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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4.9.26. 선고 2014고단585 판결
준강제추행
사건

2014고단585 준강제추행

피고인

A

검사

이재연(기소), 김은혜(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B

담당변호사 C

판결선고

2014. 9. 26.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4. 2. 20, 00:00경 파주시 D에 있는 피고인이 일하는 공장 내 사무실에서, 몇 달 전 채팅으로 알게 된 피해자 E(여, 29세)과 만나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갔다가 피해자가 청하 3병을 마셔 술에 취한 후 피고인의 차에 타 잠이 들자 피해자를 위 사무실로 데리고 가, 술에 취해 누워 있는 피해자의 상의 속옷에 오른 손을 넣고 피해자의 가슴을 만져 술에 취해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추정적 승낙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단

가.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당일 마신 술이 청하 3병 정도로 일반적인 여성이 마신 양으로는 상당하고, 피고인도 이 사건 사무실로 피해자를 데리고 가 소파에 앉혔을 때 자꾸 누우려고 했다고 하므로 피해자가 술에 취했던 점과 그 뒤 피고인이 오른쪽 손을 피해자의 속옷 안으로 넣어 왼쪽 가슴을 만진 점이 인정되고, 그러한 사정은 공소사실에 부합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

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이 왼쪽 가슴을 만지고 있을 때 '하지 말라'고 말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신고하려는 행동을 하였으며, 크게 소리를 질렀고, 이 사건 사무실을 나가서는 어머니에게 피고인의 차량 번호를 문자 메시지로 보냈으며, 피고인의 차량을 타고 이동할 때 피고인이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소리를 지르는 자신의 입을 막은 잘못에 대하여 시인할 것을 요구하는 대화를 하면서 이를 휴대전화로 녹음하였으며, 피고인과 함께 파주경찰서 금촌지구대를 거쳐 파주경찰서 형사과에까지 가서 조사를 받은 점, 피해자는 자신의 주량을 소주 2병 정도라고 하는데 이 사건 당일에는 음식점에서 청하 1병, 노래주점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칭하 2병 등 청하 3병을 5 ~ 6시간에 걸쳐 마셨고, 노래주점에서 종업원과 나눈 말 등 일부는 기억난다고 진술하는 점이 인정된다. 더불어 피고인은 2013. 5.경(피해자는 2013. 9.경이라고 하나 2013. 10.경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F' 등으로 호칭하는 것으로 보아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인정한다) 피해자를 알게 되어 전화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면서 피해자를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여 왔고, 피해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사귀던 남자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였으며, 자신은 남자친구 아니면 스킨십을 하지 않는다는 말도 하였던 점,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터에 피해자가 노래주점에서 키스, 포옹 등 스킨십을 하고, 이 사건 사무실에 가서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는 등 하였을 때 피해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고 가슴을 만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인은 이 사건 직후 피해자를 자동차에 태워 이동하면서 피해자로부터 잘못을 시인할 것을 요구받는 대화를 할 때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같은 입장을 보이고, 카카오톡 대화 내용, 휴대전화 통화 내역,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 등에 비추어 인정되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만나온 경과, 이 사건 이후의 경과에 비추어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던 중 피해자가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자 바로 중단하고, 용서를 구하였으며, 피해자가 앞서 본 경위에 관한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자 자신의 자동차를 운전하여 파주경찰서 금촌지구대로 가 자신이 어떠한 부분을 잘못한 것인지 따져보자는 태도를 보였던 점, 피해자가 한 휴대전화 녹음을 전체적으로 보면, 피해자는 이 사건 직후 피고인이 자신의 가슴을 만진 것 자체보다는 크게 소리를 지르는 자신의 입을 막은 것에 더 강한 반감을 표시하였고, 이는 피고인이 강제로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더 하려고 하였다고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과거의 경험으로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그러한 행위에 민감한 감수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인정된다.

다. 이러한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가 당시 항거불능 상태였다거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그러한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에게 그러한 점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결론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판사 박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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