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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6. 12. 29. 선고 2015헌바208 2016헌바145 판례집 [구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판례집28권 2집 456~473]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게 상이연금을 지급하도록 한 개정된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을 개정법 시행일 이후부터 적용하도록 한 군인연금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9호) 중 구 군인연금법(2011. 5. 19. 법률 제10649호로 개정되고, 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에 관한 부분 및 군인연금법 부칙(2013. 3. 22. 법률 제11632호) 제1조 중 군인연금법(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어떠한 질병 또는 부상이 공무수행 중에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장애 상태에 이른 것이 분명하다면,‘퇴직 후 2011. 5. 19. 개정된 구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과 2013. 3. 22. 개정된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두 조항을 합하여‘신법 조항’이라 한다)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과‘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이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은 모두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에 이른 사람으로서, 장애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 및 위험성, 장애가 퇴직 이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 보호의 필요성 등의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장애의 정도나 위험성, 생계곤란의 정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장애의 확정시기라는 우연한 형식적 사정을 기준으로 상이연금의 지급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로 된 군인에게 장애 상태가 확정된 때부터 상이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국가의 재정형편상 어렵다면, 신법 조항 시행일 이후부터 상이연금을 지급하도록 하거

나, 수급자의 생활수준에 따라 지급범위와 지급액을 달리 하는 등 국가의 재정능력을 감안하면서도 차별적 요소를 완화하는 입법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은 그 차별이 군인연금기금의 재정상황 등 실무적 여건이나 경제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차별을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재판관 김창종의 반대의견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결정을 통해 법률조항을 합헌적으로 개정 또는 폐지하는 임무를 입법자의 형성 재량에 맡긴 이상, 개선입법의 소급적용 여부와 소급적용 범위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

입법자는 군인연금의 재정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상이연금 지급 대상자의 범위 및 수준 등을 정할 재량을 가진다. 청구인들과 같이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전에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까지 소급적으로 상이연금 지급대상에 포함하면 상당한 재정 부담이 예상된다. 또한, 군복무 중 부상을 입어 장애 상태가 확정된 사람은 설사 상이연금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예우 또는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소급적용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심판대상조항이 입법재량을 현저하게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심판대상조항이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한다고 할 수도 없다.

심판대상조문

군인연금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9호)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군인연금법 부칙(2013. 3. 22. 법률 제11632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

참조조문

구 군인연금법(2000. 12. 30. 법률 제6327호로 개정되고, 2011. 5. 19. 법률 제106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상이연금) ①군인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되어 퇴직한 때에는 그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다음의 구분에 따라 상이연금을 지급한다.

1.∼7. 생략

②∼③ 생략

구 군인연금법(2011. 5. 19. 법률 제10649호로 개정되고, 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상이연금) ① 군인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되어 퇴직한 때 또는 퇴직 후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된 때에는 그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다음의 구분에 따라 상이연금을 지급한다.

1.∼7. 생략

②∼③ 생략

군인연금법(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된 것) 제23조(상이연금) ① 군인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가 되어 퇴직한 때 또는 퇴직 후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가 된 때에는 그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상이연금을 지급한다.

1.∼7. 생략

②∼③ 생략

참조판례

헌재 2010. 6. 24. 2008헌바128 , 판례집 22-1하, 473, 488-492

당사자

청 구 인1. 윤○진(2015헌바208)대리인 변호사 이창우, 위승용, 안현진, 윤재성, 박영신공익법무관 박세준, 최영재, 윤장훈

2. 정○식( 2016헌바145 )대리인 법무법인 천우담당변호사 조범제 외 7인

당해사건대법원 2014두35447 상이연금지급거부처분취소(2015헌바208)서울고등법원 2015누63113 상이연금 수급권자 비해당결정 취소청구의 소( 2016헌바145 )

주문

2. 위 법률조항은 2018. 6. 30.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2015헌바208

청구인 윤○진은 1985년 1월경부터 제○○공수여단에서 하사관으로 근무하던 중, 1985. 5. 22. 체력단련시간에 왼쪽 어깨부위를 다친 후 부상이 악화되어 1986. 4. 30. 의병전역하였다.

청구인 윤○진은 2003년 2월 상이등급 7급 판정을 받았고, 2007년 6월 상이등급 재분류 신체검사에서 상이등급 6급 2항(52호)으로 판정받았으며, 경주보훈지청장은 2007. 6. 19. 청구인의 상이등급을 그와 같이 승급하였다.

헌법재판소는 2010. 6. 24. 2008헌바128 결정으로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되어 퇴직한 군인에 대하여만 상이연금수급권을 인정하고 있던 구 군인연금법(2000. 12. 30. 법률 제6327호로 개정되고, 2011. 5. 19. 법률 제106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이하 ‘구법 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퇴직 이후에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 상이연금 지급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헌법불합치결정(이하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2011. 5. 19. 개정된 구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과 2013. 3. 22. 개정된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두 조항을 합하여 ‘신법 조항’이라 한다)은 ‘군인이 퇴직 후에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 또는 장애 상태(이하 ‘장애 상태’라고만 한다)가 된 때’에도 상이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나, 신법 조항을 소급하여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은 두지 않았다.

청구인 윤○진은 퇴직 이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임을 근거로 상이연

금 지급을 신청하였으나, 국방부장관은 상이연금 수급요건인 청구인의 장애 상태가 신법 조항의 최초 시행일인 2011. 5. 19.(이하 ‘신법 조항 시행일’이라 한다) 전에 발생하였고, 신법 조항은 소급 적용되지 않으므로 청구인은 상이연금 수급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2012. 9. 17. 거부처분을 하였다.

청구인 윤○진은 위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행정법원 2013. 6. 14. 2013구합6442), 항소 역시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13. 12. 18. 2013누45340), 대법원에 상고하였다(대법원 2014두35447).

청구인 윤○진은 상고심 소송계속 중 신법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14아25), 2015. 5. 29. 상고와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2015. 6. 16. 신법 조항과 그 부칙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청구인 정○식은 1972. 3. 13. 해군 하사관으로 입대하여 1977. 7. 18.경부터 해군 제○○여단에서 근무하던 중 1979. 10. 10.경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여 1980. 4. 30. 전역하였고, 2001. 3. 31.과 2003. 6. 27. ○○병원에서 정신장애 1급 1호 진단을 받았다.

청구인 정○식은 2015. 1.경 국방부장관에게 군인연금법에 따른 상이연금 지급을 신청하였으나, 국방부장관은 2015. 3. 11.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청구인 정○식의 장애상태가 고정되었으므로 신법 조항이 적용될 수 없다’는 이유로 상이연금수급권자 비해당 결정을 하였다.

청구인 정○식은 위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자(서울행정법원 2015구합65001) 항소하였다. 청구인 정○식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5누63113) 소송계속 중 구 군인연금법(2011. 5. 19. 법률 제10649호로 개정되고, 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같은 법 부칙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6아1041), 2016. 3. 3. 항소와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2016. 4. 4.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2015헌바208

로 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과 군인연금법 부칙(2013. 3. 22. 법률 제11632호)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청구인 윤○진은 군인이 퇴직 후에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가 된 때 상이연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한 신법 조항의 내용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게 신법 조항을 소급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청구인 윤○진으로서는 신법 조항의 소급적용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부칙조항에 대하여만 위헌확인을 구하면 충분하므로, 심판대상을 신법 조항의 시행일에 관한 부칙조항으로 한정한다.

청구인 정○식은 구 군인연금법(2011. 5. 19. 법률 제10649호로 개정되고, 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군인연금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9호)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을 위 군인연금법 조항의 시행일에 관한 부칙조항으로 한정한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군인연금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9호) 중 구 군인연금법(2011. 5. 19. 법률 제10649호로 개정되고, 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에 관한 부분 및 군인연금법 부칙(2013. 3. 22. 법률 제11632호) 제1조 중 군인연금법(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하 위 부칙조항들을 통틀어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군인연금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9호)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군인연금법 부칙(2013. 3. 22. 법률 제11632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

[관련조항]

제23조 (상이연금) ①군인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되어 퇴직한 때에는 그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다음의 구분에 따라 상이연금을 지급한다.

1. 내지 7. (생략)

제23조(상이연금) ① 군인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되어 퇴직한 때 또는 퇴직 후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된 때에는 그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다음의 구분에 따라 상이연금을 지급한다.

1. 내지 7. (생략)

제23조(상이연금) ① 군인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가 되어 퇴직한 때 또는 퇴직 후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가 된 때에는 그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상이연금을 지급한다.

1. 내지 7. (생략)

3.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가.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 신법 조항을 소급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퇴직 후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 가운데, 신법 조항 시행일 이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은 상이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반면, 그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은 상이연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데, 이는 불합리한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공무원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공무원의 경우 퇴직 후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에 이른 시기가 1960년대 이후이면 장해연금 또는 장해보상금(이하 ‘장해연금 등’이라 한다)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반면, 군인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군인의 경우에는 퇴직 후 장애 상태에 이른 시기가 신법 조항 시행일 이후여야만 상이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데, 이는 불합리한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이상 그로 인하여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도 침해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4.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과 그 이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 사이 및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일반공무원과 군인 사이에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차별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가 문제된다.

청구인 윤○진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평등권에 대하여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이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청구인 윤○진은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을 위반한 이상 이로써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도 침해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할 뿐,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침해에 관하여 고유한 위헌사유를 주장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에 관하여도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요지와 개선입법의 내용

(1)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2010. 6. 24. 2008헌바128 사건에서 구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군인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군인과 공무원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은 그 직무의 특수성을 제외하면 모두 넓은 의미의 공무원으로서 공직수행에 상응하는 생활부양 및 퇴직 후의 질병 등에 대처한 사회보장의 혜택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그와 관련하여 퇴직연금, 장해연금 또는 상이연금제도를 통하여 퇴직한 군인이나 공무원 개인에 대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사회보장을 실현함과 동시에 공직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무원연금제도와 군인연금제도는 그 입법 취지와 목적은 동일하다. 입법자는 공직제도의 시대적 변천이나 공무원연금제도의 변화에 부응하여 군인의 상이연금 제도에 있어서도 시대상황이나 재정상황에 부합할 수 있는 최소한도의 합리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하거나 또는 상이연금의 지급 조건 및 비율을 그에 맞게 조정하는 등 ‘퇴직 후에 폐질이 확정된 군인’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점진적 및 단계적 입법을 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그동안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아니한 것은, 아무리 국가의 재정상황 등을 고려하여야 하는 입법자의 재량을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두 비교집단 간의 차별이 군인연금 기금의 재정상황 등 실무

적 여건이나 경제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군인이나 일반공무원이 ‘공직을 수행하는 동안 얻은 질병이나 부상이 원인이 되어 퇴직 후에 폐질상태로 된 때’에는 일정한 사회보장적 급여를 받게 해 주어야 한다는 입법 목적이나 보호의 필요성의 측면에서 양자를 차별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입법자가 퇴직 후 비로소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 일반공무원과 달리 상이연금수급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그 차별을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군인의 경우 폐질상태가 외부에 쉽게 현출되거나 군복무 기간 중에 확정될 수 있는지 여부는 그 질병의 종류나 근무 여건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퇴직 이전에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과 ‘퇴직 이후에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은 폐질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 및 위험성, 퇴직 이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 보호가치 등의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이 비교집단을 상정하는 경우에도, 입법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퇴직 이전에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과 ‘퇴직 이후에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을 차별하여 퇴직 이후에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해서는 상이연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것은 그 차별을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2) 개선입법의 내용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2011. 5. 19. 개정된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은 상이연금의 지급대상에 ‘퇴직 후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된 때’도 포함시켰다. 2013. 3. 22. 개정된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은 “폐질상태”라는 용어를 “장애 상태”로 바꾸고, “보수월액”이 아닌 “기준소득월액”을 기준으로 상이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 일부 내용을 개정하였으나, 상이연금 수급요건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로써 입법자는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도 상이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입법개선을 하였으나, 개선입법의 소급적용을 위한 경과규정은 두지 않았다. 그 결과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는 여전히 상이연금수급권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1) 먼저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을 그 이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과 차별취급하는 문제에 관하여 본다.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장애 상태의 확정시기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좌우될 가능성이 많다. 어떠한 질병 또는 부상이 공무수행 중에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장애 상태에 이른 것이 분명하다면,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과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이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은 모두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에 이른 사람으로서, 장애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 및 위험성, 장애가 퇴직 이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 보호의 필요성 등의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헌재 2010. 6. 24. 2008헌바128 참조). 장애의 정도나 위험성, 생계곤란의 정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장애의 확정시기라는 우연한 형식적 사정을 기준으로 상이연금의 지급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로 된 군인에게 장애 상태가 확정된 때부터 상이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국가의 재정형편상 어렵다면, 신법 조항 시행일 이후부터 상이연금을 지급하도록 하거나, 수급자의 생활수준에 따라 지급범위와 지급액을 달리 하는 등 국가의 재정능력을 감안하면서도 차별적 요소를 완화하는 입법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법 조항의 소급적용을 위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은 그 차별이 군인연금기금의 재정상황 등 실무적 여건이나 경제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차별을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퇴직 후에 폐질이 확정된 군인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점진적 및 단계적 입법을 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군인연금법이 제정된 1963. 1. 28.부터 약 47년 간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아니한 것은, 아무리 국가의 재정상황 등을 고려하여야 하는 입법자의 재량을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구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이는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도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할 것을 입법자에게 요구하는 취지이다.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 그 장애 상태의 확정시기가 신법 조항 시행일 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이연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것은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2) 다음으로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일반공무원과 군인을 차별취급하는 문제에 관하여 본다.

일반공무원의 경우에는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경우 공무원연금법이 정한 장해연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으나, 군인의 경우에는 신법 조항의 소급적용을 위한 경과규정이 없기 때문에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이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만 상이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그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은 여전히 상이연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일반공무원과 군인을 상이연금이나 장해연금 등의 지급과 관련하여 차별취급하는 것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이미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퇴직 후 비로소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 일반공무원과 달리 상이연금수급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그 차별을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하였다. 위 선례의 판단은 지금도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라. 헌법불합치결정 및 잠정적용 명령

(1) 심판대상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

(2)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헌법의 규범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그 법률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여야 하지만, 위헌결정을 통하여 법률조항을 법질서에서 제거하는 것이 법적 공백과 그로 인한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위헌조항의 잠정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할 수 있다. 즉, 위헌인 법률조항을 잠정적으로 적용하는 상태가 위헌결정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법적 규율이 없는 상태보다 오히려 헌법적으로 더욱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는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법치국가적으로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과 그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합헌적인 방향으로 법률을 개선할 때까지 일정기간 동안 위헌인 법 규정을 존속케 하고 또한 잠정적으로 적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헌재 2008. 11. 13. 2006헌바112 ; 헌재 2007. 6. 28. 2004헌마644 등 참조).

만약 심판대상조항을 단순위헌으로 선언하여 즉시 그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경우에는 2011. 5. 19. 개정된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과 2013. 3. 22. 개정된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은 공포한 날부터 20일이 경과한 날부터 효력이 발생하게 되는데(헌법 제53조 제7항 참조),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시행일

에 따라 형성된 기존의 법률관계에 예기치 않은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청구인들을 구제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장애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해서도 상이연금수급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적 요청이라고 하더라도 언제 장애상태가 확정된 군인에게까지 상이연금을 지급할 것인지와 그 지급개시일, 지급범위 및 지급액의 수준은 종국적으로 군인연금 기금의 재정 상태와 수급 구조,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다. 입법자가 이에 관한 결정을 함에 있어서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적인 문제점을 제거하고 동시에 군인연금법의 관련 규정도 함께 정비하는 것이 요청된다고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입법자로 하여금 정책적 판단을 숙고하고 바람직한 개선입법의 방향에 관하여 논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할 필요가 있다.

(3)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다만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와 같은 결정의 취지에 맞추어 개선입법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늦어도 2018. 6. 30.까지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하며,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2018. 7.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5.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므로, 2018. 6. 30.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도록 하여,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창종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김창종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내용 및 효력

(1)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은,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퇴직 이후에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해서 상이연금 지급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한 구법 조항은 평등의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되지만, 구법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을 선언하여 즉시 그 효력을 상실시키면 이미 군인연금과 관련된 연간 국가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이 확정된 상태에서 군복무 중 이미 폐질

상태가 확정되어 퇴직한 군인에 대한 상이연금 지급의 근거 규정마저 없어지는 등 법적 공백 상태와 부작용이 초래될 우려가 있는 점, 퇴직 후 폐질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해서도 상이연금수급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적 요청이라고 하더라도 그 상이연금수급권의 요건 및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종국적으로 군인연금 기금의 재정 상태와 수급 구조,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구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면서, 다만 입법자의 개선입법시한을 2011. 6. 30.까지로 정하고, 그때까지 잠정적으로 계속 적용을 명하였다.

(2)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중에서 구법 조항의 계속 적용을 명한 부분의 효력은 기존 상이연금 지급대상자에 대하여 상이연금을 계속 지급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라는 점에 미치는 데 그치고, ‘군인이 퇴직 후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된 경우’에 대하여 상이연금의 지급을 배제하는 근거 규정이라는 점까지는 미치지 아니하므로,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 의하여 구법 조항 가운데 해석상 ‘군인이 퇴직 후 공무상 질병 등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된 경우’를 상이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부분은 개선입법 시행 전까지 적용중지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4두35447 판결;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8두18885 판결 참조).

(3) 한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설사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른 개선입법에서 신법 조항의 소급적용에 관하여 명시적인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더라도, 구법 조항에 대한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나 위헌심판에서의 구체적 규범통제의 실효성 보장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적어도 ‘법원의 제청·헌법소원청구를 통하여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도록 계기를 부여한 사건(이른바 당해 사건) 및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당시에 구법 조항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이른바 동종사건 또는 병행사건)’에 대하여는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른 개선입법의 소급효가 미친다고 해석하고 있다(헌재 2008. 10. 30. 2005헌마723 등; 헌재 2007. 1. 17. 2005헌바41 ·42; 헌재 2006. 6. 29. 2004헌가3 ;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8두1888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비록 심판대상조항에서 신법 조항의 소급적용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청구인들이 제기한 소송사건이 위와 같은 개선입법의 소급효가 미치는 사건에 해당한다면 구법 조항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고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이 적용될 것이다. 그러나 청구인들이 제기한 이 사건 소송은 적용중지의 효력이 있는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이후에 제소된, 이른바 일반사건’에 해당하

므로, 청구인들에게는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른 개선입법인 신법 조항의 소급효가 미치지 않고, 따라서 입법자가 명시적으로 신법 조항의 소급적용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는 한, 청구인들은 구법 조항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처럼 어느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한 적용중지의 효력을 갖는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개선입법이 이루어진 경우 ‘헌법불합치결정 이후에 제소된 일반사건’에 관하여 개선입법이 소급하여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는, 그와 같은 입법형성권 행사의 결과로 만들어진 개정법률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므로, 개정법률에 소급적용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하고, 개정법률에 그에 관한 경과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불합치결정 전의 구법이 적용되어야 할 사안에 관하여 그 개정법률을 소급하여 적용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4두35447 판결 참조).

나.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른 개선입법의 내용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개정된 신법 조항에서는 ‘군인이 퇴직 후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로 된 때’에도 상이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였는데, 이러한 개선입법은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이 지적한 구법 조항의 위헌성을 모두 제거한 것이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그 공포일 또는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일부터 신법 조항을 시행한다고만 규정하였을 뿐,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이미 퇴직한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자에 대하여 신법 조항을 소급하여 적용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부과한 입법개선의무의 취지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헌법불합치결정과 개선입법에 관한 입법자의 재량권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형벌에 관한 것이 아닌 한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하고(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어떤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입법자에게 그 법률조항을 합헌적으로 개정 또는 폐지하는 임무를 입법자의 형성 재량에 맡긴 이상, 개선입법의 소급적용 여부와 소급적용 범위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달린 것이며(헌재 2008. 10. 30. 2005헌마723 등; 헌재 2007. 1. 17. 2005헌바41 ·42; 헌재 2006. 6. 29. 2004헌가3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4두35447 판결 등 참조), 헌법불합치결정에 의한 입법개선의무에 따라 입법자가 개선입법을 함에

있어 소급적용 규정을 둘 의무가 있는 경우에도 그 구체적인 소급적용의 범위는 구체적 사안마다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 헌법불합치결정이 선고된 법률조항의 위헌성의 내용과 정도, 개선입법의 내용과 그 소급적용이 다른 보호법익에 미치는 영향 정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고 헌법상 보호법익을 비교형량하여 도출되어야 할 것이고, 입법자는 이러한 의무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법형성의 재량을 갖는다 할 것이므로,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른 개선입법이 제한 없이 소급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08. 10. 30. 2005헌마723 등; 헌재 2004. 1. 29. 2002헌가22 ).

(2) 개선입법의 위헌성 판단기준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지적된 입법형성의무의 내용을 이행하는 개선입법에 대한 위헌성을 심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헌법재판소의 종전 결정 등으로 인하여 입법자에게 부과된 입법형성의무의 구체적 내용이 어떠한지의 여부를 검토하고, 개정법이 적용되는 모든 영역에 관련하여 입법자가 종전 결정의 취지에 따른 입법형성의무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였는지의 여부를 검토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종전결정에서 심리·검토되지 아니하였던 새로운 기본권에 대한 침해 등이 발생하였는지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헌재 2008. 10. 30. 2005헌마723 등; 헌재 2003. 12. 18. 2002헌마91 등).

(3)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

입법자가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른 개선입법을 하면서 심판대상조항에서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게 신법조항을 소급적용하라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개선입법이 입법재량을 현저하게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 앞서 본 것처럼 헌법재판소가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면서 위헌성이 있는 구법 조항을 합헌적으로 개정하는 임무를 입법자의 형성 재량에 맡기고 있으므로, 개선입법의 소급적용 여부와 소급적용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달린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헌법재판소는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구법 조항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면서도 잠정적으로 계속적용을 명함과 동시에 상이연금 수급권의 요건 및 수준을 정하는 것은 결국 입법자의 과제라고 판시하였을 뿐이고, 개선입법의 소급적용에 관하여는 아무런 설시를 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가 반드시 청구인들과 같이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전에 그 사유가 발생하여 구법 조항이 적용되어야 할 일반사건의 당사자 등에

대하여도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을 소급적용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수의견은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퇴직 후에 폐질이 확정된 군인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점진적 및 단계적 입법을 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군인연금법이 제정된 1963. 1. 28.부터 약 47년 간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아니한 것은, 아무리 국가의 재정상황 등을 고려하여야 하는 입법자의 재량을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판시한 부분을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일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도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할 것을 입법자에게 요구하였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위와 같은 판시 부분은 구법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내용일 뿐이지, 더 나아가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까지 반드시 신법 조항을 소급적용하는 등의 입법조치를 취할 것을 입법자에게 요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입법자는 군인연금기금의 재정상황, 국가의 군인연금 재정 지원에 관한 능력과 한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상이연금 지급 대상자의 범위 및 수준 등을 정할 재량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라) 청구인들과 같이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전에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에 대하여까지 소급적으로 상이연금 지급대상에 포함시키게 되면 적지 않은 규모의 국가재정의 부담이 예상되므로, 입법자는 그와 같은 국가재정상황과 연금수급 구조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그 적용대상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마) 군복무 중 부상을 입어 장애 상태가 확정된 사람은 설사 상이연금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군인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고 전역한 사람으로서 상이등급으로 판정된 사람에 해당하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예우를 받을 수 있고(같은 법 제4조 제1항 제6호),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고 전역한 사람으로서 상이등급으로 판정된 사람에 해당하면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2호).

(바) 다수의견은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면서도, 신법 조항을 소급적용해야 하는 범위나 기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채, 상이연금수급권의 지급대상 및 그 지급개시일, 지급범위 및 지급액의 수준은 종국적으로 군인연금 기금의 재정 상태와 수급 구조,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하면서 또다시 입법자의 형성 재량에 맡기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 윤○진은 1986. 4. 30. 퇴직한 후 늦어도 2007. 6.경, 청구인 정○식은 1980. 4. 30. 퇴직한 후 늦어도 2003. 6.경에 각각 장애 상태가 확정되었으므로, 청구인들은 모두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이 있기 전에 이미 퇴직 후 장애 상태가 확정된 사람들이다. 만약 다수의견의 취지가 청구인들과 같이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전에 그 사유가 발생하여 구법 조항이 적용되어야 할 일반사건의 당사자까지 포함하여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 모두에 대하여도 신법 조항을 소급적용하는 경과규정을 두어 그들에게 상이연금 수급권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포함하여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조항은 형벌에 관한 것이 아닌 한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의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입법조치를 요구하는 셈이 되어 부당하다. 또한 입법자로서는 다수의견의 취지에 따라 개선입법을 하는 경우에 과연 신법 조항을 과거 어느 시점까지 소급적용하는 경과규정을 두어야만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이 제거되는지를 도무지 알 수 없을 것이고, 입법자가 군인연금법상의 상이연금제도가 최초로 도입된 시점까지 신법 조항을 소급적용하는 경과규정을 두면 모르되 그렇게 하지 않는 이상, 그 소급적용의 혜택에서 제외된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이 또다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면서 개선입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헌법적 분쟁상태가 계속적으로 반복될 우려도 있다.

(4) 소결

입법자가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으로서 구법 조항이 적용되어야 할 일반사건의 당사자에게도 신법 조항을 소급적용하는 것은 국가에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게 될 뿐만 아니라 이미 확정된 법률관계를 번복하게 됨으로써 많은 혼란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 및 군인연금 기금의 재정 상태와 수급 구조, 그 당시 경제 상황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에서 소급적용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러한 개선입법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현저하게 일탈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퇴직 후 신법 조항 시행 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을

신법 조항 시행 후에 장애 상태가 확정된 군인이나 일반 공무원에 비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한다고 할 수도 없다.

라.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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