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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4. 3. 27. 선고 2012헌마606 공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2항 등 위헌확인]
[공보210호 651~654]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의료사고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금의 대불에 필요한 비용의 부담과 부과·납부에 관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제47조 제2항 및 제4항(이하 이들을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으로 인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 인정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하면, 개별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인 청구인들이 구체적인 액수의 손해배상금 대불비용을 납부할 의무를 지는 것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의 부과·징수행위에 의한 것이고, 그러한 집행행위 이전에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권리관계가 직접 변동되거나 확정된다고 할 수 없으며, 집행행위에 대한 구제절차가 없거나 그 구제절차에서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들로 인한 청구인들의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참조판례

헌재 2013. 5. 30. 2011헌마718 , 공보 200, 693, 694

당사자

청 구 인별지 명단과 같음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로앰담당변호사 이동필 외 2인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의료법에 따른 면허를 받아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들이다. 청구인들은,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의료사고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금 대불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면서 그 금액과 납부방법 및 관리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이 경우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조정중재원’이라 한다)이 지급받는 방법으로 징수할 수 있도록 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2항과 제4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 평등권 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2012. 7. 6.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47조(손해배상금 대불) ② 보건의료기관개설자는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대불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여야 하고, 그 금액과 납부방법 및 관리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47조(손해배상금 대불) ④ 제2항에 따라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국민건강보험법」제47조 제3항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조정중재원에 지급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이를 조정중재원에 지급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제47조(손해배상금 대불) ①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금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을 경우 미지급금에 대하여 조정중재원에 대불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제3호의 경우 판결은 확정된 경우에 한정한다.

1.조정이 성립되거나 중재판정이 내려진 경우 또는 제37조 제1항에 따라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

2.「소비자기본법」 제67조 제3항에 따라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

3.법원이 의료분쟁에 관한 민사절차에서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보건의료인, 그 밖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자에 대하여 금원의 지급을 명하는 집행권원을 작성한 경우

제27조(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대불비용 부담 등) ① 원장은 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금의 대불에 필요한 비용(이하 “대불비용”이라 한다)의 연도별 적립 목표액을 정하거나 이를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② 원장은 제1항의 연도별 적립 목표액의 범위에서 보건의료기관개설자별 대불비용 부담액의 산정기준 및 이에 따른 징수액을 정한다. 이 경우 보건의료기관의 유형에 따라 대불비용 부담액의 산정기준을 달리 정할 수 있다.

③ 원장은 제2항에 따라 산정된 대불비용을 보건의료기관개설자로부터 징수하려는 경우(법 제47조 제4항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지급받는 경우를 포함한다)에는 각 보건의료기관개설자별 대불비용의 부담액 및 그 징수시기를 징수일 1개월 전까지 공고하고,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하여야 한다.

④ 원장은 제2항에 따라 보건의료기관개설자별 대불

비용 부담액의 산정기준을 정하거나 산정된 대불비용을 제3항에 따라 징수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3.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가.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게 대불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것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무관하게 손해배상금 대불사업이라는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부과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를 지운 것으로 부담금에 해당한다.

나.대불비용 부담액은 대불비용의 부과·징수에 관한 가장 본질적인 요소로서 수많은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이해관계에 직접 관련되어 입법자가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그런데 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 제2항은 대불비용 부담의 구체적인 금액, 납부 방법 및 관리 등에 관하여 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 제2항은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다.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 제2항은 의료사고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들에게 일괄적으로 대불비용을 부담하게 하고, 같은 조 제4항은 각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청구권이라는 특정의 채권을 임의로 선정하여 손해배상금 대불 재원으로 충당하도록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

라. 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 제2항은 부담금의 헌법적 정당화 요건 중 ‘집단적 책임성’에 반하고, 위 조항이 분쟁의 일방 당사자인 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게만 그 비용을 부담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 또한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보건의료기관개설자로 하여금 대불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사항을 같게 취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마.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보건의료기관을 개설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과실유무 및 정도에 관계없이 대불비용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의료사고를 야기한 자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자를 다르게 하고, 일단 납부한 대불비용을 반환받을 수 있는 방법도 없으므로, 헌법상 자기책임원칙에 반한다.

4. 판 단

가.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말하므로, 당해 법률에 근거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기본권침해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이 없다(헌재 2013. 5. 30. 2011헌마718 ).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에 있어 이와 같이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법령은 일반적으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매개로 하여 비로소 기본권을 침해하게 되므로,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개인은 먼저 일반쟁송의 방법으로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기본권침해에 대한 구제절차를 밟는 것이 ‘예외적이고 보충적인 특별권리구제수단’이라는 헌법소원의 성격상 요청되기 때문이다(헌재 2013. 12. 26. 2013헌마269 등).

다만 법규범의 내용이 일의적이고 명백한 것이어서 집행행위 이전에 이미 국민의 권리관계를 직접 변동시키거나 법적 지위가 그 집행행위의 유무나 내용에 의하여 좌우될 수 없을 정도로 확정된 상태인 경우(헌재 2005. 12. 22. 2004헌마142 참조), 또는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구제절차가 없거나, 구제절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고 기본권침해를 당한 청구인에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경우(헌재 1999. 11. 25. 98헌마55 참조)에는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예정되어 있더라도 당해 법령 등을 직접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나.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 제1항은 일정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자가 조정중재원에 대불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제1항에 따른 대불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므로, 보건의료기관개설자는 대불비용으로서 각자 부담하는 비용(이하 ‘이 사건 부담비용’이라 한다)을 조정중재원에 납부하게 된다.

그런데 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 제2항의 위임에 따른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27조는 조정중재원장이 대불비용의 연도별 적립 목표액, 보건의료기관개설자별 대불비용 부담액의 산정기준 및 그 징수액을 정하고, 각 보건의료기관개설자별 대불비용의 부담액 및 징수시기를 1개월 전에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대불비용을 부과·징수하는 주체가 조정중재원장임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청구인들과 같은 개별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구체적인 액수의 비용 납부의무를 지게 되는 것은 결국 법령의 집

행행위인 조정중재원장의 부과·징수행위를 매개로 하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재산권 등 기본권침해도 이러한 집행행위를 통하여 현실화되는 것이다.

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 제4항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조정중재원이 지급받는 방법으로 손해배상금의 대불에 필요한 비용을 징수하는 경우에도, 그 요양기관에 해당하는 개별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구체적인 액수의 부담금을 부담하는 것은 조정중재원장이 구체적인 징수액을 정하여(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 및 제2항) 그 부담액 및 징수시기를 공고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하는(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27조 제3항) 등의 행위를 매개로 하므로, 역시 청구인들의 기본권침해는 이러한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현실화된다.

이와 같이 개별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인 청구인들이 구체적인 액수의 이 사건 부담비용을 납부할 의무를 지는 것은 조정중재원장의 부과·징수행위에 의한 것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내용이 일의적이고 명백하여 조정중재원장의 부과·징수행위라는 집행행위 이전에 청구인들의 권리관계가 직접 변동되거나 그 유무나 내용에 좌우될 수 없을 정도로 확정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조정중재원장이 이 사건 부담비용을 부과·징수하는 것은, 독자적인 행정주체의 권한으로 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게 일정한 액수의 금전납부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작용의 성격을 가지며, 징수를 위한 공고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므로, 집행행위에 대한 구제절차가 없거나 그 구제절차에서는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어 청구인들에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로 인한 청구인들의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별지

[별지] 명단 생략

1. 박○준 외 3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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