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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1996. 5. 31. 선고 95가단86933 판결 : 항소
[손해배상(자) ][하집1996-1, 283]
판시사항

자동차소유자의 운전수로 고용된 피해자가 자동차소유자의 다른 피용자에게 운전을 맡긴 채 동승하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 그 피해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타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자동차소유자로부터 운전을 위임받아 스스로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그 소유자에 대하여 그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지위에 있는 피해자가 그와 같은 주의의무를 위배하여 그 자동차를 한 번도 운전한 적이 없고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1개월 남짓밖에 되지 아니하여 운전기술이 미숙할 뿐만 아니라 지리에도 익숙하지 아니한 자동차소유자의 다른 피용자에게 함부로 그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하고 자기는 옆자리에 탔다면, 피해자로서는 비록 자동차 사고 당시 그 차를 직접 운전하지는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적어도 자동차소유자에 대하여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가 정하는 타인임을 주장하여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1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지학)

피고

엘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찬일)

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1에게 금 71,930,491원, 원고 2에게 금 3,000,000원, 원고 3, 4에게 각 금 1,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1994. 12. 3.부터 이 사건 소장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 갑 제9호증의 1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소외 1이 1994. 12. 3. 19:30경 소외 차의환 소유인 서울 8르9428호 봉고 화물차를 운전하여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3가 70 소재 목동교 위 성산대교 진입로 부근 편도 5차선 도로를 2차선을 따라 목동아파트 쪽에서 영등포경찰서 쪽으로 진행하던 중 성산대교로 진입하려다가 위 화물차의 앞밤바 부분으로 위 성산대교 철재난간을 들이 받아 그 충격으로 위 차량이 약 15m 아래에 있는 안양천변으로 추락하게 하여 위 차량에 타고 있던 원고 1로 하여금 좌측 견봉쇄골 관절탈구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나. 피고는 위 서울 8르9428호 화물차의 소유자인 위 차의환과 동인이 위 차의 운행중 발생한 자동차 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부담하게 될 모든 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다. 원고 2는 원고 1의 처이고, 원고 3, 4는 그의 자녀들이다.

2. 피고의 책임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위 차의환은 위 화물차의 운행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상법 제724조 제2항 소정의 보험자로서 원고들에게 위 손해배상액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원고 1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규정하고 있는 '다른 사람'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 차의환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나. 판 단

(1) 갑 제9호증의 4 내지 16,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위 차의환은 1991. 11. 7.경부터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652의 1에서 대성전력공사라는 상호 아래 전기공사업을 경영하면서 원고 1, 소외 1, 소외 표효경, 같은 강은철, 같은 이수엽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위 직원들로 하여금 위 화물차를 이용하여 전기공사 현장에 일을 하러 다니도록 하였다.

(나) 위 직원들이 위 화물차를 이용하여 전기공사 현장에 다니는 경우 위 차의환은 원고 1 또는 위 이수엽으로 하여금 위 화물차를 운전하도록 하였고, 위 소외 1은 1994. 10. 12. 운전면허를 취득하여 이 사건 사고 당일까지 위 화물차를 운전한 적이 없었으며, 위 차의환이 위 소외 1로 하여금 위 화물차를 운전하도록 허락한 적도 없었다.

(다) 원고 1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위 소외 1 및 위 차의환이 일당제로 고용한 소외 최영철과 함께 인천 소재 전기공사 현장에서 전기공사를 마치고 위 화물차를 운전하여 동인들과 함께 서울로 돌아 오다가, 경인고속도로 진입로 부근에서 위 소외 1이 위 원고에게 운전연습 삼아 자기가 위 화물차를 운전해 보겠다고 제의하자, 위 원고가 그 곳이 고속도로이고 일방통행이니 운전을 해보라고 하면서 위 소외 1에게 운전을 허락하여 동인이 그 곳에서부터 위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이 사건 사고현장 부근에 이르러 그 부근의 지리를 잘 몰라 양화대교 쪽으로 진행하려다가 위 원고로부터 성산대교 쪽으로 진입하라는 말을 듣고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다가 운전미숙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하였다.

(2)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원고는 위 차의환으로부터 위 화물차의 운전을 위임받아 스스로 위 화물차를 운전하면서 위 차의환에 대하여 위 화물차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자라고 할 것인바, 이러한 지위에 있는 위 원고가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위배하여 위 화물차를 한 번도 운전한 적이 없고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1개월 남짓밖에 되지 아니하여 운전기술이 미숙할 뿐만 아니라 지리에도 익숙하지 아니한 위 소외 1에게 함부로 위 화물차를 운전하도록 하고 자기는 옆자리에 탔다면, 위 원고로서는 비록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차를 직접 운전하지는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적어도 위 차의환에 대하여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가 정하는 타인임을 주장하여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차의환은 원고들에 대하여 위 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보험자인 피고 역시 원고들에 대하여 보상책임을 지지 않는다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피고에게 보상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그 이유가 없다 할 것이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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