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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0. 6. 24. 선고 2008헌마716 판례집 [기소유예처분취소 등]
[판례집22권 1집 588~604]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피해자의 고소가 아닌 수사기관의 인지 등에 의하여 수사가 개시된 피의사건에서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그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기 위해 별도의 고소 없이 곧바로 제기된 피해자의 헌법소원이 보충성원칙의 예외에 해당하여 적법한지 여부(적극)

2.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경우 보충성원칙의 예외에 해당하여 적법한지 여부(적극)

3. 청구인에 대한 상해 피의사실을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1. 피해자의 고소가 아닌 수사기관의 인지 등에 의해 수사가 개시된 피의사건에서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고소하지 아니한 피해자로 하여금 별도의 고소 및 이에 수반되는 권리구제절차를 거치게 하는 방법으로는 종래의 불기소처분 자체의 취소를 구할 수 없고 당해 수사처분 자체의 위법성도 치유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본래 의미의 사전 권리구제절차라고 볼 수 없고, 고소하지 아니한 피해자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다툴 수 있는 통상의 권리구제수단도 경유할 수 없으므로, 그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의 사전 권리구제절차라는 것은 형식적·실질적 측면에서 모두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고소 등은 그에 수반되는 비용과 권리구제가능성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도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할 수 있으므로, 고소하지 아니한 피해자는 예외적으로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곧바로 청구할 수 있다.

2.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검찰청법 소정의 항고 및 재항고는 그 피의사건의 고소인 또는 고발인만이 할 수 있을 뿐,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범죄혐의를 부인하면서 무고함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검찰청법이나 다른 법률에 이에 대한 권리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보충성원칙의 예외에 해당한다.

3. 피해자의 가슴과 귀 부위 등에 있는 상처가, 설령 당시 피의자 김○미가 신고 있었던 구두 굽의 모양이나 크기를 감안하더라도, 같은 구두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객관적인 물증이 분명히 존재하고, 또 피해자의 진술이나 그 밖의 정황증거 등도 이와 부합하는 부분도 있으므로, 상해를 입게 된 경위나 상해 부위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에 다소 불명확하거나 일관성이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 가볍게 객관적인 물증을 배척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피청구인이 그 증거와 피해자의 진술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이유 등에 관한 충분한 보강 수사를 하지 아니한 채 피의자 김○미에 대한 공동상해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배척하고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증거가치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할것이고, 따라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일부 각하의견

피해자가 고소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있더라도 그 불기소처분은 피해자의 공소권 행사요구에 대한 처분이 아니므로, 그 불기소처분이 있다고 하여 고소하지 아니한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또 고소하지 아니한 범죄피해자는 형사소송법 제223조가 정한 고소절차를 통하여 자신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기본권을 구제받을 유효한 수단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이러한 사전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헌법소원의 보충성에 반하며, 나아가 고소하지 아니한 범죄피해자로 하여금 고소절차를 거칠 것을 기대하기가 곤란하다거나 고소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무의미하고 실효성 없는 절차를 반복하게 하는 것도 아니므로, 보충성의 예외를 인정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청구외 김○미, 박○희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다투는 부분은 헌법소원의 보충성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함이 상당하다.

형사소송법 제223조(고소권자)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고소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58조(고소인등에의 처분고지) ① 검사는 고소 또는 고발있는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거나 제기하지 아니하는 처분, 공소의 취소 또는 제256조의 송치를 한 때에는 그 처분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고소인 또는 고발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

② 생략

형사소송법 제259조(고소인등에의 공소불제기이유고지) 검사는 고소 또는 고발있는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처분을 한 경우에 고소인 또는 고발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7일 이내에 고소인 또는 고발인에게 그 이유를 서면으로 설명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60조(재정신청) ① 고소권자로서 고소를 한 자(「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대하여는 고발을 한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검사 소속의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이하 "관할 고등법원"이라 한다)에 그 당부에 관한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재정신청을 하려면 「검찰청법」 제10조에 따른 항고를 거쳐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항고 이후 재기수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경우

2. 항고 신청 후 항고에 대한 처분이 행하여지지 아니하고 3개월이 경과한 경우

3. 검사가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

③ 제1항에 따른 재정신청을 하려는 자는 항고기각 결정을 통지받은 날 또는 제2항 각 호의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지방검찰청검사장 또는 지청장에게 재정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제2항 제3호의 경우에는 공소시효 만료일 전날까지 재정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④ 재정신청서에는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는 사건의 범죄사실 및 증거 등 재정신청을 이유있게 하는 사유를 기재하여야 한다.

참조판례

1. 헌재 1989. 4. 17. 88헌마3 , 판례집 1, 31, 35

헌재 1993. 12. 23. 92헌마247 , 판례집 5-2, 682, 692

헌재 1995. 12. 28. 91헌마80 , 판례집 7-2, 851, 865

헌재 2000. 12. 14. 2000헌마659 , 판례집 12-2, 437, 444-445

헌재 2002. 2. 28. 2001헌마580 판례집 14-1, 152, 155

헌재 2005. 3. 31. 2003헌마87 , 판례집 17-1, 437, 447

2. 헌재 1995. 3. 23. 94헌마254 , 공보 9, 249, 251

당사자

청 구 인 노○

대리인 변호사 조원제

피청구인 창원지방검찰청 검사

주문

1. 피청구인이 2008. 10. 31. 창원지방검찰청 2008형제42005호 사건에서 김○미에 대하여 한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08. 4. 30. 21:30경 김해시 삼방동 소재 '○○ 노래주점'에서 술값 문제로 시비가 되어 종업원 박○준에게 상해를 가하고, 주점 운영자 김○미, 그 동거남 박○희 및 위 박○준 또한 공동하여 청구인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입건되어 조사를 받았다.

나. 피청구인은 창원지방검찰청 2008형제42005호로 송치된 이 사건에서 2008. 10. 31. ① 박○준에 대하여는 청구인에게 약 42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두개저골절, 안와내벽골절상 등을 가하였다는 공소사실로 약식명령을 청구하고, ② 김○미 및 박○희에 대하여는 박○준과 공동하여 청구인의 얼굴과 가슴을 하이힐 구두로 짓밟아 위와 같은 상해를 가하였다는 혐의사실에 대해 각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을(이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라 한다), ③ 청구인에 대하여는 박○준에게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부염좌상 등을 가하였다는 혐의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다.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불기소처분으로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며,2008. 12. 11. 그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심판청구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검찰청법 소정의 항고 및 재항고는 그 피의사건의 고소인 또는 고발인만이 할 수 있을 뿐,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범죄혐의를 부인하면서 무고함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검찰청법이나 다른 법률에 이에 대한 권리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보충성원칙의 예외에 해당한다(헌재 1995. 3. 23. 94헌마254 , 공보 9, 249, 251 등 참조).

따라서 청구인은 자신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바로 청구할 수 있고, 그 밖에 자기관련성, 대리인 선임요건 및 청구기간준수 등의 적법요건도 모두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나. 이 사건 불기소처분에 대한 심판청구

(1) 문제의 소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심판청구를 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권리구제절차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를 직접 대상으로 하여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권리구제절차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후적ㆍ보충적 구제수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헌재 2005. 3. 31. 2003헌마87 , 판례집 17-1, 437, 447 ; 헌재 1989. 4. 17. 88헌마3 , 판례집 1, 31, 35 등 참조),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도 전심절차로 권리가 구제될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권리구제절차가 허용되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여 전심절차 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 등에는 바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헌재 2000. 12. 14. 2000헌마659 , 판례집 12-2, 437, 444-445 ; 헌재 1995. 12. 28. 91헌마80 , 판례집 7-2, 851, 865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청구인의 고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인지에 의하여 수사가 개시되고 그 이후 형사사건으로 절차가 진행된 것이어서 별도의 고소인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불기소처분을 다투기 위해 제기된 헌법소원의 적법 여부와 관련하여, 청구인이 그 해당 사건에 있어서 고소인이 아니어서 그에 기초한 사전 권리구제절차를 거칠 수 없는 점

등에 중점을 두어 보충성원칙의 예외를 인정하여 적법하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보충성원칙을 좀 더 엄격하게 강조하는 입장에서, 청구인이 형사피해자로서 별도로 김○미와 박○희를 고소할 수 있고 그 결과에 따른 사전 권리구제절차가 존재한 점 등을 이유로 보충성원칙의 예외를 인정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고 볼 것인지가 문제된다.

(2) 판단

(가) 고소하지 아니한 피해자로 하여금 그 피의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나 검사의 처분을 다투기 위하여 별도의 고소를 제기하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일련의 통상적인 권리구제절차를 밟게 하는 것은 헌법소원의 보충성 원칙에서 요구되는 본래 의미의 사전 권리구제절차라고 할 수는 없다.

즉, 청구인이 헌법소원을 통해 다투는 것은 당해 불기소처분 절차에서 이미 내려진 공권력 행사, 즉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 그 자체라고 할 것인데, 청구인이 기존의 수사절차를 벗어나 별도의 새로운 고소를 하고 그에 수반되는 권리구제절차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방법에 의해서는 종래의 불기소처분 자체의 취소를 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당해 수사처분 자체의 위법성도 치유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에 대해 위와 같은 새로운 고소를 기초로 한 권리구제절차를 거치도록 강제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청구인은 당해 피의사건 수사절차에서 고소인 신분도 아니므로,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을 다툴 수 있는 통상의 권리구제수단을 경유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불기소처분에 대한 심판청구의 경우 이에 대한 사전 권리구제절차라는 것은 형식적인 측면이나 실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또한 현실적으로도 기존의 피의사건에서 피해자인 청구인에게 불리한 피청구인의 종국적 판단이 이미 내려져 있는 상태이므로, 설령 청구인이 새로운 고소를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그와 유사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많아 그 고소의 실익이나 구제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만일 보충성원칙의 예외를 인정하여 청구인으로 하여금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심판청구가 인용되어 불기소처분이 취소될 경우에는 재수사를 통한 기소가 이루어질 수 있고, 청구인도 법원의 재판절차에서 피해자로서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므로 청구인의 권리보호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

(다) 그렇지 않고, 위와 같이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상황에서 검사가

이를 토대로 가해자의 혐의에 대해 이미 불기소처분이라는 종국적인 판단 및 처분을 한 상황이고, 또 새로운 고소에 의하더라도 기존의 수사결과가 그대로유지될 개연성이 높은 상황임에도, 청구인으로 하여금 처음부터 다시 별도의 고소를 제기하게 하고 그 처리 결과에 따라 검찰항고, 재항고 및 재정신청의 절차를 거친 다음에야 비로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그에 수반되는 비용과 시간, 권리구제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볼 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함으로써 청구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할 수 있어 피해자에 대한 효과적인 권리구제의 측면 등에서 보더라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라) 따라서 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외에 달리 효과적인 구제방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비록 청구인이 김○미와 박○희를 상대로 별개의 새로운 고소를 하고 그 결과에 따른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곧바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 그 밖에도 청구인은 김○미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피해자임에도 이 사건 불기소처분 결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자신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고, 대리인 선임요건, 청구기간 준수 등의 적법요건도 모두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김○미에 대한 불기소처분

(1) 수사경과 및 증거관계

(가) 청구인 측의 112 신고를 받고 이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관련 당사자들로부터 사고 및 피해 경위 등에 관한 진술을 듣고 피의자들의 신체, 의류나 사건 주변 정황 등에 나타난 범증을 조사한 결과 김○미에 대하여는, 당시 김○미는 여성용 하이힐을 신고 있었는데 양쪽 발등에 찰과상이 관찰되었고 오른쪽 하이힐 뒷굽 중앙 부분에 청구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선명하게 관찰되었다는 것이며(수사기록 12면), 기록에 의하더라도 사건 발생 직후 촬영된 청구인의 상처부위 사진에서도 왼쪽 귀 안쪽 부분에 귓바퀴를 따라 길게 형성된 반원 형태의 상처가 선명하게 보이고(수사기록 13면), 또 김○미가 신었던 오른쪽 하이힐 구두 뒷굽 중앙 부분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수사기록 31면).

(나) 김○미는 경찰 및 검찰에서, 청구인이 술값 할인 문제로 소란을 피우

자 2호실 안으로 함께 들어가 청구인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청구인은 계속하여 웨이터(박○준)를 데리고 오라며 소리를 지르고 맥주병을 깨뜨리는 바람에 청구인이 유리병 조각에 손을 다친 사실이 있고, 그럼에도 청구인이 자신을 밀치고 2호실 밖으로 나가자 2008. 4. 30. 20:25경 동거남 박○희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으며, 그 후 헤어진 청구인 일행 중 한 명(유○배)도 다시 와서 청구인을 설득하여 청구인 스스로 술값을 계산하게 한 후 주점 밖으로 나갔는데, 그 후 같은 날 21:30경 청구인이 다시 주점에 들어온 이후로는 처음에는 서로 마주친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박○준이 계단 아래에서 “이모”라고 큰소리로 불러서 내려 가보니 청구인이 땅바닥에 넘어져 있고 박○준은 청구인을 일으켜 세우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그 때 두 번째로 청구인을 보았을 뿐, 그 당시 청구인의 얼굴이나 가슴을 구두 굽으로 폭행한 사실이 없다며 일관하여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수사기록 44-50, 203-205면).

또한 김○미는 경찰에서 청구인 등과 대질조사 당시, 청구인의 구두 굽에 피가 묻어 있는 이유를 묻는 경찰관의 질문에 대해, 박○준과의 술값에 관한 시비로 감정이 좋지 않은 청구인을 진정시키기 위해 2호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청구인이 술병을 탁자에 내리쳐 병이 깨지면서 손이 찢어져 피가 났고, 자신이 피를 물수건으로 닦아 주는 과정에서 그 피가 바닥에 흘러 자신의 구두에 묻은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87면), 그 후 다시 경찰관이 구두 바닥이 아니라 구두 굽 중간 부분에 피가 묻은 이유에 대해서 추궁하자, 당시 여기저기에 피가 많이 흘려져 있었기 때문에 그 때문에 피가 묻은 것 같다는 취지로 답변하였으나(수사기록 89면), 자신의 구두 뒷굽 중간 부분에 청구인의 피가 묻은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는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다) 청구인은 경찰에서, 술값 문제로 웨이터(박○준)와 시비가 되어 다투다가 술값을 계산한 후 주점을 나갔다가 이를 따지려고 다시 주점 안으로 들어와 박○준과 마주치자 청구인이 먼저 박○준의 볼을 잡고 흔드는 등으로 시비를 걸자 박○준이 갑자기 주먹으로 청구인의 눈과 코 부위를 폭행하여 청구인이 그 자리에서 하늘을 향해 쳐다보는 자세로 주점 바닥에 쓰러졌고, 그 후 곧바로 여사장(김○미)이 하이힐 구두 바닥으로 얼굴 부위를 밟으려고 하자 이를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다가 구두 굽이 오른쪽 귀에 들어간 상태에서 김○미는 구두를 비비고 2-3회 더 밟아 귀에서 피가 많이 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이래, 검찰 조사 당시까지도 이를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고(수사기록 55-57, 79, 193, 198면), 상해진단서 및 진료기록지의 기재도 이에 부합한다

(‘양측 귀 열상’ 기재 및 그림 부분, 수사기록 62, 143-145면).

청구인은 검찰 조사 당시 위와 같은 진술 외에 김○미가 당시 오른 쪽 하이힐 구두를 신은 채 구두 굽으로 청구인의 가슴을 향해 3-4회 내리찍듯이 폭행하였다는 진술을 추가하였고(수사기록 198면), 검찰 조사 당시 청구인이 제출한 수술 직후(2008. 5. 1.경) 촬영된 사진의 영상에 의하면 청구인의 왼쪽 가슴 부위에 동전 크기의 상처가 약 3-4개 정도 나타나 있는데, 그 모양은 둥근 형태의 것도 있으나 약간 타원형 형태로서 구두 굽과 유사한 형태의 상처도 있는 것으로 보이고(수사기록 217, 221-222면), 또한 청구인의 오른쪽 귀 안쪽에도 상처가 나 피가 난 흔적이 보인다(수사기록 218면).

(라) 한편, 피청구인은 2008. 6. 9. 경찰에 대해, 청구인을 진단한 의사를 상대로 청구인의 귀 부위에 있는 동그란 외상은 어떠한 경위로 생긴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수사지휘를 하였고, 이에 대해 경찰은 ① 청구인을 진단한 ○○병원 신경외과장 김○수의 소견에 의하면 “환자의 귀 테두리 안쪽에 생긴 둥근 형태의 자국은 넘어지면서 생긴 상처로 보기 어렵고 외부의 물리적인 힘에 의한 상처”라는 것인 점, ② 경찰관이 육안으로 직접 청구인의 상태를 관찰한 결과로도 오른 쪽 귀 중간 부분에 세로로 약 2㎝ 길이의 긁힌 상처가 있으며 왼쪽 귀 내부의 귀 구멍 입구 둘레 전체 면에 둥글게 찍혀 살이 들려 있는 상처가 관찰되는 점, ③ 하이힐을 신은 김○미의 양쪽 발등 부분에서도 찰과상이 관찰되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결국 청구인의 오른쪽 귀에 난 둥근 형태의 상처는 김○미가 하이힐 굽으로 밟고 비빈 상처로 추정된다는 내용으로 수사보고를 하였다(수사기록 131, 154면).

(마) 이에 대해 박○준은 경찰에서, 김○미는 청구인을 폭행하거나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고, 청구인이 박○준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주점 2층 계단에서 1층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기절한 상태로 있자 청구인을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비로소 그의 오른쪽 귀 뒤편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보고 이모(김○미)를 부르게 되었을 뿐 김○미가 구두 굽으로 청구인의 귀를 짓누르는 등으로 폭행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6-37, 81-82면).

또 청구인의 일행 중 한명이었던 유○배는 경찰에서, 청구인이 술값을 계산하는 것으로 알고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도중 청구인의 전화를 받고 다시 주점으로 돌아가 2호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청구인은 앉아 있었고 바닥에 병조각이 깨어져 있었으며 한쪽 손이 약간 찢어져 피가 나고 있어 물수건을 달라고 하여 피를 닦아 주었고, 청구인을 설득하여 술값을 계산하게 한 사실

이 있을 뿐, 청구인이 박○준이나 김○미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상황을 전혀 목격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121-124면).

(바) 검찰수사관은 피청구인의 수사지휘에 따라 2008. 10. 17. 청구인의 가슴이나 배 부위에 난 자국은 둥근 형태인 반면, 김○미의 하이힐 뒷굽은 약간 뭉툭한 네모 모양이어서 청구인의 가슴 부위 등에 난 자국과 김○미의 구두 굽 자국의 모양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수사보고를 하였다(수사기록 220-222면).

(2) 인정사실 및 판단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이 경찰의 기소의견에도 불구하고 김○미에 대한 피의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가장 중요한 논거는, ① 청구인이 김○미의 구두 굽으로 짓밟혔다고 하는 귀는 오른쪽 귀가 아니라 왼쪽 귀인데, 왼쪽 귀에 난 둥근 모양의 상처는 그 형태와 크기에 비추어 볼 때 김○미의 구두 뒷굽의 그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이므로, 김○미가 뒷굽으로 오른쪽 귀 구멍을 돌리듯이 짓밟았다는 청구인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② 김○미의 구두 굽 모양은 약간 네모난 형태인 것에 반하여, 청구인의 가슴 부위에 난 상처의 모양은 모두 동그란 형태이고 구두 굽보다 크기도 커서 네모난 형태의 김○미의 구두 굽에 의한 상처로 보기 어려우며, ③ 위 구두 굽 중간의 혈흔은 청구인이 주점 바닥의 카펫 위에 흘린 피 등에 의하여 묻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나) 먼저, 김○미가 구두 굽으로 밟은 것이 어느 쪽 귀인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경찰에서 오른쪽 귀라고 진술한 바 있고 경찰도 이를 근거로 같은 취지의 결론을 내리고 있으나, 당시 청구인의 상태를 촬영한 사진, 상해진단서의 기재 및 영상 등을 종합하면, 그와 같은 상처를 입은 귀는 왼쪽 귀라고 보아야 한다.

피청구인은 이러한 점을 문제로 삼고 있으나, 청구인이 위와 같이 귀 부분에 상해를 입은 것이 사실이고, 또한 기록상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를 문제로 삼아 청구인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자료로 삼을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검찰 수사단계에서 청구인의 변소를 충분히 듣고 청구인이 오해하고 있거나 경찰수사가 미진한 부분 등에 관하여 대질신문을 통해 이를 바로잡는 등 보강수사를 함으로써 실체에 부합하는 사실을 명백히 규명하였어야 할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청구인이 경찰에서 김○미의 구두 굽에 의하여 짓밟힌 귀가 오른쪽

귀라고 잘못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면 왼쪽 귀임이 분명한 이상 그와 같은 청구인의 오해나 경찰수사 과정에서의 오류는 피청구인의 보강수사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시정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피청구인의 논거는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다) 또한 청구인의 왼쪽 귀 안쪽에 생긴 타원형 형태의 상처가 김○미가 신었던 하이힐 구두 뒷굽보다 크고 형상도 약간 다른 것은 사실이나, 경찰의 수사결과에 의하면, ① 왼쪽 귀 바깥 테두리 안쪽에 생긴 둥근 형태의 자국은 넘어지면서 생긴 상처로 보기 어렵고 어떠한 외부의 강한 물리적인 힘에 의하여 생긴 상처로 보인다는 것이고, ② 수사 경찰관의 육안으로도 청구인의 왼쪽 귀 구멍 입구 전체를 둘러싸고 둥글게 찍혀 살이 들려 있는 상처가 관찰되며, ③ 하이힐을 신은 김○미의 양쪽 발등 부분에서도 찰과상이 관찰되고, ④ 또한 오른쪽 하이힐 뒷굽 중간 부분에 청구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선명하게 관찰된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보면, 단지 구두 굽의 크기 및 모양과 위 상처 부위의 그것이 서로 약간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김○미가 구두 굽으로 청구인의 왼쪽 귀 부위를 폭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즉, 경찰의 수사결과에 의하더라도 왼쪽 귀 구멍 안쪽을 둘러싸고 깊이 드러난 상처가 있었다는 것이므로, 이는 김○미가 구두 굽으로 귀 구멍 부분을 돌리듯 짓눌렀다고 하는 청구인의 진술과 일치할 뿐만 아니라, 김○미가 하이힐 구두로 청구인의 얼굴을 수회 폭행하였다는 취지의 청구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김○미는 당시 구두 뒷굽 뿐만이 아니라 구두 밑바닥 전체를 이용하여 왼쪽 귀 부분을 짓눌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구두 굽보다 큰 타원형 형태의 상처는 김○미가 당시 쓰러져 있던 청구인의 얼굴을 자신이 신고 있던 구두로 폭행 과정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사고 발생 직후 김○미의 양쪽 발등 부분에 찰과상이 있었다는 것과 그 구두의 뒷굽 중간 부분에 청구인의 피가 묻어 있다는 것은 김○미도 박○준의 폭행에 가담하여 구두를 신은 발로 청구인을 폭행하였을 개연성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즉, 피청구인은 김○미의 양쪽 발등 부분에 찰과상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이에 관한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아니하였으나, 김○미의 변명대로 계단 아래로 굴러 쓰러져 있던 청구인을 박○준 등과 함께 부축하고 구조요청을 한 것이 전부라면 그 발등 부분에 찰과상이 생길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청구인은 구두 굽 중간 부분에 생긴 청구인의 혈흔이 바닥에 흘려진 피에 묻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러한 이유만으로는 단순히 바닥에 묻어있던 피가 어떠한 경위로 구두 굽 중간 부분에 묻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즉, 하이힐 구두의 형태와 구두 뒷굽의 높이 등을 고려하면 바닥에 묻은 피가 구두 뒷굽 중간 부분에 묻게 하는 것은, 구두 굽의 중간 부분이 곡선 형태로 안쪽으로 오목하게 휘어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구두를 일부러 측면으로 기울여 구두 굽과 바닥 카펫을 접촉하게 하거나 구두를 벗어 바닥에 문지르는 방법에 의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김○미는 경찰에서 구두 굽 중간에 피가 묻어 있는 이유에 대해 바닥 카펫에 묻어 있던 청구인의 피가 묻은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납득하기 어렵고, 피청구인은 검찰 대질 조사 당시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아니하였다.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① 청구인의 ‘왼쪽 귀 구멍 안쪽 깊숙한 곳의 피부가 드러난 상처’와 ‘왼쪽 귀 바깥 테두리 바로 안쪽에 생긴 타원형 형태의 상처’는, 박○준이나 박○희의 폭행에 의한 상처가 아님이 분명하고, ② 그 상처 부위의 구조와 형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이 주점 입구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다친 상처로도 보기 어려우며, ③ 또한 물리적으로도 김○미의 오른쪽 하이힐 뒷굽 중간 부분에 묻어 있는 혈흔이 당시 주점 카펫 바닥에 묻어 있던 청구인의 피와 접촉하여 생긴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결국 김○미는 2008. 4. 30. 21:30경 청구인이 술값 계산을 마친 후 다시 주점에 들어가 2층 계단 입구에서 박○준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을 때 박○준과 함께 하이힐 오른쪽 뒷굽으로 청구인의 왼쪽 귀 구멍 부위를 짓누르거나 그 구두 발바닥으로 왼쪽 귀 전체를 짓밟는 등의 방법으로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였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보아야 한다.

(라) 또한 김○미의 구두 굽의 모양 및 크기와 청구인의 가슴 부위에 난 상처의 그것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김○미가 구두 뒷굽으로 청구인의 가슴 부위를 폭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즉,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가슴 부위 상처는 모두 동그란 형태이고 구두 굽보다 크기도 커서 네모난 형태의 김○미의 구두 굽에 의한 상처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위 수사보고서에 첨부된 사진과 뒷굽 문양 사진 등에 의하더라도, 그 뒷굽의 경우 발바닥 쪽을 향한 안쪽 면은 직각의 네모 모양이라고 할 수 있으나 바깥쪽을 향한 면은 네모라기보다는 오히려 타원형을 절반으로

나눈 형태여서 타원형에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처럼 김○미가 구두 뒷굽을 돌리면서 가슴 부위를 향해 내리찍을 때 그 돌리는 반경과 힘의 강약을 달리할 경우 청구인의 가슴 부위에 남는 상처 역시 그 크기와 모양도 달라질 수밖에 없고, 오히려 그 경우 가슴 부위의 상처가 구두 굽의 모양 및 크기와 일치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을 뿐만아니라 구두 굽보다는 크기가 더 큰 원형 또는 타원형에 가까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이 검찰에 이르러 비로소 가슴부위를 폭행당하였다는 진술을 추가하였더라도, 그 가슴 부위의 상처는 이 사건 발생 직후 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는 발견하기 곤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당시 청구인은 얼굴 전체와 귀 부위에 중상을 입고 있는 응급상황이어서 비교적 경미한 가슴 부위 상처는 경찰에 의해서도 간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단지 검찰 단계에 이르러 위와 같은 피해 사실을 추가로 진술하였다는 것만으로 그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청구인의 가슴 부위의 상처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의 진술과 김○미의 하이힐 뒷굽의 모양 및 크기 등에 비추어 볼 때, 김○미에 의하여 왼쪽 귀 부분을 폭행당할 때 가슴 부위도 같은 하이힐 뒷굽으로 폭행을 당함으로써 생긴 상처일 개연성이 높다고 보아야 한다.

(마) 피청구인은 또 청구인의 주장에 일관성이 없고 검찰 조사 당시 청구인이 김○미 등의 주장에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한 점을 불기소처분의 근거 중 하나로 삼고 있으나, 청구인이 수사기관에서 일관되지 못하게 진술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이 박○준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 이전에 위 주점 2호실 안에서 술병을 깨뜨리다가 그 유리 조각에 손을 베인 사실에 관한 것과 가슴 부위의 상처를 검찰 단계에 이르러 비로소 진술하였다는 점 이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가슴 부위의 상처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청구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고, 또 유리 조각에 손을 베인 점에 관하여는 청구인이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시 청구인은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박○준과의 시비로 인하여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박○준과 김○미의 폭행으로 인하여 안면부와 뇌에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검찰 수사 당시에도 완치되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설령 청구인이 그러한 사실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거나 사실과 다르게 진술

하고 또 김○미 등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반박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청구인의 진술이 김○미의 혐의사실 인정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 밖의 다른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그 청구인의 진술의 일관성이나 설득력의 유무는 위 사실 인정에 별다른 장애가 되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바) 결론적으로, 피청구인이 김○미의 위와 같은 피의사실에 대해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일련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증거들에 관한 충분한 수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사건 관련자들 진술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명백히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증거에 대한 가치판단을 그르치거나 사실을 오인한 수사미진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 박○희에 대한 불기소처분 및 청구인에 대한 기소유예처분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박○희에 대한 불기소처분은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자신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그 불기소처분이나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달리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이나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김○미에 대한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인용하고, 박○희에 대한 불기소처분 및 청구인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기각하기로 하여,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아래 5.와 같은 일부 각하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일부 각하의견

우리는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청구인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을 다투는 부분에 대하여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나, 청구외 김○미, 박○희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다투는 부분에 대하여는 다수의견과 달리 보충성을 결여하여 각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견해를 밝힌다.

가. 헌법소원의 보충성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구체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심판청구를 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위와 같은 헌법소원의 보충성은 헌법소원이 그 본질상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침해에 대한 예비적이고 보충적인 최후의 구제수단이므로 공권력 작용으로 말미암아 기본권의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다른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침해된 기본권의 구제를 받기 위한 모든 수단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에 비로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헌재 1993. 12. 23. 92헌마247 , 판례집 5-2, 682, 692).

나. 고소하지 아니한 범죄피해자

고소란 범죄로 인한 피해자 및 그와 일정한 관계에 있는 고소권자가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이다. 그런데 기소독점주의를 취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 하에서, 수사기관이 고소사건을 불기소처분하는 경우 고소목적인 범인처벌이 불가능하게 되고 고소인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는 불이익이 발생하므로, 검사가 고소사건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처분을 한 때에는 그 처분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고소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58조 제1항), 고소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7일 이내에 그 이유를 서면으로 설명하여야 하며(형사소송법 제259조), 고소인은 이에 대하여 검찰청법 제10조에 따른 항고를 거쳐 해당 고등법원에 그 당부에 관한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0조).

반면 형사소송법은, 범죄피해자라 하더라도 고소를 제기한 바 없으면 범인을 처벌하여 달라는 의사표시가 없는 것으로 보아, 고소하지 아니한 범죄피해자에게는고소인이 가지는 위와 같은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한편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는 것은 피해자가 고소를 하여 공소권 행사를 요구하였음에도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법원의 재판절차에서 피해자로서 진술할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한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피해자가 고소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있더라도 그 불기소처분은 피해자의 공소권 행사요구에 대한 처분이 아니므로, 그 불기소처분이 있다고 하여 고소하지 아니한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 보충성의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다수의견은, 고소를 제기한 바 없는 범죄피해자는 고소인이 아니므로 앞에

서 본 바와 같이 불기소처분에 대한 검찰청법상의 항고, 재항고 또는 형사소송법상의 재정신청 절차에 의한 구제를 받을 방법이 없어 곧바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보충성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소를 제기한 바 없는 범죄피해자라도 불기소처분 이후에 언제든지 적법한 고소를 하여(형사소송법 제223조, 고소기간의 제한은 친고죄 등 특수한 경우에 한정된다) 항고, 재항고 및 재정신청 절차에 의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다수의견은 불기소처분 이후의 새로운 고소가 범죄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할 기대가능성이나 실익이 없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범죄피해자는 고소 이후의 수사절차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거나 부족한 증거를 보충하여 기존 불기소처분의 부당함을 입증함으로써 기존 불기소처분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한편, 수사기관으로서도 범죄피해자의 고소를 계기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진행함으로써 기존 수사방법이나 그 결과에 대하여 재고하고 시정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특히 형사소송법이 2007. 6. 1. 개정되기 이전에는 극히 제한된 범죄에 대하여만 법원에의 재정신청이 허용되고, 대다수 사건의 경우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다투는 방법은 검찰청법상의 항고 및 재항고뿐이었으므로, 불기소처분 이후의 새로운 고소에 의하여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만, 형사소송법이 위와 같이 개정되어 모든 범죄에 대하여 검찰청법상의 항고 및 법원에의 재정신청이 가능하게 된 이상, 새로운 고소가 무익한 절차를 반복하는 것이라거나 효과적인 권리구제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게 되었다(오히려 재정신청은 항고의 절차에 준하여 심리하고 필요한 경우 증거를 조사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지 여부만을 심리하는 헌법소원심판절차 보다 권리구제의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결국 고소하지 아니한 범죄피해자는 형사소송법 제223조가 정한 고소절차를 통하여 자신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기본권을 구제받을 유효한 수단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이러한 사전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헌법소원의 보충성에 반하며, 나아가 고소하지 아니한 범죄피해자로 하여금 고소절차를 거칠 것을 기대하기가 곤란하다거나 고소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무의미하고 실효성 없는 절차를 반복하게 하는 것도 아니므로, 보충성의 예외를 인정할 필요도 없다.

라. 소결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청구외 김○미, 박○희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다투는 부분은 헌법소원의 보충성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함이 상당하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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