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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7. 10. 2. 선고 2006나96589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엠파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김진량)

변론종결

2007. 8. 28.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6,833,333원 및 이에 대한 2006. 3. 14.부터 2007. 10. 2.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0%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원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47,975,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당심에서 원고는 청구를 감축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40,975,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내지 33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4,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의 웹사이트 운영 및 사진작품 게시

원고는 사진작가로서 자신이 창작적으로 촬영한 사진작품을 게시하고 임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 (1 생략)’, ‘ (2 생략)’ 웹사이트(이하 ‘원고의 웹사이트’라 한다)를 개설·운영하고 있는데, 위 웹사이트는 765×510 픽셀(pixel, 화면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의 명암의 점으로서 ‘화소’라고도 하며 그 수치가 클수록 해상도가 높다)의 유채꽃 사진작품을 비롯하여 그와 유사한 픽셀의 원고의 사진작품들을 사계, 풍경, 일출, 비경, 구름, 건축 등 약 10개의 군으로 분류하여 게시하고 있다.

나. 피고의 웹사이트 운영 및 사진작품 게시

(1) 피고는 온라인서비스제공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인터넷 검색포털사이트인 ‘www.empas.com’(이하 ‘피고의 웹사이트’라 한다)를 개설·운영하고 있는데, 피고의 웹사이트에서는 이미지 검색 프로그램으로 각종 인터넷 웹사이트, 블로그 등에 게시된 이미지 파일을 무작위로 검색하여 필요한 이미지 파일을 수집하고, 이를 피고의 서버에 복제한 다음 원래의 이미지를 116×86 픽셀의 이미지{이하 ‘썸네일 이미지'(thumbnail image)라 한다}로 축소·변환하여 이를 인터넷 사용자에게 게시하는 방식으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여 왔다.

(2) 피고는 2005년 5월 중순경부터 위와 같은 이미지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어 하는 인터넷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위와 같이 검색한 원래의 이미지를 400×300 픽셀의 이미지(이하 ‘상세보기 이미지’라 한다)로도 변환하여 자신의 서버에 저장한 다음, 인터넷 사용자가 해당 썸네일 이미지를 클릭하면 피고의 웹사이트에 해상도가 비교적 높은 상세보기 이미지가 게시되도록 하고, 나아가 인터넷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상세보기 이미지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자동으로 순환되게 하는 ‘슬라이드쇼’ 서비스도 제공함으로써 인터넷 사용자로 하여금 사진작품 등 이미지의 감상을 가능하게 하였다.

(3) 피고는 2005년 5월 중순경부터 2006년 3월 중순경까지 위 (1), (2)항과 같은 방식으로 원고의 사진작품 203장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파일(이하 ‘이 사건 사진작품’이라 한다)을 원고의 허락 없이 복제·변환하고,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피고의 웹사이트에 이 사건 사진작품의 상세보기 이미지를 게시하여 왔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저작권 침해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창작적으로 촬영한 저작물인 이 사건 사진작품에 대한 저작권은 원고에게 있고, 피고는 원고의 허락 없이 이 사건 사진작품을 무단으로 복제, 전시, 전송함으로써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미지 검색 프로그램은 공개된 이미지 파일에만 접근하여 이를 검색·수집하는 것일 뿐, 접근이 거부된 이미지 파일까지 검색·수집하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의·과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인터넷 검색포털사이트의 운영자임과 동시에 인터넷 사용자에게 상세보기 이미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서 자신이 제공하는 상세보기 이미지가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가 위와 같은 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단순히 이미지 검색 서비스와 상세보기 이미지 제공 서비스가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과실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다시, 자신이 인터넷 사용자에게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 사건 사진작품을 복제하고 상세보기 이미지로 전시하는 등의 행위는 저작권법 제25조 에서 정한 공표된 저작물의 정당한 인용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한 저작권 침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5조 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가의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사용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도2227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사진작품은 원고의 웹사이트를 통하여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된 공표된 저작물이고, 피고가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는 인터넷 사용자로 하여금 필요한 정보에 용이하게 접근하게 하는 기능을 수행하고는 있으나, 한편 피고가 2005년 5월경부터 인터넷 사용자에게 제공하여 온 상세보기 이미지는 기존의 썸네일 이미지와 달리 그 해상도가 400×300 픽셀에 달하고 있어 그 인용된 내용과 분량의 측면에서 볼 때 원래의 사진작품이 가지는 심미감을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는 점, 피고가 위 무렵부터 제공하는 슬라이드쇼 기능은 상세보기 이미지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자동으로 순환되게 함으로써 인터넷 사용자로 하여금 원고의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서도 원고의 저작물인 이 사건 사진작품을 용이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등 수요대체 효과가 생기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를 가리켜 구 저작권법 제25조 에서 정한 공표된 저작물의 정당한 인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끝으로 피고는, 자신은 구 저작권법 제77조 제1항 에서 정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인데, 원고에 대한 저작권 침해 사실을 알고서 곧바로 이 사건 사진작품에 대한 이미지의 사용을 중단하였으므로, 위 규정에 의하여 책임이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구 저작권법 제77조 제1항 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저작물 등의 복제·전송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하여 다른 사람에 의한 저작물 등의 복제·전송으로 인하여 그 저작권 등이 침해된다는 사실을 알고 당해 복제·전송을 방지하거나 중단시킨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 의한 저작권 등의 침해에 관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은 위 규정에서 정한 ‘다른 사람’에 의한 저작물 등의 복제·전시·전송에 관한 것이 아니라, 피고 자신이 이 사건 사진작품을 무단으로 복제·전시·전송한 행위에 대한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본다.

구 저작권법 제93조 제2항 은 “저작재산권자등이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그 권리를 침해한 자에 대하여 그 침해에 의하여 자기가 받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의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당하는 액을 저작재산권자등이 받은 손해의 액으로 하여 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권리의 행사로 통상 얻을 수 있는 금액에 상당하는 액이라 함은 침해자가 저작물의 사용 허락을 받았더라면 사용대가로서 지급하였을 객관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저작권자가 당해 저작물에 관하여 사용계약을 체결하거나 사용료를 받은 적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일응 그 업계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사용료를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 산정에 있어서 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저작권자가 침해행위와 유사한 형태의 저작물 사용과 관련하여 저작물 사용계약을 맺고 사용료를 받은 사례가 있는 경우라면, 그 사용료가 특별히 예외적인 사정이 있어 이례적으로 높게 책정된 것이라거나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상대방과 통모하여 비정상적으로 고액으로 정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용계약에서 정해진 사용료를 저작권자가 그 권리의 행사로 통상 얻을 수 있는 금액으로 보아 이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함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1. 11. 30. 선고 99다69631 판결 참조).

원고는 위와 같은 법리와, 저작권 침해의 객체를 원저작물인 사진작품의 수량인 203장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사진작품의 가격이 1회의 장소와 용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정되는 거래관행을 고려하여 피고가 동일한 사진작품에 대하여 여러 웹페이지에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정을 감안한 사진작품의 이미지 수량인 560장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 및 이 법원이 원고의 야후코리아주식회사(이하 ‘야후’라 한다)에 대한 저작권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6. 12. 26. 선고 2006나24171 사건)에서 원고의 사진작품에 대한 장당 사용료를 연 30만 원으로 인정하였던 점을 내세워 이를 토대로 산출한 손해배상금 147,975,000원{ = 침해 저작물 560장 × 침해기간 약 10.569개월 × 장당 사용료 연 30만 원 / 12개월}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므로 먼저 원고의 위 주장 중 저작권 침해의 객체 수량에 관한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원저작물인 이 사건 사진작품 203장을 기반으로 하여 위 수량을 초과하는 이미지를 복제·변환하여 이를 여러 웹페이지에 게시하여 온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가 동일한 원저작물에 대하여 단지 중복된 이미지를 여러 웹페이지에 게시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저작권 침해의 객체가 원저작물의 특정된 수량과 관계없이 복제·게시된 이미지의 수량에 따라 복수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원고의 위 주장 중 이 사건 사진작품에 대한 장당 사용료를 연 30만 원으로 보아야 한다는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갑 52호증의 1(판결문)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야후를 상대방으로 삼아 2002. 2.경부터 2002. 10.경까지의 원고의 사진작품 63장에 관한 저작권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 법원이 원고의 사진작품 63장에 대한 장당 사용료를 연 30만 원으로 보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위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래 온라인 사진 판매업체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용 이미지의 사용료로 책정하였던 금액은 메인이미지의 경우에는 장당 연 16만 5천 원, 서브이미지의 경우에는 장당 연 11만 원 정도였던 사실, ② 원고의 사진작품은 2002년경 야후의 저작권 침해를 계기로 인터넷에 유포된 이후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저작권 침해 시점인 2005년 5월 중순경까지 약 8개 가량의 인터넷포털사이트에 널리 유포되어 왔고, 이에 따라 원고는 위 인터넷포털업체들을 상대로 이 사건과 유사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온 사실, ③ 위 야후 판결에서는 원고가 사진작품을 촬영하는 데 투여한 비용과 기간, 원고의 사진작품이 갖는 2002년 당시의 희소성 등을 감안하여 위 ①항 기재 책정 금액보다 고액인 장당 연 30만 원의 사용료를 인정하였으나, 이 사건 발생일인 2005년 5월 중순경 당시에 원고의 사진작품은 예술저작물로서의 희소성 및 재산적 가치가 위 ②항과 같은 경위로 상당 부분 손상되어 있었던 사실, ④ 위 야후 판결에서의 상세보기 이미지는 13.02㎝ × 9.8㎝ 크기인 반면 이 사건 사진작품의 상세보기 이미지는 10.5㎝ × 8㎝ 크기로서 그 보다 작아 서로 상이한 요소가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진작품에 대한 장당 사용료를 위 야후 판결에서와 같이 연 30만 원으로 보아야 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돌이켜 앞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상세보기 이미지와 슬라이드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무단으로 복제·전시·전송한 원고의 저작물인 사진작품의 수량은 203장이고, 피고가 저작권을 침해한 기간은 2005년 5월 중순경부터 2006년 3월 중순경까지 약 10개월이며, 위 침해기간 동안의 원고의 사진작품에 대한 장당 사용료는 2002년 당시의 인정액의 약 2/3 가량인 연 20만 원 정도로 봄이 상당하므로( 구 저작권법 제94조 ),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은 33,833,333원( = 침해 저작물 203장 × 침해기간 10개월 × 장당 사용료 연 20만 원 / 12개월, 원 미만은 버림)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손해배상금 33,833,33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6,833,33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이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06. 3. 1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07. 10. 2.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호(재판장) 이현종 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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