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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8도10045 판결
[약사법위반][공2010상,1062]
판시사항

[1] 의료기관 개설자와 약국개설자 사이에 금지되는 유사담합행위의 하나로 약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한 ‘관리행위’의 의미

[2] 제약회사 직원 갑이 의사 을과 약사 병에게 일정 비율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로 하고 갑이 취급하는 제약회사의 약품을 처방·조제하도록 한 행위가, 약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한 ‘관리행위’로서 유사담합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의료기관 개설자와 약국개설자 사이에 금지되는 담합행위 또는 유사담합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구 약사법(2007. 10. 17. 법률 제86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2항 약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의 내용 및 체계와 의약분업의 근본취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위 각 조항의 입법목적, 그리고 형벌법규 엄격해석의 원칙 등에 비추어, 약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한 ‘관리행위’는 위 각 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담합행위 및 나머지 유사담합행위에 준하는 정도로 구체적·직접적으로 의약품 구매사무나 의약품 조제업무 등을 통제·관리하여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2] 제약회사 직원 갑이 의사 을과 약사 병에게 일정 비율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로 하고 갑이 취급하는 제약회사의 약품을 처방·조제하도록 한 행위가, 약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한 ‘의료기관 개설자와 약국개설자 사이에 의약품 구매사무, 의약품 조제업무를 관리하는 행위’로서 담합의 소지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인들에 대한 구 약사법(2007. 10. 17. 법률 제86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박정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약사법(2007. 10. 17. 법률 제86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24조 제2항 은 약국개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담합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하면서 그 제1호 내지 제4호 에서 금지되는 구체적인 담합행위의 유형을 열거하고, 이어 제5호 에서 ‘ 제1호 부터 제4호 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와 유사하여 담합의 소지가 있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고,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법 제24조 제2항 제5호 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말한다고 하면서, 다음 각 호, 즉 유사담합행위 중 하나로 ‘약국개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 사이에 의약품 구매사무, 의약품 조제업무 등을 지원하거나 관리하는 행위’( 제3호 )를 규정하고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이 2005. 11.경 ○○내과의원 진료실에서 피고인 2로부터 △△약품이 취급하는 의약품을 처방해주면 피고인 3 운영의 약국에 납품하여 비치한 다음 그 약국의 △△약품 매출에 대한 20% 상당의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에 동의한 사실, 피고인 1은 곧바로 피고인 3이 운영하는 약국에 전화하여 △△약품이 취급하는 특정 약품을 거명하면서 앞으로 위 약품들을 처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 한편 피고인 2는 피고인 3에게도 위와 같은 취지를 설명하고 △△약품의 의약품을 납품받는 대신 그 시가에 대한 10% 상당의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기로 한 사실, 그 무렵부터 2007. 11.경까지 피고인 1이 △△약품의 의약품을 처방하면 피고인 3이 그에 따라 △△약품의 의약품을 조제하여 환자들로 하여금 투약하게 한 사실, 피고인 2는 피고인 3에게 47,892,536원 상당의 약품을 공급하고 피고인 1에게 그 매출의 20% 가량인 9,578,507원 상당을 현금 지급 또는 병원 회식비 대납 등의 방법으로 지급하였고, 피고인 3은 2005. 7.경부터 2007. 10.경까지 피고인 1이 발행한 처방전에 대하여 건수로는 90%, 처방금액으로는 86%를 조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한 다음,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의약분업의 기본취지에 반하는 행위로서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 (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 정한 ‘의료기관 개설자와 약국개설자 사이에 의약품 구매사무 및 의약품 조제업무를 관리하는 행위’로서 담합의 소지가 있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의료기관 개설자와 약국개설자 사이에 금지되는 담합행위 또는 유사담합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법 제24조 제2항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의 내용 및 체계와 의약분업의 근본취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위 각 조항의 입법목적, 그리고 형벌법규 엄격해석의 원칙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관리행위’는 위 각 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담합행위 및 나머지 유사담합행위에 준하는 정도로 구체적·직접적으로 의약품 구매사무나 의약품 조제업무 등을 통제·관리하여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고 할 것인바, 기록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같은 건물에 소재한 피고인 3의 약국을 제외하면 피고인 1의 내과의원 반경 700m 이내에는 2007. 6.경 폐업한 □□약국 이외에 다른 약국이 없었으므로, 피고인 3에게만 위 처방정보가 제공된 것이 특히 이례적이라거나 담합의 소지가 있는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들이 이 사건 처방정보의 대외적 유출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 점, 피고인들 사이의 이 사건 처방정보의 공유는 그 실질에 있어 특정 의약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 도매상과 의료기관 및 약국 사이에 각각 이루어지는 리베이트 거래에 따른 부수적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위와 같은 리베이트 거래는, 별도의 법령에 의한 규제의 대상이 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담합행위 등을 처벌하는 위 각 조항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인정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규정이 정한 ‘의료기관 개설자와 약국개설자 사이에 의약품 구매사무, 의약품 조제업무를 관리하는 행위’로서 담합의 소지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피고인들의 행위가 이 사건 규정이 정한 관리행위로서 담합의 소지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데에는, 이 사건 규정 등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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