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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9. 2. 28. 선고 2017헌마432 판례집 [국민연금법 제73조 제1항 제2호 등 위헌확인]
[판례집31권 1집 204~212]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 국민연금법(2016. 5. 29. 법률 제14214호로 개정된 것) 제73조 제1항 전문 제2호 중 ‘제72조 제1항 각 호의 사람이 사망할 당시 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25세 미만의 자녀’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국민연금법(2007. 7. 23. 법률 제85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0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유족연금은 원래 가계를 책임진 자의 사망으로 생활의 곤란을 겪게 될 가족의 생계보호를 위하여 도입된 제도로서, 자신이 보험료를 납부하여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받는 것이 아니라 결혼 또는 의존성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파생적 급여이고, 이 급여가 부모 등 가족의 기여에만 의지한다기보다는 전체 가입자가 불행을 당한 가입자의 가족을 원조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족연금은 가입기간과 소득수준에 비례하는 노령연금과는 지급기준이 다르다. 또한 한정된 재원으로 유족연금 등 사회보장급부를 보다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복지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그 필요성이 보다절실하지 아니하는 사람들은 수급권자로부터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이 사망한 가입자 등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은 자녀 또는 25세 이상인 자녀를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녀의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차별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나. 사망일시금 제도는 유족연금 또는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가입자 등의 가족에게 사망으로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지급함으로써 국민연금제도의 수혜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도입되었는데, 국민연금제도가 사회보장에 관한 헌법규정인 제34조 제1항, 제2항, 제5항을 구체화한 제도로서, 국민연금법상 연금수급권 내지 연금수급기대권이 재산권의 보호대상인 사회보장적 급여라고 한다면 사망일시금은 사회보험의 원리에서 다소 벗어난 장제부조적·보상적 성격을 갖는 급여로 사망일시금은 헌법상 재산권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청구인들은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이 유족연금이나 반환일시금에 비하여 그 액수가 현저히 적어서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유족연금과 반환일시금은 국민연금법상 ‘유족’에게 지급되는 급여로서 사망일시금과는 그 입법목적이나 적용범위 등이 달라 차별이 문제되는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설정하기 어려우므로 이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으로 인해 평등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고보기도 어렵다.

심판대상조문

국민연금법(2016. 5. 29. 법률 제14214호로 개정된 것) 제73조 제1항 전문 제2호 중 ‘제72조 제1항 각 호의 사람이 사망할 당시 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25세 미만의 자녀’에 관한 부분

참조판례

가. 헌재 2008. 11. 27. 2006헌가1 , 판례집 20-2하, 1, 8-9

헌재 2010. 4. 29. 2009헌바102 , 판례집 22-1하, 37, 46-48

헌재 2014. 5. 29. 2012헌마515 , 판례집 26-1하, 423, 429-430

나. 헌재 2000. 6. 29. 99헌마289 , 판례집 12-1 913, 947-949

당사자

청 구 인1. 이○선

2. 이○우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서중담당변호사 박기범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망 이○창(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9. 4. 1.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하여 연금보험료를 납부하다가 2017. 1. 26. 사망하였는데, 당시 망인의 직계비속으로는 망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지 않고 있던 청구인 이○선(32세)과 청구인 이○우(29세)가 있었고, 배우자는 없었다.

나. 청구인들은 2017. 4. 3.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청구인들이 국민연금법 제73조 제1항의 유족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유족연금이 아닌 국민연금법 제80조의 사망일시금(예상지급액 5,164,520원)만을 받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고, 자신들이 국민연금법상의 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사망일시금 예상지급액이 국민연금법 제77조 제1항 제2호의 반환일시금(2017. 1. 26. 기준 반환일시금 20,304,000원)보다 현저히 적음을 알게 되었다.

다. 이에 청구인들은 유족연금을 받을 유족이 되는 자녀의 범위를 정하고 있는 국민연금법 제73조 제1항 제2호와 사망일시금의 상한액을 정하고 있는 국민연금법 제80조 제2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7. 4. 2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25세 이상인 자들로서, 국민연금법 제73조 제1항 제2호가 생계유지를 기준으로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녀와 그렇지 못한 자녀를 구분함으로 인하여 망인의 자녀인 청구인들이 유족연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이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녀와 청구인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관련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국민연금법(2016. 5. 29. 법률 제14214호로 개정된 것) 제73조 제1항 전문 제2호 중 ‘제72조 제1항 각 호의 사람이 사망할 당시 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25세 미만의 자녀’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이라 한다), ② 국민연금법(2007. 7. 23. 법률 제85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0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73조(유족의 범위 등) ①유족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유족은 제72조 제1항 각 호의 사람이 사망할 당시(「민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실종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실종기간의 개시 당시를,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실종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사망의 원인이 된 위난 발생 당시를 말한다)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다음 각 호의 자로 한다. 이 경우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자에 관한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2.자녀. 다만, 25세 미만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자만 해당한다.

제80조(사망일시금) ② 제1항에 따른 사망일시금은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의 반환일시금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하되, 그 금액은 사망한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의 최종 기준소득월액을 제51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연도별 재평가율에 따라 사망일시금 수급 전년도의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과 같은 호에 준하여 산정한 가입기간 중 기준소득월액의 평균액 중에서 많은 금액의 4배를 초과하지 못한다.

[관련조항]

제73조(유족의 범위 등) ① 유족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유족은 제72조 제1항 각 호의 사람이 사망할 당시(「민법」제27조 제1항에 따른 실종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실종기간의 개시 당시를,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실종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사망의 원인이 된 위난 발생 당시를 말한다)

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다음 각 호의 자로 한다. 이 경우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자에 관한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1. 배우자

3.부모(배우자의 부모를 포함한다. 이하 이 절에서 같다). 다만, 60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자만 해당한다.

4.손자녀. 다만, 19세 미만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자만 해당한다.

5.조부모(배우자의 조부모를 포함한다. 이하 이 절에서 같다). 다만, 60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자만 해당한다.

제77조(반환일시금) ①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면 본인이나 그 유족의 청구에 의하여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1.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인 자가 60세가 된 때

2.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가 사망한 때. 다만, 제72조에 따라 유족연금이 지급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국적을 상실하거나 국외로 이주한 때

② 제1항에 따른 반환일시금의 액수는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가 납부한 연금보험료(사업장가입자 또는 사업장가입자였던 자의 경우에는 사용자의 부담금을 포함한다)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자를 더한 금액으로 한다.

제80조(사망일시금) ①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가 사망한 때에 제73조에 따른 유족이 없으면 그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형제자매 또는 4촌 이내 방계혈족에게 사망일시금을 지급한다. 다만, 가출·실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하며, 4촌 이내 방계혈족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사람의 사망 당시(「민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실종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실종기간의 개시 당시를,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실종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사망의 원인이 된 위난 발생 당시를 말한다)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사람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사람에게만 지급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에 의하면, 국민연금 가입자의 자녀 중 국민연금

법 제72조 제1항 각 호의 사람(이하 ‘가입자 등’이라 한다)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25세 미만의 자녀만이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생계유지’는 유족연금수급권자를 나누는 정당한 기준이 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이 가입자 등의 자녀를 구분하여 차별하는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은 사망일시금의 한도액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은 유족연금이나 반환일시금에 비하여 현저히 적은 액수의 사망일시금을 받게 되는바,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4. 판 단

가.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에 관한 판단

(1) 쟁점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은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녀에 대하여 가입자 등이 사망할 당시 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을 요구함으로써 사망한 가입자 등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자녀와 그렇지 아니한 자녀를 달리 취급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은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유족이 되는 자녀에 대하여 생계유지 요건 외에 25세 미만일 것도 요구하여 25세 미만인 자녀와 그렇지 아니한 자녀도 달리 취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차별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이 침해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심사기준

평등권 침해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와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 밖의 경우에는 완화된 심사기준에 따라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심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헌재 2014. 5. 29. 2012헌마515 등 참조).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에 의한 차별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영역에 관한 것이거나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완화된 심사기준에 따라 입법자의 결정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심사하기로 한다.

(3) 판단

(가) 유족연금은 원래 가계를 책임진 자의 사망으로 생활의 곤란을 겪게 될

가족의 생계보호를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다. 뿐만 아니라 유족연금은 자신이 보험료를 납부하여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받는 것이 아니라 결혼 또는 의존성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파생적 급여이고, 이 급여가 부모 등 가족의 기여에만 의지한다기보다는 전체 가입자가 불행을 당한 가입자의 가족을 원조하는 형태를 강하게 띠고 있다. 이는 유족연금의 급여기준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유족연금은 가입기간에 비례하여 급여액이 결정된다기보다는 일정기간 가입을 조건으로 생활을 일부 보조할 수 있는 급여액을 지급하고 있어 가입기간과 소득수준에 비례하는 노령연금과는 지급기준이 다르다. 이와 같이 유족연금은 전체 가입자간 상호원조 및 소득재분배를 통하여 한 급여라고 할 수 있다(헌재 2008. 11. 27. 2006헌가1 참조). 또한 한정된 재원으로 유족연금 등 사회보장급부를 보다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복지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그 필요성이 보다 절실하지 아니하는 사람들은 수급권자로부터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헌재 2010. 4. 29. 2009헌바102 참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유족연금 수급권자를 가입자 등이 사망할 당시 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그 사망과 관련하여 보호가 필요한 자로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나) 또한, 한정된 재원으로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 증진에 기여하여야 하는 국민연금제도에 있어서, 유족연금을 받을 유족이 되는 자녀의 범위는 사망한 가입자 등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자에서 더 나아가 유족연금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따라 일정하게 제한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유족연금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자녀가 최소한의 독자적인 생활능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유족연금제도는 국민복지연금법이 1973. 12. 24. 법률 제2655호로 제정되었을 때부터 존재하였는데, 그때부터 국민복지연금법이 1986. 12. 31. 법률 제3902호로 법률의 명칭을 ‘국민연금법’으로 변경하고 전부개정되어 2011. 12. 31. 법률 제11143호로 개정되기 전까지는 유족연금을 받을 자녀의 나이를 ‘18세 미만’으로 정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국민연금법이 2011. 12. 31. 법률 제11143호로 개정되면서 ‘18세 미만’을 ‘19세 미만’으로 변경하였고, 다시 국민연금법이 2016. 5. 29. 법률 제14214호로 개정되면서 ‘19세 미만’을 ‘25세 미만’으로 변경하여 그 수급 범위를 점차 확대하였다. 이는 직업교육, 대학교육 등 교육이나 군 복무, 사회복무요원 복무 등 병역의무 이행의 과정에서 독자적인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해지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자

녀가 18세 이상이 된 후에도 대학교육에 보통 4년이 소요되고, 남성의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병역의무 이행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므로, 18세 이상인 남성 자녀가 대학교육과 병역의무를 마치는 데는 6년에 가깝거나 그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게 되는 점을 고려할 때, 25세를 기준으로 하여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녀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이 사망한 가입자 등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은 자녀 또는 25세 이상인 자녀를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녀의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차별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유족 범위 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에 관한 판단

(1) 사망일시금의 입법 목적 및 법적 성격

국민복지연금법이 제정되고, 1988. 1. 1.부터 실제로 국민연금제도가 시행되었을 때에는 가입자 등이 사망한 경우, 국민연금법상의 ‘유족’에 해당하는 자만이 유족연금 또는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있었고, 가입자 등이 사망하였으나 유족연금 또는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유족’에 해당하는 자가 없으면, 사망한 자가 국민연금에 가입하여 일정한 기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족에게 아무런 혜택이 없어 가입자 간의 형평성 등의 측면에서 민원이 야기되었다. 이에 유족연금 또는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가입자 등의 가족에게 사망으로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지급함으로써 국민연금제도의 수혜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국민연금법이 1995. 1. 5. 법률 제4909호로 개정될 때 사망일시금 제도가 도입되었다. 국민연금제도는 사회보장에 관한 헌법규정인 제34조 제1항, 제2항, 제5항을 구체화한 제도로서, 국민연금법상 연금수급권 내지 연금수급기대권은 사회보장적 급여에 해당하나, 사망일시금은 사회보험의 원리에서 다소 벗어난 장제부조적·보상적 성격을 갖는 급여로서, 연금제도의 목적을 직접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급여는 아니다.

(2) 재산권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

사회보장수급권이 헌법상의 재산권보장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사회보장수급권이 권리주체에게 귀속되어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가능해야 하고(사적 유용성), 둘째, 국가의 일방적인 급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권리주체의 노동이나 투자, 특별한 희생에 의하여 획득되어 자신이 행한 급부의 등가물에 해당하는 것이어야 하며(수급자의 상당한 자

기기여), 셋째, 수급자의 생존의 확보에 기여해야 한다. 사회보장수급권은 이러한 요건을 통하여 그 사회법상의 지위가 자신의 급부에 대한 등가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재산권의 보호대상에 포함된다(헌재 2000. 6. 29. 99헌마289 참조).

그런데 사망일시금은 애초에 수급자의 생존 확보에 기여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 아니라 가입자 등의 사망으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을 일부 지급하여 주는 명목으로 도입된 급여로, 가입자 등과 일정한 인적관계에 있을 것을 요건으로 지급된다. 즉, 사망일시금 수급자는 국민연금 가입자 등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형제자매 또는 4촌 이내 방계혈족인 자로서, 4촌 이내 방계혈족을 제외하고는 이들에 대해 가입자 등의 사망 당시 가입자 등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한편, 사망일시금을 포함한 국민연금의 재원은 가입자와 사용자가 납부하는 보험료를 기반으로 하여 국가가 일부 비용을 부담하여 조성된다. 그렇다면 사망일시금은 수급자의 노동이나 투자, 특별한 희생에 의하여 그 권리를 획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수급자의 생존확보를 위한 제도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사망일시금은 헌법상 재산권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3) 평등권 침해 여부

청구인들은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이 유족연금이나 반환일시금에 비하여 그 액수가 현저히 적어서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바, 이를 유족연금이나 반환일시금을 받는 수급자들에 비하여 사망일시금 수급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한다는 주장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유족연금과 반환일시금은 국민연금법상 ‘유족’에게 지급되는 급여로서 사망일시금과는 그 입법목적이나 적용범위 등이 달라 차별이 문제되는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설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사망일시금 한도 조항으로 인해 평등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유남석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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