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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 10. 31.자 2023스643 결정
[양육비]〈외국 국적 양육자가 한국 국적 비양육자에 대하여 인지판결 확정 전의 과거양육비를 청구한 사건〉[공2023하,2105]
판시사항

[1]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의 경우, 준거법과 관련한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법률관계에 적용될 국제협약 또는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에 관하여 심리, 조사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2] 부모 중 어느 한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 양육자는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과거 양육비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이때 분담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 / 인지판결의 확정 전에 발생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부담함이 상당한 범위 내에서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1]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적용되는 준거법으로서의 외국법은 사실이 아니라 법으로서 법원은 직권으로 그 내용을 조사하여야 한다. 따라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이라면 준거법과 관련한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게 하는 등 그 법률관계에 적용될 국제협약 또는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에 관하여 심리, 조사할 의무가 있다.

[2] 부모는 그 소생의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는 부모 중 누가 친권을 행사하는 자인지 또 누가 양육권자이고 현실로 양육하고 있는 자인지를 물을 것 없이 친자관계의 본질로부터 발생하는 의무이다.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부모 중 어느 한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 그와 같은 일방에 의한 양육이 그 양육자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한쪽의 양육자가 양육비를 청구하기 이전의 과거의 양육비 모두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게 되면 상대방은 예상하지 못하였던 양육비를 일시에 부담하게 되어 지나치고 가혹하며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어긋날 수도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이행청구 이후의 양육비와 동일한 기준에서 정할 필요는 없고,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와 그에 소요된 비용의 액수, 그 상대방이 부양의무를 인식한 것인지 여부와 그 시기, 그것이 양육에 소요된 통상의 생활비인지 아니면 이례적이고 불가피하게 소요된 다액의 특별한 비용(치료비 등)인지 여부와 당사자들의 재산 상황이나 경제적 능력과 부담의 형평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분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민법 제860조 는 “인지는 그 자의 출생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지판결 확정으로 법률상 부양의무가 현실화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부모의 법률상 부양의무는 인지판결이 확정되면 그 자의 출생 시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양육자는 인지판결의 확정 전에 발생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부담함이 상당한 범위 내에서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판례

[1] 대법원 1990. 4. 10. 선고 89다카20252 판결 (공1990, 1043)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6다222712 판결 (공2020상, 332) [2] 대법원 1994. 5. 13. 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 (공1994상, 1693) 대법원 2018. 12. 28. 자 2015스471 결정

청구인,재항고인

청구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성 담당변호사 양종윤 외 1인)

상대방

상대방

사건본인

사건본인

원심결정

창원지법 2023. 4. 27. 자 2022브10014 결정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직권판단

상고이유 판단에 앞서 부양의무에 관한 준거법에 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적용되는 준거법으로서의 외국법은 사실이 아니라 법으로서 법원은 직권으로 그 내용을 조사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0. 4. 10. 선고 89다카20252 판결 ,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6다22271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이라면 준거법과 관련한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게 하는 등 그 법률관계에 적용될 국제협약 또는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에 관하여 심리, 조사할 의무가 있다 .

나. 국제사법 제73조 제1항 은 “부양의 의무는 부양권리자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른다. 다만 그 법에 따르면 부양권리자가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당사자의 공통 본국법에 따른다.”라고 규정한다. 또한 같은 조 제4항 은 “부양권리자와 부양의무자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고, 부양의무자가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라고 규정한다. 국제사법 부칙 제3조는 “이 법 시행 전에 생긴 사항에 적용되는 준거법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다만 이 법 시행 전후에 계속되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이 법 시행 이후의 법률관계에 대해서만 이 법의 규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제사법’이라 한다) 제46조 는 위에서 살펴본 부양의무의 준거법에 관하여 현행 국제사법 제73조 와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국적법 제3조 제1항 , 제2항 에 따르면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인 부 또는 모에 의하여 인지된 자는 법무부장관에게 신고한 때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

다. 기록에 의하면, 필리핀 국적의 청구인은 대한민국 국적의 상대방에 대하여 그들 사이에 혼인 외의 자로 출생한 사건본인의 인지에 따른 과거 및 장래 양육비를 구하고 있는데, 원심은 그중 인지판결 확정 이후의 양육비 청구를 인용하고, 그 이전의 양육비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와 같은 당사자의 주장과 원심의 판단은 모두 대한민국 민법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살펴본 국제사법 규정에 따르면 부양의무는 부양권리자인 사건본인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르고, 만약 그에 의하면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공통 본국법에 따르도록 되어 있으며( 국제사법 제73조 제1항 , 구 국제사법 제46조 제1항 ), 부양권리자인 사건본인과 부양의무자인 상대방이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부양의무자인 상대방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일 경우에만 대한민국 법이 적용된다. 즉 부양권리자인 사건본인의 일상거소지가 대한민국이거나, 사건본인이 국적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을 경우 등에만 대한민국 법이 적용되는 것이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당연히 대한민국 민법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상대방의 부양의무에 관해서 판단하였을 뿐, 그에 앞서 이 사건에 적용되는 준거법에 관하여 심리하거나 직권으로 조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직권조사사항인 준거법에 관한 국제사법 법률을 위반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부가적 판단(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이하에서는 준거법으로 대한민국 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상대방과 교제 중 사건본인을 임신하여 2017. 6. 출산하였고, 그 후 필리핀으로 가서 현재까지 홀로 사건본인을 양육하고 있다.

2) 사건본인은 2018. 7. 23. 상대방을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8드단800호 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20. 2. 14. 사건본인을 상대방의 친생자로 인지하고, 사건본인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청구인을 지정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0. 3. 5.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인지판결’이라 한다).

3) 청구인은 상대방에 대하여 사건본인의 과거 및 장래 양육비를 청구하고 있다.

4) 상대방은 청구인과 한국에서 동거하던 중 청구인이 사건본인을 출산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비록 상대방이 사건본인의 아버지라고 할지라도 이 사건 인지판결의 확정 전에는 법률상 부양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확정판결 이전에 발생한 과거 양육비 청구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민법 제860조 및 인지에 따른 과거 양육비 청구에 관한 법리

1) 부모는 그 소생의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는 부모 중 누가 친권을 행사하는 자인지 또 누가 양육권자이고 현실로 양육하고 있는 자인지를 물을 것 없이 친자관계의 본질로부터 발생하는 의무이다.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부모 중 어느 한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 그와 같은 일방에 의한 양육이 그 양육자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

다만 한쪽의 양육자가 양육비를 청구하기 이전의 과거의 양육비 모두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게 되면 상대방은 예상하지 못하였던 양육비를 일시에 부담하게 되어 지나치고 가혹하며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어긋날 수도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이행청구 이후의 양육비와 동일한 기준에서 정할 필요는 없고,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와 그에 소요된 비용의 액수, 그 상대방이 부양의무를 인식한 것인지 여부와 그 시기, 그것이 양육에 소요된 통상의 생활비인지 아니면 이례적이고 불가피하게 소요된 다액의 특별한 비용(치료비 등)인지 여부와 당사자들의 재산 상황이나 경제적 능력과 부담의 형평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분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 대법원 1994. 5. 13. 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 , 대법원 2018. 12. 28. 자 2015스471 결정 등 참조).

2) 민법 제860조 는 “인지는 그 자의 출생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지판결 확정으로 법률상 부양의무가 현실화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부모의 법률상 부양의무는 인지판결이 확정되면 그 자의 출생 시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양육자는 인지판결의 확정 전에 발생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부담함이 상당한 범위 내에서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라. 위에서 살펴본 사실관계를 민법 규정 및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청구인은 상대방에 대하여 이 사건 인지판결의 확정 전 양육비 역시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사건본인의 출생 시부터 이 사건 인지판결의 확정 시까지 발생한 과거 양육비 청구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결정에는 인지의 소급효에 관한 법률규정을 위반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도 있음을 부가적으로 지적하여 둔다.

3. 결론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선수 오경미 서경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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