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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5. 3. 26. 선고 2014헌바156 결정문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문]
청구인

1. 주식회사 ○○

대표이사 박○선

2. □□ 주식회사

대표자 사내이사 성○기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김종국, 류용호, 김승섭, 이송호, 김삼범, 박성식

당해사건

대법원 2013다200483 부당이득금반환

선고일

2015.03.26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천안시 서북구 ○○동 ○○ 일대 ○○㎡ 지상에 아파트를 신축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공동으로 시행하기로 하고, 2007. 10. 22. 충청남도지사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고, 2008. 6. 11. 천안시장으로부터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인가를 받았다.

청구인들은, 2010. 11. 25. 천안시장에게 이 사건 사업으로 용도폐지되는 대한민국 소유 22필지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대한 무상양도를 요청하였으나, 2010. 12. 7. 거부취지의 회신을 받았다.

이후 청구인들은 2011. 1. 21. 대한민국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34필지의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11. 9. 8. 위 매매계약의 무효를 이유로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청구가 기각되고, 항소도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94535, 서울고등법원 2012나38270), 상고를 제기하고(대법원 2013다200483),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2항 후단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4. 1. 29. 그 신청이 기각되자(대법원 2013카기2008), 2014. 3.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2항 후단을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청구인들은 구 주택법상 사업주체로서 구 주택법 제30조 제1항에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2항 후단 및 제99조제65조 제2항 후단에 관한 부분을 준용함으로써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2항 후단의 적용을 받게 된 것이므로 직권으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을 구 주택법 제30조 제1항

중 해당 부분으로 변경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주택법(2010. 4. 5. 법률 제10237호로 개정되고, 2012. 1. 26. 법률 제112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1항 중 ‘공공시설의 귀속에 관하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2항 후단 및 제99조제65조 제2항 후단에 관한 부분’을 준용하는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30조 (공공시설의 귀속 등) ① 사업주체가 제16조 제1항에 따라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업지구의 토지에 새로 공공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공공시설에 대체되는 공공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그 공공시설의 귀속에 관하여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제99조를 준용한다. 이 경우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는 “사업주체”로, “개발행위허가”는 “사업계획승인”으로, “행정청인 시행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지방공사”로 본다.

[관련조항]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3. “공공시설”이란 도로·공원·철도·수도,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용 시설을 말한다.

제65조(개발행위에 따른 공공시설 등의 귀속) ①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행정청인 경우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 공공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공공시설에 대체되는 공공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국유재산법」「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도 불구하고 새로 설치된 공공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종래의 공공시설은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된다.

②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행정청이 아닌 경우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개발행위로 용도가 폐지되는 공공시설은 「국유재산법」「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도 불구하고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다.

제99조(공공시설 등의 귀속) 도시계획시설사업에 의하여 새로 공공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공공시설에 대체되는 공공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제65조를 준용한다. 이 경우 제65조 제5항 중 “준공검사를 마친 때”는 “준공검사를 마친 때(시행자가 국토해양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대도시 시장인 경우에는 제98조 제4항에 따른 공사완료 공고를 한 때를 말한다)”로 보고, 같은 조 제7항 중 “제62조 제1항에 따른 준공검사를 받았음을 증명하는 서면”은 “제98조 제3항에 따른 준공검사증명서(시행자가 국토해양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대도시 시장인 경우에는 같은 조 제4항에 따른 공사완료 공고를 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면을 말한다)”로 본다.

제4조(공공시설) 법 제2조 제13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용시설”이란 다

음 각 호의 시설을 말한다.

1. 항만·공항·운하·광장·녹지·공공공지·공동구·하천·유수지·방화설비·방풍설비·방수설비·사방설비·방조설비·하수도·구거

2. 행정청이 설치하는 주차장·운동장·저수지·화장장·공동묘지·봉안시설

제65조(정비기반시설 및 토지 등의 귀속) ②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그가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재량권 행사의 기준을 전혀 규정하지 아니하여 유·무상취득의 기준 등을 전혀 예견할 수 없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합리적 이유 없이 심판대상조항의 사업주체를 주택법 제30조 제1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 제65조 제1항의 사업주체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65조 제2항의 사업시행자와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주체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은 무조건적으로 행정청에 귀속시키면서도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을 행정청의 재량에 따라 사업주체에게 무상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행정청이 부당한 이유로 무상양도를 거부하더라도 사업주체가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되므로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며,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양도에 관한 계약의 핵심 내용인 대

가와 관련하여 행정청에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계약내용형성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법적 성격

(1)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은 공공시설의 설치와 관련된 비용의 적정한 분담과 그 시설의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위하여 공공시설과 그 부지의 소유·관리·유지 관계를 정한 규정이고, 그 중 전단 부분의 입법취지는 주택건설사업의 시행으로 사업구역에 새로운 공공시설의 수요가 유발되는 점을 고려하여 행정청이 아닌 사업주체가 새로이 설치한 공공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시키며, 관리청이 신설된 공공시설의 소유권을 확보한 후 이를 공공의 이용에 적합하도록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하게 하여 “공공시설의 원활한 확보와 효율적인 유지·관리”라는 과제를 실현하려는 데 있다(헌재 2015. 2. 26. 2014헌바177 참조).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 전단은 재산권의 법률적 수용이라는 법적 외관을 가지고 있으나 그 실질은 공공시설의 설치와 그 비용부담자 등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고, 사업지구 안의 공공시설의 소유관계를 일반적이고 추상적으로 규율함으로써 사업주체의 지위를 장래를 향하여 획일적으로 확정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정한 규정으로 이해하여야 한다(헌재 2015. 2. 26. 2014헌바177 참조).

따라서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 전단에 따른 공공시설의 소유권 귀속은 헌법 제23조 제3항의 수용에 해당하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이 그에 대한 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도 아니므로, 그 위헌 여부에 관하여 정당한 보상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2)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주택건설사업의 시행으로 새로 설치되는 공공시설의 확보에 관한 비용을 무상귀속의 방식으로 전부 사업주체가 부담하도록 하면서, 그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더 이상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소유하고 유지·관리할 필요가 없게 되어 철거하거나 다른 용도의 부지로 사용하여야 하는 기존 공공시설의 부지에 대하여 사업주체가 일률적으로 별도로 매입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사업구역에 필요한 공공시설의 설치에 관한 비용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사업주체 사이에 적정하게 분담시키고 공공시설을 원활하게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관점에서 사업주체가 새로이 공공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의 범위 안에서 주택건설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기존 공공시설의 부지를 확보하여야 하는 비용을 보전하여 주되 이를 금전으로 지급하고 사업주체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용도가 폐지되는 공공시설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을 거치는 대신, 기존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소유하고 관리하던 공공시설의 소유권을 그대로 사업주체에게 이전하는 무상양도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원활한 사업시행을 도모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3) 결과적으로,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 전단에서 개발행위 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이 그 시설을 관리할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되도록 한 것이 헌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공용수용의 성격을 가진 것이 아닌 이상, 사업시행으로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을 사업주체에게 무상양도할 수 있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이 공용수용에 따른 보상의 성격을 가진다고는 볼 수 없고, 경우에 따라 공공시설의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부담의 형평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재량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

정한 시혜적 입법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모든 법률은 법치국가적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행정과 사법에 의한 법적용의 기준으로서 명확해야 한다. 명확성원칙에서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론으로는 어떠한 규정이 부담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는 수익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 비하여 명확성원칙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되고, 특히 죄형법정주의가 지배하는 형사관련 법률에서는 명확성의 정도가 강화되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02. 7. 18. 2000헌바57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에 대한 무상양도의 혜택을 부여하는 시혜적 성격을 가지므로 명확성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심판대상조항은 무상양도의 대상을 “주택개발사업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공공시설”로, 그 범위를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무상양도의 기준을 어느 정도 이미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해당 사업지구에 필요한 공공시설의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부담의 형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사업주체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사업주체가 주택건설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기존 공공시설의 부지를 확보하여야 하는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와 같은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행정청은 주택건설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창출되는 공공시설에 대한 수요의 정도, 사업주체가 얻게 될 개발이익, 사업주체가 새로 설치하여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되는 공공시설의 설치비용, 행정청이 용도폐

지되는 공공시설의 무상양도 외에 새로 설치되는 공공시설의 무상귀속을 전제로 사업주체에게 부여하는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무상양도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일반국민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비록 심판대상조항이 공공시설의 무상양도에 관한 기준을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행정청이 무상양도 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기준없이 자의적으로 법적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행정청에게 지나치게 광범위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행정청이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무상양도 여부의 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상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시혜적 법률에 관한 입법재량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인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실질적인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원칙에 반할 뿐이다.

그런데 시혜적인 법률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과는 달리 입법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므로, 입법자는 그 입법의 목적, 수혜자의 상황, 국가예산 등 제반사항을 고려하여 그에 합당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내용의 입법을 할 권한이 있고, 그렇게 하여 제정된 법률의 내용이 현저하게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 할 수는 없다(헌재 2007. 7. 26. 2004헌마914 등 참조).

(2) 사업주체인 국가등과의 차별

청구인들은 주택법 제30조 제1항, 국토계획법 제65조 제1항은 사업주체가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른 한국토지주택공사 또는 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따라 주택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이하 ‘국가 등’이라 한다)인 경우 종래의 공공시설이 국가 등에게 무상으로 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주체가 국가 등이 아닌 경우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무상양도 여부를 행정청이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업주체가 국가 등인 경우와 국가 등이 아닌 경우는 비용부담의 주체, 그 사업의 공공성 등에 현저한 차이가 있고, 국가 등이 아닌 사업주체는 이익을 얻기 위하여,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그러한 주택건설사업의 시행으로 상당한 이익을 얻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입법자가 국가 등인 사업주체에게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입법자에게 허용되는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현저하게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도시정비법상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아닌 사업시행자와 차별

청구인들은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이 용도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을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하 ‘시장·군수 등’이라 한다)이 아닌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양도하도록 규정한 데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주체가 국가 등이 아닌 경우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무상양도 여부를 행정청이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주택법은 쾌적한 주거생활에 필요한 주택의 건설·공급·관리와 이를 위한 자금의 조달·운용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의 주거안정과 주거수준의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주택정책에 관한 기본법적 성격을 가지는 데 반하여, 도시정비법은 기존 도시지역 중 도시기능의 회복 등이 필요한 지역 또는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정비사업의 공공성을 강조한 특별법적 성격을 가진다.

또한 도시정비법상의 사업시행자는 주택법상 사업주체와 달리, 행정청의 감독 아래 정비사업 시행의 목적범위 내에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행정작용을 행하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도시의 기능을 정비할 국가의 의무를 국가를 대신하여 실현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되며 행정주체의 지위에서 정비구역 안에 있는 토지 등을 수용하거나, 청산금, 부과금의 징수 등과 같은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헌재 2012. 7. 26. 2011헌바365 등; 헌재 2011. 10. 25. 2011헌바13 등 참조).

나아가 사업시행절차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택법에 의하면 사업주체가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하고, 시·도지사 등이 해당 주택개발사업에 관한 사항을 개별적으로 검토하여 사업계획승인을 하면 주택건설사업이 이루어지게 된다(주택법 제16조). 이와 달리 도시정비법의 경우 먼저 시장 등이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정비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인 구역의 개략적 범위, 구역별 정비계획의 수립시기, 건폐율·용적률 등에 관한 건축물의 밀도계획 등을 포함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10년 단위로 수립한 후, 시·도지사 등이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적합한 범위에서 일정기준에 해당하는 지역을 도시계획결정절차(주민의

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를 거쳐 정비구역으로 지정하여 정비사업을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도시정비법 제3조, 제4조, 제28조, 제30조 참조). 이는 “선계획-후개발” 원칙에 따른 종합적 도시관리를 지향함으로써 정비사업이 사업성 위주로 무분별하게 이루어져 자원낭비, 집값 상승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을 방지하고, 사업시행 여부를 도시관리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도시기반시설을 체계적으로 확보·관리하기 위함이다.

이 외에도 도시정비법은 기존 대도시의 시가지에서 소형평형을 철거하고 중대형 위주의 주택을 개발하여 저소득 주민의 재정착률 저하 등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국토해양부장관으로 하여금 정비사업으로 건설하는 주택의 규모 및 규모별 비율 등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건설업자의 과열된 수주경쟁으로 인하여 각종 비리 등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건설업자가 수주를 위하여 투입된 비용이 주택가격에 투입되어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부 정비사업의 경우 시장·군수, 주택공사등, 조합만이 시행자가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조합은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규정하는 등(도시정비법 제4조의2 제1항, 제7조, 제8조, 제11조) 정비사업에 대한 공적 규율을 강화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이 주택법도시정비법은 그 목적, 사업주체의 지위, 사업의 공공성, 행정청의 관여 정도, 사업시행절차 등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입법자가 이와 같은 차이들을 고려하여 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무상양도와 관련하여 주택법상 사업주체를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자와 달리 취급하고 있다 하더라도 입법자에게 허용되는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현저하게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소결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라. 재산권 등 침해 여부

(1)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사업주체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은 무조건적으로 행정청에 귀속시키면서도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을 행정청의 재량에 따라 사업주체에게 무상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심판대상조항은 공공시설의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부담의 형평을 위하여 행정청이 사업주체에게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도록 규정한 시혜적 입법에 해당하고, 사업주체인 청구인들이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을 무상으로 양도받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인 기회 내지 이익에 불과할 뿐 헌법이 보호하는 재산권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무상양도 여부를 행정청이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청구인들이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을 무상으로 양도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그 자체로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고,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무상양도 여부를 행정청이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고 하여 자의적인 입법으로서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2)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무상양도 여부에 관하여 행정청에 재량을 부여함으로써 행정청이 부당한 이유로 무상양도를 거부하더라도 이를 다툴 수 없게 되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가 그 한계를 벗어나게 되면 재량권 행사의 일탈 또는

남용으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두21204 판결 참조)고 할 것이고, 당해사건에서 재량권 행사의 일탈 또는 남용 여부를 다투고 있는 이상,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제한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3)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의 양도에 관한 계약의 핵심 내용인 대가와 관련하여 행정청에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계약내용형성의 자유를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주체가 주택건설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기존 공공시설의 부지를 확보하여야 하는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혜적 규정에 불과하고,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에 관한 계약의 내용에 관하여 직접적인 제약을 가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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