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1. 강○룡(99헌마112 사건)
대리인 변호사 정인봉
2. 채○연 외 8인( 99헌마137 사건)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이석연
주문
청구인 채○연, 정○황, 윤○태, 최○수의 심판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 강○룡, 이○성, 김○수, 진○환, 김○영, 김○호는 공립초등학교 교원인 교육공무원이고, 청구인 채○연, 정○황, 윤○태, 최○수는 사립중·고등학교 교원인바, 1999. 1. 29. 대학교원을 제외하고 교육공무원의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는 내용으로 교육공무원법 제47조 제1항이 개정·시행되자, 그로 인하여 교원인 자신들의 공무담임권, 평등권 등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며 위 개정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여 1999. 3. 2.(99헌마112 사건) 및 같은 달 11.( 99헌마137 사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교육공무원법(1999. 1. 29. 법률 제5717호로 개정된 것) 제47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조항
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육공무원법 제47조(정년)①교육공무원의 정년은 62세로 한다. 다만, 고등교육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교원인 교육공무원의 정년은 65세로 한다.
부 칙
제1조(시행일)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단서생략)
제3조(정년에 관한 경과조치)이 법 시행당시 재직중인 교육공무원(고등교육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교원을 제외한다) 중 생년월일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제47조 제1항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각 해당호에 규정된 일자에 당연퇴직된다.
1. 1934년 2월 28일 이전인 자:1999년 2월 28일
2.1934년 3월 1일부터 1937년 8월 31일까지의 기간중에 있는 자:1999년 8월 31일
제4조(명예퇴직에 관한 경과조치)①부칙 제3조의 규정에 의한 당연퇴직일에 퇴직하거나 그 이전에 자진하여 퇴직하는 교육공무원의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대상 및 지급액에 관하여는 제47조 제1항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종전의 정년을 적용한다.
②이 법 시행당시 재직중인 교육공무원중 생년월일이 1937년 9월 1일부터 1942년 8월 31일까지인 자가 2000년 8월 31일이전에 자진하여 퇴직하는 경우에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대상 및 지급액에 관하여는 제47조 제1항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종전의 정년을 적용한다.
고등교육법 제14조(교직원의 구분)①대학·산업대학·교육대학 및 방송·통신대학에는 학교의 장으로서 총장 또는 학장을 두며, 전문대학 및 기술대학에는 학장을 둔다.
②학교에 두는 교원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총장 및 학장외에 교수·부교수·조교수 및 전임강사로 구분한다.
(제3항 및 제4항 생략)
2. 청구인들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교육공무원법에 대한 본회의 의결과정에서 국회의장을 대리한 국회부의장 김○호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의가 있다고 표시를 하였음에도 국회법 제112조 제3항에 따라 표결을 하지 아니하고 가결되었음을 선포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입법절차를 위반하여 의결된 것으로서 무효이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포·시행되기 이전에 임용된 교원들에게까지 일률적으로 적용됨으로써 법치주의의 파생원칙인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
(3)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정년단축은 고령교원을 퇴직시키고 신규교사를 채용하여 비용을 절감하여 보겠다는 경제적 논리에 입각한 것으로서, 명예퇴직의 활성화, 합리적인 평가방식 도입, 연수제도의 개선 등과 같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교원의 정년을 3년이나 단축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교원들의 공무담임권, 교육권, 행복추구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다.
(4)이 사건 법률조항이 고등교육법 제14조에 정한 교원(대학교수등 대학교원)의 정년은 65세로 하면서 나머지 교원의 정년을 62세로 한 것은 합리적 이유없이 초·중등학교 교원들을 차별대우하여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다.
나. 교육부장관의 의견
(1)교원의 정년에 관한 사항은 교원의 “신분보장”에 관한 사항일 뿐, 교원의 “복무”에 관한 사항이 아니므로, 교육공무원의 정년에 관한 규정인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립학교 교원들에게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사립학교 교원인 일부 청구인들(청구인 채○연, 정○황, 윤○태, 최○수)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를 다툴 당사자적격이 없다.
(2)정년단축으로 퇴직하는 교원 등을 위하여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대상 및 지급액에 관하여 종전의 정년을 적용토록 하고, 정년퇴직자 중 우수한 교원은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으로 정년단축에 따른 충격과 손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으므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3)교원의 정년단축은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 대비하는 교육개혁 방안의 하나로서, 교육의 질 향상과 교직사회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한다는 교육적 목적하에 다양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내린 국가적 결단이므로 이로 인하여 교원들의 공무담임권, 교육권, 행복추구권 등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4)대학교원은 가르치는 일 외에도 연구할 임무가 부여되어있고, 그 임용과정에 있어서도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 부교수로 임용되기 전에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교수, 연구자로서의 자질을 검증한 후 임용하고 있는 점 등에서 초·중등교원과는 같지 않으므로 대학교원의 정년을 초·중등교원과 달리 규정하였다 하여 초·중등교원을 불합리하게 차별대우한 것이 아니다.
3. 판 단
가.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청구할 수 있는바, 여기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라 함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은 자를 의미하며 단순히 간접적,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뿐인 제3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헌재 1993. 3. 11. 91헌마233 , 판례집 5-1, 104, 111; 헌재 1998. 9. 30. 97헌마404 , 판례집 10-2, 563, 565 등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육공무원”의 정년을 규정한 것으로서 교육공무원이 아닌 사립학교 교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사립학교법 제55조는 “사립학교의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는 국·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하고 있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원의 “복무”에 관한 규정이라 볼 수 없으므로 사립학교 교원들에게 준용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립학교 교원들에게도 적용 또는 준용된다고 볼 만한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정부가 사립학교 재정결함 보조금 예산을 편성함에 있어 공무원 기준의 정년을 초과한 교직원의 인건비를 보조금 산정에서 제외함에 따라 사립학교 교원의 정년이 교육공무원의 정년과 연계하여 설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사립학교의 학교법인으로서는 보조금의 지급과 관계없이 자신의 재정형편 등의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그 교원의 정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경제적·사실적 관련성만으로는 사립학교 교원들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받는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사립학교 교원인 청구인 채○연, 정○황, 윤○태, 최○수의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심판 청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것이다.
나. 본안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나)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으로 인하여 교육공무원들은 62세가 되면 더 이상 교원으로 재직할 수 없게 되는바, 이것이 청구인들과 같은 교육공무원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존의 교원들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됨으로써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
지 문제되고, 한편 초·중등 교원의 경우 정년을 65세로 정한 대학교원과 다른 취급을 받고 있으므로 이로 인한 평등권의 침해가 있는지도 문제된다.
(다)그러나 청구인들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그 밖의 기본권들인 재산권, 행복추구권, 교육권 등은 별다른 문제가 없으므로 아래에서 보는 외에 특히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1)재산권은 사적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있는 구체적 권리이므로 구체적인 권리가 아닌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의 획득에 관한 기회(단순한 기대이익·반사적이익 또는 경제적인 기회)등은 재산권보장의 대상이 아닌 바, 교원의 정년단축으로 기존 교원이 입는 경제적 불이익은 계속 재직하면서 재화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경제적 기회는 재산권보장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판례이다(헌재 1996. 8. 29. 95헌바36 , 판례집 8-2, 90, 103; 헌재 1998. 7. 16. 96헌마246 , 판례집 10-2, 283, 309-310 참조).
2)행복추구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므로, 공무담임권이라는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이 존재하여(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불행이란 결국 교원직 상실에서 연유하는 것에 불과하다)그 침해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3)청구인들은 교원으로서의 교육권(가르칠 권리)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헌법 제31조 제1항에서 도출하고 있으나, 동 헌법조항은 “교육을 받을 권리(이른바 修學權)”를 보장하는 것이고, 교원으로서 학문연구의 결과를 가르치는 자유로서의 수업권(授業權)은 학문의 자유로부터 파생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헌재 1992. 11. 12. 89헌마88 , 판례집 4, 739, 756 참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가르칠 권리’(교육권)라는 것은 이러한 수업권과는 무관하게 결국 교원의 자격을 계속 유지할 권리를 뜻하는 데 지나지 않으므로 이는 역시 공무담임권의 문제로 귀착될 뿐이라 하겠다.
4)공직의 경우 공무담임권은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하여 특별기본권이어서 후자의 적용을 배제하므로, 사립학교 교원의 청구를 부적법한 것으로 보는 한 직업선택의 자유는 문제되지 아니한다.
(2) 공무담임권의 침해 여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는 초·중등교원의 정년단축을 통하여 젊고 활기찬 교육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데에 있다고 한다(개정법 제안이유). 아울러 교육예산 중 높은 비중을 점하고 있는 인건비 절감을 통하여 교육환경 개선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부차적 입법목적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국제화된 사회, 고도로 지식정보화가 진행되고 있는 사회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의 부단한 획득·창출을 요구하고 있어 이러한 사회변화에 대한 학교교육의 적응력을 제고하기 위하여는 젊고 활기찬 교육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인 반면, 교사의 평균연령과 60세이상의 고령교사의 비율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에 있는바(이 사건 심판기록에 의하면 전자의 경우 1970년 33.4세, 1980년 35세, 1990년 37.2세, 1998년 39.9세로, 후자의 경우 1970년 1.1%, 1990년 4.4%, 1998년 7.1%로 각기 높아져 왔다), 젊고 유능한 교원을 충원, 적절한 세대교체를 통하여 교직사회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학교의 교육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한 것이라 하겠다.
(나) 정년제도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원칙적 존중
1)공무원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의 공무원신분보장규정에 의하여 보호되는 기득권으로서 그 침해 내지 제한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것인 즉 기존의 정년규정을 변경하여 임용 당시의 공무원법상의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 내지 신뢰를 합리적 이유없이 박탈하는 것은 위 공무원신분 보장규정에 위배된다 할 것이나, 임용당시의 공무원법상의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뢰는 절대적인 권리로서 보호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행정조직, 직제의 변경 또는 예산의 감소 등 강한 공익상의 정당한 근거에 의하여 좌우될 수 있는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것이라 할 것이므로 입법자에게는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내에서 정년을 조정할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헌재 1994. 4. 28. 91헌바15 등, 판례집 6-1, 317, 337-338 참조).
초·중등교원의 정년은 원로교원의 교육적 경륜을 활용한다는 측면을 중시한다면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할 수도 있겠으나 위에서 본바와 같이 입법자는 우리나라의 교육여건,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할 때 그 보다는 오히려 젊고 활기찬 교육분위기 조성을 위한 교직사회의 신진대사가 더욱 필요하고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아 다양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초·중등교원의 정년을 3년간 단축하여 62세로 설정하고 있는바, 입법자의 이러한 교육정책적 판단과 결정은 나름대로 합리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뿐만 아니라, 일반직공무원의 정년이 57세 또는 60세(국가공무원법 제74조 제1항), 법관, 검사는 63세(법원조직법 제45조 제4항, 검찰청법 제41조), 경찰공무원은 57세 내지 60세(경찰공무원법 제24조 제1항), 외무공무원은 55세 내지 64세(외무공무원법 제22조 제1항)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 다른 공무원들의 정년연령에 비교하여 보거나, 일본의 경우 교원의 정년이 60세인 점 등 외국의 교원정년제도와 비교하여 보더라도 그것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초·중등교원의 정년을 불합리할 정도로 지나치게 단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2)청구인들은 명예퇴직의 활성화, 합리적인 평가방식 도입, 연수제도의 개선 등과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교원의 정년을 단축시키겠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명예퇴직제도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르는 임의적 퇴직제도로서 그 방법상 한계가 있다는 점,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하고 적절한 평가체제의 수립과 운영은 대단히 어려울 것이리란 점 등을 고려하고, 다른 한편으로 고령교사는 체력의 한계가 있고, 국제화·정보화 등 사회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부인할 수 없으며, 따라서 교직사회의 신진대사와 교육력 강화간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입법자가 보다 실효적이면서 인건비 절감을 통한 교육투자재원 마련이라는 부차적 목적도 추구할 수 있다고 보아 선택한 정년조정이라는 방법이 부적절하거나 그 자체로 지나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다) 신뢰보호원칙의 위반 여부
1)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존 교원들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되는바, 기존의 정년연령인 65세까지 교원으로 근무할 수 있으리라던 구법질서에 대한 기대내지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배려를 하고 있는지가 문제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가)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이 임용 당시의 공무원법상의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 내지 신뢰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것에 불과하므로 그 신뢰이익의 보호가치 역시 절대적으로 크다고만 할 수 없다.
나)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당시 62세에서 65세 사이의 연령에 있는 교원들의 경우 법시행 즉시 당연퇴직된다면 불의에 퇴직이라는 불이익을 입게 되므로 신뢰보호의 정신에 반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정법 부칙 제3조 제2호는 이들의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에도 불구하고 1999. 8. 31.에야 당연퇴직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개정법시행일로부터 일정기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으며, 더욱이 부칙 제4조 제1항은 위 당연퇴직일에 퇴직하거나 그 이전에 자진하여 퇴직하는 교원들에 대한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대상 및 지급액에 관하여는 종전의 정년을 적용토록 함으로써 단축된 정년으로 인한 불이익을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 시행 당시 61세, 60세 등 62세에 가까운 연령에 있는 교원들의 경우 예상보다 빠른 가까운 장래에 정년이 다가오게 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나, 개정법 부칙 제4조 제2항은 그 생년월
일이 1937. 9. 1.부터 1942. 8. 31.까지인 교원들에 대하여 2000. 8. 31. 이전에 자진하여 퇴직하는 경우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대상 및 지급액에 관하여 종전의 정년을 적용토록 함으로써, 단축된 정년으로 인한 불이익을 조기퇴직의 길을 통한 경제적 보전조치로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해 놓고 있다.
비록 이러한 경과조치가 정년단축을 당하는 교원들의 입장에서 충분한 것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정년단축으로 인한 불의타(不意打)와 불이익을 최소한이나마 완화하고 보완하려는 조치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마저 부인하기는 어렵다.
한편, 개정된 62세 정년까지 많은 기간을 남겨두고 있는 교원들의 경우 새 정년에 적응하고, 이에 맞추어 공직생활을 설계할 수 있으므로 신뢰이익 침해의 정도가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정년단축으로 얻어지는 공익은 젊고 활기찬 교육분위기를 조성하여 교육력을 강화하며, 인건비 절감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한다는데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공교육의 내실을 기하고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한다는 의미를 지닌 것인바, 입법자는 이것이 기존의 정년연령까지 근무할 수 있으리라는 데 대한 교원 개개인들의 신뢰보호에 비하여 보다 우월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하였던 것인바, 학교교육의 여건과 내용이 부실하여 교육제도 전반에 걸친 개혁이 국가적 과제로서 온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굳이 비추어 보지 않더라도 그러한 입법자의 평가가 부당하다고 하기 어렵다.
3)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 교원들의 신뢰이익의 보호가치, 그 신뢰이익의 침해의 정도, 신뢰이익의 보호를 고려한 경과조치의 존재, 정년단축을 통해 실현코자 하는 공익목적의 중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상의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까지 할 수 없다.
(라) 소 결
초·중등교원의 정년을 62세로 하향조정한 것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 교원들의 신뢰이익을 지나치게 침해한 것이라고도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 또는 신뢰보호원칙에 위반하거나, 공무원의 신분보장 정신에 위반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3) 평등권의 침해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고등교육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교원, 즉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방송·통신대학, 전문대학, 기술대학등의 총장(또는 학장), 교수, 부교수, 조교수 및 전임강사인 교육공무원의 정년은 초·중등교원과 달리 65세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차등을 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본다.
먼저, 초·중등교육법 제20조 제3항은 “교사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 또는 원아를 교육한다”라고 규정하여 초·중등교원의 임무를 교육에 두고 있음에 반하여,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은 “교원은 학생을 교육·지도하고 학문을 연구하되, 학문연구만을 전담할수 있다”고 규정하여 대학교원의 임무로서 교육외에 연구까지도 규정하고 있다(헌재 1998. 7. 16. 96헌바33 등, 판례집 10-2, 116, 149-150 참조).
다음으로, 초·중등교원의 자격기준은 대체로 교육대학, 사범대학을 졸업하면 충족되지만(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2항 별표 2), 대학전임강사의 경우만 보더라도 대학을 졸업하고도 2년의 연구실적과 1년의 교육경력이 필요하다(고등교육법 제16조, 교수자격기준등에관한규정 제2조 제1호 별표「교수 및 조교의 자격기준」).
또한 대학교원의 경우 조교수는 4년이내, 전임강사의 경우 2년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임용되며, 교수와
부교수의 경우에도 신규채용 등의 경우 기간을 정하여 임용될 수 있는 등(교육공무원임용령 제5조의2) 초·중등교원보다 훨씬 엄격한 과정을 거쳐서야 정년이 보장되고 있다.
이와 같이 초·중등교원과 대학교원은 그 임무, 자격기준, 임용과 승진의 과정등의 면에서 차이가 있는바, 이로 인하여 대학교원의 경우 그 최초임용시의 연령이 초·중등교원 보다 상대적으로 고령인데다, 고등교육과 연구라는 업무의 성격상 초·중등교원보다 높은 연령까지 대학교원으로 재직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대학교원의 정년을 초·중등교원의 정년보다 3년 높은 65세로 책정한 것은 합리적 근거에 기초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초·중등교원들의 평등권이 침해된다고 할 수 없다.
4. 결 론
따라서 청구인 채○연, 정○황, 윤○태, 최○수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 각하하기로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나머지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 심판청구의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따른 것이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주심)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