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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3. 11. 28. 선고 2011헌바270 공보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공보206호 1654~1656]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부당해고기간의 미지급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인 당해 사건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서 임금지급을 명하는 경우 적용될 지연손해금에 대한 법정이율을 규정하지 않은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5. 12. 14. 법률 제7728호로 개정되고, 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본문(이하 ‘이 사건 특례법조항’이라 한다)과 구 근로기준법(1997. 3. 13. 법률 제5309호로 제정되고, 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이하 ‘이 사건 근로기준법조항’이라 한다)가 재판의 전제성을 갖는지 여부(소극)

나.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부당해고에 대하여 임금지급을 명하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적용될 지연손해금의 법정이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은 이 사건 특례법조항과 이 사건 근로기준법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에 따라 위헌결정이 선고되고 이를 반영한 법개정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개정법은 내용상 민사소송이 아닌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명령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부당해고기간의 미지급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당해 사건인 민사소송의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특례법조항과 이 사건 근로기준법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나.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은 ‘법률’의 위헌성을 적극적으로 다투는 제도이므로 ‘법률의 부존재’ 즉,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되지 아니하는데, 청구인의 주장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적용될 지연손해금의 법정이율에 관하여 전혀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 보더라도, 이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으로 다투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2006. 1. 2. 법률 제7845호로 개정된 것) 제82조, 제83조, 제84조, 제85조, 제86조

참조판례

가. 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58

나. 헌재 2004. 1. 29. 2002헌바36 등, 판례집 16-1, 87, 95-96헌재 2010. 2. 25. 2008헌바67 , 판례집 22-1상, 189, 193

당사자

청 구 인윤○대대리인 법무법인 시민담당변호사 김선수 외 3인

당해사건대법원 2009다86246 임금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주식회사 ○○은행에 근무하던 중 2001.3. 31. 복무규정 위반을 이유로 징계해고되었다.○○지방노동위원회는 2001. 8. 24. 위 해고가 부당함을 인정하고 주식회사 ○○은행에 청구인의 원직복귀 및 해고기간 중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였고, 이에 주식회사 ○○은행이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01. 12. 13.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2)청구인은 2007. 3. 16. 주식회사 ○○은행을 상대로○○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있었던 2001. 8. 24.부터 2007. 8. 3.까지의 기간에 대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에 기한 임금지연이자를 포함한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8. 10. 10.○○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신청에 대한 결정일이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이 아니라는 이유로 임금지연이자의 청구를 기각하는 등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3)청구인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8나94884호)을 거쳐 상고심(대법원 2009다86246) 계속 중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5. 12. 14. 법률 제7728호로 개정되고, 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본문과 구 ‘근로기준법’(1997. 3.13. 법률 제5309호로 제정되고, 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대법원 2009카기511)을 하였다. 대법원은 2011. 10. 13. 위 상고 및 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2011. 10. 26.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제3조(법정이율) ①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심판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선고할 경우에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그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날부터는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은행법」에 의한 금융기관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을 감안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율에 의한다.

제33조(정당한 이유없는 해고등의 구제신청) ①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ㆍ휴직ㆍ정직ㆍ전직ㆍ감봉 기타 징벌을 한 때에는 당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구제신청과심사절차등에 관하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내지 제86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다만, 제85조 제5항을 제외한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을 정한 이 사건 특례법조항은 임금지급을 명하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특례법조항의 ‘심판’ 및 ‘이에 준하는 서면’ 부분이 이를 불명확하게 규정하여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 만일 이를 제외하고 있다면 이 사건 특례법조항과 부당해고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제도를 규정한 이 사건 근로기준법조항은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에서 임금지급을 명하는 경우 지연손해금 산정에 적용될 법정이율을 규정하지 아니하여,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절차를 이용하는 근로자를 민사소송을 이용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부당하게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3. 판 단

가. 명확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특례법조항은 소송의 지연을 방지하고 사실심 판결 선고 후 채무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려는 데 입법목적이 있다(헌재 2003. 4. 24. 2002헌가15 , 판례집 15-1, 360, 366). 소송은 대립되는 당사자 사이의 법적 분쟁에 대하여 법원이 주로 실체법상의 판단기준을 적용하여 당사자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는 절차이다. 재판은 소송절차에서 재판기관이 하는 판단 또는 의사표시이며, 이는 그 주체와 성립절차의 차이에 따라 판결, 결정, 명령으로 구별되나, 가사비송사건에서는 법원의 종국재판을 심판이라고 한다(가사소송법 제39조 제1항).

이와 같은 이 사건 특례법조항의 입법목적, 소송 및 판결 등의 의미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특례법조항 중 ‘판결’은 소송절차를 담당하는 법원이 하는 재판으로서의 판결을 의미하고, ‘심판’은 가사비송사건의 심판과 같이 소송절차를 담당하는 법원이 하는 재판으로서의 심판을 의미한다. ‘소장’이란 법원에 대하여 일정한 내용의 판결을 해달라는 당사자의 신청을 기재한 서면이므로, ‘이에 준하는 서면’이라 함은 소장과 같은 기능을 가지는 서면으로서 법원에 대하여 일정한 내용의 재판을 해달라는 당사자의 신청을 기재한 서면을 의미하고 가사비송사건에서 심판청구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주장하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및 구제명령신청서가 이 사건 특례법조항의 ‘심판’ 및

‘이에 준하는 서면’에 해당하지 않음은 조항의 합리적 해석상 명백하다. 청구인이 이 사건 특례법조항의 불명확성을 주장하는 취지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제도를 이용하는 해고근로자에 대하여도 판결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특례법조항에 정한 법정이율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기초한 것이고, 이는 다음에서 살펴볼청구인의 평등권 주장과 사실상 동일하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은 이 사건 특례법조항과 이 사건 근로기준법조항이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이용하는 근로자를 민사소송을 이용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부당하게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하나의 주장으로 귀결된다.

나. 재판의 전제성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에 있어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하고, 이 경우 우선 그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며,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58 참조).

이 사건 근로기준법조항은 물론 이 사건 특례법조항이 근로자의 부당해고와 관련하여 임금지급을 명하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적용될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음은 법문상 명백한데, 청구인은 위 조항들이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서 이 사건 특례법조항과 같은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특별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것이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에 따른 위헌 결정이 선고되고 이를 반영한 법개정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개정법은 내용상 민사소송이 아닌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절차에 적용되는 것이다. 즉,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의 법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법개정은 이 사건 당해 사건인 민사소송의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결국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다. 진정입법부작위 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법률’의 위헌성을 적극적으로 다투는 제도이므로 ‘법률의 부존재’ 즉,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법률이 불완전ㆍ불충분하게 규정되었음을 근거로 법률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취지 즉,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 이해될 경우에는 그 법률이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을 요건으로 허용될 수 있다(헌재 2004. 1. 29. 2002헌바36 등, 판례집 16-1, 87, 95-96; 헌재 2010. 2. 25. 2008헌바67 , 판례집 22-1상, 189, 193 등 참조).

청구인은 이 사건 특례법조항과 근로기준법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소송의 부당한 지연을 방지하고 사실심 판결 선고 후 채무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려는 목적의 이 사건 특례법조항은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의 구제를 위하여 특수한 행정절차로서 마련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절차를 애초에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 사건 특례법조항은 ‘소송’에서의 특례를 정하고 있을 뿐이고, 소송을 통한 재판절차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절차와 판정주체, 절차, 효력 등에 있어 본질적으로 구별되는 것이다. 한편, 이 사건 근로기준법조항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과 심사절차 등에 관한 근거를 마련하고 있을 뿐이고, 구제명령 중 부당해고에 대한 판단에 부가하여 이루어지는 임금지급명령과 지연손해금에 대하여는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다. 부당해고에 대하여 임금지급을 명하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적용될 지연손해금의 법정이율에 관하여는 애초에 이 사건 특례법조항이나 근로기준법조항과 무관하게 아직까지 입법행위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지 불완전·불충분하게 규율하여 입법행위에 결함이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즉, 청구인은 비록 이 사건 특례법조항과 근로기준법조항을 지적하면서 평등권 침해의 주장을 하나, 그 실질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서 지연손해금 산정시 적용될 법정이율에 관하여 전혀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진정입법부작위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으로 보더라도 이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으로 다투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해외출장으로 서명날인 불능) 서기석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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