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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08. 12. 19. 선고 2007나13503 판결
[신용장대금등][미간행]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주식회사 부산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해, 담당변호사 임방조)

피고, 항소인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순성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제주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양 담당변호사 송대원 외 2인)

변론종결

2008. 11. 21.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에 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은 원고에게 미화 1,729,749.88달러 및 그 중 미화 750,789.78달러에 대하여는 2005. 10. 29.부터, 미화 108,019.52달러에 대하여는 2005. 11. 2.부터, 미화 502,843.88달러에 대하여는 2005. 11. 3.부터, 미화 368,096.70달러에 대하여는 2005. 11. 9.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제주은행에 대한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 사이의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이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제주은행 사이의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은 원고에게 미화 1,729,749.88달러 및 그 중 미화 750,789.78달러에 대하여는 2005. 10. 29.부터, 미화 108,019.52달러에 대하여는 2005. 11. 2.부터, 미화 502,843.88달러에 대하여는 2005. 11. 3.부터, 미화 368,096.70달러에 대하여는 2005. 11. 9.부터 각 소장부본 송달일까지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나. 피고 주식회사 제주은행은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과 연대하여 위 전항 기재 미화 1,729,749.88달러 중 미화 858,809.30달러 및 그 중 미화 750,789.78달러에 대하여는 2005. 10. 29.부터, 미화 108,019.52달러에 대하여는 2005. 11. 2.부터 각 소장부본 송달일까지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는 당심에서 청구취지 중 소장부본 송달일까지의 지연손해금 비율을 5%에서 6%로 확장하였다)

2. 항소취지

가. 원고

제1심 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제주은행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주식회사 제주은행은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과 연대하여 위 제1항 기재 미화 1,729,749.88달러 중 미화 858,809.30달러 및 그 중 미화 750,789.78달러에 대하여는 2005. 10. 29.부터, 미화 108,019.52달러에 대하여는 2005. 11. 2.부터 각 소장부본 송달일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나.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

제1심 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은행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 유에프제이 은행의 신용장 개설

⑴ 대한민국에 있는 주식회사 성보(이하 ‘성보’라고 한다)는 일본에 있는 도요타 츄쇼 코퍼레이션(Toyota Tsusho Corporation, 이하 ‘도요타’라 한다)에 세컨더리 알루미늄 앨로이 잉곳(Secondary Aluminium Alloy Ingot) ‘ADC12'(이하 ’알루미늄‘이라 한다) 1,042.018톤을 수출하기로 하고, 그 대금은 신용장 방식으로 결제받기로 하였다.

⑵ 이에 따라 도요타는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도쿄 유에프제이 은행(이하 ‘피고 미쓰비시은행’이라 한다)의 나고야지점에 신용장개설을 의뢰하였고, 피고 미쓰비시은행의 나고야지점은 2005. 9. 21.과 2005. 10. 11. 두 차례에 걸쳐 수익자를 성보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2통의 취소불능신용장(이하 순차로 ‘제1, 2신용장’이라 한다)을 SWIFT 방식으로 개설한 후, 각 그 무렵 원고를 통하여 성보에게 이를 통지하였으며, 제1, 2신용장에 관하여 1993년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Uniform Customs and Practice For Documentary Credits, 1993 Revision, ICC Publication No. 500, 이하 '신용장통일규칙'이라 한다)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 제1신용장

- 신용장번호 : S-401-2035027 - 발행일 : 2005. 9. 21.

- 유효기간 : 2005. 11. 15. - 개설의뢰인 : 도요타

- 금액 : 미화 830,000달러 - 선적항 : 부산

- 분할선적 : 허용 - 운송지 : 일본 주요항

- 상품명세 : 알루미늄 500메트릭 톤, 1메트릭 톤 당 미화 1,660달러

- 요구서류 : 서명된 상업송장 원본 3통, 송하인의 지시식으로 백지배서되고, 운임선지급이라고 표시되고, 통지처가 아래 언급한 바대로인 전통의 무고장 선적 선하증권, 포장명세서 2통

- 부가조건 : 신용장 금액 및 수량은 5% 정도의 오차를 허용한다.

- 제시기간 : 선적서류는 선적일 이후 15일 내에 제시되어야 하나, 신용장 유효기한 내이어야 한다.

- 지급, 인수, 매입은행에 대한 지시사항 : 텔레커뮤니케이션에 의한 상환은 금지되고, 매입은행은 환어음 및 모든 선적서류를 피고 미쓰비시은행의 나고야 지점에 2부씩 보내야 하고, 피고 미쓰비시은행은 선적서류와의 상환으로 매입은행의 지시에 따라 금액을 송금하고, 신용장 조건하에서 하자 서류가 제시될 경우 미화 47달러의 수수료가 금액에서 공제하며, 이 조항은 상반된 어떤 지시에도 불구하고 매입요청 서류에 표시되어야 하고, 이 수수료는 수익자가 부담한다.

- 신용장 통지 : 신용장 통지는 부산은행 국제비즈니스 운영팀으로 보낸다.

㈏ 제2신용장

- 신용장번호 : S-401-2035207

- 발행일 : 2005. 10. 11.

- 그 밖의 점은 제1신용장에 기재된 것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나. 원고의 환어음, 선적서류의 매입 및 제1, 2 신용장대금 청구

⑴ 원고는 성보로부터, ① 2005. 10. 17. 성보가 제1신용장과 관련하여 선적한 알루미늄 452,283kg(컨테이너 21대분)에 관하여 피고 미쓰비시은행을 지급인으로 하여 발행한 환어음 및 선적서류를 미화 750,789.78달러에 매입하고, ② 2005. 10. 18. 성보가 제1신용장과 관련하여 선적한 알루미늄 65,072kg(컨테이너 3대분)에 관하여 피고 미쓰비시은행을 지급인으로 하여 발행한 환어음 및 선적서류를 미화 108,019.52달러에 매입하고, ③ 2005. 10. 19. 성보가 제2신용장과 관련하여 선적한 알루미늄 302,918kg(컨테이너 7대분)에 관하여 피고 미쓰비시은행을 지급인으로 하여 발행한 환어음 및 선적서류를 미화 502,843.88달러에 매입하고, ④ 2005. 10. 21. 성보가 제2신용장과 관련하여 선적한 알루미늄 221,745kg(컨테이너 10대분)에 관하여 피고 미쓰비시은행을 지급인으로 하여 발행한 환어음 및 선적서류를 미화 368,096.70달러에 각 매입하였다(이하 순차로 ‘제1, 2, 3, 4차 매입건’이라 한다).

⑵ 원고는 각 그 무렵 피고 미쓰비시은행에게 제1 내지 4차 매입건과 관련된 환어음 및 선적서류를 제시하고, 제1, 2신용장대금을 청구하였다.

다. 피고 제주은행의 환어음, 선적서류의 매입 및 제1신용장대금 일부 청구

한편, 피고 제주은행은 성보로부터 2005. 10. 7. 성보가 제1신용장과 관련하여 선적한 알루미늄 147,373kg에 관하여 피고 미쓰비시은행을 지급인으로 하여 발행한 환어음 및 선적서류(그 중 선하증권은 아래 제2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조된 것이다)를 미화 244,639.18달러(이 금액은 제1신용장대금의 일부이다)에 매입한 후 그 무렵 피고 미쓰비시은행에 위 환어음 및 선적서류를 제시하여 위 매입대금을 청구하였고, 이에 피고 미쓰비시은행은 위 선적서류 등을 심사하여 피고 제주은행에 위 매입대금 미화 244,639.18달러를 지급하였다.

라. 피고 미쓰비시은행의 제1, 2신용장대금 지급거절

⑴ 피고 미쓰비시은행은 원고의 제1, 2차 매입건과 관련한 제1신용장대금 청구에 대하여는, ① 피고 제주은행에 제1신용장대금의 일부인 미화 244,639.18달러를 이미 지급하였기 때문에 제1신용장 한도금액 초과(OVERDRAWN)라는 이유, ② 제1, 2차 매입건에 관한 각 선하증권상에 본선적재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 ③ 제1, 2차 매입건에 관한 각 상업송장에 기재된 물품명세가 제1신용장의 물품명세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2005. 10. 28. 제1차 매입건에 대한 신용장대금 미화 750,789.78달러 지급을 거절하고, 2005. 11. 1. 제2차 매입건에 대한 신용장대금 미화 108,019.52달러 지급을 거절하였다

⑵ 피고 미쓰비시은행은 원고의 제3, 4차 매입건에 관한 제2신용장대금 청구에 대하여는, 제3, 4차 매입건에 관한 각 선하증권과 각 상업송장이 제2신용장의 조건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위 ②, ③항과 같은 이유임)로 2005. 11. 2. 제3차 매입건에 대한 신용장 대금 미화 502,843.88달러 지급을 거절하고, 2005. 11. 8. 제4차 매입건에 대한 신용장대금 미화 368,096.70달러 지급을 거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3 내지 6호증의 각 1 내지 6, 갑 제8호증, 갑 제11호증의 1 내지 3, 을가 제1호증의 1 내지 4, 을가 제2호증의 1의 1 내지 5, 을가 제2호증의 2의 1 내지 5, 을가 제2호증의 3의 1 내지 5, 을가 제2호증의 4의 1 내지 5, 을가 제3호증의 1 내지 6, 을나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일신해운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피고 미쓰비시은행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주장

(1) 원고의 주장

제1 내지 4차 매입건과 관련된 선적서류는 제1, 2신용장의 조건과 일치하므로, 피고 미쓰비시은행은 원고에게 제1, 2신용장대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피고 제주은행이 성보로부터 제1신용장과 관련된 환어음 및 선적서류를 매입할 당시 그 선적서류 중에 있는 선하증권이 위조되었음 알았거나 위조되었음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매입하고, 피고 미쓰비시은행도 피고 제주은행으로부터 위조 선하증권을 제시받았을 당시 그것이 위조되었음을 알았거나 위조되었음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피고 제주은행에 관련 신용장대금 미화 244,639.18달러를 잘못 지급하였으므로, 그 후 진정한 선적서류를 매입한 원고에 대하여 제1, 2차 매입건에 관한 환어음금액이 제1신용장 한도금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제1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2) 피고 미쓰비시은행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신용장대금 상환청구를 거절한 것은 정당하다.

① 제1, 2차 매입건에 관한 제1신용장 한도금액은 그 허용오차 5%를 고려하여 최대로 발행될 수 있는 환어음 금액이 미화 871,500달러인 상태에서 피고 미쓰비시은행이 제1신용장과 관련하여 피고 제주은행에 미화 244,639.18달러를 이미 지급하였으므로, 그 후 발행될 수 있는 환어음 금액은 미화 626,860.82달러 범위 내에서만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제시한 제1차 매입건에 대한 환어음 금액은 미화 750,789.78달러로서 제1신용장의 한도금액을 초과하고, 원고가 제시한 제2차 매입건에 대한 환어음 금액도 그 전액이 제1신용장 한도금액을 초과한다.

② 제1, 2신용장에서 이들 신용장의 필요서류로 본선적재선하증권임을 명시하고 있는데 제1 내지 4차 매입건과 관련된 각 선하증권은 수취선하증권으로 좌측 최하단에 'LADEN ON BOARD THE VESSEL'라는 문구가 미리 인쇄된 채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위 문구 아래에 있는 서명란에 서명이 없으므로, 본선적재표기가 있다고 볼 수 없다.

③ 제1, 2신용장의 물품명세 중 “MAIN JAPANESE PORT” 부분과 제1 내지 4차 매입건과 관련된 각 상업송장의 물품명세 중 “NAGOYA” 부분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제1, 2차 매입건에 관한 환어음 금액의 제1신용장 한도금액 초과 여부

㈎ 화환신용장에 의한 거래는 본질적으로 서류에 의한 거래이지 상품에 의한 거래가 아니므로 은행은 상당한 주의로써 그 선적서류가 문면상 신용장의 조건과 일치하는지 여부만 확인하면 되고 그 선적서류에 대한 실질적인 심사의무까지 부담하지 아니하나, 그 선적서류가 위조되었을 경우 매입은행이나 개설은행이 위조에 가담한 당사자이거나 서류의 위조 사실을 사전에 알았거나 또는 그와 같이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는 신용장거래를 빙자한 사기거래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은행들은 더 이상 이른바 신용장의 독립·추상성의 원칙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고, 신의성실의 원칙상 개설은행은 신용장대금의 상환을 거절함이 마땅하고, 매입은행도 개설은행에게 신용장대금의 상환을 구할 권리가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8. 29. 선고 96다43713 판결 참조). 이러한 경우 비록 개설은행은 종전에 위조된 선적서류를 매입한 은행에게 신용장대금을 지급한 바 있다 하더라도, 나중에 진정한 선적서류를 매입한 다른 은행이 개설은행에게 신용장대금의 상환을 청구하는데 대하여 그와 같은 사정을 내세워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

㈏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의 1, 갑 제2, 8, 10호증, 갑 제3 내지 6호증의 각 5, 갑 제17의 2, 을가 제3호증의 6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성보의 대표이사 소외인은 다른 수출건으로 운송인인 일신해운 주식회사로부터 회사내부 보관용으로 받아두었던 선하증권을 스캐너로 복사한 다음 그 위에 임의로 수정한 선적일자를 오려 붙이고 그것을 다시 스캐너로 복사한 후 발행인의 서명을 임의로 기재여 위조 선하증권을 만든 사실, 위와 같이 위조된 선하증권은 두차례나 스캐너로 복사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원본과는 달리 그 선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또한 그것은 은행에 제시할 수 있는 원본이 아니라 단순한 회사내부 보관용임을 나타내는 “Non-Negotible"라는 문구가 우측 상단 선하증권 번호 바로 밑에 그대로 기재되어 있었던 점, ② “Non-Negotiable” 부분은 양도불가능하다는 취지로서, 그 문면상의 “TO ORDER OF SHIPPER" 기재 부분과도 그 의미가 상충되어 그것이 제1신용장의 요구서류의 하나인 송하인의 지시식으로 백지배서된 선하증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 제주은행의 선적서류 매입금액이 제1신용장대금의 일부에 불과하고 제1신용장에 “매입은행은 제1신용장 뒷면에 환어음 매입금액을 기재하여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1신용장 원본 뒷면에 자신이 매입한 환어음의 금액을 기재조차 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제주은행과 피고 미쓰비시은행이 각 선적서류를 매입할 당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 사건 위조 선하증권이 위조되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을가 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는 학자나 실무가들의 주관적인 견해에 기초한 것으로서 위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 따라서, 피고 미쓰비시은행은 정당한 주의의무를 다하여 피고 제주은행이 제시한 선하증권이 위조되었음을 알아차리고 피고 제주은행의 제1신용장 대금의 일부 상환청구를 거절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주의로 그 대금을 잘못 지급하였으므로, 신의칙상 그러한 사정을 들어 그 후 제1신용장에 관한 진정한 선적서류를 매입한 원고에 대하여 제1, 2차 매입건과 관련된 환어음 금액이 제1신용장 한도금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제1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

(2) 제1 내지 4차 매입건에 관한 선하증권의 본선적재표기 적정여부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 ⅱ항에 의하면, 화물이 선하증권의 발행 전에 선적되지 아니한 수취선하증권(Received Bill of Lading)의 경우에는 그 선하증권에 화물이 지정된 선박에 본선적재 또는 선적되었다는 사실과 그 본선적재일이 명시되어야 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본선적재표기, On Board Notation), 본선적재표기에 운송인 혹은 그 대리인의 서명이 있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종전 제4차 신용장통일규칙 제27조 b항에서는 선하증권에 선적완료와 그 일자를 부기할 경우 발행자가 정식 혹은 약식의 서명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개정된 제5차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 ⅱ항의 규정에서는 이 부분이 삭제된 채 본선적재표기에 대한 서명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본선적재표기에 운송인 또는 그 대리인의 서명이 불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가 제2호증의 1 내지 4의 각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제1 내지 4차 매입건에 관한 각 선하증권은 수취선하증권으로 좌측 하단부에 본선적재표기의 의미로 “LADEN ON BOARD THE VESSEL"이 기재되어 있고, 바로 그 밑의 날짜란에는 2005. 10. 17., 2005. 10. 18., 2005. 10. 19., 2005. 10. 21.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바로 그 밑의 서명란은 비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의하면, 위 각 선하증권에 본선적재표기가 제대로 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

(3) 상업송장의 물품명세가 제1, 2신용장의 물품명세와 일치하는지 여부

신용장통일규칙 제13조 (a)항에 의하면, "은행은 신용장에 약정된 모든 서류가 문면상 신용장조건에 일치하는가 아닌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심사하여야 한다. 약정된 서류가 문면상 신용장조건에 일치하는가의 여부는 이 규칙에 반영된 국제적인 표준은행거래관습에 의해 결정된다. 서류가 문면상 다른 서류와 모순이 된다는 것은 그 서류가 문면상 신용장조건에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신용장통일규칙 제37조 c항은 “상업송장에 있어서의 상품명세는 신용장의 그것과 일치하여야 한다. 다른 모든 서류에 있어서의 상품명세는 신용장의 상품명세와 모순되지 아니하는 일반용어로 기술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신용장 첨부서류가 신용장조건과 문언대로 엄격하게 합치하여야 한다고 하여 자구 하나도 틀리지 않게 완전히 일치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신용장 첨부서류가 신용장의 조건과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위와 같은 신용장 첨부서류와 신용장조건의 엄격한 합치를 요구하는 것은 신용장대금을 지급하는 은행 및 신용장개설의뢰인의 보호를 위한 것이므로 그 보호에 지장이 없고, 은행이 상당한 주의(reasonable care)를 기울이면 그 불일치가 경미한 것으로 신용장조건을 전혀 해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신용장조건과 합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판단은 구체적인 경우에 신용장조건과의 차이가 국제적 표준은행거래관습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63691 등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의 1, 2, 을가 제2호증의 1 내지 4의 각 2, 을가 제2호증의 1 내지 4의 각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제1, 2신용장의 물품명세에는 “SECONDARY ALUMINUM ALLOY INGOT ADC12 …… C AND F MAIN JAPANESE PORT"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제1 내지 4차 매입건과 관련된 각 상업송장의 물품명세에는 “SECONDARY ALUMINUM ALLOY INGOT ADC12 …… C AND F NAGOYA"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제1 내지 4차 매입건과 관련된 각 선하증권상에 선적항이 ”NAGOYA JAPAN“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제1, 2신용장의 물품명세 중 ”MAIN JAPANESE PORT“ 부분과 위 각 상업송장의 물품명세 중 ”NAGOYA“ 부분이 서로 다르게 각각 기재되어 있으나, ”MAIN JAPANESE PORT(일본의 주요항)“에는 ”NAGOYA항“이 속해 있고, ”NAGOYA“ 다음에 ”PORT“ 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더라도 정형거래조건인 C AND F 다음에 작성된 지명이 항구임은 쉽게 알 수 있고, 특히 위 각 선하증권상에 선적항이 ”NAGOYA JAPAN“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위 각 상업송장의 물품명세 중 ”NAGOYA“ 부분이 제1, 2신용장의 물품명세 중 ”MAIN JAPANESE PORT“ 부분과 불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

(4) 소결

그렇다면, 원고의 제1 내지 4차 매입건에 대한 제1, 2신용장대금 청구에 관하여 피고 미쓰비시은행이 내세우는 지급거절사정은 정당한 지급거절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미쓰비시은행은 원고에게 제1 내지 4차 매입건에 대한 제1, 2신용장대금 합계 미화 1,729,749.88달러(= 미화 750,789.78달러 + 미화 108,019.52달러 + 미화 502,843.88달러 + 미화 368,096.70달러) 및 이에 대하여 그 준거법인 일본국 민법 제514조 소정의 연 6%(을가 제9호증의 기재)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위 신용장대금의 지연손해금에 관하여는 국제사법상 우리나라법이 준거법이 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이후부터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다툰다. 그러나 국제사법 제26조 제1항 에서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 계약은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 에서는 양도계약에서의 양도인의 이행, 용역제공계약에서의 용역의 이행 등과 같이 각 계약의 특징적 이행을 해야 하는 당사자의 소재지 국가법을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으로 예시하고 있는바, 이러한 법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신용장의 경우 개설은행과 매입은행과의 관계에서 개설은행이 필요한 서류를 심사하고 그것이 신용장조건과 일치하는 경우 신용장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신용장의 특징적 이행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신용장개설은행의 소재지 국법이 신용장에 관한 법률관계의 준거법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신용장대금의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에 관하여도 일본국법이 그 준거법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의 피고 제주은행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 제주은행이 성보로부터 제1신용장 원본을 제시받아 제1신용장 원본 뒷면에 환어음의 매입금액을 기재하여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위조 선하증권 등 환어음 매입 당시 이 사건 위조 선하증권이 위조되었음을 알았거나 위조되었음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위조 선하증권 등 환어음을 부당하게 매입한 후 피고 미쓰비시은행에 그 신용장대금을 청구하여 피고 미쓰비시은행으로부터 미화 244,639.18달러를 지급받았다.

그 때문에 나중에 피고 미씨비시은행이 원고의 제1, 2차 매입건에 대한 신용장대금 청구가 제1신용장 한도금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지급거절한 결과, 원고가 제1, 2차 매입건에 대한 제1신용장대금 미화 858,809.30달러를 지급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 제주은행은 피고 미쓰비시은행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⑴ 원고가 제1신용장에 “매입은행은 제1신용장 뒷면에 환어음 매입금액을 기재하여야 한다.”는 문구를 기재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갑 제8, 10호증, 을나제6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법원의 전국은행연합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제주은행이 제1신용장 원본 뒷면에 자신이 매입한 환어음의 매입금액을 기재하지 않은 사실, 이에 원고는 제1, 2차 매입건에 관한 환어음 금액이 제1신용장 한도금액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나머지 성보로부터 제1, 2차 매입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리하여 피고 미쓰비시은행은 이미 피고 제주은행에 제1신용장대금의 일부를 지급하였기 때문에 제1, 2차 매입건에 관한 환어음 금액이 제1신용장 한도금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제1신용장대금 상환청구를 거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⑵ 그런데, 위 문구는 선매입은행이 환어음 등 선적서류를 매입하면서 신용장 뒷면에 환어음의 매입금액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 뒤에 환어음 등 선적서류를 중복하여 매입한 후매입은행이 신용장개설은행으로부터 그 환어음 금액이 신용장 한도금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신용장대금을 상환받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재된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선매입은행이 환어음 등 선적서류를 매입하면서 신용장 뒷면에 환어음의 매입금액을 기재하지 않아 중복적으로 선적서류 등 환어음을 매입한 후매입은행이 신용장개설은행으로부터 그 환어음 금액이 신용장 한도금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신용장대금을 상환받지 못하는 등으로 후매입은행의 개설은행에 대한 신용장대금채권이 실제로 침해되었을 경우 후매입은행이 선매입은행에게 그 잘못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미쓰비시은행의 제1신용장 한도금액 초과를 이유로 한 지급거절사유가 정당하지 못하여 원고가 피고 미쓰비시은행으로부터 제1신용장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는, 피고 제주은행의 위와 같은 잘못으로 인하여 원고 주장의 신용장대금채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⑶ 그리고 피고 제주은행은 이 사건 위조 선하증권 등 환어음 매입 당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 사건 위조 선하증권이 위조되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 제주은행의 그와 같은 의무는 자신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부담하는 의무에 불과할 뿐, 후매입은행인 원고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부담하는 의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⑷ 따라서, 비록 피고 제주은행이 제1신용장 및 이 사건 위조 선하증권 등 선적서류 매입 당시 원고의 주장과 같은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원고가 그 주장의 신용장대금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 제주은행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 미쓰비씨은행은 원고에게 미화 1,729,749.88달러 및 그 중 미화 750,789.78달러에 대하여는 제1차 매입건에 대한 지급거절통보일 다음날인 2005. 10. 29.부터, 미화 108,019.52달러에 대하여는 제2차 매입건에 대한 지급거절통보일 다음날인 2005. 11. 2.부터, 미화 502,843.88달러에 대하여는 제3차 매입건에 대한 지급거절통보일 다음날인 2005. 11. 3.부터, 미화 368,096.70달러에 대하여는 제4차 매입건에 대한 지급거절통보일 다음날인 2005. 11. 9.부터 각 갚는 날까지 연 6%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피고 미쓰비시은행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데, 제1심 판결 중 피고 미쓰비시은행에 대한 부분은 지연손해금 비율에 관하여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고, 피고 제주은행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 중 피고 제주은행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제주은행에 대한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신(재판장) 강석규 김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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