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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11.25. 선고 2018다304007 판결
신주발행무효청구
사건

2018다304007 신주발행무효청구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명호 외 4인

피고피상고인

하이파개발 주식회사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12. 7. 선고 2018나2015473 판결

판결선고

2021. 11. 25.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법 제59조"민법 제339조의 규정은 상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한 질권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함으로써 상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질권설정계약에 대해서는 유질약정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상법은 유질약정이 체결된 경우 질권의 실행 방법이나 절차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유질약정이 포함된 질권설정계약이 체결된 경우 질권의 실행 방법이나 절차는 원칙적으로 질권설정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7다207499 판결 참조).

비상장주식에 대하여 유질약정이 포함된 질권설정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된 경우, 질물인 비상장주식의 가격이나 그 산정방식에 관하여 질권설정계약에서 정한 바가 없고 또 객관적으로 형성된 시장가격이 없거나 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채권자가 유질약정을 근거로 처분정산의 방법으로 질권을 실행할 때 일반적으로 허용된 여러 비상장주식 가격 산정방식 중 하나를 채택하여 그에 따라 처분가액을 산정한 이상, 설령 나중에 그 가격이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었다고 인정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질약정의 내용에 따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피담보채무의 소멸 범위나 초과액의 반환 여부, 손해배상 등이 문제될 여지가 있을 뿐이고 채권자와 처분 상대방 사이에서 채권자의 처분행위 자체가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아뮤티제이차 주식회사(이하 '아뮤티제이차'라고 한다)는 신한은행 주식회사와 두산캐피탈 주식회사로부터 피고에 대한 대출금 채권(원금 약 2,100억 원)을 양수하였다. 그 무렵인 2007. 12.경 피고의 주주이던 소외 1,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 소외 6(이하 '종전 주주들'이라고 한다)는 아뮤티제이차와 사이에 위 대출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종전 주주들이 보유한 피고의 주식 전부인 64,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고 한다)에 근질권을 설정하는 내용의 근질권설정계약(이하 '이 사건 근질권설정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아뮤티제이차에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처분승낙서와 양도증서를 교부하여 주었다.

나. 이 사건 근질권설정계약에서는 질권의 실행에 관하여 '아뮤티제이차는 변제기가 도래하거나 피고가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때에 일반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 시기, 가격 등에 의하여 담보주식을 임의 처분하고 그 취득금을 충당하거나, 일반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 시기, 가격 등에 의하여 피담보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제에 갈음하여 담보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아뮤티제이차는 담보 주식의 취득사실을 그 취득 후 즉시 종전 주주들에게 통지하기로 한다. 종전 주주들은 아뮤티제이차가 담보주식에 대한 질권을 실행하기 위하여 본 항에서 정한 방법 중 선택한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 피고가 대출금 채무를 제때 변제하지 못하자, 아뮤티제이차는 이 사건 근질권설정계약에 따른 질권의 실행으로 이 사건 주식을 0원에 원고에 양도하였고(이하 '이 사건 질권 실행'이라고 한다), 그 무렵인 2017. 1. 25.경 피고와 종전 주주들에게 '이 사건 주식을 원고에게 처분하는 방식으로 질권을 실행하였다. 아뮤티제이차는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다목같은 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른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해 피고의 주식가치를 산정한 결과 피고의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가 모두 (-)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주식의 가치는 0원이므로 이 사건 질권 실행으로 인한 변제금은 없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라. 이후 아뮤티제이차와 원고는 2017. 2. 9.경 종전 주주들과 피고에게 이 사건질권 실행에 관하여 다시 통지하면서 원고를 주주로 변경하는 내용의 명의개서를 청구하였고, 이후 원고는 다시 같은 달 27.경 명의개서절차를 청구하면서 임원 전원의 해임 및 새로운 임원 선출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요구하였다.

마. 피고는 원고의 위와 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던 중인 2017. 4. 14.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 80,000주를 1주당 5,000원에 피고보조참가인에게 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주발행'이라고 한다).

3. 위 사실관계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핀다.

아뮤티제이차는 유질약정이 포함된 이 사건 근질권설정계약에 따라 질권을 실행할 의사로 질물인 이 사건 주식을 원고에게 처분하면서 비상장주식인 이 사건 주식의 가격을 일반적으로 비상장주식의 가격 평가방식으로 인정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0원으로 산정하였다. 사정이 이렇다면, 설령 아뮤티제이차가 이 사건 주식의 가격 산정과 관련하여 다소 부적절한 평가방식을 채택하였다거나 그로 인해 평가액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아뮤티제이차를 상대로 이 사건 근질권설정계약의 피담보채권인 대출금 채권이 이 사건 주식의 합리적인 평가액만큼 소멸하였다고 다투거나 만일 아뮤티제이차의 의무 위반이 인정된다면 그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여지가 있을 뿐이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뮤티제이차의 이 사건 질권 실행 자체를 무효라고 다툴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아뮤티제이차가 이 사건 질권 실행으로 이 사건 주식을 0원으로 평가하여 원고에게 처분한 것은 질권의 본질 등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유효하게 취득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질약정에 따른 질권의 실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민유숙

주심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천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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