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수사기관(搜査機關)의 부당한 수사(搜査)에 대해 헌법소원(憲法訴願)을 제기하는 경우와 보충성(補充性)
나. 검사(檢事)의 공소제기처분(公訴提起處分)이 헌법소원(憲法訴願)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다.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1항 소정의 "법원(法院)의 재판(裁判)"의 의미
결정요지
가. 청구인이 수사기관(搜査機關)의 부당한 수사(搜査)에 대해 헌법소원(憲法訴願)을 제기하는 취지(趣旨)라면 그 부분에 대하여는 별도의 구체절차인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417조의 준항고(準抗告) 또는 검찰청법상의 항고(抗告)·재항고(再抗告)의 절차를 거쳐 비로소 헌법소원(憲法訴願)을 제기할 수 있다.
나. 검사(檢事)의 공소제기처분(公訴提起處分) 자체에 대하여는 재판절차(裁判節次)에서 충분한 사법적(司法的) 심사(審査)를 받을 수 있으므로 독립하여 헌법소원(憲法訴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다.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1항은 법원(法院)의 재판(裁判)은 헌법소원(憲法訴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서의 법원(法院)의 재판(裁判)이란 일반적으로 판결(判決)뿐만 아니라 기타 소송절차(訴訟節次)의 파생적·부수적 사항에 대한 공권적(公權的) 판단(判斷)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참조판례
나. 1989.3.17. 고지, 89헌마21 결정
1992.6.24. 고지, 92헌마104 결정
1992.12.24. 선고, 90헌마158 결정
다. 1992.12.24. 선고, 90헌마158 결정
당사자
청구인 : 문○태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이 사건 심판청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죄로 제1심 법원에서 징역7년을 선고받고 현재 마산교도소에 재감 중인 자인 바, 청구인 및 청구인의 친구인 청구외 김○봉은 1992.4.13.경 부산역앞 소재 아리랑관광호텔 에서 메스암페타민 소지 혐의로 체포되었는데,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서○준 및 참여계장 김○근은 같은 달 17. 청구인을 영장없이 구금시킨 상태에서 청구인에게 메스암페타민 제조공장 한 곳만 알려주면 위 김○봉은 석방시켜 주고 청구인은 가벼운 형벌만 받도록 해주겠다고 기망하여 이에 속은 청구인은 대구시에 소재한 청구외 설○남의 메스암페타민 제조처를 위 검사에게 알려주었으며, 위 검사 및 마약전담반원은 위 설일남의 제조처에서 메스암페타민 제조재료 및 기구를 압수하였다.
그 후 위 검사는 청구인에게 다시 가벼운 형벌만을 받게 해줄테니 시키는대로 진술하라고 청구인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청구인은 위 검사가 시키는대로 검찰 및 청구인에 대한 피고사건의 제1심 법정에서 공소사실 "2의 가"항에 대해 그대로 자백하였는 바, 청구인은 제1심 재판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았고 이에 대하여 청구인이 부산고등법원에 항소하였으나 부당하게 공소장이 변경되어 원심형량이 유지되었고 현재 상고심에 계속 중이다.
청구인의 위 사건에서의 자백은 검사 등의 기망, 협박 및 신체구금의 부당한 장기화에 의한 불법 수사활동에 의한 것으로써 임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며 또한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증인신청을 채택해주지 않는 등 독선적인 재판심리절차로 재판을 공정히 받을 권리마저 박탈되었는데 이러한 잘못된 형사절차로 청구인이 위와 같은 형벌을 선고받게 되어 청구인의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것이다.
2. 먼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적법여부를 직권으로 살핀다.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결국 검사 등의 위헌적인 수사와 검사의 공소제기 및 재판부의 불공정한 재판심리로 부당하게 형벌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구인이 수사기관의 부당한 수사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취지라면 그 부분에 대하여는
별도의 구제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구금·압수 또는 압수물의 환부에 관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그 직무집행지의 관할법원 또는 검사의 소속검찰청에 대응한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하여야 할 것이고(형사소송법 제417조의 준항고) 또는 검사를 상대로 고소를 하여 그 처리결과에 따라 항고·재항고의 절차를 거쳐 비로소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검사의 공소제기처분 자체에 대하여는 재판절차에서 그 적법성에 대해 충분한 사법적 심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독립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결정례이다(헌법재판소 1989.3.17. 선고, 89헌마21 결정; 1992.6.24. 선고, 92헌마104 결정; 1992.12.24. 선고, 90헌마158 결정 각 참조).
한편 청구인은 항소심 재판부의 불공정한 재판심리로 부당하게 형벌을 받게 되었다고 하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법원의 재판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서의 법원의 재판이란 일반적으로 판결뿐만 아니라 기타 소송절차의 파생적·부수적인 사항에 대한 공권적 판단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2.12.24. 선고, 90헌마158 결정 참조). 따라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재판심리상의 잘못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변호사인 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한 채 심판청구를 하였고 대리인을 선임하라는 보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정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1호·제3호 및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양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