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헌라5 국회의원과 행정자치부장관 간의 권한쟁의
청구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피청구인
행정자치부장관대리인 변호사 최순용
선고일
2016.04.28
주문
1. 청구인 박○은의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절차는 2015. 12. 24. 위 청구인의 국회의원직 상실로 종료되었다.
2. 나머지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 ○○당(홍○표, 안○수, 윤○현, 이○재, 박○은, 조○철, 민○주) 및 ○○연합(신○용, 문○호, 홍○표, 박○춘, 윤○석, 최○식) 소속의 제19대 국회의원들이었다.
조 제1항, 제6항은 안전행정부장관으로 하여금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세종시’라 한다)로 이전될 기관을 ‘이전계획’을 수립 내지 변경하는 방식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같은 법 제16조 제2항은 이전대상에서 제외하는 기관을 열거하고 있는데 이전대상 제외 기관에는 안전행정부가 포함되어 있다(제5호).
라. 한편 피청구인은 2015. 10. 16. 행정자치부고시 제2015-37호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하였는데, 그 내용은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를 세종시 이전대상 기관에 포함시켜 2015년 내 이전을 시작하여 2016. 3.까지 이전을 마무리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마. 이에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이 고시로 해양경비안전본부를 포함하는 국민안전처 등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과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15. 10. 16. 행정자치부고시 제2015-37호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한 행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가 국회의 입법권,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및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처분이 무효인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제16조(중앙행정기관등의 이전계획) ① 안전행정부장관은 중앙행정기관등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하는 계획(이하 “이전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여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② 다음 각 호의 부(部)는 이전대상에서 제외한다.
5. 안전행정부
⑤ 안전행정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이전계획을 승인받았을 때에는 관보에 고시하여야 한다.
⑥ 이전계획의 변경 절차 및 방법 등에 대해서는 제1항·제4항 및 제5항을 준용한다. 단서 생략.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헌법재판소법에 제3자 소송담당을 인정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헌법재판소는 이를 예외적으로 인정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이 문제된 선례와 달리 피청구인의 처분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지가 문제된 이 사건에서는 예외적으로 제3자 소송담당을 인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청구인적격이 인정된다.
국회 외부 국가기관의 행위라 하더라도 사실상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심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수 있다. 이 사건 처분은 국회의원들이 관련 개정법률안을 심의하던 중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청구인들이 법률안을 심의할 권한을 사실상 침해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처분은 국회가 행복도시법 제16조 제2항 제5호를 제정하여 정한 위임의 한계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국회가 입법으로 직접 정한 사항을 변경한 것으로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다.
국회에서는 행복도시법 제16조 제2항 제5호와 관련하여 국민안전처 등을 이전대상 제외기관으로 명시할 것인지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어 구체적으로 심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피청구인이 이 사건 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법률안에 대한 심의가 중대한 영향을 받게 되었으므로 심의·표결권이 침해되었다.
4. 청구인 박○은의 심판청구에 대한 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청구인 박○은이 헌법재판소에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절차가 계속 중이던 2015. 12. 24.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등의 형이 확정됨으로써 국회의원직을 상실하였음은 당 재판소에 현저한 사실이다.
위 청구인은 입법권의 주체인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또한 법률안 심의·표결권의 주체인 국회의원 자격으로서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것인바, 국회의원의 국회에 대한 소송수행권(이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및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은 성질상 일신전속적인 것으로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경우 승계되거나 상속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에 관련된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절차 또한 수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위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위 청구인의 국회의원직 상실과 동시에 당연히 그 심판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헌재 2010. 11. 25. 2009헌라12 참조).
따라서 청구인 박○은의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절차는 2015. 12. 24. 위 청구인의 국회의원직 상실로 종료되었으므로,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심판절차종료를 선언
한다.
5.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에 대한 판단
가. 권한쟁의심판청구의 적법 요건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1항은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에 권한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때에는 당해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2항은 “제1항의 심판청구는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려면 청구인과 피청구인 상호 간에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야 하며,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헌재 2015. 11. 26. 2013헌라3 ).
나. 제3자 소송담당의 인정 여부
청구인 박○은을 제외한 나머지 청구인들(이하 ‘나머지 청구인들’이라 한다)은 국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도 국회의 권한침해를 주장하여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이른바 ‘제3자 소송담당’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점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2015. 11. 26. 2013헌라3 결정에서, 권한쟁의심판에 있어 ‘제3자 소송담당’을 허용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현행법 체계 하에서 국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이 국회의 권한침해를 이유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그 법정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은 국회에 속한다(헌법 제60조 제1항). 따라서 조약의 체결·비준의 주체인 피청구인이 국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조약에 대하여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체결·비준하는 경우 국회의 조약에 대한 체결·비준 동의권이 침해되는 것이므로, 이를 다투는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는 국회의원이 아닌 ‘국회’가 되어야 한다.
(4) 명문의 근거 규정이 없음에도 국회의 권한침해를 주장하는 권한쟁의심판에서 그 구성원인 국회의원의 ‘제3자 소송담당’을 인정하게 되면, 국회가 아닌 다른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권한쟁의심판에서도 역시 ‘제3자 소송담당’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터인데, 소속정당을 기준으로 교섭단체 등을 구성하는 국회와 달리, 다른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가 되는 권한쟁의심판에서 권한의 유무 또는 범
위에 관한 다툼은 국회와는 다른 양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어떠한 요건과 기준으로 기관 또는 단체의 부분기관 또는 구성원에게 ‘제3자 소송담당’을 인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국회의원에게만 제3자 소송담당을 인정하기는 어려우며, 이 문제는 입법자가 헌법재판소법에 제3자 소송담당을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입법을 통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5)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권한쟁의심판에 있어 ‘제3자 소송담당’을 허용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현행법 체계하에서 국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이 국회의 권한침해를 이유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위 쟁점에 대하여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선례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그런데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이나 국회의 입법권이나 모두 국회의 권한인 점에서는 동일하므로, 국회의원인 나머지 청구인들은 해양경비안전본부를 포함하는 국민안전처 등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피청구인의 이 사건 처분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하여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는 없다. 따라서 나머지 청구인들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청구인적격이 없어 모두 부적법하다.
한편 위 선례에서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은, 원내 교섭단체나 그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의원 집단의 경우 국회의 권한 침해를 다툴 수 있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표시하였으나, 이 사건에서 나머지 청구인들을 국회 교섭단체 내지 그에 준하는 실체를 갖춘 의원 집단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선례의 반대의견에 의하더라도 나머지 청구인들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청구인적격이 없어 모두 부적법하다.
다.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침해 가능성 인정 여부
「국회가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에, 국회의원은 헌법 제40조 및 제41조 제1항과 국회법 제93조 및 제109조 내지 제112조에 따라서 조약의 체결·비준 동의안에 대하여 심의·표결할 권한을 가진다. 그런데 국회의 동의권과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비록 국회의 동의권이 개별 국회의원의 심의·표결절차를 거쳐 행사되기는 하지만 그 권한의 귀속주체가 다르고, 또 심의·표결권의 행사는 국회의 의사를 형성하기 위한 국회 내부의 행위로서 구체적인 의안 처리와 관련하여 각 국회의원에게 부여되는 데 비하여, 동의권의 행사는 국회가 그 의결을 통하여 다른 국가기관에 대한 의사표시로서 행해지며 대외적인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따라서 국회의 동의권이 침해되었다고 하여 동시에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된다고 할 수 없고, 또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국회의 대내적인 관계에서 행사되고 침해될 수 있을 뿐 다른 국가기관과의 대외적인 관계에서는 침해될 수 없는 것이므로, 국회의원들 상호 간 또는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사이와 같이 국회 내부적으로만 직접적인 법적 연관성을 발생시킬 수 있을 뿐이고 대통령 등 국회 이외의 국가기관과 사이에서는 권한침해의 직접적인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청구인인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 없이 조약을 체결·비준하였다 하더라도 국회의 조
약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이 침해될 수는 있어도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다.」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위 쟁점에 대하여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선례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그런데 조약의 체결·비준 동의안에 대한 것이든, 법률안에 대한 것이든 모두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므로, 나머지 청구인들이 국민안전처 등을 이전대상 제외 기관으로 명시할 것인지에 관한 법률안에 대하여 심의를 하던 중에 피청구인이 국민안전처 등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원인 나머지 청구인들의 위 법률안에 대한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다. 따라서 나머지 청구인들의 이 부분 심판청구 역시 모두 부적법하다.
6.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 박○은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심판절차종료를 선언하고, 나머지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고 그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0조, 민사소송법 제219조에 의하여 변론 없이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별지
[별지]
청구인 명단
1. 국회의원 홍○표
2. 국회의원 안○수
3. 국회의원 윤○현
4. 국회의원 이○재
5. 국회의원 박○은
6. 국회의원 신○용
7. 국회의원 문○호
8. 국회의원 홍○표
9. 국회의원 박○춘
10. 국회의원 윤○석
11. 국회의원 최○식
12. 국회의원 조○철
13. 국회의원 민○주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서해
담당변호사 황기환, 황용해, 신재균, 유동주
변호사 권오용, 김상하, 김영중, 김재용, 김주관, 나완수, 박소영, 배영철, 안귀옥, 안동한, 이광덕, 이영진, 이진영, 전훈일, 진중한, 이종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