 위 조사는 원고가 구 국적법 제21조 가 규정하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귀화허가를 득한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것이었고, 원고는 그 절차에서 2018. 1. 23. ‘귀화허가 취소’와 관련하여 자필로 처지를 소명하고자 문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위 문서 작성 시 원고와 함께 근무하는 ‘○○○○’의 대표가 신뢰관계인으로 배석하였으므로 비록 원고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원고가 변명을 하거나 유리한 사정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보기에 무리가 없다. 원고는 그 조사와 관련하여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2018. 2. 1.자로 이 사건 신청 및 귀화허가와 관련한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원고는 이 사건 신청과 관련하여 자신의 처지나 견해를 밝히고 유리한 사정을 입증할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처분에 국적법 시행령 제27조 제2항 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처분사유의 존부

가) 구 국적법 제4조 제1항 은 ‘외국인은 피고의 귀화허가를 받아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 은 ‘피고는 귀화요건을 갖추었는지를 심사한 후 그 요건을 갖춘 자에게만 귀화를 허가한다.’라고 규정한다. 국적은 국민의 자격을 결정짓는 것이고, 이를 취득한 사람은 국가의 주권자가 되는 동시에 국가의 속인적 통치권의 대상이 되므로, 귀화허가는 외국인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함으로써 국민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포괄적으로 설정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국적법 등 관계 법령 어디에도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할 권리를 부여하였다고 볼 만한 규정이 없는데 이와 같은 귀화허가의 근거 규정의 형식과 문언, 귀화허가의 내용과 특성 등을 고려해 보면, 피고는 귀화 신청인이 귀화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귀화를 허가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재량권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6496 판결 등 참조).

나) 구 국적법 제21조 제1항 은 ‘피고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귀화허가 등을 받은 자에 대하여 그 허가 또는 판정을 취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 은 ‘ 제1항 에 따른 취소의 기준·절차와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 제4호 는 “그 밖에 귀화허가, 국적회복 허가 또는 국적보유 판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귀화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소외 1과 혼인한 상태에서 방글라데시 국적인 소외 2와 혼인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귀화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이 사건 실태조사에서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누락된 방글라데시 호적 관계 서류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피고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원고가 ‘배우자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외국인으로서 그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대한민국에 2년 이상 계속하여 주소가 있는 자’로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구 국적법 제6조 제2항 제1호 에 따라 간이귀화허가를 하였다. 위 인정 사실부터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당초 처분 당시 원고가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면 간이귀화허가를 하지 않았을 것이 객관적으로 추단된다.

구 국적법 제6조 제2항 이 규정하는 ‘간이귀화’는 신청인이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인 점을 고려하여 국적법 제5조 가 정하는 일반귀화의 요건보다 완화된 요건으로 좀 더 수월하게 귀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②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6조 제1항 은 혼인제도의 규범적 핵심을 규정한 것으로서, 여기에는 당연히 일부일처제가 포함된다( 헌법재판소 2014. 7. 24. 선고 2011헌바275 전원재판부 결정 취지 참조). 민법 제810조 는 “배우자 있는 자는 다시 혼인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제816조 는 ‘ 제810조 의 규정을 위반한 때’를 혼인취소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중혼은 대한민국 법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이다. 따라서 후혼(후혼)이 사실혼이더라도 이는 피고가 당사자의 귀화허가 여부에 관한 재량권 행사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사정이다.

③ 실제로 피고는 이 사건 신청을 심사하면서 원고의 중혼 여부를 조사하였고 그 확인을 위하여 원고에게 방글라데시 관계기관이 발급한 가족관계 서류 등을 추가로 제출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신청을 심사하는 데 원고의 중혼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④ 행정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28240 판결 등 참조). 관련 형사판결은 원고가 위계로써 귀화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위계공무집행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하였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따라서 원고는 ‘귀화허가 판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법령이 정한 귀화허가 취소사유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처분사유는 인정된다. 이에 반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입는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비례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앞서 보았듯이 헌법이 규정하는 혼인제도의 규범과 중혼을 금지하는 민법 규정에 비추어 일부일처제는 대한민국의 주요한 법질서이다.

② 피고는 귀화 신청인이 대한민국의 법질서와 제도를 존중하고 준수할 자인지 여부를 살펴 귀화허가를 거부하거나 취소할 재량권이 있다. 따라서 귀화허가 여부의 재량 판단에 있어서 원고가 소외 2와 중혼적 사실혼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정은 귀화허가를 거부할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앞서 보았듯이 피고는 이 사건 신청을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원고의 중혼 여부를 조사하였고, 원고가 ‘무슬림법에 의하여 허용되는 다른 배우자가 없다’는 취지로 제출한 서류가 종전 귀화허가 처분에 영향을 미쳤다.

③ 관련 형사판결은 귀화허가와 관련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원고의 고의를 인정하였다. 원고의 행위는 그 불법성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고 비난가능성 또한 작지 않다.

④ 귀화허가는 국민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포괄적으로 설정하는 행정처분이므로, 그 처분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 이를 바로잡아 귀화허가 행정에 관한 적법성을 회복하는 것은 중요한 공익이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련 법령: 생략]

판사 김정중(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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