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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1997. 1. 17. 선고 96가합62436 판결 : 항소기각
[해고무효확인][하집1997-1, 192]
판시사항

신체장애가 있는 국가보훈대상자가 연고지 배치를 희망하여 전보발령되었으나 그것이 연고지 배치라는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보발령된 곳의 업무는 신체장애로 인해 그 수행이 불가능해 이에 항의하여 59일간 무단 결근했더라도, 전보발령 이전의 성실한 근무에 비추어 이를 이유로 한 해고는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신체장애가 있는 국가보훈대상자가 연고지 배치를 희망하여 전보발령되었으나 그것이 연고지 배치라는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보발령된 곳의 업무는 신체장애로 인해 그 수행이 불가능해 이에 항의하여 59일간 무단 결근했더라도, 전보발령 이전의 성실한 근무에 비추어 이를 이유로 한 해고는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피고

한국전기통신공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유경희외 6인)

제2심판결

서울고법 1997. 6. 25. 선고 97나9118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게 한 1993. 9. 3.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1 내지 3, 을 제4호증의 1 내지 10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1, 2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가. 원고는 1959. 5. 21.생으로 1979. 3. 1. ○○대학교에 입학한 후 1980. 10. 28. 군에 입대하여 육군군수지원사령부에서 근무하다가 작전 중인 1981. 7.경 부상을 입고 좌반신 마비의 영구 후유증(양 발로 걸어다니는 것은 가능하나 왼쪽 팔은 전혀 사용할 수 없다.)으로 같은 달 9. 의병제대하고 다시 위 대학교에 복학하여 1985. 2. 22. 위 대학교에서 무역학 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하였다.

나. 원고는 위 대학교 졸업 후 동아생명보험 주식회사 인사부 등지에서 근무하다가 1989. 5.경 국가보훈처에 직업 알선을 신청하여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의 고용명령에 따라 같은 해 8. 21. 피고 공사에 선로직으로 입사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 공사 산하 구로전화국에 발령받아 자동선로진단시스템을 다루는 업무에 종사하게 되어 원고가 비록 좌반신 마비이기는 하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주내용인 위 업무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라. 그러나 서울 생활에서 오는 경제적 어려움 등은 여전하여 자신을 돌보아 줄 수 있는 고향인 경남 거제로 전보를 희망하여 국가보훈처에 그와 같은 내용의 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보훈청장은 1992. 12. 5.자로 피고 공사 사장에게 원고에 대하여 연고지 배치를 요청하는(원하는 연고지는 경남 거제군 지역의 거제전화국 및 장승포전화국) 국가유공자 연고지 전보 협조 의뢰서를 보냈다.

마. 피고 공사에서는 서울지방보훈청장의 위 협조 공문을 받고 국가유공자 예우 차원에서 1993. 6. 10.자로 원고를 피고 공사 산하 부산사업본부로 발령하였으며 위 부산사업본부에서는 원고가 원하는 거제 지역에 결원이 없다는 이유로 부산 지역과 인접한 언양전화국으로 같은 날짜로 발령하였다.

바. 원고는 위 언양전화국의 근무는 서울에서 근무와 마찬가지로 원고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부산에 있는 자기의 연고지에서의 출퇴근도 쉽지 않고 또 그 곳에서 자신이 맡을 업무가 선로를 고치기 위하여 맨홀 속으로 들어가거나 전신주를 오르는 등 좌반신 마비의 장애를 안고 있는 자신에게는 감당하기 불가능한 것이라는 이유로(언양전화국에는 구로전화국에서와 같은 자동선로 진단시스템이 없어 결국 원고는 그 주장과 같은 업무에 종사할 수밖에 없다.) 부임을 거부하고 1993. 7 19.부터 같은 해 8. 4.까지 일시 근무한 이외에는 같은 달 26. 원고에 대하여 피고 공사의 이 사건 징계처분이 있기까지 근무에 불응하며(1993. 8. 5.부터 결근한 것은 피고 공사가 원고에 대하여 전 달의 봉급을 지급하지 않으므로 이에 항의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서울지방보훈청장 등에게 원고의 연고지 전보 시정을 건의하는 등으로 피고 공사의 원고에 대한 연고지 전보 시정을 요구하였다.

사. 피고 공사 언양전화국은 1993. 8. 26. 보통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무단결근을 이유로 원고를 해임한다는 징계 의결을 하고, 같은 해 9. 3.자로 원고를 해임(이하 해고라 한다)하였다.

2.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공사가 원고의 편의를 위하여 연고지 배치를 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원고에게 더 근무하기가 어려운 언양전화국으로 발령하여 이에 항의하기 위하여 위 전보명령에 불응하고 출근하지 않은 것일 뿐 아무런 이유 없이 결근을 한 것이 아니므로 결국 피고 공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공사가 원고를 위 언양전화국에 전보발령을 한 것을 이유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993. 6. 10.부터 같은 해 7. 18.까지 및 같은 해 8. 5.부터 같은 달 26.까지 결근한 것은 근로자의 성실의무를 저버린 것으로서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는 성실의무 위반의 경우에 가해지는 제재로서의 해고사유를 정한 피고 공사 인사규정 제38조에 정한 징계사유가 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본 인정 사실관계들 및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 공사에 발령받고 1989. 8. 21. 이후 위 언양전화국으로 전보되기까지는 성실하게 근무하여 어떠한 처벌을 받은바 없고, 피고 공사는 원고에 대하여 연고지 전보를 하면서 원고와 같은 국가유공자에게 그 장애 정도나 장차 원고가 근무할 전보지 근무 상황에 대하여 상세하게 조사하여 보거나 원고에게 의사를 물어 보는 등 협의도 없이 만연히 원고가 경남 거제 출신이므로 연고지라고 생각되는 피고 공사 산하 부산사업본부로 발령내고 위 부산사업본부 역시 원고의 형편에 대하여 조금도 살펴봄이 없이 만연히 피고 공사 발령과 같은 날 빈 자리가 있다는 언양전화국으로 발령하여 결국은 국가유공자인 원고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루어진 원고의 언양전화국으로의 발령이 애초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연고지 배려라는 목적에 부합되지 않게 된 사정을 엿볼 수 있는바 이에 항의하고 또 위와 같이 7월분 봉급 지급 거절에 항의하고자 위와 같이 근무에 불응한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생계마저 위협받는 징계해고에 처한 것은 원고가 위 언양전화국으로의 발령이 있기 전까지 취하였던 피고 공사에서의 근무 태도에 비추어 보더라도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것이라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 공사의 원고에 대한 1993. 9. 3.자 해고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 할 것이고, 피고 공사가 위 처분이 유효하다고 다투는 이상 원고는 피고 공사를 상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를 인용하기로 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은환(재판장) 황치오 최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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