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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5. 9. 22. 선고 2005노1606 판결
[중상해교사][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김기동

변 호 인

변호사 문홍주(국선)

주문

이유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은 공소외 1 등에게 피해자 김홍준에 대한 상해를 교사한 사실이 없는데도 원심은 공소외 1 등의 진술만을 믿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가사 공소외 1이 피고인으로부터 교사를 받았다 하더라도 공소외 1의 진술에 의하면 공소외 1은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의 다리를 부러뜨리라는 지시만 받아 공소외 2 등에게 그대로 지시하였다는 것인데, 공소외 2 등은 지시 내용과 달리 과도로 피해자의 가슴을 찌른 것이므로 피고인의 교사행위와 공소외 2 등의 실행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공소외 2 등의 행위를 피고인의 교사에 따른 실행행위로 인정한 것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다.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이 사건 공소는 공범인 공소외 1 등에 대한 판결이 확정된 1997. 10. 16.로부터 공소시효인 7년이 경과한 후인 2005. 4. 27. 제기되어 공소시효가 완성된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 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면소가 선고되어야 함에도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라.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량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2. 2.경부터 명일시영아파트 재건축주택조합의 감사로 있던 처 공소외 7을 대신하여 사실상 위 조합의 감사업무를 수행하였으나 1995. 8.경 피해자 김홍준에 의해 당시 조합장이던 공소외 3이 조합장직에서 해임되면서 자신도 감사 업무에서 배제된 사실, 피해자가 1996. 1.경 위 조합의 새로운 조합장으로 선출된 후 전임 조합장 및 전임 조합 임원들과 대립하고, 재건축아파트 시공회사에 대해서도 전임 조합장과 시공회사 사이에 합의된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여 조합원들의 재건축아파트 입주가 원활하지 않게 된 사실, 공소외 1은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얻기 전에는 피해자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피해자로부터 재건축아파트의 섀시 공사권을 주겠다거나 철회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는 사실, 피고인과 공소외 1도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고 이 사건 범행 전후로 몇 번 만났을 뿐인 사실, 공소외 1은 피고인을 알게 된지 얼마되지 않은 1996. 12. 1.경 동생인 공소외 2에게 피해자의 다리를 칼로 찌를 것을 지시하여 공소외 2 , 공소외 4, 공소외 5가 같은 달 3. 23:55경 피해자의 주거지 근처에서 과도로 피해자의 우측 가슴을 찔러 피해자가 우측흉부자상등의 상해를 입은 사실, 위 상해로 피해자가 입원하여 조합장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자 피고인은 재건축아파트 입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조합원들의 입주 업무를 맡으면서 조합원들 사이의 분담금이라고 할 수 있는 지수평가금이 입금된 통장을 관리한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습당한 다음날인 같은 달 4. 공소외 1에게 500만 원을 교부하였고, 공소외 1은 위 돈을 공소외 2 등에게 교부하여 도피자금으로 사용케 한 사실, 그 외에도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체포된 이후로 공소외 1 등의 변호사비용이나 생활비로 공소외 8이나 공소외 1의 친 형인 공소외 6, 처인 공소외 9에게 합계 4,000여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 사실, 공소외 1은 공소외 2와 공소외 4, 공소외 5에게 피해자를 살인교사하였다는 내용으로, 공소외 2, 공소외 4, 공소외 5는 살인미수죄로 기소되어 제1심과 제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위 판결은 1997. 10. 16. 확정되었고, 피고인은 1998. 1. 3. 일본으로 출국한 사실, 공소외 1은 자신의 재판에서는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를 다치게 할 것을 지시받은 사실을 언급하지 않다가 피고인이 일본으로 출국한 것을 알게 된 직후인 1998. 1. 30. 수사기관에 대해 이 사건 중상해교사를 한 사람이 피고인이라는 것을 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1996. 11. 당시 피해자가 일정 기간 동안이라도 조합장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면 피고인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조합원의 입주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중상해교사의 동기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실제로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습된 이후부터 자신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조합원들의 재건축아파트 입주 업무를 관장하였던 점, 이에 비해 공소외 1은 피해자에 대해 어떠한 원한이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고, 이 사건 범행 다음날 피고인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아 공소외 2 등에게 도피자금으로 지급한 점, 피고인의 경제 수준이나 공소외 1과의 관계 상 피고인이 아무런 댓가 없이 공소외 1 등에게 변호사 비용이나 생활비로 4,000여만 원을 일방적으로 지급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점, 피고인은 공소외 1 등에 대한 형사판결 확정 후 일본으로 출국하여 7년 가까이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살아온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 중상해교사 범행을 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원심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에게 피해자가 1~2개월 간 입원하도록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고, 이에 공소외 1은 자신의 동생인 공소외 2에게 피해자의 허벅지를 칼로 찌르라고 하면서 집에서 가져온 과도를 건네주었는데 공소외 2는 평소 알고 지내던 공소외 5, 공소외 4로 하여금 칼로 피해자의 가슴을 찔러 피해자에게 우측흉부자상 등의 상해를 입혔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인이 비록 공소외 1에게 피해자의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교사자의 입장으로서는 피해자의 상해 부위가 허벅지든 가슴이든, 상해의 내용이 골절상이든 자상이든 상관없이 피해자가 상당 기간 동안 거동할 수 없는 정도의 상해를 가하라는 취지로 교사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또한 공소외 1이나 그로부터 다시 교사를 받은 누군가가 실행행위를 함에 있어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피해자의 다리가 아닌 신체의 다른 부위에 대하여도 상해를 가하여 피해자가 중한 상처를 입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할 것이므로, 공소외 2 등이 피고인이니 공소외 1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칼로 가슴 부위를 찔렀다고 하여 피고인의 지시와 공소외 2 등의 행위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에 대한 공소시효는 공범인 공소외 1 등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1997. 1. 18.부터 그 진행이 정지되었다가, 공소외 1 등에 대한 재판이 확정된 1997. 10. 16.부터 다시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 범인의 국외체류의 목적은 오로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범인이 가지는 여러 국외체류 목적 중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포함되어 있으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에서 조사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 등에 대하여 실형을 선고한 제2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그로부터 3달이 경과되기 전인 1998. 1. 3. 15일짜리 여행비자를 소지하고 일본으로 출국한 사실, 출국 당시 피고인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일본으로 출국한다거나 상당 기간 조합원입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지도 않았고, 출국 준비 사실을 내색하지 않은 사실, 피고인은 일본에 도착한 지 몇 달이 지난 후에 공소외 1이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힐 것을 교사받았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에게 진술하여 자신이 이 사건으로 기소중지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귀국하지 않다가 2004. 9.경 일본에서 불법체류가 문제되자 2004. 9. 22. 자진 귀국한 사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부터 공소외 1 등에 대한 형사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공소외 1, 공소외 8, 공소외 6, 공소외 9 등에게 도피자금, 변호사 비용 및 생활비 등 명목으로 4,500만 원 가량을 지급한 사실,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7은 피고인이 일본에 도착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03. 1.에서야 턱 복원수술 및 치료를 받기 시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은 공소외 1 등이 실형을 선고받고, 자신이 공소외 1이나 그 형인 공소외 6에게 범행 전에 약속한 금원을 지급할 수 없게 되자 공소외 6 등이 자신의 교사사실을 고발할 것을 염려하여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일본으로 출국하였다고 인정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처의 턱수술을 유일한 출국사유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출국기간동인 1998. 1. 3.부터 2004. 9. 22. 사이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되었고, 이 사건 공소는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었던 위 국외체류기간을 감안하면 상해죄에 관한 공소시효 7년 이내에 제기된 것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심이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판단은 정당하고,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여 피해자에게 중상을 입히게 하고 자신의 죄책을 면하기 위하여 외국으로 출국하여 수사업무를 방해한 점, 피해자의 상처 부위와 정도가 중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다른 공범자들이 이 사건 범행으로 선고받은 형량 등 이 사건 범행 경위, 범행 방법, 범행 후 정황,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을 고려해 볼 때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은 적절하다고 보이므로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을 적용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형법 제57조 를 적용하여 이 판결 선고 전의 당심 구금일수 중 65일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판사 이홍권(재판장) 최은배 김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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