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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6. 12. 29. 선고 2015헌바63 판례집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위헌소원]
[판례집28권 2집 384~390] [전원재판부]
결정요지

법원조직법은 원칙적으로 형사사건에서 지방법원의 심판권은 단독판사가 행하도록 하면서 법정형이 중한 사건은 합의부의 심판권에 속하도록 하였는데, 다만, 구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다목‘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중 폭행, 상해죄를 가중하는 범죄에 해당하는 사건들을 사건의 난이도나 중요도에 비추어 법정형이 중함에도 불구하고 단독판사의 관할로 정한 점, 단독판사 관할 사건들 중에서 사실관계나 쟁점이 복잡한 사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건 등에 대하여는 재정합의 결정에 따라 합의부 관할이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재판받는 청구인을 합의부 관할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과 다르게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대상사건) ① 다음 각 호에 정하는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이하 “대상사건”이라 한다)으로 한다.

1.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제2호 및 제5호는 제외한다)에 따른 합의부 관할 사건

2.∼3. 생략

② 생략

구 법원조직법(2012. 12. 18. 법률 제11554호로 개정되고, 2014. 12. 30. 법률 제128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합의부의 심판권) ① 지방법원과 그 지원의 합의부는 다음의 사건을 제1심으로 심판한다.

1.∼2. 생략

3.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 다만, 아래에 열거하는 사건을 제외한다.

가.∼나. 생략

다.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제3항, 제3조 제1항·제2항, 제6조(제2조제1항·제3항, 제3조 제1항·제2항의 미수죄에 한한다), 제9조에 해당하는 사건

라.∼사. 생략

4.∼6. 생략

② 생략

참조판례

헌재 2009. 11. 26. 2008헌바12 , 판례집 21-2하, 493

당사자

청 구 인최○호국선대리인 변호사 지미경

당해사건대법원 2014도15015 상해 등

다목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4. 8. 19.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4고단741) 항소하였으나, 2014. 10. 22. 항소기각되었다(광주지방법원 2014노2119).

나. 청구인은 상고를 제기하였고, 상고심 계속 중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다목‘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제3항, 제3조 제1항 등의 사건을 합의부의 심판권에서 제외하여 국민참여재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면서, 위 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대법원은 2015. 1. 15. 상고를 기각함과 동시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2014도15015, 2014초기773).

다. 청구인은 2015. 2. 11.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다목이 청구인의 재판받을 권리 및 평등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서에 기재된 청구취지에 구애됨이 없이 청구인의 주장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청구인의 심판청구이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사건의 경과, 당해 사건 재판과의 관련성의 정도,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직권으로 심판의 대상을 변경할 수 있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2 ).

나. 청구인은 단기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을 지방법원 합의부의 심판사항으로 규정하면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이하 ‘흉기상해죄’라 한다)는 그 심판권에서 제외하고 있는 구 법원조직법(2012. 12. 18. 법률 제11554호로 개정되고, 2014. 12. 30. 법률 제128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1항 제3호 다목을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의 주장은 흉기상해죄를 단독판사의 관할로 규정한 것이 청구인의 재판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 아니라 흉기상해죄를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이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을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호구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3호 다목으로 변경함이 상당하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5조(대상사건) ① 다음 각 호에 정하는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이하 “대상사건”이라 한다)으로 한다.

1.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제2호 및 제5호는 제외한다)에 따른 합의부 관할 사건

[관련조항]

제32조(합의부의 심판권) ① 지방법원과 그 지원의 합의부는 다음의 사건을 제1심으로 심판한다.

3.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 다만, 아래에 열거하는 사건을 제외한다.

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제3항, 제3조 제1항·제2항, 제6조(제2조 제1항·제3항, 제3조 제1항·제2항의 미수죄에한한다), 제9조에 해당하는 사건

제2조(폭행등) ① 상습적으로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 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3.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제2항(존속상해), 제276조 제2항(존속체포, 존속감금) 또는 제350조(공갈)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3조(집단적 폭행등) ① 단체나 다중의 위력으로써 또는 단체나 집단을 가장하여 위력을 보임으로써 제2조 제1항에 열거된 죄를 범한 자 또는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그 죄를 범한 자는 제2조 제1항 각 호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이 3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한 흉기상해죄를 국민참여재판의 대상 범죄에서 배제한 것은 청구인의 재판받을 권리, 평등권, 국민주권주의에 반한다.

4.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은 흉기상해죄를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이 국민주권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국민주권주의는 모든 국가권력이 국민의 의사에 기초해야 한다는 의미로(헌재 2016. 10. 27. 2012헌마121 참조), 사법권의 민주적 정당성을 위한 국민참여재판을 도입한 근거가 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국민주권주의 이념이 곧 사법권을 포함한 모든 권력을 국민이 직접 행사하여야 하고 이에 따라 모든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할 것을 요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을 제한하는 심판대상조항이 국민주권주의에 위배될 여지가 없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신분이 보장되고 독립된 법관에 의한 재판의 보장을 주된 내용으로 하므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 제27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재판받을 권리의 보호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헌재 2015. 7. 30. 2014헌바447 ).

(3) 구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의 피고인들은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수 있음에 비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징역형인 흉기상해죄는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평등권 침해 여부

(1)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을 제한하는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거나,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비례의 원칙이 아닌 자의금지

원칙에 의한 심사를 하면 충분하다(헌재 2009. 11. 26. 2008헌바12 ; 헌재 2015. 7. 30. 2014헌바447 ).

(2) 여러 법원 사이에 재판권을 어떻게 나누어 행사시킬 것인지, 단독판사와 합의부의 관할을 어떻게 나누어 행사할 것인지 등에 관한 문제는 기본적으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자가 사법정책을 고려하여 결정할 사항이므로, 입법자는 국민의 권리가 효율적으로 보호되고 재판제도가 적정하게 운용되도록 관할이나 그 관할구역 안의 법원조직에 따른 재판사무 범위를 배분·확정하여야 한다(헌재 2007. 10. 25. 2006헌바39 ).

법원조직법은 원칙적으로 형사사건에서 지방법원의 심판권은 단독판사가 행하도록 하면서(법원조직법 제7조 제4항), 법정형이 중한 사건은 그 처리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하자는 의미에서 합의부의 심판권에 속하도록 하였다(구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그런데 이러한 단독판사와 합의부의 관할에 대해서는 예외가 인정되는바, 특히 구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다목‘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중 폭행, 상해죄를 가중하는 범죄에 해당하는 사건들을, 사건의 난이도나 중요도에 비추어 법정형이 중함에도 불구하고 단독판사의 관할로 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청구인이 범한 흉기상해죄도 합의부의 관할이 아니라 단독판사의 관할 사건이 된 것이다. 그리고 단독판사 관할 사건들 중에서 ① 선례나 판례가 없는 사건 또는 선례나 판례가 서로 엇갈리는 사건, ② 사실관계나 쟁점이 복잡한 사건, ③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건, ④ 동일 유형의 사건이 여러 재판부에 흩어져 통일적이고 시범적인 처리가 필요한 사건, ⑤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건, ⑥ 그 밖에 사건의 성격상 합의체로 심판하는 것이 적절한 사건에 대하여는 재정합의 결정에 따라 합의부 관할이 된다(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1호,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제12조 제1항).

한편, 개정 전 국민참여재판법은 살인, 강도, 강간과 같이 법정형이 중한 강력범죄를 중심으로 대상사건을 규정하였다. 그러나 국민참여재판법 제정 이후 저조한 신청율과 높은 철회·배제율로 인하여 국민참여재판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대상사건의 범위를 어떻게 조정하여야 하는가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고, 그 결과 국민참여재판의 취지에 부합하고 현실적인 사정을 고려하면서, 법원의 재판에 대한 국민의 건전한 상식과 사법신뢰의 향상을 위하여 심판대상조항은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을 합의부 관할사건으로 확대하였다.

국민의 사법참여제도를 실시해 온 국가들을 보면 국가의 역사와 전통, 문화, 국민의 법감정 및 공감대, 정치상황, 관습 등에 따라 사법참여제도가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되고 정착되어 왔는바, 그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성급하게 특정한 틀로 확정하는 것보다는, 여러 형태의 장단점과 특징을 충분히 비교·분석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로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국민참여재판 대상사건의 범위를 결정함에 있어서도 실제 법원에서 충실하게 심리가능한 사건의 규모를 예상하여 대상사건의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

국민참여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는, 배심원의 확보, 재판진행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확보, 다양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경험의 축적 등이 필수적이고, 합의부 관할사건이 일반적으로 단독판사 관할사건보다 사회적 파급력이 크거나 중한 범죄를 다루고 있는 점, 우리나라는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 항소의 제한 등과 같이 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형사제도의 효율적, 경제적 운용을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고, 배심원 평결에 기속력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합의부 관할사건만을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이 되도록 함에 따라 단독판사 관할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이 합의부 관할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과 다르게 취급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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