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사해행위로 취득한 부동산이 낙찰되고 소유명의자인 수익자에 대한 배당표가 확정된 다음 그 배당금이 공탁된 경우,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배당금 채권의 양도를 명할 경우에 양수인이 누구인지의 여부(=채무자)
판결요지
부동산에 관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책임재산의 보전을 위해 수익자에 대하여 금전에 의한 가액배상을 명할 때에 이를 원소유자인 채무자에게 지급하도록 하지 아니하고 공동채권자들 사이의 집행절차 등 이론상의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한 당해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할 것을 명하는 이유는 채무자가 그 금전의 수령을 거절할 경우 곤란한 문제가 생기게 되고 또한 수익자와 채무자가 금원지급에 관하여 통모할 경우 재산보전의 효과를 발생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는 것인데, 사해행위로 취득한 부동산이 낙찰되고 소유명의자인 수익자에 대한 배당표가 확정된 다음 그 배당금이 공탁되어 수익자가 취득한 국가에 대한 배당금채권의 양도를 명할 경우에는 굳이 이를 채권자에게 양도하지 아니하고 채무자에게 양도하더라도 금전배상의 경우와 같은 문제점이 없이 책임재산을 보전할 수 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406조
원고,피항소인
중소기업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일신 담당변호사 김교창 외 2인)
피고,항소인
민명숙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범규 외 1인)
주문
1. 원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피고와 소외 고재덕 사이의 별지 1목록기재 부동산에 관한 1998. 5. 12.자 증여계약을 금 24,858,634원의 범위 내에서 취소한다.
나.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2목록기재 채권 중 금 24,858,634원에 관하여 채권양도의 의사표시를 하고 소외 대한민국(소관: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공탁공무원)에게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라.
다.원고의 사해행위취소에 관한 나머지 청구와 원상회복청구에 관한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한다.
2.소송총비용은 2분하여 그 중 1은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피고와 소외 고재덕 사이의 별지 1목록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한 1998. 5. 12.자 증여계약을 금 39,858,634원의 범위 내에서 취소한다.
나.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2목록기재 채권에 관하여 채권양도의 의사표시를 하고 소외 대한민국(소관: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공탁공무원)에게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라.
예비적으로, 피고는 소외 고재덕에게 별지 2목록기재 채권에 관하여 채권양도의 의사표시를 하고 소외 대한민국(소관: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공탁공무원)에게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라(원고는 당심에서 사해행위취소청구를 감축하고 원상회복청구를 변경하면서 이에 관한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다).
2. 항소취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타의 채권자가 이미 피고를 상대로 채권자취소권에 기하여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바 있으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나, 위 판결이 확정된 외에 그에 기하여 채권자가 집행까지 종료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 소가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은 아니므로( 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6180 판결 참조)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인정되는 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갑 제1, 2호증의 각 1 내지 3,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4 내지 7호증, 을 제19, 21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고만성의 증언, 원심법원의 구리시장, 광진구청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원심 공동피고 고재덕은 같은 국제강건 주식회사(이하 '국제강건'이라 한다)의 이사로서 국제강건이 1996. 4. 26.부터 1998. 4. 29.까지 사이에 원고로부터 5차례에 걸쳐 11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을 때 원심 공동피고들인 채수익, 김정 등과 함께 위 국제강건의 대출금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는데 위 국제강건은 1998. 7.경 부도가 발생하여 지급불능상태에 빠지게 되었는바, 당시 고재덕은 원고에 대한 위 보증채무 외에도(원심 공동피고들에 대하여는 위 대출금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연대하여 금 534,370,52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국제강건의 연대보증인으로서 소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에 대하여 약 3억 5천여 만 원, 국민은행에 대하여 1억 6천만 원, 신용보증기금에 대하여 약 24억 원,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대하여 5억 원 등 상당한 금액의 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나.한편, 위 고재덕은 1998. 5. 12. 이 사건 부동산을 처인 피고에게 증여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등기과 1998. 5. 28. 접수 제28455호로 위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위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다.위 증여계약 체결 당시 고재덕은 이 사건 부동산과 서울 광진구 자양동 643의 19 소재 기산빌라트 602호 외에 별다른 재산을 소유하고 있지 아니하였는데, 이 사건 부동산은 당시 시가가 금 1억 4천 3백만 원 정도이고, 위 기산빌라트 602호는 시가가 금 4억 4천만 원 정도임에 반하여, 채무는 앞서 본 것과 같은 보증채무를 비롯하여 수십억 원에 이르러 채무초과상태에 있었다.
3. 판 단
가. 사해행위취소권의 발생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고재덕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처인 피고에게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준 것은 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행위로서 채권자인 원고를 해함을 알고서 한 사해행위라 할 것이고, 채무자의 사해의사가 인정되는 이상 수익자인 피고에게도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고 추정되므로 피고와 고재덕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1998. 5. 12.자 증여계약은 채권자인 원고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증여계약 당시는 위 연대보증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았고 국제강건이 대출금을 연체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피보전채권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비록 연대보증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증여계약 체결시에 이미 위 국제강건의 경영상태가 좋지 아니한 상태였으며 더욱이 고재덕은 위 국제강건의 이사로서 그 재정상태를 잘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위 대출금에 대한 연대보증인으로서 위 회사의 대출금 연체 여부에 상관없이 대출 당시에 이미 대출금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가까운 장래에 원고의 보증채권이 실행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피고와 고재덕은 1998. 5. 초순경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그에 따른 위자료, 재산분할, 자녀양육비 등의 명목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위 증여계약이 원고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고재덕은 1998. 7. 9. 서울가정법원 98호제4483호 로 협의이혼의사확인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에 따라 이혼신고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피고가 제출한 그 밖의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등을 위하여 경료되었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취소의 범위와 방법
어느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등 부동산 자체의 회복을 명하여야 하는 것이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사해행위가 이루어진 경우에 그 사해행위는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해행위 후 변제 등에 의하여 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된 경우, 사해행위를 취소하여 그 부동산 자체의 회복을 명하는 것은 당초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로 되어 있지 아니하던 부분까지 회복시키는 것이 되어 공평에 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의 한도에서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그 가액의 배상을 명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인바, 사해행위의 목적인 부동산에 수개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가 사해행위 후 그 중 일부의 저당권만이 말소된 경우에도 사해행위의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은 가액배상의 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경우 배상하여야 할 가액은 사해행위 취소시인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그 부동산의 가액에서 말소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과 말소되지 아니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모두 공제하여 산정하여야 할 것이며(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다6711 판결 등 참조) 또한 수익자가 경매절차에서 채무자와의 사해행위로 취득한 근저당권에 기하여 배당에 참가하여 배당표는 확정되었으나 배당금을 현실적으로 지급받지 못한 경우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따른 원상회복의 방법은 수익자에 대하여 바로 배당금의 지급을 명할 것이 아니라 수익자가 취득한 배당금지급청구권을 채무자에게 반환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8687 판결 참조)
나아가 갑 제3호증의 1,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위와 같이 증여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 부동산에는 순위 1번으로 1995. 9. 4. 한국주택은행을 근저당권자, 위 고재덕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금 16,900,000원의 근저당권이, 순위 2번으로 1997. 4. 10. 한국주택은행을 근저당권자, 위 고재덕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금 16,900,000원의 근저당권이, 순위 3번으로 1997. 조길선을 전세권자로 하는 전세금 60,000,000원의 전세권이, 순위 4번으로 1998. 1. 3. 원고 은행을 근저당권자, 위 고재덕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금 25,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각 경료되어 있다가 위 증여계약체결 후인 1998. 6. 30. 위 전세권설정등기가 말소된 사실, 그 후 원고 은행이 근저당권자로서 위 부동산에 대하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신청한 임의경매절차에서 위 부동산이 낙찰되었고, 이에 따라 위 법원에서는 2000. 8. 24. 실제 배당할 금액 122,488,450원(매각대금은 124,000,000원인데 여기에 지연이자를 더 하고 집행비용을 공제하였다) 중 위 1, 2번 근저당권자인 한국주택은행에 대하여 금 12,481,186원을, 지방세 교부권자인 부천시장에 대하여 금 148,630원을, 3번 근저당권자인 원고에게 금 25,000,000원을, 확정일부 임차인인 박경희(피고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후인 1998. 6. 29.에 전입신고를 하였다)에게 금 45,000,000원을 각 배당하고 그 나머지 금 39,858,634원을 소유자인 피고에게 배당하기로 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여 위 배당표가 확정된 사실, 한편, 원고는 2000. 8. 21.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으로부터 피고에 대한 위 배당금채권에 관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는 피고에 대한 위 배당금을 공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의 경우 사해행위인 위 증여계약은 위 부동산의 경매에 의하여 피고에게 배당된 위 금 39,858,634원에서 위 박경희에 대한 임차보증금 4,500만 원과 피고가 말소한 위 전세권에 기한 조길선의 전세금 6,000만 원과의 차액인 금 1,500만 원을 공제한 금 24,858,634원(39,858,634원-15,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되어야 할 것이다(가액배상을 명할 경우에 취소대상 부동산의 가액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변론종결 이전에 부동산경매절차에서 매각되었고 앞서 인정한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면 그 낙찰가액 상당을 시가로 함이 상당하다고 보인다).
한편, 원고는, 그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의 방법과 관련하여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직접 위 채권을 양도할 것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채무자인 위 고재덕에 대하여 위 채권의 양도를 할 것을 구하므로 살피건대, 부동산에 관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책임재산의 보전을 위해 수익자에 대하여 금전에 의한 가액배상을 명할 때에 이를 원소유자인 채무자에게 지급하도록 하지 아니하고 공동채권자들 사이의 집행절차 등 이론상의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한 당해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할 것을 명하는 이유는 채무자가 그 금전의 수령을 거절할 경우 곤란한 문제가 생기게 되고 또한 수익자와 채무자가 금원지급에 관하여 통모할 경우 재산보전의 효과를 발생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는 것인데, 이 사건에서와 같이 수익자가 취득한 국가에 대한 배당금채권의 양도를 명할 경우는 굳이 이를 채권자에게 양도하지 아니하고 채무자에게 양도하더라도 금전배상의 경우와 같은 문제점이 없이 책임재산을 보전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결국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할 것이고, 예비적 청구에 의하여 피고는 채무자인 고재덕에게 위 취소범위에 해당하는 채권을 양도하고 공탁물보관자인 국가에 대하여 양도통지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와 위 고재덕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98. 5. 12. 체결된 증여계약은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로서 금 24,858,634원의 범위 내에서 취소되어야 할 것이고, 그 원상회복으로서 피고는 고재덕에게 별지기재 채권 중 위 금원에 해당하는 채권을 양도하고 아울러 대한민국에 대하여 그 양도의 의사를 통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사해행위취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원상회복청구에 관하여는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