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2헌바217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제1호 등 위헌소원
2012헌바253 (병합)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2호 등 위헌소원
2013헌바268 (병합)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제2호 위헌소원
2013헌바278 (병합)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위헌소원
청구인
1. 장○현(2012헌바217)
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이공현, 여연심, 박성철
2. 주○수( 2012헌바253 )
대리인 법무법인 화인
담당변호사 김재현
3. 이○주( 2013헌바268 )
4. 김○식( 2013헌바278 )
청구인 3, 4 대리인 법무법인 명문
담당변호사 박희문
당해사건
1. 대구고등법원 2011노37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2012헌바217)
2. 서울고등법원 2011노347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2012헌바253 )
3. 서울고등법원 2013노1176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2013헌바268 )
4. 서울고등법원 2013노1525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등( 2013헌바278 )
주문
①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1항 중 구 ‘조세범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에 관한 부분, ②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1항 중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고, 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 ③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
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및 심판대상
가. 사건개요
(1) 2012헌바217 사건
(가) 청구인 장○현은 주식회사 ○○의 대표이사인데, 위 회사가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리의 목적으로, 2007. 6. 25.경부터 2008. 9. 25.경까지 공급가액 합계 216억 4,280만 원 상당의 매출세금계산서 26장을 ○○정공 등에 교부하고, 2007. 6. 15.경부터 2008. 9. 25.경까지 공급가액 합계 206억 4,280만 원 상당의 매입세금계산서 17장을 ○○테크 등으로부터 교부받았다는 범죄사실로 2011. 7. 28.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43억 원을 선고받았다.
(나) 청구인 장○현은 위 판결에 항소하여 그 항소심 계속 중(대구고등법원 2011노372),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5. 17. 기각되자, 2012. 6. 2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12헌바253 사건
(가) 청구인 주○수는 영농조합법인 ○○미곡종합처리장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중 영리의 목적으로, 2008. 1. 25. 정읍세무서에 위 미곡종합처리장의 2007년 법인
세 신고를 위한 매출처별계산서합계표와 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함에 있어 이천인터내셔널에 9억 3,184만 원의 양곡을 판매하였음에도 19억 9,950만 원의 양곡을 판매한 것처럼 기재하는 등 법인세법의 규정에 의한 매출처별계산서합계표에 매출금액 합계 15억 971만 원을 허위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하고, 송지물류 주식회사로부터 양곡을 매입하지 않았음에도 20억 2,051만 2천 원의 양곡을 매입한 것처럼 기재하는 등 법인세법의 규정에 의한 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에 매입금액 합계 22억 897만 2천 원을 허위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1. 11. 30.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억 7,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나) 청구인 주○수는 위 판결에 항소하여 그 항소심 계속 중(서울고등법원 2011노3471),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제2호,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5. 31. 기각되자, 2012. 7.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3) 2013헌바268 사건
(가) 청구인 이○주는 주식회사 ○○교역의 실제 운영자인데, 위 회사가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2010. 4. 25.경부터 2011. 1. 25.경까지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공급가액 합계 6,415,818,470원 상당을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3. 3. 22.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6억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나) 청구인 이○주는 위 판결에 항소하여 그 항소심 계속 중(서울고등법원 2013
노1176),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중 “영리를 목적으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13초기136)을 하였다가 2013. 7. 4. 기각되자, 2013. 8. 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4) 2013헌바278 사건
(가) 청구인 김○식은 ○○랜드 주식회사, ○○스틸 주식회사, 주식회사 ○○선재의 실제 운영자인데, 위 회사들이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2011. 1. 25.경부터 2012. 1. 25.경까지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입·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공급가액 합계 5,518,699,100원 상당을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3. 4. 26. 인천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 및 벌금 6억 원을 선고받았다.
(나) 청구인 김○식은 위 판결에 항소하여 그 항소심 계속 중(서울고등법원 2013노1525),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중 “영리를 목적으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13초기249)을 하였다가 2013. 8. 1. 기각되자, 2013. 8.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대상
(1)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특가법’으로 줄여 쓴다.) 제8조의2 제1항 중 구 ‘조세범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에 관한 부분(2012헌바217, 2012헌바253 사건), ② 특가법(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1항
중 구 ‘조세범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고, 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 2013헌바268 , 2013헌바278 사건), ③ 특가법(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2012헌바217, 2012헌바253 사건)의 위헌 여부이고(위 ①, ② 심판대상조항은“영리의 목적으로”를 “영리를 목적으로”로 고치는 등 일부 자구가 수정되고, 기본구성요건인 구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의 위치가 제10조 제3항으로 바뀐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 내용에는 아무런 변경이 없으므로, 위①, ②심판대상조항을 통틀어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하고, 위③심판대상조항을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라 하며, 이 사건 처벌조항과 벌금병과조항을 통틀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위반 등의 가중처벌) ① 영리의 목적으로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및 제5항의 죄를 범한 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또는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매입금액의 합계액(이하 이 조에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라 한다)이 50억 원 이상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2.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때에는 1년 이상의 유
기징역에 처한다.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① 영리를 목적으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및 제4항 전단의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매입금액의 합계액(이하 이 조에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라 한다)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2.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② 제1항의 경우에는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관련조항]
제11조의2(세금계산서 교부 의무위반 등) ④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
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처별계산서합계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매출·매입금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한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거나 교부받은 행위
3.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한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허위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한 행위
제10조(세금계산서의 발급의무 위반 등) ③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처별계산서합계표, 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매출·매입금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
3.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한 행위
2.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이 사건 처벌조항 중 ‘영리의 목적’ 부분은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행위로부터 직접적인 이익을 얻는 이른바 ‘자료상’만을 의미하는지, 그 수수행위를 통하여 허위의 거래실적을 만들어 대출을 받거나 입찰자격을 취득하는 등의 간접적인 이익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또한 이 사건 처벌조항 중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정함에 있어 기본구성요건인 조세범처벌법 해당 조항의 각 호를 망라하여 공급가액 등을 모두 합산하여 정하여야 하는지, 각 호별로 나누어 합산하여야 하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아니하다.
결국 이 사건 처벌조항은 수범자로 하여금 금지되는 행위를 예측할 수 없게 하고 법집행기관에게 자의적인 해석의 여지를 주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2) 사업의 실질을 가지지 아니하고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사람 외에, 외형상 사업규모를 부풀리기 위하여 위와 같은 수수행위 등을 한 자까지 다른 양형요소를 무시하고 공급가액 등 합계액만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하고,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그 내용에 있어 지나치게 가혹하고, 법관의 양형재량의 범위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3) 직업적 자료상과 간접적인 이익을 추구하려는 청구인들의 경우는 본질적으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두 가지 경우를 합리적 이유 없이 동일하게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조세포탈과 관련하여 세금계산서, 계산서,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가 가지는 의미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처벌조항이 이를 구분함이 없이 그 합계액만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들 개요
(1)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의 규율
1976. 12. 22. 법률 제2934호로 부가가치세법이 제정되어 부가가치세 제도가 도입되면서 구 조세범처벌법(1976. 12. 22. 법률 제2932호로 개정된 것)은 제11조의2 제1항에서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여야 할 자가 고의로 세금계산서를 교부하지 아니하거나 세금계산서에 허위의 기재를 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부가가치세법상 세금계산서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만이 이를 작성·교부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러한 의무가 있는 자가 세금계산서에 허위로 기재한 경우에 한하여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1항 소정의 세금계산서 허위기재죄가 성립되는 것이고, 이러한 의무가 없으면 비록 공급자로부터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세금계산서에 허위로 기재한 경우라 하더라도 동죄는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고(대법원 1989. 2. 28. 선고 88도2337 판결 등 참조), 그 결과 사업자등록을 아예 하지 않거나 사업자등록을 한 채 부가가치세법에 의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도 않으면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것처럼 세
금계산서를 작성·교부하는 경우는 위 규정에 의한 처벌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조세범처벌법은 다시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면서 위 제11조의2 제4항의 문구를 일부 수정하고, 법정형 중 벌금형 액수의 상한을 세액의 ‘2배 이하’에서 ‘3배 이하’로 높이면서 그 위치가 제10조 제3항으로 이동하였다.
(2)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내용 및 입법취지
위에서 본 조세범처벌법상의 처벌규정에도 불구하고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이 근절되지 아니하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 따라, 그 중 사안이 무거운 경우를 가려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구 특가법이 2005. 12. 29. 개정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신설되었다.
즉, 이 사건 처벌조항은 기본구성요건인 위와 같은 내용의 조세범처벌법 위반죄에 ‘영리의 목적’ 및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이라는 요건이 추가될 경우 징역형을 가중하는 규정이고,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그 경우 공급가액 등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 제도는 일정기간 중 각 사업자의 매출액 전체에 대하여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매출세액에서 매입시 거래징수된 매입세액을 공제한 금액을 납부세액으로 정하는 ‘전단계세액공제법’을 채택하고 있는데, 그 전제로 공제할 매입세액을 증명하기 위한 세금계산서 제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부가가치세는 우리나라의 세입에 있어 단일세목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국가재정수입의 기초를 이루고 있고, 법인세나 소득세의 선행 세목으로서 과세행정에 있어 중요성이 매우 크다.
그렇다면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을 가중처벌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은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를 확립하여 궁극적으로 근거과세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고자 함에 있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심사기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서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의 이념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즉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2010. 3. 25. 2009헌가2 , 판례집 22-1상, 407, 412-413; 헌재 2012. 12. 27. 2012헌바47 , 판례집 24-2하, 507, 516 등).
(2) 판단
(가) ‘영리의 목적’ 부분
영리(營利)라 함은 재산상의 이익을 뜻하는 것인데, 이 사건 처벌조항이 규제하는 무거래 세금계산서 등의 수수, 허위기재한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등의 제출 행위는 그러한 행위 자체를 대가로 하는 경우 이외에 허위의 거래실적을 만들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기존 대출금의 상환을 연장받으려는 경우, 대기업이나 해외로부터 수주를 받거나 유지하려는 경우 등 다른 재산상의 이익을 위하여 저지를 수도 있으며, 그러한 경우도 정확한 과세자료의 수수질서 확립을 저해한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벌조항 중 ‘영리의 목적’이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고(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3342 판결,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4397 판결 등 참조),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수범자라면 위와 같은 의미내용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개별적인 사안에서 영리의 목적의 구체적인 내용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와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관의 법 보충작용을 통한 판례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을 것이며, 달리 법관에 의한 자의적인 해석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청구인 장○현은 이 사건 처벌조항의 ‘영리의 목적’은 기본구성요건에 대한 가중요건인바, 이를 위와 같이 폭넓게 해석하는 것은 결국 영리의 목적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결과가 되어 이 사건 처벌조항과 조세범처벌법 위반죄 사이의 체계정당성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하나, 영리의 목적도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여야 하는 구성요건의 일부로서 그 요건을 위와 같이 해석한다고 하여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거나 형벌의 체계정당성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공급가액 등 합계액’ 부분
이 사건 처벌조항은 구 조세범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 및 구 조세범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고, 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의 각 호를 구분하지 않고 세금계산서 등 위 각 호에서 정한 서류를 망라한 다음, 각 서류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매입금액의 합계액을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모두 합산하여 합계액을 정하고, 그 합계액이 이 사건 처벌조항에서 정한 금액 이상인 때에는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의 일죄만이 성립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335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해석이 수범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가한다거나 법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근거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청구인 장○현은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죄가 단순일죄인지 포괄일죄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것도 이 사건 처벌조항이 불명확하다는 한 근거로 주장하나, 이는 죄수에 관한 문제일 뿐 명확성원칙과는 관계가 없다.
(3) 소결
이 사건 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1) 심사기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므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원칙 및 비례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1. 6. 30. 2009헌바354 등, 판례집 23-1하, 353, 360 등).
(2) 판단
(가) 보호법익의 중요성
세금계산서 제도는 전단계세액공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부가가치세법 체계에서 당사자 간의 거래를 노출시킴으로써 부가가치세뿐 아니라 소득세, 법인세 등의 세원포착을 용이하게 하는 납세자간 상호 검증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무거래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가가치세 및 관련 조세의 탈세로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서 규율하는 나머지 서류들인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도 세금계산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그에 따라 위 서류들을 거래 없이 수수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하여 정부에 제출
하는 행위가 조세질서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은 위와 같은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이 세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처하는 구 조세범처벌법의 처벌규정으로는 범죄예방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 가중기준의 합리성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죄가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공급가액 등 합계액이 클수록 가중되므로, 비록 위 합계액이 죄의 경중을 가늠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고, 그 불법의 정도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징표라는 점에서 공급가액 등 합계액을 기준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고,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그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 기준액수가 지나치게 낮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과잉형벌인지 여부
이 사건 처벌조항에서 정한 법정형은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하여져 있는바, 법관은 나머지 여러 양형요소들을 고려하여 작량감경 없이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벌금의 필요적 병과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이고, 나아가 조세 관련 범죄의 경우 재산형을 형벌내용으로
포함하는 것이 그 범죄의 특성에 합치하며,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이 가지는 반사회적, 반윤리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에 대하여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고 아울러 그가 부정하게 취득한 이익을 박탈할 필요도 크다.
입법자료 등을 살펴보면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 소위 자료상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하는 데 주된 목표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무거래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행위 자체로부터 직접적으로 이익을 취득하지 아니하더라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에 관련된 이익을 얻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입찰자격 등을 취득하는 등 간접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무거래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등의 행위 역시 자료상이 출현하는 원인을 제공함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조세포탈의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라)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 법관의 양형재량을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여부
법정형은 법관으로 하여금 구체적 사건의 정상에 따라 그에 알맞은 적정한 선고형을 이끌어 낼 수 있게끔 되도록 그 폭을 넓게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입법자가 법정형 책정에 관한 여러 가지 요소의 종합적 고려에 따라 법률 그 자체로 법관에 의한 양형재량의 범위를 좁혀 놓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에 비추어 범죄와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상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의 합리성이 있다면, 이러한 법률을 위헌이라고 할 수는 없다(헌재 2008. 4. 24. 2007헌가20 , 판례집 20-1상, 426, 435).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서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일
정액 이상의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죄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자 한 입법자의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법관은 구체적 사건에서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정상에 따라 작량감경 등을 통한 벌금형의 감액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벌금형만의 선고유예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 따른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가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워 법관의 양형재량의 범위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
(3) 소결
이러한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라.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간접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을 저지른 자도 그 행위 자체로부터 대가를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와 함께 가중처벌되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평등의 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으므로, 비교의 대상을 이루는 두 개의 사실관계 사이에 서로 같은 취급을 정당화할 수 없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실관계를 서로 같게 취급한다면, 입법자는 이로써 평등권을 침해하게 된다. 그런데 서로 비교될 수 있는 사실관계가 모든 관점에서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라 단지 일정 요소에 있어서만 다를 경우에, 비교되는 두 사실관계를 법적으로 다른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동일한 것으로 볼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어떠한 요소가 결정적인 기준이 되는가가 문제되는바, 이 경우 두 개의 사실관계가 본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문제되는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헌재 2012. 10. 25. 2011헌마789 , 판례집 24-2하, 84, 92 참조).
정확한 과세자료의 수수질서를 확립하여 궁극적으로 근거과세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을 통하여 간접적인 이익을 취득하려는 사람이나 그 행위 자체의 대가로 이익을 취득하려는 사람이나 모두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등의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그로 인하여 조세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단지 그 행위의 동기에 있어서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이러한 동일성을 훼손할 만한 본질적인 사유라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이 부분에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법적으로 의미 있는 차별취급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처벌조항은 세금계산서, 계산서,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를 통틀어 그 공급가액이나 매출·매입금액을 합산하여 가중처벌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별세금계산서합계표와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는 위 세금계산서와 계산서를 합계한 표인바, 이러한 위 서류들의 기능을 고려하였을 때 이를 구분함이 없이 모든 합계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3. 12. 26.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