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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3다283913 판결
[보험금]〈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금액이 실손의료보험 지급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공2024상,469]
판시사항

[1]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대법원이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는 경우

[2] 약관의 해석에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및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약관 조항이 일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3] 갑이 을 주식회사와 ‘질병입원의료비(갱신형) 보장특약’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위 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였는데, 을 회사가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환급 가능한 금액이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하자, 갑이 을 회사를 상대로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까지 포함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은 부분은 위 특약의 보상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4] 상고이유서에 원심판결의 법령 위반에 관한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은 경우,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소액사건에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그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사건을 종결한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것이 우려된다.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해당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별 계약 당사자가 의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리고 특정 약관 조항을 그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약관 조항의 문언이 갖는 의미뿐만 아니라 그 약관 조항이 전체적인 논리적 맥락 속에서 갖는 의미도 고려해야 한다.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해당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반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약관 조항이 일의적으로 해석된다면 약관 조항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가 없다.

[3] 갑이 을 주식회사와 ‘질병입원의료비(갱신형) 보장특약’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위 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였는데, 을 회사가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환급 가능한 금액이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하자, 갑이 을 회사를 상대로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까지 포함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중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부분은 위 특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고, 요양급여 중 피보험자가 부담하지 않는 부분은 위 특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점, 국민건강보험법령 규정에 의하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비용이 되는 점, 특약에 관한 보험증권의 보상내역과 특별약관 문언의 내용과 의미,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관한 국민건강보험법령의 규정 내용, 위 특약이 담보하는 보험목적의 성질 등을 고려하면, 위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피보험자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중 본인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을 담보한다고 보이므로,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은 부분은 위 특약의 보상대상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위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이 명확하지 않음을 전제로 위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지출한 의료비 전액에 관하여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4] 상고법원은 상고이유에 따라 불복신청의 한도 안에서 심리한다( 민사소송법 제431조 ). 따라서 상고이유서에는 상고이유를 특정하여 원심판결의 어떤 점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를 구체적이고도 명시적인 이유로 기재하여야 하고, 상고인이 제출한 상고이유서에 위와 같은 구체적이고도 명시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은 때에는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재상)

피고,상고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율 담당변호사 김종환)

원심판결

창원지법 2023. 9. 14. 선고 2022나6638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1,110,55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08. 11. 27. 피고와 피보험자를 원고, 보험기간을 2008. 11. 27.부터 2080. 11. 27.까지로 정하여 무배당하이콜종합보험Hi0809(기본플랜)라는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보험계약에는 질병입원의료비(갱신형) 보장특약(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특약의 보험증권상 보상내역은 ‘질병으로 입원치료 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입원실료, 입원제비용, 수술비 전액 및 실제 사용병실(최고 2인실 기준)과 기준 병실과의 병실료 차액의 50%를 지급(발병일부터 365일 한도 및 1사고당 최고 가입금액 한도)’하는 것으로서, 이에 대한 특별약관 제1조 제2항은 “회사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여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호의 비용 전액(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말합니다)과 제4호의 비용 중 50% 해당액을 1사고 당 보험가입증서(보험증권)에 기재된 이 사건 특약의 보상한도액을 한도로 보상하여 드립니다.”라고 정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21. 8. 3.부터 2021. 8. 23.까지 서울패미리병원에, 2021. 8. 24.부터 2021. 9. 18.까지 황금손한방병원에, 2021. 10. 8.부터 2021. 10. 25.까지 아이서울병원에 입원하여 입원기간 동안 총 16회의 도수치료와 7회의 체외충격파치료 등을 받고, 2021. 10. 말경 피고에게 입원치료비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21. 11. 9. 원고의 청구 금액 중 ‘도수치료 등 비용(5,622,000원)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실손의료비 지급대상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1,110,552원)은 병원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환급 가능한 금액이므로 이 사건 특약에 따른 보상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하였다.

2.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부분(1,110,552원)에 관한 판단

가. 소액사건에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그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사건을 종결한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것이 우려된다.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 ,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8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쟁점인 이 사건 특약에 따른 보상대상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포함되는지에 관하여 아직 대법원 판례가 없고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으므로, 법령해석의 통일을 위하여 판단한다.

나. 원심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 내용 중 이 사건 특약에 관한 부분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 해당하여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을 고객인 원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피보험자가 지출한 의료비가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보험자가 지출한 의료비 전액에 관하여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해당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별 계약 당사자가 의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리고 특정 약관 조항을 그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약관 조항의 문언이 갖는 의미뿐만 아니라 그 약관 조항이 전체적인 논리적 맥락 속에서 갖는 의미도 고려해야 한다.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해당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반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약관 조항이 일의적으로 해석된다면 약관 조항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가 없다 (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4다232784 판결 ,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8다279217 판결 등 참조).

2) 가) 이 사건 특약에 관한 보험증권상 보상내역 및 특별약관은 질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입원실료 등 비용 전액 및 일부로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러한 문언 내용에 의하면,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중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부분은 이 사건 특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고, 요양급여 중 피보험자가 부담하지 않는 부분은 이 사건 특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나) 2000. 6. 23. 대통령령 제16853호로 제정된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2조 제1항 은 본인이 부담할 비용의 부담률 및 부담액만을 정하고 있었는데, 2004. 6. 29. 대통령령 제18461호로 개정되어 2004. 7. 1.부터 시행된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2조 제1항 후문은 “본인이 부담한 비용의 총액이 6월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한 금액을 공단이 부담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 은 “공단은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제1항 후단의 규정에 따라 공단이 부담하여야 하는 금액을 요양기관에 지불한 경우에는 그 초과한 금액을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채택하였다. 그 후 본인부담금 상한제의 내용은 2016. 3. 22. 법률 제14084호로 개정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제2항 에 “본인이 연간 부담하는 본인일부부담금의 총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 경우에는 공단이 그 초과 금액을 부담하여야 한다.”라는 조항으로 신설되면서 법률에 편입되었다.

이러한 법령 규정에 의하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비용이 된다.

다) 이 사건 보험계약 중 이 사건 특약 부분은 실손의료보험으로서 손해보험의 일종이다. 손해보험은 보험사고로 인하여 생길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서( 상법 제665조 ), 이 사건 특약은 피보험자가 질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로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보상대상으로 삼고 있다.

라) 이 사건 특약에 관한 보험증권의 보상내역과 특별약관 문언의 내용과 의미,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관한 국민건강보험법령의 규정 내용, 이 사건 특약이 담보하는 보험목적의 성질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피보험자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중 본인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을 담보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은 부분은 이 사건 특약의 보상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다의적으로 해석되지 않으므로,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관한 법령내용을 보험계약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 본인부담금 상한제로 사후환급이 가능한 금액은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표준약관이 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특약에 관한 해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이 명확하지 않음을 전제로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지출한 의료비 전액에 관하여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보아 이 부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보험약관의 해석, 국민건강보험법상의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도수치료 등 비용(5,622,000원) 부분에 관한 판단

상고법원은 상고이유에 따라 불복신청의 한도 안에서 심리한다( 민사소송법 제431조 ). 따라서 상고이유서에는 상고이유를 특정하여 원심판결의 어떤 점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를 구체적이고도 명시적인 이유로 기재하여야 하고, 상고인이 제출한 상고이유서에 위와 같은 구체적이고도 명시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은 때에는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29356, 29363 판결 등 참조).

피고는 도수치료 등 비용 부분을 포함한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피고가 제출한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는 이 부분에 대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4. 결론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1,110,55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선수 오경미 서경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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