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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 "평균임금에 관한 고시 부작위의 위헌 확인", 결정해설집 1집, 헌법재판소, 2002, p.281
[결정해설 (결정해설집1집)]
본문

- 행정입법 의무의 헌법적 근거 -

(헌재 2002. 7. 18. 2000헌마707, 판례집 14-2, 65)

김 상 환*

1. 공권력의 불행사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

2. 주관적인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동종의 기본권 침해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헌법질서의 유지ㆍ수호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

3.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가 정하는 경우에 관하여 노동부장관이 평균임금을 정하여 고시하지 아니한 부작위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가 정하는 경우에 관하여 피청구인 노동부장관이 평균임금을 정하여 고시하지 아니하는 부작위가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이고, 관련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4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호와 같다.

2. “근로자”ㆍ“임금”ㆍ“평균임금”ㆍ“통상임금”이라 함은 각각 근로기준법

에 의한 “근로자”ㆍ“임금”ㆍ“평균임금”ㆍ“통상임금”을 말한다. 다만,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당해 “임금” 또는 “평균임금”으로 한다.

제19조(평균임금의 정의) ①이 법에서 “평균임금”이라 함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월간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취업 후 3월 미만도 이에 준한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산출된 금액이 당해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저액일 경우에는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

근로시준법시행령

제2조(평균임금의 계산에서 제외되는 기간 및 임금) ①② 생략

제3조(일용근로자의 평균임금) 일용근로자에 대하여는 노동부장관이 사업별 또는 직업별로 정하는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

제4조(특별한 경우의 평균임금) 법 제19조, 이 영 제2조 및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가. 청구인들의 남편들은 1998. 1. 9. 옥돔잡이 연승어선의 선원으로 첫 승선하여 조업 중 같은 달 11. 서귀포 남방 80마일 해상에서 위 어선이 풍랑으로 침몰하여 실종되었다.

나. 청구인들은 위 실종자들의 생사불명 상태가 3개월 이상 계속되어 실종자들의 사망이 추정됨을 사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근로복지공단은 위 공용호가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적용제외 사업장에 해당함을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하였으나, 청구인들이 그 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제주지방법원 98구673)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

다. 청구인들은 위 판결 선고 후 노동부장관이 발행한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의 어업숙련근로자 급여액을 기준으로 유족보상일시금및 장의비를 각 청구하였다.

라.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청구인들에 대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기 위하여 위 실종자들의 임금을 조사하였는바, 위 공용호와 같은 옥돔잡이 연승어선의 선원들은 일반적으로 전체 어획물 판매대금에서 비용을 공제한 금액을 선주와 선장 및 선원들이 일정 비율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받아 왔는데, 위 공용호의 경우 선주가 30%, 선장이 20%, 나머지 선원 5명이 각 10%씩을 분배받기로 되어 있었으나, 위 실종자들이 선주에게 채용된 후 실제로 임금을 지급받았다는 자료가 없음을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 12. 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4항같은법시행규칙(2000. 7. 29. 노동부령 제1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에 의한 최저보상기준인 1일 금22,353원을 기준으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산정하여 청구인들에 대하여 각 유족일시금 29,058,900원(평균임금의 1,300일분) 및 장의비 2,682,360원(평균임금의 120일분)을 각 지급하는 내용의 처분을 하였다.

마.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은, “위 실종자들이 1998. 1. 9. 채용되어 첫 출어에 나섰다가 재해를 당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되고, 이런 경우 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에 의하여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나, 아직까지 노동부장관의 정함이나 고시가 시행되지 않고 있으므로, 결국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할 수 있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인데,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하여 노동부장관이 통계법에 근거하여 발표하는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는 이유로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제주지방법원2000구201), 그 소송계속 중 청구인들은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하여 위 실종자들의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

도 불구하고 노동부장관이 이에 관한 결정 또는 고시를 하지 아니함은 청구인들의 평등권, 재산권, 재판을 받을 권리 및 근로의 권리 등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바. 한편 위 소송에서 제주지방법원은 청구인들의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에 의한 평균임금 산정주장을 배척하고, 위 실종자들의 실제임금을 기존 대법원판례의 취지에 따라 추산하여 보아도 그 금액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 제10조 제1항소정의 최저보상기준에 미달함을 이유로 하여 2001. 4. 25. 원고 패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한 청구인들의 항소(광주고등법원 제주부 2001누153) 및 상고(대법원 2001두9387)도 모두 기각되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유족보상일시금을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의 1,300일분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하도록 하면서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당해 평균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시행령은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이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위 실종자들과 같은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정하여 고시한 바 없고, 그 결과 위 실종자들과 같이 고용기간이 극히 짧아 수령임금이 없는 사람은 정당한 산재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됨으로써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 재판을 받을 권리, 평등권, 근로의 권리가 침해되었다.

청구인들의 헌법소원은, 적법요건으로서의 보충성 및 자기관련성을 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구기간도 도과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 노동부장관의 평균임금 결정ㆍ고시가 없다고 하더라도,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있는 경우(전체 어획량 판매대금에서 경비를 공제한 후 일정비율로 분배하여 근로자의 임금을 산정)에 해

당될 뿐만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은 그와 같은 방법으로 실종자들의 평균임금을 산정한 결과 그 평균임금 액수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최저보상액에 미달하여 그 최저보상액을 평균임금으로 하여 보상금을 결정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의 재산권, 재판을 받을 권리, 근로의 권리 등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1. 공권력의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는 그 불행사가 계속되는 한 기본권 침해의 부작위가 계속된다고 할 것이므로 공권력의 불행사에 대한 헌법소원은 그 불행사가 계속되는 한 기간의 제약 없이 적법하게 청구할 수 있다.

2. 헌법소원제도는 주관적인 권리구제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설사 주관적인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동종의 기본권 침해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헌법질서의 유지ㆍ수호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때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된다.

3.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 및 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근로기준법같은 법 시행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평균임금을 정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동부장관으로서는 그 취지에 따라 평균임금을 정하여 고시하는 내용의 행정입법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 바, 노동부장관의 그러한 작위의무는 직접 헌법에 의하여 부여된 것은 아니나, 법률이 행정입법을 당연한 전제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권이 그 취지에 따라 행정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법령의 공백상태를 방치하고 있는 경우에는 행정권에 의하여 입법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되는 것이므로, 노동부장관의 그러한 행정입법 작위의무는 헌법적 의무라고 보아야 한다.

입법부작위에는 ① 입법자가 헌법상 입법의무가 있는 어떠한 사항에 관하여 전혀 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법행위의 흠결이 있는 경우(진정입법부작위 - 입법권의 불행사)와 ② 입법자가 어떤 사항에 관하여 입법을 하였으나 그 입법의 내용ㆍ범위ㆍ절차 등이 당해 사항을 불완전ㆍ불충분 또는 불공정하게 규율함으로써 입법행위에 결함이 있는 경우(부진정입법부작위 - 결함 있는 입법권의 행사)가 있다(헌재 1996. 11. 28. 선고, 95헌마161).

그리고 공권력의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침해는 그 불행사가 계속되는 한 기본권침해의 부작위가 계속된다고 할 것이므로 공권력의 불행사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은 그 불행사가 계속되는 한 기간의 제약 없이 적법하게 청구할 수 있다(헌재 1994. 12. 29. 89헌마2 판례집 6-2, 395, 408)

이 사건의 경우 법률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대통령령인 근로기준법시행령이 정하는 경우에 관하여 노동부장관이 평균임금을 결정ㆍ고시하여야 할 것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부장관이 이에 따른 행정입법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것이므로 이는 진정입법부작위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대법원은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행정소송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이를 부적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대법원은 1992. 5. 8. 선고 91누11261 판결에서 “행정소송은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상 분쟁을 법에 의하여 해결함으로써 법적 안정을 기하자는 것이므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구체적 권리의무에 관한 분쟁이어야 하고 추상적인 법령에 관하여 제정의 여부 등은 그 자체로서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어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청구는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2)

다. 자기관련성 및 권리보호의 이익

청구인들은 모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최선순위 수급권자로서 노동부장관의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결정ㆍ고시가 이루어진다면 이를 기초로 하여 계산된 보험급여를 받게 될 것이므로 청구인들은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의 자기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들은 근로복지공단의 최저보상기준에 의한 보험급여 결정ㆍ지급 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에서 청구인들의 패소가 이미 확정되었으므로 별도의 절차에 의하여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제거되지 아니하는 한 청구인들로서는 근로복지공단의 위 처분에 관한 위법성을 더 이상 다투지 못하게 되었다. 또한 청구인들의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위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청구인들은 노동부장관의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결정ㆍ고시가 이루어지더라도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어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그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인용되어 노동부장관이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결정ㆍ고시를 하게 되면, 위와 같이 기판력에 의하여 더 이상 위법성을 다툴 수 없게 된 처분과는 별도로 그 결정ㆍ고시에 따른 새로운 처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므로 그 한도 내에서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소원제도는 주관적인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설사 주관적인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동종의 기본권침해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헌법질서의 유지ㆍ수호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때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되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선례이다(헌재 1999. 5. 27. 97헌마137, 판례집 11-1 653, 660-661 등). 이 사건에서 설사 청구인들의 주관적인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보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노동부장관의 행정입법 부작위로 인하여 청구인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건들이 계속 반복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한 해명이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그 심판청구의 이익도 인정된다.

평균임금이라 함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간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날짜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19조 제1항). 다만,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하여 산출된 금액이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저액일 경우에는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근로기준법 제19조 제2항).3)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 휴업수당, 연차휴가수당,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휴업급여, 장해급여, 유족급여, 상병보상연금, 장의비 등을 산출하는 기초가 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1) 원칙 :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

(2) 예외

가) 일용근로자(근로기준법시행령 제3조)

건축목공, 도장공, 벽돌공, 일반잡역부, 항만하역인부 등의 경우와 같이 매일 매일 일당을 지급받고 고용되는 근로자의 경우이다. 실제로 일하는

날이 고르지 않고, 그 임금액도 사업장에 따라 일정하지 아니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시행령 제3조는 “일용근로자에 대하여는 노동부장관이 사업별 또는 직업별로 정하는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용근로자의 평균임금에 관한 노동부장관의 정함이 없고, 다만 이에 관하여 노동부 유권해석은 “일반(상용)근로자의 경우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19조에 의하여 3개월간의 지급총액을 총일수로 나누면 된다”고 하고 있다.4)

나) 근로기준법의 관계규정에 따른 평균임금의 산정방법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

이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

그러나 이에 관하여 근로자가 퇴직한 후 업무상 질병이 발생한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산정기초인 평균임금을 정하기 위하여 1981. 5. 7. 노동부예규 제31호(개정 1982. 6. 26. 노동부예규 제66호)로써 ‘퇴직근로자평균임금산정업무처리규정’5)이 마련된 것 외에는 현재까지 이에 관하여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구체적인 산정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서 대법원은 구체적 사건해결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법리를 제시하고 있다. 즉 “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의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기본원리로 하되, 그와 같은 방법이 없을 때에는 당해 근로자가 근로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일대에 있어서 동종의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용근로자의 평균임금의 액을 표준으로 하여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6)

따라서 지금까지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 위 예규에 의하여 해결되는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부

대법원이 제시하고 있는 위 법리에 의하여 해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컨대, ⓐ 근로자의 의도적인 행위 등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 전 3개월 간의 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은 경우 - 의도적인 행위를 한 기간을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7)ⓑ 근로자가 수습기간 중의 기간 동안에 평균임금 산정사유가 발생한 경우8)- 수습기간 중의 임금총액을 수습기간중의 총 날짜수로 나누어 평균임금을 산정,9)ⓒ 취업당일 평균임금의 산정사유가 발생한 경우 - 대법원은 이 경우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그 기본원리로 하되, 그와 같은 방법이 없을 때에는 당해 근로자가 근로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일대에 있어서 동종의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용근로자의 평균임금의 액을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는데, 위와 같이 취업 당일 평균임금의 산정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구체적으로 통상의 생활임금이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었던 특정의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인정되는 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10)그리고 그 구체적인 산정방법은 일정액의 임금이 예정되어 있었던 경우에는 그 임금액과 제반 근무조건을 고려하여 추산하고, 그러한 임금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 날 같은 사업장에서 동종 작업에 종사하고 있던 근로자의 평균임금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만약 그러한 방법으로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부득이 ‘근로자가 근로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일대에 있어서의 동종 작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용근로자의 평균임금’을 당해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야 한다.11)ⓓ 기타 : 이른바 품떼기계약을 체결하여 건설공사 도급인으로부터 자재를 공급받아 그의 책임과 계산하에 일정 공사를 완성하되 도급인으로부터 공사전반에 걸쳐 지

휘감독을 받으면서 공사를 시행하여 온 노무도급수급인의 평균임금12); 노동조합 전임자로 있다가 퇴직 등 평균임금 산정사유가 발생한 경우13)등.

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특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급여산정과 관련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앞서 본 평균임금 산정방법과 원칙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근로자보호를 위하여 몇가지의 특례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14)

일본의 노동기준법 제12조 제8항도 우리 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와 마찬가지로 “제1항 내지 제6항에 의하여 산정할 수 없는 경우의 평균임금은 후생노동대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리고 노동기준법시행규칙(후생노동성령) 제3조에서는 ‘시용기간 중에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경우’의 평균임금 산정방법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고, 제4조는 ‘노동기준법 제12조 제3항 제1호 내지 제4호의 기간15)이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이상에 걸쳐 있는 경우’ 또는 ‘고용된 날에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경우’의 평균임금은 都, 道, 府, 縣 노동국장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 외에도 일본의 경우에는 후생노동성고시 또는 통달 등의 형식으로 평균임금의 산정기준을 상세히 정하고 있어, 우리와는 달리 근로기준법같은법시행령의 규정에 의하여 평균임금 산정이 불가능한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법규가 공백으로 남아 있지는 않다.16)

예컨대, 고용된 날에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생긴 경우에 관

하여 “都, 道, 府, 縣 노동국장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하여 해당 지역의 노동국장이 구체적인 사안마다 결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점은 전술한 바와 같고, 이와 같이 노동국장이 평균임금을 정함에 있어서의 기준에 관하여 일본 후생노동성 1947. 9. 13. 통달 제17호가 “당해 노동자에 대하여 일정액의 임금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액에 의하여 추산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날 당해 사업장에 있어서 동일한 업무에 종사한 근로자의 1인 평균임금액에 의하여 추산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都, 道, 府, 縣 노동국장이 노동기준법 제12조 제1항 내지 제6항의 규정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노동성 노동기준국장이 그 평균임금을 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1949. 노동성고시 제5호 제2조)

행정입법의 제정 또는 개정의 지체가 위법으로 되어 그에 대한 법적 통제가 가능하기 위하여는 첫째, 행정청에게 행정입법을 제정(개정)할 법적 의무가 있어야 하고 둘째, 상당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셋째, 행정입법 제정(개정)권이 행사되지 않아야 한다(헌재 1998. 7. 16. 96헌마246, 판례집 10-2, 305, 306).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1963. 11. 5. 법률 제1438호로 제정될 당시에는 현행법과 같이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평균임금을 정하여 고시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었으나, 1973. 3. 13. 법률 제2607호로 개정될 당시 현행법 제4조 제2호 단서에서와 같이 노동청장으로 하여금 평균임금을 정하여 고시하도록 하는 규정17)을 신설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편 현행 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에서와 같이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평균임금을 정하도록 하는 취지의 규정은 제정당시인 1954. 4. 7.부터 존재하여 왔는데, 처음에는 제5조에서 규정하고 있다가,18)1997. 3. 27. 대통령령 제15320호로 개정되면서 조문위치가 바뀌었을 뿐이다.

이와 같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와 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가 정하는 경우에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평균임금을 정하여 고시하도록 한 것은 퇴직금, 유족보상금 등의 산정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을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산정할 수 없거나 이를 적용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한 경우에 대비하여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구체적 타당성을 가진 상세한 기준을 마련하도록 한 것으로서 그 표현은 서로 다르지만 그 취지는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위 규정들은 평균임금의 산정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같은법시행령에 의하여도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를 예정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러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음은 앞서 예를 든 바와 같으므로, 노동부장관으로서는 위 규정들의 취지에 따라 행정입법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물론 이 사건에 있어서 노동부장관의 작위의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근로기준법시행령에 의하여 부여된 것이고 헌법의 명문규정에 의하여 부여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권분립의 원칙, 법치행정의 원칙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하에서 행정권의 행정입법의무는 헌법적 의무라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법률이 행정입법을 당연한 전제로 규정하고 있고 그 법률의 시행을 위하여 그러한 행정입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행정권이 그 취지에 따라 행정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법령의 공백상태를 방치하고 있는 경우에는 행정권에 의하여 입법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헌재 1998. 7. 16. 96헌마246, 판례집 10-2, 284 참조).

그리고 현재까지의 행정입법 부작위로 인한 법령의 공백을 대법원 판례가 대신하고 있어 그러한 내용의 행정입법이 이루어져도 실질적인 평균임금 산정방법에 아무런 변경이 없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노동부장관의

행정입법 부작위로 인하여 법령의 공백상태가 발생함으로써 부득이 법원의 판례가 형성되었던 것에 불과하므로19)그러한 사유로는 노동부장관의 행정입법 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는 “ …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 ”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금액을”이라는 표현을 하였음을 근거로 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가 발생할 때마다 노동부장관이 구체적인 평균임금의 금액을 결정하여야 하는 취지로 규정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위 규정에서 문언상 “금액을”이라는 표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평균임금을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하여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가 발생할 때마다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구체적인 평균임금의 금액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 왜냐하면 위 규정에서 “고시”하도록 한 것은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행정입법을 하여 널리 알리라는 취지로 보아야 할 것인바, 구체적인 경우마다 금액을 결정하라고 한다면 그 금액을 구태여 고시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위 규정의 취지는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을 만들어 이를 “고시”함으로써 법령의 공백상태를 방지하라고 하는 취지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는 “ …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도 위와 마찬가지로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행정입법을 하도록 한 취지로 해석된다.

(2) 나아가 노동부장관이 어떠한 내용의 행정입법을 할 것인지는 노동부장관의 입법재량에 달려 있다. 추측컨대 앞서 본 대법원 판례가 제시하고 있는 법리20)와 동일한 내용의 추상적인 기준이 제시되는 형식으로 규정될

가능성이 많다고 할 것이나, 그 밖에도 노동부의 통계 자료21)를 근거로 하여 새로운 평균임금의 산정방법을 제시하는 방법을 취한다든지, 예외적인 사례가 발생한 경우에는 일본의 입법례처럼 근로복지공단 등으로 하여금 구체적인 금액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을 두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상위법령을 시행하기 위하여 하위법령을 제정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함에 있어서는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하므로 합리적인 기간 내의 지체를 위헌적인 부작위로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1973. 3. 13. 법률 제2607호로 개정되어 행정입법의 작위의무가 발생한 때로부터 이미 30년 정도가 경과되어 그동안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근로기준법시행령의 제정당시인 1954. 4. 7.부터는 약 50년 정도가 경과되었다) 아직도 행정입법의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22)

이는 합리적인 기간 내의 지체라고 볼 수 없다.

청구인들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 실종자들의 유족으로서 모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최선순위 수급권자들이다. 그리고 그 유족급여 및 장의비는 모두 위 실종자들의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산정된다. 그런데 위 실종자들은 모두 위 어선에 처음으로 승선하여 임금을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한 채 실종되어 근로기준법의 관계규정에 의하여 위 실종자들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기가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청구인이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라 이를 산정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한 피청구인의 정함이나 고시가 아직 없는 것이다. 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에 관한 입법자의 의사는 청구인들과 같은 경우에는 피청구인의 정함이나 고시를 적용받아 구체적인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도, 그 부존재로 말미암아 그러한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청구인들이 행정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이고 피청구인의 정함이나 고시를 대신할 수 있는 대법원 판례가 형성되어 있지만, 그와 같은 간접적ㆍ보충적ㆍ사후적 권리구제방법이 존재하고 피청구인의 정함이나 고시를 대신할 재판규범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는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가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청구인들로서는 피청구인의 정함이나 고시가 부존재함으로 인하여 이를 직접 적용받아 권리구제를 받을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하였고, 그 대신 근로복지공단의 처분 또는 이에 대한 법원의 재판 등 그 처분에 대한 불복방법에 의하여 우회적이고 비경제적인 권리구제방법을 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부작위로 말미암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정당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받게 될 재산권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향후 피청구인의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정함이나 고시가 마련되고 청구인들에게 적용된 결과 청구인들에게 지급될 보험급여액이 청구인들에게 유리하게 변동될 것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청구인들에 대한 위와 같은 기본권 침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청구인들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받기 위하여는 피청구인의 행정입법을 적용받아야 하는데, 피청구인이 헌법에서 유래하는 행정입법의 작위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다면, 향후 그 행정입법의 내용에 의하여 청구인들에 대한 보험급여액이 달라질 것인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자체로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와 같은 논증을 기초로 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1인의 재판관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 및 근로기준법시행령 제4조에 의하여 노동부장관이 행하는 평균임금의 결정 행위는 행정입법이 아니고, 구체적인 사안에 즉응하여 이를 처리하는 하나의 행정작용인 점에서 오히려 행정처분적인 작용이라고 할 것이므로 노동부장관의 평균임금결정행위를 행정입법이라고 하고 그 부작위를 입법부작위로 의율하여 그 위헌임을 주장하는 청구인의 헌법소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수의견에 반대한 이 견해의 근거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다수의견은 평균임금의 성질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균임금은 본래가 개개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개별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산정 또는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의 평균임금을, “장래에 향하여 적용되는 일반ㆍ추상적인 규범”인 행정입법에 의하여 결정한다는 것은 두 개념의 성질상 서로 조화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공식은 법률이나 행정입법으로 규정이 가능하지만 평균임금의 금액 자체를 법률이나 행정입법으로 규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둘째, 다수의견은 법령 조문의 문리와도 맞지 않는다. 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는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평균임금의 ‘금액’을 정하

도록 하고 있지 ‘기준’이나 ‘산정방법’을 정하라고는 하고 있지 않다. 우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금액’과 ‘기준’을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은 한편으로는 그 법 제19조(평균임금의 정의)와 그 시행령 제2조(평균임금의 계산에서 제외되는 기간 및 임금) 및 제3조(일용근로자의 평균임금)에서 평균임금 산정의 구체적 방법과 기준 즉 공식을 정하여 놓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 시행령 제4조에서 평균임금을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공식에 의하여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이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법률이 이와 같이 두 개의 길을 마련한 이유는, 근로형태는 시간적, 공간적, 기술적, 인적 요소에 따라 다양하고 가변적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분야와 상황(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식 자체가 적합치 않은 사정이 있는 경우와 공식에 대입할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한다)이 있을 수 있고 그렇다고 하여 그러한 분야 등에 적합한 특별한 방법을 일반ㆍ추상적인 기준의 형태로 미리 설정하여 놓는 것도 역시 곤란한 경우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한 경우 즉 공식에 따른 산정이 불가능 내지 곤란한 경우에 대비하여 그러한 때에는 비록 의거할 기준이 없다고 하더라도 노동부장관이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문제된 개별 근로자의 평균임금의 ‘금액’ 자체를 개별적으로 결정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정하여 놓은 것이 위 시행령 제4조라고 해석된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위 시행령 제4조의 문리에 가장 적합하고 동시에 합리적인 해석방법일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도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다고 이해된다.

셋째, 노동부장관의 평균임금결정행위를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금액의 결정이라고 이해한다고 하여 이것이 그와 같은 금액결정을 도출하기 위한 어떤 절차나 방법 등의 가이드라인을 일부 분야에 관하여 부분적으로 결정하여 두는 것까지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 곤란한 분야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의 사례 축적이 있거나 공통점이 발견되어 그러한 경우의 일부를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유형화하고 그 유형에 타당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놓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또한 노동부장관의 평균임금결정행위에 신속성과 일관

성을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일은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노동부장관 자신을 위하여 스스로 만들어 놓은 참고용 준칙에 해당될 뿐이므로 이러한 가이드라인의 설정 여부 및 그 법적 성격 여하의 문제는 평균임금 자체에 대한 노동부장관의 결정행위 자체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단서가 사용하고 있는 ‘고시’라는 문언의 의미도 이를 행정규칙의 한 형식으로 이용되는 고시라고 반드시 해석하여야 할 사정은 없다. 오히려 노동부장관의 평균임금결정행위는 당해 근로자뿐만 아니라 다른 잠재적 이해관계인들과 관계 공무원들도 이를 알 필요가 있으므로 이를 널리 알리는 방법으로 고시의 형식을 취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노동부장관 스스로가 참고할 준칙으로서 사전에 평균임금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만들어 놓을 수도 있는 것이고 이렇게 해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는 한 방법으로 고시의 형식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록 노동부장관의 평균임금결정이 고시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성질상 행정입법은 될 수 없는 것이다.

청구인들은 이미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결정ㆍ지급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에서 청구인들의 패소가 이미 확정되었으므로 별도의 절차에 의하여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제거되지 아니하는 한 청구인들로서는 근로복지공단의 위 처분에 관한 위법성을 더 이상 다투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그 권리보호의 이익이 부정될 여지도 없지 않았으나, 헌법재판소는, 청구인들의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의 존재 여지를 인정하는 한편 이 사건을 기본권침해의 반복 위험과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있는 사안으로 적극적으로 이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헌법소원제도의 객관적인 헌법질서 보장기능을 다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청구인들이나 그와 동일한 처지에 있었던 국민들로서는 그동안 행정입법의 부존재로 말미암아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

기하여 권리구제를 받는 등 사후적 권리구제방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나, 앞으로는 이 사건 위헌확인결정에 따라 제정될 행정입법을 직접적으로 적용받음으로써 효율적인 권리구제의 길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이 사건 결정의 중요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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