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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8. 5. 28. 선고 91헌마98 93헌마253 공보 [양도소득세 등 부과처분 에 대한 헌법소원]
[공보(제28호)]
판시사항

행정처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등의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아니하는 판결이 확정되어 법원의 소송절차에 의하여서는 더 이상 이를 다툴 수 없게 된 경우에, 당해 행정처분 자체의 위헌성 또는 그 근거법규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패소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당사자는 그 판결의 기판력에 의한 기속을 받게 되므로, 별도의 절차에 의하여 위 판결의 기판력이 제거되지 아니하는 한,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어긋나므로 원행정처분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며, 뿐만 아니라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한 헌법 제107조 제2항이나,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재판관 이영모의 의견

법원의 재판을 거친 원행정처분의 경우에, 그 원행정처분이 헌법소원 심판대상이 되려면 위헌인 법률을 합헌으로 해석·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당해 재판 자체가 헌법소원 심판대상이 되는 한도내에서, 그 재판과 같이 원행정처분도 헌법소원 심판대상으로 되는 것이지, 그 원행정처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헌법소원 심판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법원의 재판을 취소하지 않고, 원행정처분만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헌법헌법재판소법의 각 규정을 살펴보아도 이와 같은 결정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재판관 이재화, 고중석, 한대현의 별개의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 것은 위 조항 단서의 보충성의 원칙과 결합하여 법원의 재판자체 뿐만 아니라 재판의 대상이 되었던 원행정처분도 제외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왜냐하면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사법작용에 대한 심사와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를 동시에 행하는 것이 되고, 결국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금지된 사법작용에 대한 심사를 행하는 것이 되어 결과적으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어서, 원행정처분은 언제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법원의 재판’에 대한 직접적인 소원과 헌법제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규정하고 있는 ‘권리구제절차로서의 재판’을 거친 원공권력작용에 대한 소원은 명백히 구분하여야 할 것이므로 구제절차로서 ‘재판’을 거친 원공권력작용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며, 따라서 행정처분은 공권력인 입법·행정·사법작용 중 행정작용의 대표적인 행위형식으로써 그 행사나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 받은 경우에는 비록 권리구제절차로서 행정소송의 ‘재판’을 거친 행정처분의 경우라 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 또한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헌법조항의 문언에 따르더라도 처분자체의 위헌·위법성이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헌법소원이 모두 가능하다.

참조판례

헌재 1997. 12. 24. 96헌마172 등, 판례집 9-2, 842

헌재 1998. 4. 30. 92헌마239

청 구 인 1. 한 효 남 (91헌마98)

대리인 변호사 이 상 혁

2. 정 원 근 ( 93헌마253 )

대리인 변호사 박 승 환

피 청 구 인 1. 강동세무서장 (91헌마98)

2. 부산진세무서장 ( 93헌마253 )

주문

청구인들의 이 사건 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91헌마98 사건

(가) 청구인은 1959. 12. 14. 서울 강동구 천호동 298의 4 전 1094㎡의 4분의 1 지분을 취득하였는데, 위 토지는 1981년경 구획정리사업으로 같은 동 314의 5 대 488.2㎡로 환지되고 위 환지된 토지는 1985. 8. 30. 같은 동 314의 5 대 159.5㎡(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외 1필지로 분할되었으며, 청구인은 1988. 9. 30. 그 소유인 이 사건 토지를 타에 양도하였다.

(나) 그런데 강동세무서는 이 사건 토지가 청구인의 취득당시에는 특정지역에 해당하지 아니하였으나 양도당시에는 국세청장이 고시한 특정지역에 해당한다고 하여 양도가액은 구 소득세법시행령(1989. 8. 1. 대통령령 제12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5조 제1항 제1호 (가)목 소정의 배율방법에 의하여 평가한 기준시가에 의하고, 취득가액은 구 소득세법시행령 제115조 제3항(1987. 5. 8. 대통령령 제12514호로 개정되고 1989. 8. 1. 대통령령 제12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른 재무부령(구 소득세법시행규칙 제56조의5 제7항)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환산하면서 다만 취득일을 구 소득세법시행령(1974. 12. 31. 대통령령 제7458호) 부칙 제9조에 따라 1975. 1. 1.로 의제하여 그 당시의 토지등급을 적용하여 환산한 기준시가에 의하여 산출하고 이를 기초로 세액을 계산하여 1989. 5. 16. 청구인에 대하여 1989. 5. 수시분 양도소득세로 14,972,910원을, 방위세로 2,994,580원을 부과고지 하였다.

(다) 청구인은, 위 과세처분에 대하여 위 부동산의 양도 및 취득가액을 모두 지방세법상의 과세시가표준액에 의한 가액에 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양도가액은배율방법으로, 취득가액은 재무부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환산한 가액으로 양도차익을 산출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행정심판절차를 거쳐 1990. 2. 16. 서울고등법원에 위 과세처분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기각판결을 받고 1990. 10. 30.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1991. 4. 26.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되어 같은 해 5. 9. 위 판결을 송달받고, 위 과세처분의 위헌확인 및 취소를 구하고자 같은 해 5.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2) 93헌마253 사건

(가) 청구인은 부산 금정구 남산동 959의 2 대 1066.7㎡ 및 같은 동 959의 26 대 145.2㎡(이하 “이 사건 대지”라 한다)를 1968. 5. 28. 취득하여 소유하다가 1990. 2. 9. 주택건설등록업자인 청구외 아신주택에 국민주택건설용지로 매도하기로 하여 같은 해 4. 9. 잔금을 수령하고 같은 달 16.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후, 구 조세감면규제법(1991. 12. 27. 법률 제44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에 의하여 양도소득세를 50% 감면하여 예정신고를 하고 자진납부하였다.

(나) 그러나 피청구인은 이 사건 대지가 양도일 현재 토지초과이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유휴토지에 해당한다고 하여 구 조세감면규제법(1990. 12. 31. 법률 제42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의3, 같은 법시행규칙(1991. 3. 13. 재무부령 제18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의6에 따라 양도소득세의 감면을 배제하고 소득세법 소정의 세액

을 산출하여 청구인이 당초 자진납부한 세액외에 납부하여야 할 양도소득세 92,018,330원을 확정하여 1992. 2. 17. 청구인에게 부과처분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1992. 2. 27. 국세청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같은 해 4. 10. 청구기각되었고, 같은 해 6. 3. 재무부 국세심판소에 심판청구 하였으나 같은 해 8. 31. 청구기각되었으며, 같은 해 10. 28. 부산고등법원에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를 구하는 소송(92구4475)을 제기하였으나 1993. 5. 12. 청구기각되었고, 같은 해 6. 3. 대법원에 상고(93누12701)하였으나 같은 해 9. 14. 상고기각되어, 같은 해 9. 23. 대법원의 위 판결을 송달받고, 같은 해 10. 2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법원의 재판절차를 모두 마친 원행정처분 즉 1989. 5. 16.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한 1989. 5. 수시분 양도소득세 14,972,910원, 방위세 2,994,580원의 부과처분(91헌마98 사건) 및 1992. 2. 17.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한 양도소득세 92,018,330원의 부과처분( 93헌마253 사건)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의 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들의 의견

가. 91헌마98 사건

(1) 청구인의 주장요지

피청구인은 소득세법 제23조 제4항, 제45조 제1항 제1호, 제60조, 같은 법시행령 제115조 제1항, 같은 법시행령(1987. 5. 8. 대통령령 제12514호로 개정된 것) 제115조 제3항, 부칙 제1항 및 제3항의 규정들을 적용하여 이 사건 과세처분을 하였으나, 위 규정들은 과세요건법정주의 내지 소급입법금지의 원칙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헌법 제59조의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 위헌조항이다. 즉,

(가) 조세에 관한 모든 사항은 법률에 의하여 완결적으로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법률에 근거없이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으로 과세요건을 규정할 수 없도록 한 것이 과세요건 법정주의인바, 위 시행령 제115조 제3항은 법률에 근거도 없이 “특정지역에……재무부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환산한 가액을 취득당시의 기준시가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과세요건을 재무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나) 한편, 위 시행령 제115조 제3항의 개정규정은 납세자는 자산의 양도시에 특정지역으로 고시되었다는 이유로 취득당시에는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방법에 의해 자산의 취득가액까지도 재무부령에 의하여 양도가액 산출시에 적용되는 배율방법에 의해 환산한 가액으로 산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위 시행령 부칙은 법적 안정성의 보장 및 장래의 예측가능성을 그 법적 기능으로 하는 조세법률주의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을 금지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2) 법무부장관의 의견요지

(가) 적법요건에 관한 의견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이미 1990. 2. 16. 서울고등법원에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한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기각판결을 받고,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1991. 4. 26. 상고기각되어 그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서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에서 제외한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

(나) 본안에 관한 의견

소득세법 시행령헌법 제75조제9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임입법의 범위내에서 기준지가의 결정사항을 법률로부터 위임받되 그 시가결정의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함으로써 집행관서의 자의적인 과세권의 행사를 방지하고 있다.

소득세법과 그 시행령에 정한 지가산정의 방법은 특별한 경우의 환가방법의 결정에 있어서 국세청장이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구체적·개별적인 각 토지의 상황에 따른 적정한 시가의 산정을 위한 자료의 결정만을 국세청장에게 위임한 것에 불과하므로, 법규명령의 제정권이 없는 자에게 법률 또는 대통령령의 위임사항을 다시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③ 위 시행령 부칙 제3항에 의하여 제115조 제3항의 개정규정을 최초로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하도록 하고 있고, 양도당시의 현황에 의하여 과세요건 등을 판정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동일한 물건을 양도하면서 취득시점에

따라 과세여부가 달라지게 되는 현저한 과세불형평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양도당시의 현황에 의함으로써 과세의 공평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④ 따라서, 이 사건 관련 소득세법같은 법시행령 규정들은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 위헌규정들이라고 할 수 없으며, 동 규정들에 근거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과세처분도 합헌이다.

(3) 재무부장관의 의견요지

법무부장관의 본안에 관한 의견과 대체로 같다.

나. 93헌마253 사건

(1) 청구인의 주장요지

(가) 피청구인은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하면서 구 조세감면규제법 제66조의3에서 토지초과이득세법의 법문을 인용하였는데도 토지초과이득세법의 법리에 따르지 않고 양도소득세법의 법리에 따라 해석·적용함으로써 법률을 잘못 적용하였다.

(나) 위 조세감면규제법시행규칙 제20조의6은 모법 및 시행령의 위임없이 양도소득세 감면대상의 범위를 축소시켜 납세의무 범위를 확장시켰으므로 위헌이고, 구 조세감면규제법 제66조의3의 양도소득세 등 감면배제 규정은 1989. 12. 30. 제정되었음에도 토지초과이득세법의 시행일(1990. 1. 1.) 이전에 취득한 토지에까지 적용하여 감면 배제함으로써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라는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반되고 토지초과이득세법 제3조 제2항에 저촉되어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따라서 위헌인 위 규정들에 근거한 피청구인의 처분은 위헌이다.

(2)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가) 구 조세감면규제법 제66조의3“토지초과이득세법의 규정에 의한 토지초과이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토지”라 함은 토지초과이득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유휴토지 그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조세감면규제법에서 양도소득세 감면배제 규정을 정하면서 과세대상자산의 범위를 정하기 위하여 입법기술상 별도의 유휴토지를 규정하지 아니하고 토지초과이득세법상의 유휴토지 개념을 원용한 것에 불과한 것이고, 이 규정은 양도소득세의 감면을 배제하도록 한 규정이므로 당연히 양도소득세법의 법리에 따라야 하며 양도소득세가 양도시를 과세소득의 실현시기로 보아 수시로 과세하는 조세이므로 과세 또는 면세여부의 판단시기는 양도시의 법률 또는 양도일 현재의 상황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다.

(나) 구 조세감면규제법시행규칙 제20조의6의 규정은 토지초과이득세법 제3조 제2항의 규정에 저촉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고, 이처럼 모법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시되고 있는 적용시기를 시행규칙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다고 하여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양도소득세는 토지, 건물 등과 같이 자본적 성격을 가지는 자산을 양도하는 경우 취득당시에 비하여 가치상승으로 발생된 이익에 대하여 과세하는 조세로 과세기간 종료시에 과세요건이 완성되고 그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되는 것이므로 1989. 12. 20. 제정되어(법률 제4165호) 1990. 1. 1.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토록 한 것은 소급입법으로 볼 수 없다.

(3) 재무부장관의 의견요지

(가) 양도소득세와 토지초과이득세는 과세체계가 서로 다르므로 유휴토지 등에 대하여 양도소득세 감면을 배제하는 경우 양도당시의 현황에 의하여 유휴토지 등을 판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유휴토지 등에 해당하는 여부에 대한 판정시기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더라도 양도일 현재를 기준으로 유휴토지 등의 해당여부를 판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조세감면규제법시행규칙 제20조의6은 유휴토지 등에 대하여 양도소득세감면을 배제함에 있어서 토지초과이득세 과세대상 토지인 유휴토지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정시기는 양도일 현재임을 명백하게 규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동 규정은 모법을 제한하거나 시행령의 위임없이 과세요건을 새로이 규정한 창설적 규정이 아니고 조세감면규제법 제66조의3과 관련한 해석적 규정으로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아니하며 법령의 개별적인 위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나) 토지 등을 취득하거나 보유할 당시에는 토지초과이득세가 시행되지 않아 유휴토지에 해당되지 아니하였으나 당해 토지 등을 양도할 당시에 당해 토지가 토지초과이득세의 과세대상 토지인 유휴토지에 해당됨으로써 양도소득세 감면을 받지 못하는 것이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3. 판 단

이 사건의 쟁점은, 행정처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등의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아니하는 판결이 확정되어 법원의 소송절차에 의하여서는 더 이상 이를 다툴 수 없게 된 경우에, 당해 행정처분(이하 “원행정처분”이라고 한다) 자체의 위헌성 또는 그 근거법규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이다.

그런데 우리 재판소는 96헌마172 ·173(병합) 사건에 관하여 1997. 12. 24. 선고한 결정(판례집 9-2, 842)에서,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법원의 재판은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선언하면서, 그와 같은 법원의 재판을 취소함과 아울러, 그 재판의 대상이 되었던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까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위 결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는 것은, 원행정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법원의 재판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어 그 재판 자체까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가능한 것이고, 이와는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인하여 원행정처분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패소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당사자는 그 판결의 기판력에 의한 기속을 받게 되므로, 별도의 절차에 의하여 위 판결의 기판력이 제거되지 아니하는 한,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원의 재판이 위 96헌마172 등 사건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여 그 역시 동시에 취소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는 한, 원행정처분의 취소 등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한 헌법 제107조 제2항이나,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원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고 있을 뿐, 법원의 재판에 대하여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제기하고 있지 아니함이 명백하고,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되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도 없이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4. 결 론

결국 청구인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이영모의 아래 5.와 같은 의견, 재판관 이재화, 고중석, 한대현의 아래 6.과 같은 별개의견, 재판관 조승형의 아래 7.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이영모의 의견

이 사건은 법원의 재판을 거친 원행정처분이 헌법소원 심판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중요한 사건이다.

나는, 우리재판소가 1998. 4. 30. 선고한 92헌마239 결정에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대상의 허용범위에 관하여 반대의견을 개진한 바가 있고, 이 사건의 쟁점과 반대의견에서 판단한 내용과의 정합성(整合性)을 감안하여 볼 때에 다수의견과는 결론은 같으나 그 이유를 달리하므로 아래와 같이 의견을 밝혀 두고자 한다.

가. 나는, 위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의 ‘법원의 재판’에 위헌인 법률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도내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헌법에 위반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 이유는, 위헌인 법률을 합헌으로 해석할 권한이 없는 법원의 재판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에서 그 법률의 위헌여부와 그 법률을 적용한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심판대상으로 삼아 심판을 하는 것이 견제와 균형을 본질로 하는 권력분립의 원리에도 들어맞고, 헌법이 우리재판소에 맡겨준 위헌법률심판권을 헌법의 규정과 이념에 들어맞게끔 합리적이고도 적정하게 행사하는 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나. 법원의 재판을 거친 원행정처분의 경우에, 그 원행정처분이 헌법소원 심판대상이 되려면 위헌인 법률을 합헌으로 해석·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당해 재판 자체가 헌법소원 심판대상이 되는 한도내에서, 그 재판과 같이 원행정처분도 헌법소원 심판대상으로 되는 것이지, 그 원행정처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헌법소원 심판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법원의 재판을 취소하지 않고, 원행정처분만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헌법헌법재판소법의 각 규정을 살펴보아도 이와 같은 결정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91헌마98 사건의 청구인은 1989. 5. 16. 양도소득세등부과처분을 받고, 위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991. 4. 26. 청구인 패소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고, 이어서 같은 해 5. 27. 이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위 과세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은 구 소득세법(1978. 12. 5. 법률 제3098호로 개정된 것으로 1994. 12. 22. 법률 제48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이고, 우리재판소는 1995. 11. 30.( 91헌바1 등, 판례집 7-2, 562) 위 조항에 대하여 “이는 어떤 사정을 고려하여, 어떤 내용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의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 내용인 기준시가를 결정할 것인가에 관하여 과세권자에게 지나치게 광범한 재량의 여지를 부여함으로써, 국민으로 하여금 소득세법만 가지고는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개략적으로나마 이를 예측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대통령령을 포함한 행정권의 자의적인 행정입법권 및 과세처분권 행사에 의하여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될 여지를 남김으로써 국민의 경제생활에서의 법적 안정성을 현저히 해친 입법으로서 조세법률주의 및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의 취지에 반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

다. 따라서 청구인들로서는 대법원 판결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과 동시에 원행정처분인 과세처분의 취소도 아울러 청구해야만 된다고 할 것이다(위 92헌마239 결정,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참조). 그런데도 불구하고 청구인들은 이 사건에서 과세처분의 취소만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청구취지를 확장할 신청기간도 이미 도과되어 부적법하므로 이 심판청구는 모두 각하할 수 밖에 없다고 하겠다.

6. 재판관 이재화, 고중석, 한대현의 별개의견

우리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는 결론에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지만, 그 설시이유에 관하여는 의견을 달리한다.

헌법 제107조 제1항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구체적 규범통제절차에서의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과 명령·규칙·처분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서로 분리하여 각각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귀속시킴으로써 헌법의 수호 및 기본권의 보호가 오로지 헌법재판소만의 과제가 아니라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공동과제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가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이라고 규정한 뜻은 헌법이 입법자에게 공권력 작용으로 인하여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받은 자가 그 권리를 구제받기 위한 주관적 권리구제절차를 우리의 사법체계, 헌법재판의 역사, 법률문화와 정치적·사회적 현황 등을 고려하여 헌법의 이념과 현실에 맞게 구체적인 입법을 통하여 구현하게끔 위임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헌법소원은 언제나 ‘법원의 재판에 대한 소원’을 그 심판의 대상에 포함하여야만 비로소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에 부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위 96헌마172 등 결정, 판례집 9-2, 854).

그러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 것은 위 조항 단서의 보충성의 원칙과 결합하여 법원의 재판자체 뿐만 아니라 재판의 대상이 되었던 원행정처분도 제외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왜냐하면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사법작용에 대한 심사와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를 동시에 행하는 것이 되고, 결국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금지된 사법작용에 대한 심사를 행하는 것이 되어 결과적으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원행정처분이 위헌이어서 사법적심사의 방법으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면 그것은 법원의 몫이지 헌법재판소의 몫은 아니다. 따라서 원행정처분은 언제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양 헌법수호기관은 서로의 권한을 대신 행사할 수도 없으려니와 서로의 책무를 대신 수행할 수도 없는 것이다.

7.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규정상의 헌법소원의 대상

(1)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가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 이라고 규정하여 그 구체적인 형성을 입법자에게 위임함으로써, 입법자에게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적내용을 구체적인 입법을 통하여 보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헌법소원제도는 일반사법제도와 같이 보편화된 제도가 아니고 헌법소원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마다 헌법소원제도를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특히 헌법소원의 대상이나 심판범위에 있어서도 그 내용을 서로 달리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반적으로 인정된 보편·타당한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헌법소원제도를 두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한결같이 헌법소원이 공권력 작용으로 인하여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받은 자가 그 권리를 구제받기 위한 이른바 주관적 권리구제절차라는 것을 그 본질적 요소로 하고 있다.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가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이라고 규정한 정신은 결국 헌법이 입법자에게 공권력 작용으로 인하여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받은 자가 그 권리를 구제받기 위한 주관적 권리구제절차를 우리의 사법체계, 헌법재판의 역사, 법률문화와 정치적·사회적 현황 등을 고려하여 헌법의 이념과 현실에 맞게 구체적인 입법을 통하여 구현하게끔 위임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법원의 재판에 대한 소원’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서 배제하였다 하여 이를 두고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러나 ‘법원의 재판’에 대한 직접적인 소원과 헌법제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규정하고 있는 ‘권리구제절차로서의 재판’을 거친 원공권력작용에 대한 소원(간접적인 재판에 대한 소원)은 명백히 구분하여야 할 것이며,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에서 헌법소원의 대상과 심판범위를 헌법재판소법에 위임한 정신이나 위 헌법재판소법 조항단서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후자까지도 그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즉 위와 같은 위임정신이나 입법취지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는 ‘공권력’의 작용은 ‘재판’만을 지칭하고 있을 뿐 ‘재판’을 거친 원공권력작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할 뿐 아니라, ‘재판’을 제외한 모든 공권력작용에 대한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정하여진 권리구제절차를 모두 거치게 되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으며,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라 하여 ‘행정소송법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지 않은 점으로 본다면 구제절차로서 ‘재판’을 거친 원공권력작용도 헌법소원의 대상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할 것이다.

(2) 다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 것은 위 조항 단서의 보충성의 원칙과 결합하여 법원의 재판자체 뿐만 아니라 재판의 대상이 된 행정처분도 제외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입법자는 헌법소원과 여타의 권리구제절차의 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헌법재판소와 일반법원 사이의 권한분배의 질서에 현저한 변동을 초래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기존의 권리구제절차와 헌법소원절차 간의 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침해라고 하는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하면서 그 중에서 재판작용만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시키고 오히려 헌법소원의 보충성 원칙을 천명함으로써 일반적 권리구제절차와 헌법소원절차를 활용함에 있어서 시간적 선후관계를 분명히 하여 양자의 관계를 밝힘은 물론 일반법원과 헌법재판소와의 권한분배의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려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가 보충성의 원칙을 규정한 뜻은 재판의 대상이 된 행정처분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시키려 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 조항 본문을 원칙으로 삼고 단서에서 그 예외를 규정하려 함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이미 일반법원이 한번 그 적헌성과 적법성을 심사하였던 원행정처분을 헌법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수 있다 한다면, 양자의 사실상의 위상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상의 효과이지 법적 효과는 아니라 할 것이다.

또한 처분의 경우에는 명령, 규칙과는 달리 처분의 위헌, 위법 따라서 처분에 의한 기본권침해 그 자체를 소송물로 하여 다툴 수 있는 행정쟁송절차가 존재한다는 점과 관련하여, 명령, 규칙과는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문이 있을 수 있으나, 헌법소원의 보충성을 명시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규정에 비추어 볼 때, 일반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등에 대한 헌법소원은 원칙적으로 법정의 권리구제절차를 사전에 경료한 경우에 한하여 적법성이 인정되며, 이러한 보충성원칙의 본래적 기능은 헌법재판소와 일반법원 사이의 권

한분배의 질서를 유지, 확보하여 줌에 있을 뿐이라 할 것이므로 권리구제절차를 모두 마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3)이렇게 볼 때 행정처분은 공권력인 입법·행정·사법작용 중 행정작용의 대표적인 행위형식으로써 그 행사나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 받은 경우에는 비록 권리구제절차로서 행정소송의 ‘재판’을 거친 행정처분의 경우라 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행정작용 중에서 행정처분을 제외시키고,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예외적인 행정작용만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그 논거로 헌법 제107조 제2항 규정,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불인정 판례(1997. 12. 24. 96헌마172 등, 판례집 9-2, 842) 및 기판력 문제 등을 들고 있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의 위임정신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의 입법취지 뿐만 아니라 다음에서 보는바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나. 헌법 제107조 제2항과 관련하여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헌법조항의 문언에 따르더라도 처분자체의 위헌·위법성이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헌법소원이 모두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이미 명령·규칙 자체가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된다는 판례(헌재 1990. 10. 15. 89헌마178 , 판례집 2, 365 참조)를 확립하고 있으므로 위 헌법조항에 병렬적으로 열거된 처분의 경우도 명령·규칙과 달리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를 찾아 볼 수 없다.

다.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규정과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적법성

다수의견은 헌법재판소가 1997. 12. 24. 선고한 96헌마172 등 사건의 결정에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한 것은 원행정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법원의 재판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어 그 재판 자체까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가능한 것이고, 이와는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인하여 원행정처분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라 하여,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사법작용에 대한 심사와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를 동시에 행하는 것으로서 결국 원칙적으로 배제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1) 그러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규정은 곧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라는 공식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을 헌법소원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시킨 것은 법관의 오심에 의한 기본권침해(자의적인 사실판단, 법률해석의 오류로 인한 기본권침해) 또는 소송절차상의 기본권침해 등을 이유로 하는 판결이나 결정 등에 대하여 제기되는 헌법소원을 배제한다는 것, 즉 재판작용이 원인이 되어 새로이 발생하는 기본권침해 문제를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일 뿐,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는 법문으로부터 재판의 원인된 원행정처분자체에 대한 헌법소원까지도 배제한 것이라는 결론을 바로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며,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제4항·제5항에서 따로 헌법소원을 인용할 때의 결정내용과 위헌인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의 원인이 된 때에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위헌임을 선고할 수 있음을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와 같은 다수의견은 부당하다.

(2) 또한 소송물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규정은 곧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배제규정이라는 추론은 무리라 할 것이다. 물론 법원도 기본권을 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행정법원을 비롯한 법원 판결의 기판력은 원칙적으로 직접 헌법적인 문제, 즉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침해여부에까지 미치지 아니한다(헌법적인 문제는 다투어지고 있는 법률관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 그 자체 판결주문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그에 반해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절차에서는 헌법문제, 무엇보다도 기본권침해문제 자체가 결정의 기판력 내지 기속력의 내용을 이룬다. 따라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규정은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대상성 인정여부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은 비교법적으로도 논증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헌법적인 권리의 침해를 이유로 하는 처분에 대한 헌법

소원심판의 청구와 법률적 차원에서 주어지는 권리침해를 다투는 행정법원에의 소제기가 배타적인 관계에 있지 아니하고 양자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오스트리아의 경우 헌법소원의 적법요건 중의 하나인 보충성요건과 관련하여 행정청내부의 권리구제절차의 종료만을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의 헌법재판소법의 헌법소원절차의 규율태양과는 다른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헌법소원의 제도적 모습은 우리의 현행 사법체계 하에서도 일반 법원에의 행정소송과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이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해 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스위스에서는 물론 주의 행정처분에 의한 권리침해를 행정법원에서 구제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이 허용되지 않지만, 그 밖에는 주의 행정청의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에 헌법재판의 관장기관인 연방법원이 주행정청의 법적용행위가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즉 자의적인 경우에 한하여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 사실은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우리가 인정할 경우에도 그 통제범위를 한정하기에 따라서는 한편 헌법재판소가 헌법심으로서의 그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한편 일반 법원의 권한을 잠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포괄성을 띤다는 점에서는 우리와 차이가 있지만 독일의 헌법소원심판절차 역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이 입법기술상 가능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현행법의 해석론으로도 그러한 유형의 헌법소원이 적법하다는 점을 입증하여 준다고 하겠다. 물론 독일의 경우에는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인정되므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논할 실익이 없다. 왜냐하면 법원의 최종판결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간접적으로 원행정처분의 위헌성을 다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에서도 행정처분에 대한 법원에서의 권리구제절차를 경료한 경우에도 법원의 판결과 원행정처분을 각각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 것에 비추어 보면 우리의 경우에 법원의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와는 별개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할 것이다.〕

(3) 위 96헌마172 등 사건결정에서 말하는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라 함은,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법원의 재판만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이러한 경우가 아닌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써, 결코 그 재판자체까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는 취지는 아니다. 왜냐하면 위 사건 결정이 판시하고 있는 어느 부분에서도 그 재판자체까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헌법소원이 허용된다는 판시부분을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재판자체까지 취소되는 경우인지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하였다고 주장하여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경우에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성을 인정하느냐의 여부와는 상관되지 않는 문제로써 전자는 본안판단의 결과에 따라, 후자는 본안전판단의 결과에 따를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은 위 사건 결정의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으며 이와같이 잘못 이해한 취지를 법원의 재판에 대한 것도 아닌 원행정처분에 대입함으로써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성을 부인하면서도 이 사건 심판청구가 원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고 있을 뿐 법원의 재판에 대하여는 헌법소원을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성 유무에 관하여 정면으로 판단하는 것을 회피하고 있는바, 이러한 헌법해석의 태도는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라. 헌법재판소의 원행정처분취소·공권력불행사위헌확인결정의 기속력과 법원의 확정재판의 기판력 문제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1항은 “헌법소원의 인용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한다”라고 규정하여 국가기관인 법원을 기속함을 명백히 천명하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의 원행정처분취소·공권력불행사위헌확인결정의 기속력은 행정처분에 대한 법원의 확정재판의 기판력에 우선한다고 봄이 마땅하다. 기판력은 확정된 종국재판에서 생기는 효력으로 이 후 당사자간의 관계를 규율하는 규준으로서 구속력을 가지고, 후에 동일 사항이 문제가 되면 당사자는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해서 판단을 다툴 수 없고, 법원도 이와 모순·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는 것이며 기판력의 법적성질에 관하여 실체법설 등 수개의 설이 나누어지나 그 어느 설을 취하든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에서는 “기본권 침해 등 헌법위반” 여부만이 심판의 대상이고 명령·규칙·처분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를 제외한 모든 경우의 최종적인 헌법위반여부판단은 헌법재판소가 독점하고 있으며, 특히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므로 “기판력의 본질”과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취소·위헌확인 결

정”이 서로 충돌하는 것은 아니며 위 기속력으로 인하여 위 기판력이 소멸할 뿐이다. 이는 법원의 확정재판의 취소(예컨대 재심)에 의하여 기판력이 소멸되는 법리와 다를 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견은 부당하며 특히 3인의 별개의견은 입법·사법·행정작용 중 국민의 기본권침해 개연성이나 침해영역이 가장 많은 행정처분만은 오히려 언제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견해로써, 더욱 이해할 수 없다.

마. 제4심 인정여부의 문제

다수의견의 모든 논거의 근저에는 원행정처분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할 경우 제4심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는 논리가 전제되어 있으나,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법원이 판단한 점 모두에 대하여, 다시 헌법재판소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위반되느냐의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므로 관할문제에서 헌법과 충돌되는 점이 없고 이러한 경우 헌법위반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제4심이 된다고 하더라도 헌법의 규정과 충돌되는 점이 없다. 즉 헌법규정에 제4심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바.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대상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여 본안판단을 하였어야 마땅하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 용 준

재판관 김 문 희

재판관 이 재 화

재판관 조 승 형

재판관 정 경 식

재판관 고 중 석

재판관 신 창 언

재판관 이 영 모

주 심 재판관 한 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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