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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6. 3. 21. 선고 2005나77468 판결
[청구이의][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장경옥외 2인(소송대리인 변호사 홍지훈외 1인)

피고, 항소인

기술신용보증기금(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평 담당변호사 김진)

변론종결

2006. 3. 7.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2가합451호 구상금 청구사건의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은 이를 불허한다.

2. 항소취지 :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상속채권 관련

(1) 피고는 1999. 9 29. 주식회사 우일산업(이하 ‘우일산업’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우일산업이 1999. 9. 29.부터 2000. 9. 29.까지의 기간 중에 부담하게 될 원본 한도액 170,000,000원의 채무에 대하여 신용보증을 하되 우일산업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피고가 보증채무를 이행하게 되는 경우에는 우일산업은 피고에게 그 보증채무 이행에 소요된 비용, 기타 권리행사 비용 및 그 비용 지출일부터 피고가 정한 이율에 의한 손해금 등을 피고에게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였고, 당시 김남일, 김왕규, 최창순, 망 김정래는 우일산업의 피고에 대한 위 구상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는 우일산업이 1999. 9. 29. 조흥은행 북평지점으로부터 170,000,000원을 대출 받음에 있어 그 대출금반환채무에 관하여 신용보증을 하였다.

(2) 2001. 4. 20. 우일산업 발행의 당좌수표가 부도처리되었고, 2001. 4. 23. 우일산업은 거래정지처분을 받았다.

(3) 피고는 2001. 4. 21. 조흥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신용보증사고 통지 및 보증채무 이행청구를 받고, 2001. 8. 22. 우일산업을 대위하여 위 대출원리금 174,173,150원을 조흥은행 북평지점에 변제하였고, 이 사건 신용보증에 대한 구상금채권 보전을 위하여 가압류비용으로 971,890원을 지출하였다.

(4) 원고가 정한 연체이율은 2000. 3. 1.부터는 연 18%이다.

(5) 김정래는 2001. 3. 8. 사망하였고, 유족으로 배우자인 원고 장경옥, 직계비속인 원고 김보경, 김동욱이 있다.

나. 한정승인신청 및 수리 심판

김정래의 재산상속인들인 원고들은 김정래가 사망하자 그로부터 3월 이내인 2001. 5. 25.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 별지 1 상속재산목록 기재 재산을 적극재산으로하여 한정승인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01. 5. 29. 2001느단102호 로 위 한정승인 신청을 수리하는 심판을 하였다.

다. 구상금 등 청구소송과 판결 관련

피고는 2002. 5. 7. 위 김남일 등의 연대보증인들 및 원고들 등을 상대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2가합451호 로 위 신용보증계약 및 피고의 위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금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소송의 진행과정에서 원고들은 위와 같은 한정승인 수리 심판이 있었음을 주장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위 법원은 2003. 3. 18. 위 구상금청구에 관하여 원고들의 책임재산에 관한 유보 없이 “우일산업, 김남일, 김왕규, 최창순과 연대하여, 원고 장경옥은 구상금 총 175,145,040원 중 상속지분에 따른 75,062,16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김보경, 김동욱은 위 175,145,040원 중 상속지분에 따른 각 50,041,44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시경 확정되었다.

라. 위 확정판결에 기한 강제집행 및 정지 관련

(1) 피고는 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2가합451호 판결 정본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원고 장경옥 소유의 별지 2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 대하여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 2005타경3150호 로 강제경매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005. 3. 10.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강제경매개시결정을 하고 위 경매절차를 진행하자, 원고들은 위 법원에 2005타기233호 로 위 판결정본에 의한 위 강제집행의 정지를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005. 3. 30. 이 사건 판결 선고시까지 위 판결정본에 의한 강제집행의 정지를 명하는 결정을 고지하였다.

(2) 이 사건 아파트는 원고 장경옥이 2004. 6. 15. 전 소유자로부터 매수하여 취득한 부동산이다.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가 이미 위 확정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원고들의 상속재산인 별지 1 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집행절차를 통하여 일부 금원을 배당받았는바, 이로써 상속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종료되었으므로 위 판결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은 이를 불허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2가합451호 사건의 변론과정에서 위 한정승인 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여 책임재산에 관한 유보 없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이상, 책임범위와 관련된 사유는 위 확정판결의 효력에 의하여 차단된다 할 것이므로, 이를 다시 집행단계에서 주장하여 위 확정판결의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로 다툴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이 사건의 쟁점

위의 사실관계를 기초로 위 당사자들의 주장을 검토하여 보면,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이미 한정승인 수리 심판이 있었음에도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재판에서 이에 관하여 주장하지 아니함으로써 책임재산에 관한 유보 없는 판결이 선고, 확정된 후 동 확정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는 강제집행단계에서 다시 한정승인 사실을 주장하는 것이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지 여부, ② 기판력에 저촉되지 아니한다면 위 한정승인 수리 심판을 이의사유로 삼아 청구이의의 소로서 집행력의 배제를 구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에 있다고 할 것이다.

다. 판단

(1) 쟁점 ①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은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주문에 포함된 것이라 함은 ‘소송물인 권리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을 말하는 것이므로 기판력은 소송물에만 미친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상속인에 대하여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에서 상속인이 한정승인 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면, 책임의 범위는 현실적인 심판대상으로 되지 아니하여 주문에서는 물론 이유에서도 그 점에 관하여 심리 및 판단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므로, 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기판력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책임제한 없는 집행권원에 대하여 무제한의 집행력이 부여되는 근거는 채무자 무한책임의 일반원칙, 즉 금전채권자는 채무자의 모든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있게 한 법 규정에 있는 것이지 기판력에 기한 것이 아닌 것이다.

한편 상속의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얻은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상속하는 것‘으로서 채무는 전액 승계하지만 책임만이 상속재산으로 한정되고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써 변제할 책임은 지지 아니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바, 상속인들이 한정승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이 상속재산의 범위로 제한되는 것일 뿐 채무 자체는 소멸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2가합451호 사건의 소송물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구상금청구채권의 존부’이며,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상속구상금채무가 존재한다’는 것이 확정된 것이므로 망 김정래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의 상속채무에 관하여서만 기판력을 갖는 것이지 그 책임범위에 관하여서는 기판력을 갖는 것이 아니고, 한정승인에 의한 책임제한은 집행대상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채무의 존재 범위의 확정에는 관계가 없고 집행단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므로, 이를 변론과정에서 주장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 후 확정판결에 의한 강제집행단계에서는 이를 주장하지 못한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므로, 결국 원고들이 위 판결 확정 후 강제집행 단계에서 한정승인을 주장하더라도 이것을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2) 쟁점 ②에 관하여

청구이의의 소란 채무자가 집행권원의 내용인 사법상의 청구권이 현재의 실체상태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것을 주장하여 그 집행권원이 가지는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소로서, 여기에서 말하는 집행권원이란 ’일정한 사법상의 급부청구권의 존재 및 범위를 표시함과 동시에 강제집행에 의하여 그 청구권을 실현할 수 있는 집행력을 인정한 공정증서‘를 말하며, 한편 채무와 책임을 분리시키는 효력을 지닌 한정승인에 따른 상속인의 책임제한의 범위에 관한 판단은 실체법상의 문제로서 청구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라고 봄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급부청구권의 전부 또는 일부가 소멸 내지는 변동되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집행력의 범위를 제한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도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위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여기에 위 (1)항 중 한정승인에 관한 법리 등을 종합하여 보면 상속인인 원고들로서는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의 변론과정에서 한정승인 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집행단계에서 한정승인에 의한 책임재산 제한을 주장하여 청구이의의 소로서 집행권원에 대한 책임재산 제한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와 같은 경우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에서 한정승인 주장이 받아들여진 경우의 판결 주문 형식에 상응하게 상속재산 이외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불허하는 방식으로 책임재산의 유보를 선언함이 적정하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결국,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2가합451호 구상금청구사건의 판결에 기하여 원고에 대하여 하는 강제집행은 별지 1 상속재산 목록 기재 재산에 대한 것이 아닌 한 이를 불허하여야 할 것인바, 위 한정승인 신고 수리 심판에서 적극재산에 포함되지 아니한 원고 장경옥의 고유재산인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 한 강제집행은 허가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제1심의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상속재산 목록 및 부동산표시 생략]

판사 이대경(재판장) 호제훈 진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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